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의 항소를 기각한다.
항소비용은 보조참가로 인한 부분을 포함하여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재심판정의 경위
참가인은 상시근로자 약 8명을 사용하여 전자부품 및 통신장비 제조업 등을 영위하는 회사이고, 원고는 2023. 7. 31.부터 참가인 회사에 입사하여 연구소장 직책을맡아 근무하던 사람이다.
원고는 2023. 11. 8.부터 참가인 회사에 출근을 하지 않았고, 2023. 11. 13.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 '참가인이 2023. 11. 7. 원고를 부당해고 하였다'는 이유로 구제신청을 하였다.
서울지방노동위원회는 2024. 1. 8. '참가인이 원고를 해고하였다고 할 수 없다'는 이유로 원고의 구제신청을 기각하는 판정을 하였고, 이에 원고가 중앙노동위원회에 재심신청을 하였으나, 중앙노동위원회는 2024. 4. 11. 초심판정과 동일한 이유로 원고의 재심신청을 기각하는 판정을 하였다(이하 '이 사건 재심판정'이라 한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4호증, 을 제1, 2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2. 이 사건 재심판정의 위법 여부
원고의 주장 요지
참가인 대표이사 E는 2023. 11. 7. 해고의 예고나 절차 준수 없이 원고에게 '회사와 맞지 않으니 나가 달라'고 말하여 원고를 일방적으로 해고하였다. 그 이후 참가인의 대표이사가 해고의 절차적 하자를 치유하기 위하여 해고위로금을 지급하겠다고 하였고, 원고도 근로기준법 제26조에 근거한 해고예고수당의 지급을 조건으로 근로계약 종료에 합의하였으나, 해고위로금이 지급되지 않았으며, 원고가 2023. 11. 8. 제시한 두 달 치의 해고위로금 요구를 참가인 측에서 수용하지 않아 합의가 결렬되었다. 또한 참가인의 대표이사는 원고에게 '사직의사 확인요청 및 업무복귀명령'의 내용증명을 보냈으나, 위 내용증명은 원고에게 직무 복귀를 요청하는 것이 아니라 징계해고를 하기 위한 것으로 진정성이 인정되지 않는다. 따라서 원고는 부당하게 해고를 당한 것이고, 이와 달리 판단한 이 사건 재심판정은 위법하여 취소되어야 한다.
관련 법리
해고란 실제 사업장에서 불리는 명칭이나 절차에 관계없이 근로자의 의사에 반하여 사용자의 일방적 의사에 의하여 이루어지는 모든 근로계약관계의 종료를 의미한다. 해고는 명시적 또는 묵시적 의사표시에 의해서도 이루어질 수 있으므로, 묵시적 의사표시에 의한 해고가 있는지 여부는 사용자의 노무 수령 거부 경위와 방법, 노무 수령 거부에 대하여 근로자가 보인 태도 등 제반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사용자가 근로관계를 일방적으로 종료할 확정적 의사를 표시한 것으로 볼 수 있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23. 2. 2. 선고 2022두57695 판결 등 참조).
인정사실
참가인 대표이사 E는 2023. 11. 7. 커피숍에서 원고와 면담을 가지면서 원고가참가인의 다른 근로자들과 거래처 사이에 갈등을 발생시킨다는 이유로 원고가 참가인 회사에서 계속 근무하기 어려울 것 같다는 취지의 발언을 하였고(이하 '이 사건 최초 발언'이라 한다), 이어 화단 앞으로 다시 원고를 불러 해고위로금의 지급 등 근로관계종료와 관련한 대화를 나누었다.
원고는 위와 같이 대화를 한 이후인 2023. 11. 7. 11:45경 참가인 대표이사 E와 사이에 다음과 같은 내용의 카카오톡 메시지를 주고받았다.
원고는 그다음 날인 2023. 11. 8. 참가인의 대표이사 E와 사이에 다음과 같은 내용의 카카오톡 메시지를 주고받았다.
참가인은 2023. 11. 15. 원고에게 '사직의사 확인요청 및 업무복귀명령'을 내용증명으로 발송하였고, 원고는 2023. 11. 20. 이를 수령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5 내지 7, 73, 77호증, 을 제2, 3 내지 5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구체적 판단
앞서 본 사실들과 앞서 든 증거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인정되는 다음 사정을 종합하여 보면, 참가인이 원고의 의사에 반하여 원고에게 근로관계를 일방적으로 종료할 확정적 의사를 표시하였다고 볼 수 없고, 오히려 참가인과 원고 사이에 2023.11. 7. 근로계약 종료에 관한 합의가 이루어졌다고 인정할 수 있다. 따라서 이와 같은 취지에서 참가인의 원고에 대한 해고가 존재하지 않는다고 판단한 이 사건 재심판정은 위법하다고 볼 수 없다.
