서울고등법원판결

서울고등법원 2025. 11. 19. 선고 2024누65869 판결

차별시정 재심판정 취소 청구

주문

1.

제1심판결을 취소한다.

2.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3.

소송 총비용은 보조참가로 인한 비용을 포함하여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1.

재심판정의 경위

이 법원이 이 부분에 관하여 적을 이유는 아래와 같이 일부 내용을 고치거나 추가하는 것 외에는 제1심판결의 해당 부분과 같으므로, 행정소송법 제8조제2항, 민사소송법 제420조 본문에 따라 이를 그대로 인용한다.

○

제1심판결 2면 17행의 “기각하였다” 다음에 “(M)”를 추가한다.

○

제1심판결 3면 1~2행의 “참가인의 구제신청을 인용하는 판정을 하였다(이하 ‘이 사건 재심판정’이라 한다).”를 아래와 같이 고쳐 쓴다.

『참가인의 이 부분 재심신청을 받아들여 다음과 같이 참가인의 시정신청을 인용하는 판정을 하였다(C, 이하 ‘이 사건 재심판정’이라 한다).

*****

-

원고가 참가인의 유급휴가 부여 요청에도 불구하고 참가인에게 2023.2.2.부터 2023.11.3.까지 유급휴가를 부여하지 아니한 것은 직장 내 성희롱 피해근로자에 대한 적절한 조치의무 위반의 차별적 처우 등에 해당함을 인정한다.

-

원고는 이 판정서를 송달받은 날부터 30일 이내에 참가인에게 위 차별적 처우로 인하여 발생한 금전배상금으로 2023.2.2.부터 2023.11.3.까지 지급받은 상병휴직 급여를 제외하고 유급휴가를 사용하였더라면 받을 수 있었던 임금상당액 차액을 지급하라.

*****

』

2.

원고의 주장 요지

원고는 참가인에게 약 1.5개월의 유급휴가(급여 전액 지급)와 6개월의 상병휴직(급여 반액 지급)을 부여하는 등 참가인을 보호하기 위한 적절한 조치를 취하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참가인이 요청하는 기간에 급여를 전액 지급하는 유급휴가를 부여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남녀고용평등법 제14조제4항에 따른 적절한 조치의무를 위반하였다고 판단한 이 사건 재심판정은 위법하다. 설령 이와 달리 보더라도, 위 조치의무 위반에 따른 금전배상액을 참가인이 지급받지 못한 임금상당액의 차액 전부로 정한 것은 재해보상 제도 등과의 형평에 어긋나므로 위법하다.

3.

관계 법령 등

별지 기재와 같다.

4.

이 사건 재심판정의 적법 여부

가.

인정사실

이 법원이 이 부분에 관하여 적을 이유는 아래와 같이 일부 내용을 고치거나 추가하는 것 외에는 제1심판결의 해당 부분(제4의 가.항 부분)과 같으므로, 행정소송법 제8조제2항, 민사소송법 제420조 본문에 따라 이를 그대로 인용한다.

○

제1심판결 3면 15~16행의 “37호증”을 “37, 55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으로 고쳐 쓴다.

○

제1심판결 3면 17~19행 부분을 아래와 같이 고쳐 쓴다.

『1) 참가인은 2019.7.1. 원고에 입사하여 사무기술직(품질부문 전장파트의 책임 매니저)으로 근무하고 있었는데, 2022.12.6. 원고의 상위 계열사인 D 주식회사(이하 ‘D’이라 한다)의 윤리경영팀에 원고 임직원인 E 등 5명에 의해 지속.반복적인 직장 내 성희롱 피해를 받고 있다는 신고를 하였다.』

○

제1심판결 5면 16행의 “사실확인서는”을 “사실확인서에는”으로 고쳐 쓴다.

○

제1심판결 5면 17행의 “있다.” 다음에 아래 내용을 추가한다.

『또한 2023.7.26.자 K병원 진단서(을나 제17호증)에는 “스트레스에 의해 증상 악화 또는 재발의 위험이 높아 절대 안정이 필요함”이라고 기재되어 있다.』

○

제1심판결 5면 18행의 “참가인은” 다음에 “2023.1.19.경”을 추가한다.

