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판결을 취소한다.
피고가 1982. 12. 31. 원고에 대하여 한 정년퇴직발령은 무효임을 확인한다.
소송총비용은 피고의 부담으로 한다.
이유
원고가 1961. 6. 1. 체신부 중앙우체국 교환원으로 임용된 이래 1981. 12. 31.까지 체신부 장거리 관리청 서울시외전화국 교환기장으로 근무하여 오다가 1982. 1. 1.자로 체신부의 전기통신업무가 피고공사로 이관됨에 따라 원고도 피고공사 서울시외전화국 일반직 5급 교환원으로 옮겨 근무하던중 1982. 12. 31. 피고공사로부터 교환원의 정년인 43세에 달하였다는 이유로 피고 공사의 1982. 5. 20.자 개정인사규정 제33조 제1호 및 제36조 제1항 단서의 규정에 의하여 정년퇴직발령을 받은 사실, 원고와 같은 교환직렬직원의 정년은 당초 체신부공무원으로 재직시에는 43세였으나, 피고공사가 발족직전인 1981. 12. 31. 취업규칙이라 할 수 있는 인사규정을 새로 제정하면서 동 인사규정 제2조, 제36조에서 교환직렬직원을 일반직 직원으로 분류하고, 일반직원의 정년을 일률적으로 55세로 규정하여 원고와 같은 위 직렬의 정년이 55세로 된 사실, 피고공사는 1982. 5. 20. 위 인사규정을 개정하면서 제36조 제1항에 "다만 교환직렬직원의 정년은 43세로 한다"는 단서를 삽입하여 다시 43세로 그 정년을 낮춘 사실과 피고공사의 5급이하 일반직 직원 중 원고를 포함한 과반수 이상이 피고공사의 노동조합에 가입되어 있는 사실 등은 당사자사이에 다툼이 없고, 성립에 다툼이 없는 을제1호증(단체협약서), 을제3호증(확인서)의 각 기재와 환송전 당심증인 의 증언에 변론의 전취지를 종합하면 피고공사는 1982. 5. 20. 위 55세로 된 인사규정을 개정하여 교환직렬직원의 정년을 43세로 낮추면서 근로자 개개인이나 피고공사의 노동조합에 개정에 대한 의사를 묻지 아니한 사실, 그러나 한편 피고공사로 이관된 원고를 포함한 근로자들은 1982.1.6. 피고공사 노동조합 설립총회를 개최하고 위원장에 소외 을 선출함과 동시에 동 소외인에게 조합의 대표권, 신분보장등 제반사항을 사용자측과 협의 결정할 수 있는 노사교섭의 대표권을 포괄 수여하는 규약등을 통과시키고 같은달 13. 노동조합법 소정의 절차에 따라 조합설립 신고를 마친 사실, 위 소외인은 위 설립총회에서 수여받은 권한과 노동조합법 제23조의 규정에 의하여 1982. 6. 28. 피고공사의 와 간에 단체협약을 체결하고 동 단체협약 제23조에서 조합원의 인사에 관한 사항은 위 1982. 5. 20.자 피고공사 인사관계규정에 의거하여 시행함을 확인한다고 규정하고 부칙으로서 동 단체협약은 1982. 4. 1.에 소급하여 유효하다고 규정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고 달리 반증이 없다.
원고는, 피고공사가 1982. 5. 20. 인사규정을 개정하여 교환직렬직원의 정년을 43세로 낮춘 위 인사규정 제36조 제1항 단서는 위 직종이 전통적으로 여성직종이고 현재도 대다수가 여성으로 구성되어 있는 현실을 감안할때 실질적인 남녀차별 규정임이 분명하므로 이는 법앞의 평등을 규정한 헌법 제10조 제1항(당시 헌법조항)에 위반될 뿐만 아니라 남녀차별대우를 금지하고 있는 근로기준법 제5조에 위반되어 무효이므로 피고공사가 1982. 12. 31. 위 인사규정에 의하여 원고에 대하여 한 정년퇴직발령은 무효라고 주장한다.
그러므로 살피건대 우리헌법 제11조에서는 누구든지 성별, 종교 또는 사회적신분에 의한 차별대우를 금지하고 있으며 이를 총체적인 노사관계의 분야에 구체화한 것으로 볼 수 있는 근로기준법 제5조에서는 사용자는 근로자에 대하여 남녀의 차별적 대우를 하지 못하며 국적, 신앙, 또는 사회적신분을 이유로 근로조건에 대한 차별적 대우를 하지 못한다고 규정하고 있으며 근로기준법 제97조 제1항은 취업규칙은 법령에 반할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는 바, 위 근로기준법 제5조에서 말하는 남녀간의 차별적 대우란 합리적인 이유없이 남성 또는 여성이라는 이유만으로 부당하게 차별대우하는 것을 의미한다고 할 것이므로 피고공사의 취업규칙이라고 할 수 있는 위 인사규정 제36조 제1항 단서(이하 위 단서규정이라 약칭한다)의 규정내용이 여성이라는 이유만으로 불합리한 차별내용 즉 여성근로자들로 하여금 조기퇴직하도록 부당하게 낮은 정년을 정한 것이라면 위 근로기준법 제5조에 위반되어 무효라고 할 것이다.
따라서 위 단서규정의 내용이 여성에 대한 불합리한 차별대우를 한 것인지의 여부를 알아보기 위해서는 먼저 원고가 근무하고 있었던 교환직렬직종이 과연 여성 전용직종인지를 알아 볼 필요가 있으므로 이에 관하여 살펴보기로 한다.
