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고등법원판결

서울고등법원 2026. 7. 3. 선고 2025누7660 판결

주문

1.

제1심판결을 취소한다.

2.

피고가 2024. 4. 17. 원고에게 한 요양급여신청 불승인처분을 취소한다.

3.

소송총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이유

1.

처분의 경위

이 법원이 이 부분에 관하여 설시할 이유는, 제1심판결 해당 부분 이유 기재와 같으므로, 행정소송법 제8조 제2항, 민사소송법 제420조 본문에 의하여 이를 그대로 인용한다.

2.

관계법령

이 법원이 이 부분에 관하여 설시할 이유는, 제1심판결 해당 부분 이유 기재와 같으므로, 행정소송법 제8조 제2항, 민사소송법 제420조 본문에 의하여 이를 그대로 인용한다(이하 산업재해보상보험법은 '산재보험법',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시행령은 '산재보험법 시행령', 고용노동부고시 제2022-40호는 '이 사건 고시'라 한다).

3.

이 사건 처분의 위법 여부

가.

원고 주장의 요지

1)

원고는 3교대제로 근무를 하였는데, 자정부터 다음날 오전 6시까지(이하 '이 사건 야간시간'이라 한다)는 근무장소인 'C' 오피스텔 및 상가(이하 '이 사건 상가'라 한다) 지하 5층에 위치한 사무실에서 업무용 휴대전화를 소지한 채 민원응대 및 출동을 위하여 대기해야만 했다.

2)

피고는 이 사건 야간시간을 모두 원고의 휴게시간으로 보고 이 사건 처분을 하였으나, 위 6시간은 모두 원고의 업무시간에 해당한다. 이 경우 원고의 '재해발생 전 12주간 평균 업무시간'은 63시간 53분, '재해발생 전 4주간 평균 업무시간'은 65시간 52분이 되므로, 산재보험법 제37조 제1항 제2호, 제5항, 같은 법 시행령 제34조 제3항 [별표 3], 이 사건 고시 제1항 다목의 1)에 따라 원고의 업무와 이 사건 상병 사이의 관련성이 강하다고 평가되어야 한다.

3)

설령 이 사건 야간시간 전부가 업무시간으로 인정되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원고가 체결한 근로계약에 따라 그중 2시간은 원고의 업무시간에 포함되어야 한다. 이 경우 원고의 '재해발생 직전 1주 평균 업무시간'은 54시간 35분이 되므로, 위 산재보험법및 시행령 조항과 이 사건 고시 제1항 다목의 2)에 따라 원고의 업무와 이 사건 상병과의 관련성이 증가하는 것으로 평가되어야 한다.

4)

원고의 교대제 업무의 형태, 부족한 휴일, 지하 5층에 위치하고 소음이 끊이지 않는 사무실에서 근무·대기하는 점, 업무의 육체적·정신적 강도 등에 비추어, 원고의 업무에는 이 사건 고시 제1항 다목의 2)가 정한 업무부담 가중요인이 존재한다.

5)

그렇다면 원고의 업무와 이 사건 상병과의 관련성은 매우 강한 것으로 평가되므로, 원고의 업무와 이 사건 상병 사이의 상당인과관계가 존재하지 않음을 전제로 한 이 사건 처분은 위법하다.

나.

인정사실

1)

원고의 근로관계

가)

원고의 근무장소는 이 사건 상가 지하 5층에 위치하고 있다.

나)

원고와 이 사건 상가 관리단 사이에 2023. 3. 6. 작성된 근로계약서(이하 '이 사건 근로계약서'라 한다)에는 원고의 근로시간이 아래와 같이 정해져있다.

-

09:00부터 익일 09:00까지 3교대 근무

-

매월 주간근무 3회 - 09:00부터 18:00까지<1>

-

휴게시간: 점심 1시간(12:00부터 13:00까지), 저녁 1시간(18:00부터 19:00까지), 이 사건 야간시간 중 4시간 (합계 6시간)

2)

피고가 산정한 원고의 1주당 평균 업무시간(갑 제10, 11호증)

가)

재해조사서는 원고의 업무시작시간을 09:00로, 업무종료시간을 익일 09:00 또는 17:30으로, 휴게시간을 점심 1시간(12:00~13:00), 저녁 1시간(19:00~20:00) 및 이 사건 야간시간 전부로, 원고의 1주당 평균 업무시간을 이 사건 상병 발병 전 4주간 50시간22분, 12주간 50시간 15분으로 각 산정하였다.