○

제1심판결 5면 21행의 “제기하였는데” 다음에 “(이하 ‘이 사건 진정’이라 한다)”를 추가한다.

○

제1심판결 6면의 글상자 다음에 아래 내용을 추가한다.

『10) 참가인은 2023.8.경 근로복지공단 울산남부지사에 ‘직장 내 허위소문 등으로 불안, 우울감, 불면증 등의 증상이 발생하여 의료기관에 내원하여 중증도의 우울병 에피소드를 진단받았다’는 내용으로 산업재해보상보험 요양급여를 신청하였다. 이에 대하여 근로복지공단 울산남부지사는 2024.7.24. ‘비록 업무상 스트레스 요인이 일부 인정되었다고 하더라도, 발병기전상 업무적 요인보다는 개인적인 소인이 상병의 발병에 더욱 강하게 작용하였을 것이 높은 것으로 판단되므로 신청 상병(중증도의 우울병 에피소드)과 업무와의 상당인과관계가 인정되지 않는다’는 취지의 업무상질병판정위원회의 심의 결과에 따라 요양급여 신청을 불승인하는 결정을 하였다(을나 제55호증).』

나.

남녀고용평등법 제14조의 취지 및 제14조제4항의 적절한 조치의무의 내용

1)

직장 내 성희롱 발생 시 사업주가 하여야 할 조치에 관하여, 구 남녀고용평등법(2017.11.28. 법률 제15109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14조는 직장 내 성희롱 행위자에 대한 징계 등 조치의무(제1항)와 피해근로자 등에 대한 불리한 조치 금지의무(제2항)만을 규정하였다. 이에 따라 사업주가 직장 내 성희롱 피해를 입은 근로자에 대하여 불리한 조치를 하는 것은 금지되었지만, 이를 넘어 직장 내 성희롱 발생 사실 확인을 위한 조사를 하거나 피해근로자의 보호를 위한 적극적 조치를 할 의무까지 부담하는 것은 아니었다.

그 후 2017.11.28. 법률 제15109호로 개정된 남녀고용평등법 제14조(직장 내 성희롱 발생 시 조치)에 의하면, 누구든지 직장 내 성희롱 발생 사실을 알게 된 경우 그 사실을 사업주에게 신고할 수 있고(제1항), 사업주는 제1항에 따른 신고를 접수하거나 직장 내 성희롱 발생 사실을 알게 된 경우에는 지체 없이 그 사실 확인을 위한 조사를 하여야 하며(제2항), 사업주는 제2항에 따른 조사 기간 동안 직장 내 성희롱과 관련하여 피해를 입은 근로자 또는 피해를 입었다고 주장하는 근로자(이하 ‘피해근로자 등’이라 한다)를 보호하기 위하여 필요한 경우 피해근로자 등에 대하여 근무장소의 변경, 유급휴가 명령 등 적절한 조치를 하여야 하되, 피해근로자 등의 의사에 반하는 조치를 하여서는 아니 되며(제3항), 사업주는 제2항에 따른 조사 결과 직장 내 성희롱 발생 사실이 확인된 때에는 피해근로자가 요청하면 근무장소의 변경, 배치전환, 유급휴가 명령 등 적절한 조치를 하여야 한다(제4항). 이와 같이 추가된 규정들은 사업주에게 직장 내 성희롱 발생 여부를 조사하여 규명하고 피해근로자의 보호를 위해 적절한 조치를 하여야 할 의무를 부과함으로써 피해근로자에 대한 적극적 보호의무의 구체적인 내용을 정하고 있다.

