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결요지
노동조합 사무장으로서 유인물을 노동조합 지부장의 묵시적인 동의에 따라 극히 한정된 지역인 노동조합 지부사무실내의 게시판에만 게시하였던 것이므로, 이는 정당한 조합업무 수행이라 할 것이며, 취업규칙에 회사의 허가없이 유인물의 게시ㆍ배포가 금지되어 있지만 노동조합법 제39조 제1호의 노동조합의 업무를 위한 정당한 행위까지 금지시킬 수 없다.
주문
피고의 1985.11.29자 원고에 대한 부당노동행위구제재심신청을 기각한 판정은 이를 취소한다.
소송비용은 피고의 부담으로 한다.
이유
증인 장길수의 증언에 의하여 진정 성립이 인정되는 을 제6호증의 2의 기재내용에 의하면, 소외 ○○중공업주식회사는 영등포공장 소속인 원고에 대하여 1985.6.20자로 징계해고함에 있어서 다음의 두 가지 사유를 내세운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첫째, 원고는 1981.11.17 이후 노동조합 영등포지부 사무장직을 맡아 오고 있는 자인데, 1985.4.25 출근길에 소외 장×진으로부터 유인물 다량을 전달받고 1매를 노동조합 사무실 게시판에 부착하고, 또 현장 배포를 목적으로 본인 책상 설합속에 보관하던중 관리과 유×흥 대리의 자진납부 요구에 불응하다가 그날 20:20에 37매를 제출함으로써 취업규칙 6, 1, 2, (8)을 위반하였다.
둘째, 또한 1985.5.24 소외회사 노동조합 25년차 정기대의원 대회가 성원 부족으로 연기되었음에도 11:20경부터 농성이 시작되어 불법 철야농성에 들어 가자, 원고는 이에 적극 동조하는 입장을 고수하여 1985.5.25 회사의 사전 허가없이 농성행위가 적법한 행위인양 정당화하여 이를 지지 천명하는 유인물을 작성한 후 12:30경 대의원 및 조합원들에게 직접 배포하여 선동함으로써 취업규칙의 같은 규정을 위반하였다.
또 소외회사는 원고가 취업규칙을 위반하지 않았다는 합의서의 작성을 거절하였다는 점과 1985.6.8과 6.9에 외부노조행사에 참여하였다는 점도 들고 있는 듯 하나, 이는 위 첫째, 둘째 사유를 보강하는 뜻으로 나열한 것으로 보이므로, 이 점에 대해서는 판단하지 않기로 한다.
그런데 성립에 다툼이 없는 갑 제1호증의 1, 갑 제1호증의 2(갑 제3호증과 동일), 갑 제5호증의 1, 증인 박×욱, 최×범, 황×석의 각 증언에다 당사자 변론의 전취지를 종합하면 다음의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원고는 1978.4.27 소외회사의 인천 본사에 엔진 정비공으로 입사하여 전국금속노동조합연맹 ○○중공업 노동조합(이하 "노조"라 한다)의 조합원으로 가입하였고, 1980.5.2 노조의 대의원으로 선출된 직후인 5.28 소외회사의 영등포 공장으로 전출되었다.
원고는 영등포 공장으로 전보된 후에는 1981.2.9 노조 영등포 공장지부의 사무장으로 피선되어 노조활동에만 전임하게 되었다.
1984.7.3 ○○그룹 김×중 회장의 국제기업인상 수상을 축하하기 위하여 보너스를 지급함에 있어서 소외회사는 비조합원에게만 50퍼센트를 지급하자, 원고를 비롯한 노조원들은 노조원들에게도 주어야 한다고 주장하였고, 소외회사측에서는 연말정산시에는 모든 사원이 동일한 보너스를 받게 될 것이라고 해명하였으나, 결국 연말에 가서도 노조원은 비노조원보다 50퍼센트를 못 받게 되어 노조의 항의가 계속되었다.
1985.4.23경 노조측의 11.2퍼센트 임금인상요구에 대하여 소외회사측에서는 5.5퍼센트 임금인상을 주장하였다.
원고는 이때에도 노조의 단체교섭 위원들에게 지난해에 못 받은 50퍼센트의 보너스와 비노조원에게만 지급되는 가족수당도 받을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을 당부하면서 회사측의 임금 인상률을 반대하였다.
그런데 원고는 그 무렵인 1985.4.25, 08:30경 소외 장×진으로부터 가족수당의 지급과 27.2퍼센트의 임금인상을 요구하는 유인물을 교부받았던 바, 노조지부장으로부터 별도의 조합지를 발간할 예정이므로, 그 유인물을 조합원들에게 배포하지 말도록 지시를 받게 되자, 원고는 이 유인물이 소외회사의 인천공장 등 다른 곳에는 이미 배포되었고, 또 영등포공장까지 가져온 노조원도 있으니, 배포는 아니하되 노조사무실 게시판에 1매만 붙여 두자고 제의하였고, 노조지부장은 게시할 필요가 있겠느냐, 그러나 알아서 하라는 말을 하자, 원고는 점심시간중 1매를 노조사무실내 게시판에 붙였고, 나머지는 사무실내에 보관하였으며, 한편 지부장은 소외회사측의 관리과장에게 위 유인물을 배포하지 않을 것을 통보하였고, 원고는 비상계획과장에게 위 유인물을 직접 보여주면서 배포하지 않을 것임을 말하였다.