나)

업무상질병판정서는 원고의 1주당 평균 업무시간을 이 사건 상병 발병 전 1주간39시간 30분, 발병 전 4주간 49시간 7분, 발병 전 12주간 49시간 50분, 발병 전 12주간(발병 전 1주간 제외) 51시간 13분으로 각 산정하였다.

3)

원고에 대한 의학적 소견

가)

건강검진 및 건강보험 수진 내역

원고는 이 사건 상병 발생 전 건강검진을 받은 적이 없다. 원고의 건강보험 수진 내역은 이 사건 상병 발생 전 10년간 2건(2020. 8. 11. 발목 염좌, 2022. 3. 3. 코로나19)뿐이다.

나)

이 사건 사고 발생 당시 진료 및 입퇴원 내역

원고는 이 사건 상병 발생을 전후하여 아래와 같이 진료를 받고 입원을 하였다.

①

F이비인후과: 2023. 11. 28. 어지럼증 및 두통으로 진료(평형기능검사 및 약 처방).

②

E병원 응급실: 2023. 11. 29. 구토 및 Lt FNP 증상으로 응급실 진료(진단명: 안면마비) 후 입원.

③

E병원 신경외과 입원: 2023. 11. 30. ~ 12. 12.

다)

업무상질병판정위원회 의견

위 위원회 소속 일부 위원들은 '원고의 휴게장소가 기계실 근처에 있어 충분한 수면을 취하기 어려웠을 것으로 판단되는 점, 소음이 야간에 기계를 꺼도 완전히 사라지지는 않았을 것으로 판단되는 점, 연속적인 근무가 상병 발병에 영향을 주어 젊은 나이에 상병이 발병한 것으로 판단되는 점' 등을 들어 업무와의 연관성이 인정된다는 의견이었으나, 다수 위원들은 '원고의 업무용 휴대전화 내역에서 야간에 전화가 오는 일이 드문 점, 심의의뢰지사에서 산정한 신청인의 발병전 12주간 주당 근무시간이 49시간50분으로 만성적 과로기준에 미달한 점, 교대제 근무 외 가중요인이 확인되지 않는 점'등을 들어 업무와의 상당인과관계가 인정되지 않는다는 의견이었다.

라)

제1심법원 감정의 감정의견 요지

제1심법원 감정의는 '원고는 응급실 내원 당시 고혈압, 당뇨, 고지혈증이 확인되었고, 양측 중대뇌동맥의 협착이 있어 뇌경색의 고위험군으로 판단되고, 현재 직장 근무이력이 1년 이내로 짧고 과로의 증거가 명확하지 않아, 원고의 업무 및 스트레스 요인이뇌심혈관의 정상적 기능에 뚜렷한 영향을 초래하여 이 사건 상병을 발생시켰다고 볼 객관적·의학적 근거가 확인되지 않으며, 따라서 원고의 내재적 원인으로 발생한 병적 증상으로 판단하여 기왕력 기여도 100%를 부여한다(이 사건 상병과 업무 사이의 관련성은 인정되지 않는다)'는 의견이었다.

[인정근거] 앞서 든 증거들, 갑 제2 내지 5, 11, 14, 15, 17호증의 각 기재 및 영상, 제1심법원의 D병원장에 대한 진료기록감정촉탁 및 사실조회 결과

다.

판단

1)

관련 법리

가)