2)

위와 같이 개정된 현행 남녀고용평등법 제14조제2항은 사업주가 직장 내 성희롱 신고를 받은 경우 지체 없이 그 사실 확인을 위한 조사의무를 부과하고 있고, 제3항은 사업주에 대하여 조사 기간 동안 ‘피해근로자 등의 의사에 반하는 조치’를 금지하고 있으며, 제4항은 조사 결과 피해 사실이 확인된 때에는 ‘피해근로자가 요청하면’ 적절한 조치를 하여야 할 의무를 규정함과 아울러, 제5항은 사업주가 직장 내 성희롱 행위자에 대한 징계조치 등에 앞서 ‘피해근로자의 의견을 들어야 한다’고도 규정한다. 이는 직장 내 성희롱 신고 당시부터 피해 사실 확인 후 사후 조치에 이르기까지의 전 과정에서 사업주가 어떠한 조치를 함에 있어 피해근로자의 의사를 존중하여야 한다는 취지가 반영된 것으로 볼 수 있다. 따라서 사업주가 남녀고용평등법 제14조제4항에 따른 ‘적절한 조치’를 할 때에도 피해근로자의 의사를 존중하는 바탕에서 적절한 조치의 내용을 정함이 바람직하다.

3)

남녀고용평등법 제14조제4항은 직장 내 성희롱 발생 사실이 확인된 후 피해근로자의 요청에 따라 사업주가 하여야 할 ‘적절한 조치’에 관하여 ‘근무장소의 변경, 배치전환, 유급휴가 명령 등’을 예시하고 있으므로, 사업주가 ‘적절한 조치’의 구체적 내용을 정함에 있어서는 어느 정도 재량권을 가진다고 볼 수 있다. 피해근로자가 특정한 조치를 요청하더라도 사업주가 그에 반드시 구속되는 것은 아니고, 피해근로자의 의사와 아울러 사업장의 사정과 피해근로자의 피해 내용 등을 고려하여 피해근로자의 보호 및 안전한 근무환경 구축에 적합한 조치를 합리적으로 판단할 수 있다.

나아가 피해근로자가 사업주에게 ‘유급휴가 명령’을 요청하면서 직장 내 성희롱으로 인한 정신적 피해의 치료 및 회복을 위해 휴식이 필요하다는 사정을 주장하고 이를 뒷받침하는 진단서 등 증빙자료를 제출한 경우, 위와 같은 피해근로자의 의사 및 진단서 등에 나타난 소견은 가급적 존중될 필요가 있고, 남녀고용평등법 제30조가 피해근로자의 시정신청에 관한 분쟁에서 입증책임을 사업주가 부담한다고 규정하고 있는 점까지 고려하면, 피해근로자의 유급휴가 요청을 거부하거나 그와 다른 조치를 한 것에 합리적 이유가 있다는 사정은 사업주가 증명하여야 한다고 봄이 타당하다.

다.

남녀고용평등법 제14조제4항의 조치의무 위반 여부

앞서 인정한 사실과 앞서 든 증거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 사실 내지 사정에 비추어 보면, 원고가 참가인으로부터 수회에 걸쳐 유급휴가 요청을 받았음에도 2023.2.2.부터 2023.11.3.까지 그 요청을 거부하고 상병휴직만을 승인한 것은 남녀고용평등법 제14조제4항에 따른 적절한 조치라고 보기 어렵고, 원고가 주장하는 사정 및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원고가 참가인의 유급휴가 요청을 거부한 데에 합리적인 이유가 있다고 볼 수도 없으므로, 원고는 남녀고용평등법 제14조제4항의 조치의무를 위반하였다고 할 것이다.

1)

원고는 2022.12.8.부터 2022.12.12.까지 이루어진 직장 내 성희롱 관련 조사를 통해 참가인에 대한 직장 내 성희롱 발생 사실을 확인하였고, 참가인의 유급휴가 요청에 따라 2022.12.15.부터 2023.1.31.까지(약 1개월 15일간) 유급휴가를 부여하였다. 그런데 원고는 그 후로는 참가인의 거듭된 유급휴가 요청에도 불구하고 2023.2.2.부터 2023.11.3.까지 9개월간 유급휴가를 부여하지 않았고, 위 기간 동안 상병휴가(6개월간 기본급의 1/2 지급 및 3개월간 무급)만을 승인하였다.

