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고등법원판결

서울고등법원 2026. 4. 15. 선고 2025누6670 판결

주문

1.

원고의 항소를 기각한다.

2.

항소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1.

제1심 판결이유의 인용

제1심 판결문을 다음과 같이 수정하고, 원고가 거듭 강조하는 주장에 관한 판단을 아래에 덧붙이는 것 외에는 행정소송법 제8조 제2항, 민사소송법 제420조 본문에 따라 제1심 판결이유를 인용한다.

○

3면 15~16행의 "2021. 11. 22. ··· 그대로였던 것으로 보이며"를 "2021. 11. 22. 촬영된 흉부 CT 영상은 2020. 8. 26. 촬영된 영상과 비교해 보아도 우측 폐에 새로운간유리 음영과 우측 흉수가 발견되어 폐렴이 의심되는 것 이외에는 변화가 없었던 것 으로 보이며"로 고쳐 적는다.

2.

덧붙이는 판단

가.

원고의 주장

다음과 같은 사정을 고려하면 망인의 진폐증과 사망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인정된다고 볼 수 있다.

1)

망인은 2006. 9. 15. 진폐장해등급 제13급 제16호 판정을 받았으나, 그 후 진폐증이 지속적으로 악화되어 2018. 4. 6.<1>에는 제7급 제15호로 상향 판정을 받았다.

2)

2020. 8. 26. 실시된 폐기능 검사에서 망인의 노력성 폐활량(FVC)이 39%, 일초량(FEV1)이 48%로 측정되었는데, 이는 심폐기능 F2(중등도 장해)에 해당하는 수치이다.

3)

피고가 의뢰한 직업환경연구원의 자문회신서에도 '2020. 8. 26. 촬영한 고해상 흉부 컴퓨터단층영상에서 망인의 좌폐하엽에 국소적으로 벌집 폐 모양의 음영이 나타나

는 것이 관찰되고, 2021. 10. 26. 촬영한 영상에서 폐섬유화가 진행되는 것이 관찰되어, 특발성 폐섬유증을 포함하여 간질성 폐질환이 시간이 갈수록 진행하고 있었던 것 으로 보인다'는 의견이 기재되어 있다.

4)

망인은 E병원에서 양측 흉막염과 폐렴 진단을 받았다.

5)

망인의 시체검안서에 직접사인이 '진폐증'으로 기재되어 있다.

6)

제1심 감정인(이하 '감정인'이라 한다)은 '진폐증으로 인한 폐렴 악화도 사망의 원인 중 하나로 볼 수 있으며, 진폐증이 망인의 사망에 30% 정도의 기여도가 있을 수 있다'는 감정의견을 제시하였고, 이 법원의 사실조회에 대해 종전 감정의견 중 '30% 정도의 기여도' 부분은 망인의 다른 기저질환과 진폐증이 복합적으로 작용하여 망인이 사망하게 되었다는 의미라고 회신하였다. 감정인의 이와 같은 의학적 소견에 비추어 망인은 진폐증과 그 합병증으로서의 고혈압, 뇌피질 위축 등 다른 질병이 복합적으로 작용하여 사망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나.

판단

1)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제91조의10은 분진작업에 종사하였던 근로자가 진폐, 합병증이나 그 밖에 진폐와 관련된 사유(이하 '진폐 및 합병증 등'이라 한다)로 사망하였다고 인정되면 업무상의 재해로 본다고 규정하면서, 이 경우 진폐에 따른 사망 여부를 판단하는 때에 고려하여야 하는 사항을 대통령령으로 정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시행령 제83조의3은 법 제91조의10에 따라 진폐에 따른 사망 여부를 판단하는 때에는 진폐병형, 심폐기능, 합병증, 성별, 연령 등을 고려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분진작업에 종사하였던 근로자가 사망한 경우에 업무상 재해로 인정되기 위해서는 진폐및 합병증 등과 사망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인정되어야 하고, 그 인과관계는 반드시 의학적, 자연과학적으로 명백하게 증명되어야 하는 것은 아니며, 근로자의 진폐병형, 심폐기능, 합병증, 성별, 연령 등을 고려하였을 때 진폐 및 합병증 등과 재해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있다고 추단된다면 그 증명이 있다고 보아야 한다. 이 경우 업무상 발병한 질병이 사망의 주된 발생 원인이 아니라고 하더라도, 업무상 발병한 질병이 업무와 직접적인 관계가 없는 기존의 다른 질병과 복합적으로 작용하여 사망하게 되었거나, 업무상 발병한 질병으로 인하여 기존 질병이 자연적인 경과 속도 이상으로 급속히 악화되어 사망한 경우에도 업무와 사망 사이에 인과관계가 있다고 보아야 한다(대법원 2018. 10. 25. 선고 2017두68097 판결 참조).