산재보험법 제5조 제1호, 제37조에 따른 '업무상의 재해'에 포함되는 '업무상 질병'은 근로자가 업무수행 과정에서 유해 · 위험 요인을 취급하거나 그에 노출되어 발생한 질병, 업무상 부상이 원인이 되어 발생한 질병, 그 밖에 업무와 관련하여 발생한 질병으로서 근로자의 업무수행 중 그 업무에 기인하여 발생한 질병을 의미하는 것이므로 업무와 질병 사이에 인과관계가 있어야 한다. 그러나 질병의 주된 발생원인이 업무수행과 직접적인 관계가 없더라도 적어도 업무상의 과로나 스트레스가 질병의 주된 발생원인에 겹쳐서 질병을 유발 또는 악화시켰다면 그 사이에 인과관계가 있다고 볼 수 있고, 그 인과관계는 반드시 의학적 · 자연과학적으로 명백히 증명하여야 하는 것은 아니며, 제반 사정을 고려할 때 업무와 질병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있다고 추단되는 경우에도 그 증명이 있다고 보아야 한다. 또한 평소에 정상적인 근무가 가능한 기초질병이나 기존 질병이 직무의 과중 등이 원인이 되어 자연적인 진행속도 이상으로 급격하게 악화된 때에도 그 증명이 있는 경우에 포함되는 것이고, 이때 업무와 질병 또는 사망과의 인과관계 유무는 보통 평균인이 아니라 당해 근로자의 건강과 신체조건을 기준으로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12. 4. 13. 선고 2011두30014 판결, 대법원 2018. 6. 19. 선고 2017두35097 판결 등 참조).

나)

산재보험법 제37조 제1항 제2호, 제5항, 산재보험법 시행령 제34조 제3항 [별표3]의 규정 내용·형식·입법 취지를 종합하면, 산재보험법 시행령 [별표 3]은 산재보험법 제37조 제1항 제2호에서 정한 '업무상 질병'에 해당하는 경우를 예시적으로 규정한 것이고, 그 기준에서 정한 것 외에는 업무와 관련하여 발생한 질병을 모두 업무상 질병에서 배제하는 규정으로 볼 수 없다. 나아가 산재보험법 시행령 제34조 제3항 및 [별표 3] '업무상 질병에 대한 구체적인 인정 기준'의 위임에 따른 이 사건 고시는 대외적으로 국민과 법원을 구속하는 효력이 있는 규범이라고 볼 수 없고, 피고에 대한 내부적인 업무처리지침이나 법령의 해석·적용 기준을 정해주는 '행정규칙'이라고 보아야 한다. 따라서 이 사건 고시에 따라 '만성적인 과중한 업무'에 해당하는지 여부를 판단할 때에는 업무의 양·시간·강도·책임, 휴일·휴가 등 휴무시간, 교대제 및 야간근로 등 근무형태, 정신적 긴장의 정도, 수면시간, 작업 환경, 그 밖에 근로자의 연령, 성별 등을 종합하여 판단해야 하며[I. 1. (다)목 후단], 이 사건 고시에서 정한 '업무시간'과 작업 조건에 따른 업무와 질병과의 관련성에 대한 고려사항으로서, 발병 전 12주 동안 업무시간이 1주 평균 60시간(발병 전 4주 동안 1주 평균 64시간)을 초과하는 경우인지 여부, 또는 발병 전 12주 동안 1주 평균 업무시간이 52시간을 초과하는 경우인지 여부는 업무상 과로 여부를 판단할 때 하나의 고려요소일 뿐 절대적인 판단 기준이 될 수 없다(대법원 2023. 4. 13. 선고 2022두47391 판결 등 참조).

2)

구체적 판단

앞서 인정한 사실관계, 앞서 든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 사실 내지 사정을 위 법리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고의 건강과 신체상태를 기준으로 판단하였을 때 원고의 과중한 업무수행과 스트레스가 신체적·정신적 부담이 되고, 그로 인하여 고혈압, 당뇨, 고지혈증 등의 증상이 자연적인 진행속도 이상으로 악화되어 결국 이 사건 상병의 발생에 이르렀다고 봄이 타당하므로, 원고의 업무와 이 사건 상병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있음을 추단할 수 있다.

①

피고는 이 사건 야간시간 전부를 휴게시간으로 보아 업무시간 산정에서 제외하였다. 그러나 피고의 '뇌혈관질병·심장질병 업무상 질병 조사 및 판정 지침'(2021. 1. 13. 시행, 이하 '이 사건 지침'이라 한다)은 "휴게(식사)시간은 사업주의 지휘·감독에서 완전히 벗어난 시간을 의미하는 것으로 근로기준법상 또는 근로계약상 보장된 휴게(식사)시간이라 하더라도 업무를 중지한 상태로 계약상 보장된 만큼의 자유로운 휴식이나 식사가 불가능하다면 업무시간에서 제외할 수 없음"이라고 규정하고 있다(피고 2026. 6.2.자 참고자료 13면). 그런데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원고가 이 사건 야간시간 동안 임의로 업무용 휴대전화를 꺼두거나 민원요청에 대하여 휴식 중이라는 이유로 출동이나 처리를 거부할 수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또한 18:00 이후에는 주간근무자가 모두 퇴근하여 원고 혼자 식사하고 현장을 지켜야 하므로 관리사무소를 떠나 외부로 외출하는 등의 행위도 할 수 없었다고 보인다. 원고는 민원전화나 인터폰이 언제 올지 정해져있지 않아 항상 긴장된 상태를 유지하여야 하고, 취침 시에도 휴대전화를 머리맡에 두어야 했다. 사정이 이러하다면 이 사건 야간시간을 이 사건 지침이 정한 '휴게시간'으로 평가할 수 없다.