2)

참가인은 2022.12.경부터 원고에게 직장 내 성희롱으로 인한 스트레스 및 정신적 고통을 지속적으로 호소하여 왔다. 참가인이 2023.2.2.경 원고에게 제출한 2023.2.1.자 진단서(을가 제6호증)에는 “일상생활에 위축, 대인관계 회피, 식사량 저조, 체중 감소의 증상을 보여 (…) 2주 이상 휴식 안정이 필요할 것으로 생각되며 추후 지속적인 치료와 관리 관찰이 필요함”이라는 소견이 기재되어 있고, 2023.4.28.경 제출한 2023.4.21.자 J병원 진단서(을가 제5호증)에는 “직장 내 갈등으로 인하여 우울, 불안, 수면의 어려움, 사회적 회피 등의 증상을 호소하여 2023.3.7.부터 현재까지 약물 치료 및 지지정신치료를 받고 있음. 약 3개월 이상의 치료 기간이 필요한 상태임”이라는 소견이 기재되어 있다. 그 후 참가인이 2023.7.28.경 원고에게 제출한 2023.7.26.자 K병원 입원사실확인서(을가 제7호증, 을나 제16호증)에 의하면, 참가인이 ‘중등도의 우울병 에피소드’ 병명으로 2023.7.8.부터 2023.7.26.까지 입원치료를 받은 사실이 확인된다. 또한 참가인이 산업재해보상보험 요양급여를 신청하면서 근로복지공단에 제출한 2023.8.2.자 K병원 소견서(을나 제28호증) 중 ‘상병상태에 대한 종합소견’ 란에는 “직장 내 괴롭힘(환자 진술)과 관련된 우울, 불안, 절망감, 자살사고, 대인 불안, 관계사고, 피해사고 등으로 지속적인 경과 관찰 및 치료가 필요함”이라고 기재되어 있고, ‘취업치료 가능 여부’ 란에는 “취업치료 불가능: 향후 3개월 후 가능성 재판단”이라고 기재되어 있다.

위와 같은 진단 및 치료 내용, 관련 증상의 추이에 비추어 볼 때, 참가인은 유급휴가가 종료된 2023.1.31. 이후로도 상당 기간 동안 정신과적 질환을 앓아 왔고, 계속된 통원 및 입원치료에도 증세가 호전되지 않아 업무에 정상적으로 복귀하기 어려운 상태에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근무와 치료를 병행하는 것이 참가인의 회복을 위하여 적합한 방안이었다고 보이지도 않는다.

3)

참가인은 2023.1.27.경 원고에게 유급휴가를 신청할 당시에는 진단서 등 자료를 제출하지 않았고, 위 유급휴가 신청이 반려되어 2023.2.2.경 원고 직원의 안내에 따라 상병휴직을 신청하면서 위 2023.2.1.자 진단서를 제출하였다(갑 제6호증의 1, 2 참조). 따라서 2023.2.2.경 이전에는 원고가 참가인의 정신과적 질환에 관하여 구체적으로 알기는 어려웠을 수 있으나, 위 2023.2.1.자 진단서 및 2023.4.21.자 진단서, 2023.7.26.자 입원사실확인서 등의 자료를 제출받은 이후로는 참가인이 주장하는 정신과적 증상이 막연한 피해 호소가 아니라 전문적인 치료와 상담, 입원치료까지 필요로 하는 것이라는 점 및 그로 인하여 업무에 정상적으로 복귀하기 어려운 상태에 있다는 점을 충분히 인지하였을 것이다.

그럼에도 원고는 ‘재택근무 및 유급휴가 등의 보호조치 기간을 충분히 부여하였다고 판단하고 있어 추가적인 유급휴가를 부여해 달라는 요청은 수용하기 어렵다‘(2023.2.10.자 원고 회신 이메일, 갑 제7호증의 2)거나 ‘울산지방노동위원회와 울산노동청에서 참가인에 대한 회사 조치가 적절하다고 판정받은 바와 같이 추가 유급휴가 부여는 어렵다’(2023.8.1.자 원고 회신 이메일, 갑 제11호증의 2)는 등으로 참가인의 유급휴가 요청을 계속하여 반려하였고, 기본급의 일부만 지급되거나 급여가 전혀 지급되지 않는 상병휴직을 승인하였을 뿐이다. 그 과정에서 원고가 참가인의 정신적 피해 정도나 건강상태 등을 구체적으로 확인하기 위해 노력하거나 유급휴가의 필요성을 진지하게 고려하였다는 사정은 나타나지 않는다.