2)

그런데 다음과 같은 이유에서 원고가 들고 있는 위와 같은 사정만으로는 망인의 진폐 및 합병증 등과 사망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있다고 인정하기 어렵다. 원고의 위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는다.

가)

망인의 진폐장해등급이 2006. 9. 15. 제13급 제16호에서 2018. 4. 6. 제7급 제15호로 상향된 것이나, 망인의 심폐기능이 2020. 8. 26. FVC 39%, FEV1 48%로 측정된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망인의 진폐병형은 최초 진단일부터 2020. 8. 26. 심폐기능 검사 당시까지 줄곧 제1형으로 유지되었다. 또한, 2020. 8. 26. 심폐기능 검사는 망인의 협조가 이루어지지 않은 채 진행되어 그 결과를 신뢰하는 데 한계가 있다. 이와 관련하여 감정인은 이 법원의 사실조회에 대해 '망인에 대한 2018. 11. 12. 심폐기능 검사는 검사 횟수가 3회이고, 기류-용적 곡선 및 용적-시간 곡선을 검토하였을 때 적절성과 재현성을 충족하는 신뢰도 있는 검사로 판단되는데, 그 검사결과 망인의 심폐기능은 F1/2(경미한 장해)에 해당하였다<2>. 2020. 8. 26. 심폐기능 검사는 2018. 11. 22. 시

행한 검사와 비교하였을 때 급격한 심폐기능의 악화 소견을 보이는데, 2020. 8. 26. 심폐기능 검사와 함께 시행한 흉부 CT에서는 폐섬유화증의 급격한 악화가 동반되어 있지 않아 그 심폐기능 검사가 망인의 실제 심폐기능을 반영한다고 보기 어렵다'고 회신하였다. 이러한 심폐기능 검사의 경위와 흉부 CT상 폐섬유화증의 진행경과 등을 고려하면 2020. 8. 26. 당시 망인의 실제 심폐기능이 FVC 39%, FEV1 48%로서 F2(중등도장해) 단계에 이르렀다고 보기는 어렵다.

나)

한편 피고가 의뢰한 직업환경연구원의 자문회신서 내용에 비추어 망인은 2020. 8. 26. 이후 사망에 이르기까지 특발성 폐섬유화증을 포함한 간질성 폐질환이 진행되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E병원 입원 당시 양측 흉막염과 폐렴 진단을 받은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감정인은 이 법원의 사실조회에 대해 '망인의 사망 직전 폐섬유화증은좌하엽에 국소적으로 있는 병변으로, 급격하게 심폐기능이 악화될 가능성이 높지 않았다'고 회신하였는데, 여기에 망인이 E병원에서 퇴원할 당시 기침, 가래, 호흡 곤란 등 호흡기계 증상이 없었던 것으로 보이는 점을 더해 보면, 망인의 사망 직전 폐섬유화증이나 심폐기능이 사망에 이를 정도로 악화되어 있었다고 보기도 어렵다.

다)

망인의 시체검안서에 직접사인이 '진폐증'으로 기재되어 있기는 하나, ① 사망원인에 대한 객관적인 검사는 진행되지 않았던 것으로 보이는 점(산업재해보상보험법 제91조의11 제1항이 분진작업에 종사하였던 근로자의 사망원인을 알 수 없는 경우 할 수 있다고 규정한 전신해부 등의 절차는 이루어지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② G병원의 진료기록지(을 제4호증)에는 '2021. 12. 10. 오전 3시 17분 자택에서 사망한 상태로 아들에게 발견, 3일 동안 식사 못하고 퇴원한 지 얼마 안 됨'으로 기재되어 있을 뿐인 점, ③ 시체검안서에는 망인에 대한 요양판정의 근거 질환이 직접사인으로 기재되었을 여지도 있는 점 등의 사정에 비추어 시체검안서의 위와 같은 기재 내용만을 들어 망인의 진폐증과 사망 사이에 상당인과관계를 인정하기는 어렵다.