②

이 사건 지침은 아파트 경비업무종사자에 관하여 "보장된 시간만큼 휴식을 취할 수 없거나 휴식을 취하는 중이라도 업무 발생 시 응대를 해야 하는 상황이라면 독립된 장소에서의 휴식이라고 볼 수 없어 업무시간으로 산정"한다고 정하고 있고(위 참고자료 38면), 이는 원고의 경우에도 적용될 수 있다고 봄이 타당하다. 그런데 원고가 야간 업무시간 동안 업무용 휴대전화를 항시 휴대하면서 민원이 있으면 즉각적으로 응대하는 업무를 하였음은 앞서 본 바와 같다.

③

이 사건 지침은 아파트 경비에 관하여 "업무장소와 분리된 독립된 장소에서 소음·빛·외부의 간섭이 차단된 채 연속 5시간 이상 수면이 제공된 경우가 아니면 수면시간도 업무시간에 산입"하도록 정하고 있다(위 참고자료 14면). 그런데 원고는 지하 5층 기계실 옆 사무실 한편에 놓인 간이침대<2>에서, 기계 소음이 들리고 외부 조명이 켜진 상태로, 즉각 대응을 위하여 업무용 휴대전화를 지참한 채 선잠을 자거나 휴식을 취할 수밖에 없던 것으로 보이는바, 이러한 점에서도 이 사건 야간시간을 이 사건 지침이 정한 '휴게시간'으로 보기 어렵다.

④

원고와 이 사건 상가 관리단 사이에 체결된 근로계약서에 의하면 이 사건 야간시간 중 휴게시간은 4시간이다. 그럼에도 피고는 당직일지, 당직폰 통화내역 등을 근거로 야간 휴식시간을 6시간으로 산정하였다. 피고는 그 주된 근거로 원고의 통화빈도가 낮다는 점(2023. 9. 5.부터 11. 28.까지 야간 당직근무 30회 중 당직일 18:00부터 다음날 06:00까지 통화내역은 30건이고 그중 자정 이후 다음날 06:00까지 통화내역은 3건)을 들었다. 하지만 이러한 사정은 해당 기간의 원고의 실제 업무량이 많지 않았음을 의미할 수 있겠으나, 그로써 원고가 이 사건 야간시간을 온전히 취침이나 휴식에 사용할 수 있었음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또한 야간 당직자에 대한 민원 제기는 구내 인터폰이나 방문 등 다른 방식으로도 이루어질 수 있었을 것이므로 위 통화내역만으로 이 사건 야간시간 중에 원고가 실제 업무를 수행한 것이 모두 파악되었다고 보기 어렵다.

⑤

원고가 이 사건 상가 관리단과 근로계약을 체결할 때 이 사건 야간시간 중 2시간은 업무시간, 4시간은 휴게시간으로 약정하였음은 앞서 인정한 바와 같다. 그런데 근로자가 근로의무를 부담할 것을 약정하고 사용자가 그 근로의무의 이행에 관하여 임금을 지불하기로 약정한 소정근로시간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이상 존중되어야 할 것이고, 이 사건 상가 관리단과 원고는 이 사건 야간시간 중에 이루어지는 업무의 특성 등을 고려하여 위와 같이 소정근로시간을 정하였을 것인데, 이 사건에서 근로계약에서 정한 2시간의 업무시간에 관하여 그 업무 연관성을 모두 부정하고 이를 2시간의 휴게시간으로 인정할만한 사정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 그렇다면 이 사건 야간시간 중 적어도 2시간은 업무시간으로 인정함이 타당하고, 이와 같이 하여 원고의 1주당 평균 업무시간을 산정하면 이 사건 상병 발병 전 12주간의 1주당 평균 업무시간은 54시간 30분이 되는데(별지 참조), 이는 이 사건 고시 I. 1. 나목, 다목에서 정한 '만성적인 과중한 업무'의 기준인 '발병 전 12주일 동안 1주당 평균 업무시간 52시간'을 넉넉히 초과한다.