4)

원고는 2023.1.20.자 인사발령에서 직장 내 성희롱 가해자인 E 등을 참가인과 같은 부서로 발령하였다가 참가인의 항의를 받고 2023.2.1.자로 E을 다른 부서로 발령하기는 하였으나, 참가인이 근무하는 울산사업장은 사무동이 본관 1개뿐이어서 가해자와의 완전한 분리 조치가 불가능하여 불가피하게 E과 같은 건물에서 근무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는바, 이 역시 정신적 트라우마를 갖고 있던 참가인의 조속한 업무 복귀를 어렵게 하는 사정이었다.

5)

원고는, 원고가 참가인에게 2022.12.15.부터 2023.1.31.까지 유급휴가를 부여하고, 2023.2.2.부터 2023.11.3.까지 상병휴직을 승인한 것은 남녀고용평등법 제14조제4항에 따른 적절한 조치에 해당한다는 취지로 주장한다.

그러나 원고의 취업규칙에 따르면 상병휴직(또는 신병휴직)의 사유는 업무 외 상병으로 인하여 10일 이상의 요양이 필요하거나 신체상 또는 정신상 장애로 업무수행이 곤란한 경우이므로(취업규칙 제8조제1호, 제3호), 원고의 관리.감독권이 미치는 공간에서 발생한 직장 내 성희롱의 피해근로자가 그 정신적 피해로 인하여 업무수행이 곤란한 경우에 대해서까지 상병휴직 조치를 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보기는 어렵다. 급여의 전액이 지급되는 유급휴가와 달리, 상병휴직 기간에는 6개월까지 기본급의 1/2만이 지급되므로(취업규칙 제10조제2항), 피해근로자에 대한 보호의 효과가 유급휴가의 경우와 동일하다고 볼 수 없다. 상병휴직으로 인한 임금의 상대적 손실은 참가인이 직장 내 성희롱을 겪지 않았더라면 발생하지 않았을 손해인데, 귀책사유가 없는 참가인으로 하여금 그 손해를 감수하도록 하는 것은 남녀고용평등법 제14조제4항의 취지에도 부합하지 않는다.

6)

원고 측은 중앙노동위원회의 재심 심문회의에서 ‘취업규칙상 유급휴가에 대한 명시적 규정이 없어 상병휴직으로 처리하였는데, 참가인의 상병이 직장 내 성희롱으로 인한 것이라면 원칙적으로 유급휴가를 부여하는 것이 맞다고 생각한다’는 취지로 진술한 바 있다(갑 제3호증 45~46면). 원고의 취업규칙에 유급휴가에 관한 규정이 포함되어 있지 않은 것으로 보이기는 하나, 직장 내 성희롱 피해근로자에 대한 유급휴가 조치는 남녀고용평등법 제14조제4항이 규정하는 조치의무의 내용 중에 열거되어 있으므로, 원고의 취업규칙에 유급휴가 관련 규정이 없다는 사정은 원고의 법률상 의무 불이행을 정당화하는 근거가 될 수 없다(더욱이 원고는 직장 내 성희롱 사실을 확인한 직후인 2022.12.15.경 한 차례 유급휴가 신청을 승인한 사실이 있으므로, 위 유급휴가가 종료된 2023.1.31.경 이후 추가적인 유급휴가 부여가 불가능하다고 생각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7)