라)

감정인은 망인의 사망원인에 관하여 '망인에게 진폐증, 고혈압 외 특이 병력이 없지만, 고령 환자이므로 진폐증과 사망 사이에 상당한 인과관계가 있다고 판단하기는 어려우나, 진폐증으로 인한 폐렴 악화도 사망원인의 하나로 생각해 볼 수 있으므로 30% 정도의 기여도가 있다고 판단할 수 있다'는 감정의견을 제시한 바 있는데, 이 법원의 사실조회에 대해 '위와 같은 감정의견은 망인의 진폐증이 다른 기저질환과 복합적으로 작용하여 사망하게 되었다는 것을 의미하느냐는 원고의 질의에 동의한다'고 하면서도 '기저 진폐증, 고혈압, 고령 등 가능성 있는 사망원인을 3개 정도 추정해 보았고, 진폐증이 사망원인에 기여한 바를 배제할 수 없다고 판단하여 기여도를 30%로 산정한 것으로, 구체적인 의학적 이유가 동반된 소견은 아니다'라고 회신하였다. 이러한 사정에 ① 망인은 사망 당시 80세로 고령이었고, 그 무렵 식욕 부진, 급격한 체중감소, 전신 쇠약, 고혈압, 다리에 힘이 빠지는 증상 등을 호소하였으며, 망인의 사망 후 작성된 G병원 의무기록에 '3일 동안 식사를 못했다'고 기재되어 있는 점, ② 감정인은 '2021. 11. 10. 촬영된 망인의 뇌 CT 영상에서 나타난 뇌피질 위축 소견을 근거로 심근경색, 뇌졸중 또는 뇌출혈 등도 사망의 원인 중 하나가 될 수 있다'는 감정의견을 제시한 바 있고, 이 법원의 사실조회에 대해 '망인의 뇌피질 위축에는 이전 경색 또는 출혈의 후유증이 동반되어 있으며, 심근경색이나, 뇌졸중, 뇌출혈이 발생할 정도의 중증이라고 단정 짓기 어려우나 위험요소에 해당한다'고 회신하기도 한 점, ③ 망인의 진폐증 악화 또는 합병증 등의 발병 여부 및 경과가 구체적으로 규명되지 않은 이 사건에서 원고의 주장처럼 망인의 고혈압, 뇌피질 위축 등 다른 질병이 진폐증의 합병증으로 발병한 것이라거나 진폐증으로 인해 그 질병이 자연적인 경과 속도 이상으로 급속히 악화된 것이라고 인정하기는 어려운 점 등을 더하여 보면, 원고의 주장처럼 망인이 진폐증과 그 합병증으로서의 고혈압, 뇌피질 위축 등 다른 질병의 복합적 작용으로 인해 사망한 것이라고 보기도 어렵다.

3.

결론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기각해야 한다. 제1심 판결은 이와 결론이 같아 정당하다. 원고의 항소는 이유 없으므로 기각한다[원고의 소송대리인은 변론종결 이후 '원고가 2026. 3. 18. 사망하였다'고 하면서 소송수계를 위한 판결선고기일 변경(변론재개의 취지로 보인다)과 소송절차수계를 신청하였다. 그런데 당사자가 사망하더라도 소송대리인이 있으면 소송절차가 중단되지 않아 원칙적으로 소송수계의 문제는 발생하지 않고, 판결의 당사자 표시가 망인으로 되어 있더라도 그 판결은 상속인들 전원에 대해 효력이 있으므로(대법원 1995. 9. 26. 선고 94다54160 판결 참조), 원고 소송대리인의위 각 신청을 받아들이지 않는다].

판사 박영주(재판장) 김민기 최항석

각주1) 항소이유서 3면 기재 '2019. 7. 2.'은 '2018. 4. 6.'의 오기로 본다.

각주2) FVC가 64%, FEV1이 96%로 나타났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