원고는 참가인 대표이사가 원고에게 '회사와 맞지 않으니 나가 달라'고 말하였다고 주장하나, 이를 뒷받침할 아무런 증거가 없고, 다만 참가인이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 제출한 답변서에서 주장한 이 사건 최초 발언 내용<1><2> 등에 비추어 당시 최소한 참가
인 대표이사가 원고에게 더 이상 참가인 회사에 근무할 수 없다는 취지의 발언을 한 것으로는 보인다. 그런데 원고가 제출한 녹취록(갑 제77호증)의 기재에 의하더라도,2023. 11. 7. 참가인 대표이사는 이 사건 최초 발언 직후 원고에게 '부당해고와 관련된 사안이 지적될 것이 우려되니 그러한 사안은 끌고 가지 말아달라고 부탁을 드리는 것이다.'는 취지로 말하였고, 이에 대하여 원고는 "그러면 최소한 한 달 전에 한 달 치를 주게 되어 있지 않느냐. 한 달 치 주고 나가라고 하면 되지 않나요. 그러면 깔끔하잖아요."라고 답하였다. 이처럼 참가인 대표가 해고로 인한 법적 문제를 피하기 위함을 명시하여 원고에게 협의를 제안하였고, 이에 원고가 먼저 위로금 명목으로 한 달 치 급여를 지급할 것을 요구하였다.
또한 원고는 2023. 11. 7. 화단 앞에서의 대화 말미에 "저도 나름대로 좋게 나가려고 말씀을.. 서로 피곤하거든요 그게. 해 보셨으니까 잘 아실 거예요. 그리고 저 내일부터 안 나옵니다. 그러면, 저번 달 월급 안 나온 거 하고 한 달 치 그거 하고, 제가 경비 쓴 거 하고 다 주세요."라고 자신의 퇴직 조건을 명시하였고, 이에 대하여 참가인대표이사가 승낙을 하며 대화가 마무리되었다. 또한 원고는 같은 날 참가인의 대표이사에게 카카오톡 메시지를 통하여 자신의 퇴직 조건을 다시 명확히 제시하였고, 참가인 대표이사 또한 위 조건에 대하여 동의하였다. 이러한 대화의 맥락과 내용 등에 비추어 볼 때, 이는 참가인이 원고의 노무 수령을 일방적으로 거부한 것이 아니고, 원고가 먼저 2023. 11. 8. 이후로 출근하지 않는다고 하자 참가인이 이를 양해하면서 참가인과 원고 사이에 원고가 요구하는 금전적 보상의 지급을 조건으로 근로관계를 종료시킨다는 합의가 이루어진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 원고는 참가인 대표이사가 원고에게
지급하기로 약정한 한 달 치 급여가 근로기준법 제26조의 해고예고수당에 해당한다고 주장하나, 원고와 참가인 사이의 근로계약은 위와 같이 합의에 따라 종료된 것일 뿐참가인이 근로기준법 제26조의 해고예고수당을 지급하기로 약정한 것으로 볼 수 없다.
원고가 합의 과정에서 '해고' 또는 '부당해고', '해고 상당 위로금'이라는 표현을 사용하기는 하였으나, 참가인 측의 이 사건 최초 발언 이후 원고 스스로 적극적으로 먼저 퇴직에 대한 대가로 한 달 치 월급을 위로금으로 지급할 것을 요구하면서 2023.11. 8.부터 출근하지 않겠다고 이야기하기도 한 점에 비추어 보면, 원고로서는 근로계약 종료를 염두에 두면서 합의 과정에서 보다 유리한 조건을 확보하기 위하여 '해고'등의 표현을 사용한 것으로 보일 뿐, 그 근로관계의 종료가 사용자의 일방적 의사표시에 의한 것임을 의미하기 위하여 위와 같은 표현을 사용한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원고는 2023. 11. 7. 참가인 대표이사에게 카카오톡 메시지로 실업급여가 가능한지 여부에 관하여 문의하였는데, 해고와 같이 비자발적 퇴사의 경우에는 당연히 실업급여대상에 해당하게 됨에도 원고가 그와 같이 문의를 하였다는 점에서도 원고가 근로계약이 합의하에 종료된다고 인식하고 있었음을 반증한다.