그런데 그 날 소외회사 측에서는 위 유인물을 모두 회수한다는 방침을 세워 원고에게도 제출할 것을 요구하였던 바, 원고는 배포하지 않기로 한 유인물의 회수는 부당하고 또 책임자인 노조지부장이 본사 노조회의에 참석중임을 내세워 회수를 거부하다가 그날 20:00경 이를 제출하였다.
1985.5.22 노사협의회 회의에서 원고가 최소한 ○○그룹의 다른 계열회사의 수준 만큼의 임금인상을 요청하자, 소외회사측의 본부장이 ○○라는 등으로 말문을 막아 버렸다.
그런데 1985.5.24은 소외회사 노동조합의 25년차 정기대의원 대회총회 개최일이어서 원고도 영등포지부 노조 대의원들과 함께 인천 본사 회의에 참석하였는데, 노조위원장인 소외 유×진이 불신임 결의를 받을 처지에 이르자 성원 미달을 이유로 유회를 선포하였고, 이에 대하여 64명의 대의원들은 재적 대의원 과반수 이상이 참석했으므로, 유회 선포는 무효이니 속개하라고 주장하면서 다른 노조원들과 함께 농성을 시작하였고, 소외회사측에서는 농성을 방지하려 하였다. 그러나 원고는 영등포지부 대의원 8명을 인솔하고 영등포공장으로 돌아왔던 바, 영등포 지부 소속 노조원들로부터 농성에 가담하지 아니하고 돌아온 것을 힐책받게 되고, 또 농성에 합세하자는 주장이 일어나자, 회사측에서는 이를 제지하였으므로 원고는 그 다음날인 5.25 이를 무마하려는 뜻으로 지부장이 부재중이므로 영등포지부의 입장을 천명한다는 뜻으로 별지 기재내용과 같은 유인물 10여장을 만들어 노조원에게 배부하였고, 결국 영등포지부노조원은 위 농성에 가세하지 않게 되었다.
그리고 위 인정에 반하는 을 제6호증의 1, 을 제7호증의 1ㆍ2의 기재내용과 증인 장×수, 유×흥의 각 일부 증언은 믿지 아니하며, 그 외에 위 인정 사실을 뒤집을 증거가 없다.
소외회사의 취업규칙 6, 1, 2(8)에 의하면, 종업원은 회사의 허가없이 회사 내에서 집회, 행진 기타 단체행동을 하거나 문서를 배포 또는 부착하는 행위가 금지되어 있고, 11, 2, 3(15)에 의하면, 종업원이 회사의 허가없이 인쇄물 또는 전단의 배포, 첩부와 집회, 연설, 시위 등의 행위를 한 때에는 해고하도록 되어 있음을 알 수 있다. 또 노동쟁의조정법 제12조 제2항, 제3조에 의하면 방위산업체인 소외회사의 근로자는 쟁의행위를 할 수 없도록 되어 있다.
그러나 한편 노동조합법 제39조 제1호에 의하면, 사용자인 회사는 근로자인 원고가 노동조합의 업무를 위한 정당한 행위를 한 것을 이유로 해고할 수 없도록 규정되어 있다.
그런데 원고의 노동조합 사무장으로서의 위 첫째 징계사유는 이어 위에서 인정한 바와 같이, 노조지부장의 묵시적인 동의에 따라 극히 한정된 지역인 노조지부 사무실 내의 게시판에만 게시하였던 것이므로, 이는 정당한 업무수행이라 할 것이고, 둘째 징계사유는 원고가 노조원들 사이의 분쟁에 따라 일어난 노조원들의 농성 합세 주장을 무마하기 위한 조치였으므로 이 또한 정당한 업무수행이라 할 것이다.
또 취업규칙에는 회사의 허가없는 유인물의 게시, 배포는 금지되어 있지만, 그렇다고 하여 노동조합법 제39조 제1항의 노동조합의 업무를 위한 정당한 행위까지 금지시킬 수는 없다 할 것이다.
결국 위에서 인정한 사실을 모아 보면 소외회사가 원고를 해고함에 있어 들고 있는 징계사유는 첫째, 어느 것이나 노동조합의 사무장으로서의 정당한 업무수행 행위를 취업규칙 위반으로 취급하려는 것이며(1977.8.23, 대법 77다 220 참조) 둘째, 원고 개인의 종업원으로서의 취업규칙 위반행위 내지 그와 관련된 행위도 아님을 인정할 수 있다.
따라서 소외회사의 원고에 대한 해고행위는 노동조합법 제39조 제1호에 해당되는 부당노동행위이므로 이의 구제재심신청을 받아들이지 아니한 피고의 처분은 위험하다 아니할 수 없다.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정당하므로 이를 인용하고 소송비용은 패소한 피고의 부담으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