⑥

산재보험법 시행령 제34조 제3항 [별표 3] 1. 가. 2)은 "업무의 양·시간·강도·책임및 업무 환경의 변화 등으로 발병 전 단기간 동안 업무상 부담이 증가하여 뇌혈관 또는 심장혈관의 정상적인 기능에 뚜렷한 영향을 줄 수 있는 육체적·정신적인 과로를 유발하여 뇌경색이 발병한 경우 이를 업무상 질병으로 본다"는 취지로 규정한다. 그런데 피고가 산정한 방식(이 사건 야간시간 전부를 휴게시간으로 보는 방식)에 의하더라도, 이 사건 상병 발병 전 단기간 동안 원고의 업무상 부담이 증가하여 육체적·정신적인 과로를 유발하였음을 넉넉히 인정할 수 있다. 즉 피고가 산정한 원고의 발병 전 12주간 1주당 평균 업무시간 등은 아래 표와 같은바, 원고는 이 사건 상병 발병 전 2, 3, 5주에 1주당 평균 업무시간 57시간을 초과하여 근무하였고, 특히 이 사건 상병 발병 전 2주에는 65시간을 근무하였으며 휴일은 불과 하루였다[이 사건 고시는 산재보험법 시행령 제34조 제3항 [별표 3] 1. 가. 2)가 정한 '단기간 동안 업무상 부담'에 관하여 '발병 전 1주일 이내'의 업무의 양이나 시간이 이전 12주(발병 전 1주일 제외)간에 1주평균보다 30퍼센트 이상 증가되거나 업무 강도·책임 및 업무 환경 등이 적응하기 어려운 정도로 바뀐 경우를 말한다고 규정하나, 법원이 이에 기속되지 않음은 위 법리에서 살펴본 바와 같다].

⑦

이 사건 고시 I. 1. (다)목 3)은 "발병 전 12주 동안 업무시간이 1주 평균 52시간을 초과하지 않는 경우라도 2항의 업무부담 가중요인에 복합적으로 노출되는 업무의 경우에는 업무와 질병과의 관련성이 증가한다"고 규정하고, 같은 목 2)는 '업무부담 가중요인'으로 '근무일정 예측이 어려운 업무, 교대제 업무, 휴일이 부족한 업무, 유해한 작업환경(한랭, 온도변화, 소음)에 노출되는 업무, 육체적 강도가 높은 업무, 시차가 큰출장이 잦은 업무, 정신적 긴장이 큰 업무'를 들고 있다.

그런데 원고의 근무는 3일에 한 번 24시간, 주간근무가 이어지는 경우 최대 32.5시간 연속 근무하는 형태이다. 이 사건 지침이 하루 업무를 2, 3명이 8~12시간씩 나누어하는 경우조차 교대제 가중요인으로 인정하는 점에 비추어 보면, 원고와 같이 24~32.5시간 간격으로 교대하는 근무형태는 일반적인 교대제 업무와 비교해서도 그 업무의 양이나 부담 정도가 현저히 크다고 보아야 한다. 또한 일반 근로자가 1일 8시간 근무 후 휴식하고 주말과 공휴일에 쉬는 것과 달리, 원고는 3일에 한 번 최대 32.5시간을 직장에 머물러야 했고 정기적인 휴무나 공휴일의 휴무도 보장되지 않았다. 또한 위 표에서알 수 있듯이 원고의 업무형태는 매우 불규칙적으로 집중되었는바, 이는 원고의 생체리듬 조절에 악영향을 미쳤을 것임이 분명하다('시차가 큰 출장이 잦은 업무'가 업무부담 가중요인인 것도 같은 취지로 볼 수 있다). 원고가 근무하는 사무실은 지하 5층에 있었고, 바로 옆에 기계실이 위치해 있었다(갑 제2호증의 1 내지 7). 이 사건 야간시간에는 공조기의 작동이 중지되었다고는 하나, 전기시설과 급수·배수시설은 상시 작동하면서 소음을 발생시켰고,<3> 자연환기가 되지 않는 상황에서 20시경부터 공조기가 작동하지 않음으로 인하여 사무실 내 공기질이 악화되었을 것으로 보인다. 앞서 보았듯이 원고가 편히 휴식을 취할 수 있는 독립된 휴게시설도 존재하지 않았다. 이와 같이 열악한 환경에서 제대로 휴식, 취침을 취하지 못한 채 24시간 또는 32.5시간 동안 연속하여 장시간 근무를 지속하는 것 그 자체로 상당한 육체적 부담을 초래한다고 보아야 한다. 또한 원고는 18:00부터 다음날 09:00까지 약 15시간을 혼자서 사무실을 지키며 돌발 상황을 단독으로 처리하여야 한다는 긴장과 중압감 그리고 지하 5층의 밀폐된 사무실 공간에서 단독 근무함으로 인한 폐쇄감, 고립감을 지속적으로 감내하여야 했는바, 이러한 근무 형태는 그 자체로 정신적 스트레스를 유발하였다고 보인다. 이러한 사정들을 종합하면, 원고는 업무부담 가중요인에 복합적으로 노출되는 업무에 종사하였다고 평가함이 타당하다.