원고는, 참가인이 2023.7.28.경 이전까지는 ‘이 사건 진정이 종료될 때까지 유급휴가를 부여하여 달라’는 취지로 요청하였을 뿐, 정상적인 업무 수행이 어려울 정도의 중대한 정신적 고통을 주장하지는 않았다고 주장한다(2025.9.25. 원고 준비서면 15면). 그러나 앞서 본 바와 같이 참가인은 적어도 2023.2.2.경부터는 직접 또는 법률상 대리인을 통하여 지속적으로 원고에게 자신의 증상 등을 상세하게 설명하며 유급휴가를 수차례 요청하였고, 이를 뒷받침하는 진단서나 소견서 등 증빙자료도 제출하였으므로, 참가인이 2023.7.28.경에 이르러서야 비로소 ‘중등도의 우울병 에피소드’ 등 중대한 정신적 고통을 호소하기 시작하였다는 원고의 주장은 받아들이기 어렵다. 참가인이 2023.1.27.경 노동청 조사 및 조치가 완료될 때까지 유급휴가를 승인하여 달라고 요청하기는 하였으나, 이는 원고의 직장 내 성희롱 조사 결과의 미진함을 지적하는 과정에서 나온 주장으로 보이고, 이 사건 진정 결과 참가인에 대한 직장 내 성희롱 행위가 추가로 확인되기도 하였으므로, 이와 같은 참가인의 요청이 불합리하였다고 보기도 어렵다.

8)

한편, 참가인이 직장 내 성희롱으로 인한 불안, 우울감, 불면증 등을 이유로 산업재해보상보험 요양급여를 신청한 사건에서, 신청 상병(중증도의 우울병 에피소드)과 업무 사이의 상당인과관계가 인정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위 요양급여 신청이 불승인되기는 하였다. 그러나 직장 내 성희롱을 당하기 이전에 참가인이 정신질환을 앓아 왔거나 심리적.정서적 문제를 겪고 있었다는 자료가 없고, 원고도 그러한 사정을 주장하지는 않는바, 참가인의 정신과적 증상은 직장 내 성희롱으로 촉발되거나 악화되었을 가능성이 충분히 있어보이므로, 직장 내 성희롱과의 관련성을 완전히 부정하기는 어렵다.

또한 산업재해보상보험법상 업무상 재해에 해당하기 위해서는 업무와 재해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인정되어야 하는 것과 달리(산업재해보상보험법 제37조제1항 참조), 남녀고용평등법 제14조제4항에 따른 조치의무는 직장 내 성희롱으로 인하여 재해나 질병이 발생하였는지 여부와 관계없이 피해근로자의 보호를 위해 사업주에게 부과된 의무이다. 따라서 참가인의 산업재해보상보험 요양급여 신청이 불승인되었다는 사정만으로 참가인의 정신과적 증상이 직장 내 성희롱과 무관하다거나 유급휴가 부여의 필요성이 없었다고 단정할 수 없다(위 요양급여 신청에 대한 불승인 결정은 이 사건 재심판정 이후에 이루어졌으므로, 원고의 유급휴가 부여 여부의 판단에 영향을 준 것은 아니다).

9)

원고는, 남녀고용평등법 제14조제4항에 따른 조치의무는 사업주로 하여금 피해근로자의 구조 및 회복에 조력하도록 하는 데 그 목적이 있을 뿐 사업주에 대하여 피해근로자를 완전히 회복시킬 의무를 부담시키는 규정이 아니고, 참가인이 추가적으로 권리를 구제받기 위하여서는 산업재해보상보험법에 따른 요양급여를 신청하거나 사용자를 상대로 민사상 손해배상을 청구하여야 한다는 취지로 주장한다(2025.9.25.자 원고 준비서면 4~5면). 그러나 앞서 본 바와 같이 산업재해보상보험법상 요양급여는 남녀고용평등법 제14조제4항에 따른 조치의무와는 그 법적 성질과 목적, 권리 또는 의무의 주체와 요건 등을 달리하는 별개의 제도이고, 참가인이 자신의 피해 회복을 위하여 다른 법령에 따른 권리를 행사하였는지 여부는 원고가 남녀고용평등법 제14조제4항에 따른 조치의무를 다하였는지 여부에 대한 판단과 직접적인 관련이 없다.