원고는 '참가인과 원고 사이에 2023. 11. 7. 합의하였던 내용은 원고가 노동위위원회에 구제신청을 하지 않는다는 절차 위반 치유 목적으로만 이루어진 것이고, 2023.11. 8. 해고위로금을 두 달 치 급여로 상향해달라는 원고의 조건을 참가인 측이 거절하여 합의가 결렬되었다'고 주장하나, 앞서 본 2023. 11. 7. 대화 및 카카오톡 메시지내용에 의하면, 참가인과 원고 사이에서는 2023. 11. 7. '① 밀린 10월분 급여, ② 11. 1. ~ 11. 7.의 7일분 일할 급여, ③ 한 달 치 급여(해고위로금), ④ 원천징수 소득세 정산 환급'을 조건으로 하여 근로관계 종료에 관하여 종국적으로 합의가 이루어졌다고 인정할 수 있고, 그 이후 원고가 금전적 보상을 상향해 달라고 요구하였다는 사정만으로 전날 이루어진 합의의 효력이 상실된다고 볼 수 없다.
또한 원고는 참가인이 2023. 11. 7. 자 합의에 따른 보상을 원고에게 지급하지 않은 이상 근로계약 종료의 합의는 효력이 인정되지 않는다고 주장하나, 원고와 참가인 대표이사 사이의 카카오톡 메시지 내용에 의하면 원고가 제시한 금전적 보상은 2023.11. 15. 지급하기로 약정하였던 것인데, 원고가 2023. 11. 8. 먼저 위 합의 조건을 번복하면서 금전적 보상의 상향을 요구하였다가 참가인이 이를 거절하자 2023. 11. 13.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 구제신청을 하였던 것으로, 위와 같은 경위를 고려하면, 참가인이 기존에 합의한 조건에 따른 보상을 지급하지 아니한 것이 이미 완성된 근로관계 종료 합의의 효력에 영향을 미친다고 할 수는 없다.
설령 참가인 대표이사가 2023. 11. 7. 원고에게 먼저 근로관계 종료를 원한다는 취지의 이 사건 최초 발언을 하였다고 하더라도, 직후 참가인 대표이사와 원고 사이에 이루어진 일련의 합의 과정에다가, 2023. 11. 8. 원고가 합의 조건의 변경을 요구하자참가인 대표이사가 곧바로 원고에게 "(합의된 조건에) 동의 안 하면 출근 하세요"라는 메시지를 전송하고 2023. 11. 15. 업무복귀명령을 담은 내용증명까지 보낸 사실을 더하여 보면, 이 사건 최초 발언은 근로관계 해지의 청약으로 볼 수 있을지언정 참가인이 원고와의 근로관계를 일방적으로 종료할 확정적 의사를 명시적 또는 묵시적으로 표시하였다고, 즉 해고하였다고 볼 수 없다.
원고는 참가인이 2023. 11. 15. 원고에게 보낸 '사직의사 확인요청 및 업무복귀명령'의 제목으로 보낸 내용증명의 진정성이 인정되지 않고, 참가인이 원고에 대한 4대보험 상실신고를 하면서 '경영상 필요에 의한 인원 감축으로 인한 해고에 의해 이직한 경우'라고 기재한 것을 보더라도 참가인이 원고를 해고한 것이라고 주장하나, 참가인이 원고에게 보낸 위 내용증명에 진정성이 인정되지 않는다는 원고의 주장을 뒷받침할 만 한 아무런 증거가 없고, 참가인이 원고에 대한 4대 보험 상실신고를 하면서 원고 주장과 같이 상실사유를 기재하였다는 것만으로는 원고와 참가인 사이의 근로관계가 합의에 의해 종료되었다는 앞서의 판단을 뒤집기 부족하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여야 한다. 제1심판결은 이와 결론이 같아 정당하고 원고의 항소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원종찬(재판장) 오현규 김유진
각주1) 대표: 이렇게까지 갔으면 수습을 할 수 있겠어요?
각주2) 원고: 저보고 나가라는 이야기입니까?
각주3) 대표: 좀 더 고민을 해보죠.
각주4) 원고: 남자답지 못하게 뭐 그런 거 가지고 그럽니까, 나가라는 얘기죠?
각주5) 대표: 더 근무가 불가능하겠네요.
각주6) 원고는 참가인이 주장하는 이 사건 최초 발언 내용이 허위라고 주장하면서도 이와 달리 구체적으로 어떠한 내용¦
각주7) 의 대화가 이루어졌는지를 뒷받침할 증거를 제출하고 있지는 않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