⑧

원고와 이 사건 상가 관리단의 근로계약에서 24시간 근무 후 연달아 주간근무를 하는 일수는 월 3회로 정해져 있었다. 그런데 그로부터 약 3개월 후 주간근로자 1인이 퇴사하였고, 그로 인하여 원고는 월 7회 정도 주간근무를 하지 않으면 안 되게 되었다. 이후로도 주간근로자가 충원되지 않아 원고는 이 사건 상병 발생에 이르기까지 위와 같이 증가된 주간근무를 할 수밖에 없었다. 원고는 이 사건 상병 발병 전 12주간 위와 같은 연속 근무를 19회 정도 하였고, 특히 이 사건 상병 발병 일주일 전에는 당직 근무(24시간) 후 연달아 주간 근무(8.5시간)를 하고, 그 다음날 다시 주간 근무(8.5시간)후 다음 날 다시 당직 근무(24시간)를 하는 등 일반적인 교대제 업무에 비해 상당히 과중한 수준의 교대제 업무를 수행하였는바, 이를 원고의 건강상태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 정상적인 근무형태라고는 보기 어렵다.

⑨

이 사건 상병으로 입원하게 됨에 따라 원고에게 고혈압, 당뇨, 고지혈증 등의 질환이 있음이 밝혀진 사실, 이 사건 감정의가 이들을 이 사건 상병의 주된 원인이라는 감정의견을 밝힌 사실은 앞서 인정한 바와 같다. 그러나 이 사건 감정의는 과로의 증거가 명확하지 않다는 전제 하에서 위와 같은 판단을 내린 것인데, 위 전제가 타당하지 않음은 앞서 판단한 바와 같다. 이 사건 상병 발생 당시 원고는 37세의 비교적 젊은 나이였고, 이전 10년간 발목 염좌, 코로나19 바이러스 감염 외에는 별다른 질병을 앓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면 업무상 과로 및 스트레스 등 다른 요인의 개입없이 원고에게 자연경과적으로 이 사건 상병이 발생할 가능성이 컸다고 단정할 수 없고, 원고의 업무와 이 사건 상병 사이의 상당인과관계 존부는 원고의 건강과 신체상태를 전제로 판단해야 하므로, 위 질환들의 존재만으로 바로 상당인과관계를 부정할 수 없으며, 설령 이 사건 상병의 발병에 원고의 위 질환들이 일부 영향을 미쳤다고 하더라도 그러한 점이 원고의 업무와 이 사건 상병 사이의 관련성을 배제할 정도에 이르렀다고 볼만한 자료를 찾을 수 없다.

라.

소결론

원고의 업무와 이 사건 상병 사이에 상당인과관계를 인정할 수 있으므로, 피고가 이와 다른 전제에서 한 이 사건 처분은 위법하므로 취소하여야 한다.

3.

결론

원고의 청구는 이유 있어 인용할 것인바, 제1심판결은 이와 결론을 달리하여 부당하므로 제1심판결을 취소하고 이 사건 처분을 취소한다.

판사 이영창(재판장) 최봉희 김봉원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