10)

그 밖에 원고의 기업규모, 경영상태 및 사업장 여건 등에 비추어 보더라도, 참가인에 대한 추가적인 유급휴가 부여가 특별히 곤란하였다거나 참가인의 유급유가 요청을 거부할 만한 다른 특별한 사정이 있었다고 보이지 않는다.

라.

이 사건 재심판정 중 배상명령의 정당성 여부

1)

남녀고용평등법에 따르면, 노동위원회는 남녀고용평등법 제14조제4항에 따른 적절한 조치를 하지 아니한 행위에 해당한다고 판정한 때에는 해당 사업주에게 시정명령을 하여야 하고(제29조제1항), 위 시정명령의 내용에는 적절한 배상 등의 시정조치가 포함될 수 있으며, 그 배상액은 차별적 처우 등으로 근로자에게 발생한 손해액을 기준으로 정한다(제29조의2 제1항, 제2항 본문).

2)

이 사건 재심판정은, 원고가 2023.2.2.부터 2023.11.3.까지 참가인에게 유급휴가를 부여하지 않고 상병휴직을 부여함으로써 참가인이 위 기간 동안 임금 전액을 온전히 지급받지 못하는 재산적 손해가 발생하였다고 보아, 원고에 대하여 참가인이 유급휴가를 사용하였더라면 받을 수 있었던 임금상당액 차액의 배상을 명하였다(참가인은 그 외에 치료비 및 상담비, 정신적 손해에 따른 손해배상 등도 배상범위에 포함되어야 한다고 주장하였으나, 원고의 차별적 처우 등으로 발생한 손해액이라는 인과관계를 인정하기 어렵다는 이유로 배척되었다).

3)

원고가 위 기간 동안 참가인의 유급휴가 요청을 거부함으로써 남녀고용평등법 제14조제4항에 따른 적절한 조치의무를 위반하였음은 앞서 본 바와 같고, 참가인은 해당 기간 동안 상병휴직 처리되어 기본급의 일부만을 지급받거나 임금을 전혀 지급받지 못하였으므로, 원고의 위 의무위반 행위로 인하여 참가인에게 발생한 손해는 위 기간 동안 유급휴가를 부여받았더라면 받을 수 있었던 임금상당액과 실제 수령한 임금의 차액이라고 할 것이다. 따라서 이 사건 재심판정이 원고에 대하여 위 손해액 상당의 배상을 명한 것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위법하다고 할 수 없다.

4)

이에 대하여 원고는, 근로기준법 제79조제1항에 따른 휴업보상 또는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제52조에 따른 휴업급여와의 형평상 위와 같은 임금상당액의 차액 전부가 배상액으로 인정되어서는 안 된다는 취지로 주장한다. 그러나 남녀고용평등법 제29조의2에 따른 배상명령은 차별적 처우 등을 한 사업주에 대하여 부과되는 제재적 처분으로서, 업무상 재해 발생 시 근로자의 경제적 손실 등을 보상하기 위하여 사용자의 과실 여부와 무관하게 지급되는 휴업보상이나 사회보험 제도의 일환으로서 지급되는 휴업급여와는 그 목적과 요건, 효과를 달리한다. 남녀고용평등법 제29조의2 제2항에 따른 배상액이 휴업보상액이나 휴업급여액의 범위 내로 제한되어야 한다고 볼 근거가 없으므로, 원고의 위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5)

따라서 이 사건 재심판정 중 배상명령 부분의 배상액 산정에 재량권을 일탈.남용하는 등의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마.

소결

원고가 남녀고용평등법 제14조제4항에 따른 조치의무를 위반하였다고 인정하고, 원고에게 위와 같은 금전배상을 명한 이 사건 재심판정은 적법하다.

5.

결론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여야 한다. 제1심판결은 이와 결론을 달리하여 부당하므로, 참가인의 항소를 받아들여 제1심판결을 취소하고,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재판장 판사 최항석

판사 백승엽

판사 황의동

[별지]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