성립에 다툼이 없는 을제8호증(통계표송부)의 기재와 제1심 증인 의 증언에 변론의 전취지를 종합하면 피고공사의 교환직렬에의 취업이 여성으로 제한되어 있지는 아니하나 피고공사의 교환직은 전통적으로 여성근로자로 충당되어 왔고 남녀 근로자의 수나 비율을 보더라도 위 인사규정을 제정할 무렵에는 약 4,800여명 가량의 교환직렬직원 가운데 남성은 불과 3명정도 였으며 그후 1989. 3.현재 교환직렬직원이 6,700여명으로 증가된 사실을 인정할 수 있고 달리 반증이 없으며 위 남성 3명은 1978년부터 1981년까지 사이에 체신부의 교환원공개채용시험에 합격하여 교환원으로 임용된 후 무선교환계, 교환과, 전화 지도계등에서 근무하다가 그중 1명은 1984.경 퇴직하였고, 다른 1명은 1988.경 행정직으로 전환하여 교환원업무를 담당하고 있지 아니하며 나머지 1명만이 현재 교환직으로 근무하고 있는 사실은 당사자사이에 다툼이 없는 바, 위 인정사실에 비추어 보면 피고공사의 교환직렬직종에는 예외적으로 남성근로자가 취업하였으며 그 업무내용도 여성근로자의 근로내용과 별로 차이가 없어 위 직종에 특별히 남성근로자가 필요하여 취업하였던 것으로는 보여지지 아니하며, 또한 위 직종에 앞으로도 남성근로자를 필요로 한다고 볼 만한 사정도 엿보이지 아니하고, 실제로 교환직렬직원이 6,700여명으로 증가되었음에도 불구하고 남성은 현재 1명만이 남아있고 나머지는 모두 여성임을 볼때 더욱 그러하다 할 것이므로 결국 교환직렬직종은 사실상 여성전용직종으로 보아야 할 것이다.
나아가 위와같이 교환직렬직종을 여성전용직종으로 볼때 앞서 본 바와 같이 피고공사에서는 교환직렬을 일반직렬에 포함시키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교환직렬직종의 정년을 다른 일반직렬의 정년에 비하여 12년이나 낮게 정한 위 단서규정은 결국 남녀차별대우라는 문제에 봉착하게 된다할 것이고, 따라서 위 단서규정은 별다른 합리적인 이유가 없다면 교환직렬직종에 종사하는 여성근로자에 대하여 여성임을 이유로 조기퇴직 하도록 차별대우를 한 것으로 볼 수 밖에 없다할 것이다.
그런데 피고는, 먼저 체신부당시의 교환원의 정년은 원래 40세 였다가 1978. 4. 6.이후 43세로 되었는데 피고공사가 발족함에 따라 체신부직원의 피고공사 직원에로의 전환에 의하여 1981. 12. 10. 임시체신 노사협의회를 개최하고 직원의 신분 및 처우개선에 관한 협정을 체결하면서 교환원의 정년을 43세로 합의하였으나 인사규정제정시 교환직렬을 일반직렬에 포함시키는 바람에 교환원의 정년에 관한 별단 규정을 누락시켰다가 그후에 누락사실을 발견하고 1982. 5. 20. 인사규정을 개정하여 교환원의 정년을 43세로 하는 단서규정을 신설하였으며 이는 1982. 6. 28. 노사간의 협약에 의하여 인정된 것이므로 위 단서규정의 내용은 교환직렬직원에 대한 차별대우가 될 수 없고 나아가 여성에 대한 부당한 차별이 될 수 없다는 취지의 주장을 하므로 보건대 위 단서규정이 노사간에 체결된 단체협약에 의하여 추인을 받았음은 앞서 본 바와 같고, 과거부터 교환직렬직원에 대하여 낮은 정년을 정하여 왔으며, 위 단서규정의 제정경위가 피고주장과 같다고 하더라도 그러한 사실만으로는 그것이 바로 여성에 대한 합리적인 이유없는 부당한 차별이 아니라는 이유로 삼기가 어렵다고 할 것이므로 피고의 위 주장은 이유없다.
다음 피고는, 교환원의 업무는 그 업무의 성질상 다른 업무보다 신속, 정확성이 요구되는데 인간의 생리적인 필연성으로 보아 근로자가 노쇠하면 그 업무를 감당하기 힘들 뿐만 아니라 피고공사의 조직내의 원활한 신진대사를 꾀하고 통신기기의 자동화에 따른 교환인력의 감소가 불가피한 점등 인력수급사정의 측면에서 교환직렬직원의 정년을 43세로 정한 것이므로 이는 합리적인 것으로서 교환직렬직원을 불합리하게 차별대우를 한 것으로는 볼 수 없고 나아가 여성근로자에 대하여 차별대우를 한 것으로 볼 수 없다는 취지의 주장을 한다.
그러므로 먼저 교환원의 업무내용 및 근무태양과 남녀간의 업무수행능력차이에 관하여 살펴보기로 한다.
교환원은 첫째, 전화가입자로부터 시외전화 및 국제전화를 신청받아 이를 연결해 주는 업무, 둘째, 전화번호문의에 응답하는 업무(이른바 114안내), 셋째, 전화요금을 부과하기 위하여 통화건수, 시간등을 정리하는 업무 기타 교환원업무에 관한 관리, 감독업무를 각 수행하고 있는 사실, 또 교환원은 휴식시간을 제외하고는 주로 의자에 앉아서 근무하고 있으며 1일 평균 9시간을 근무하고 점심시간은 30분간이며 오후 근무자는 중간에 30분의 휴식시간을 가지고, 오전 및 야간근무자는 휴식없이 근무하는데 미혼, 기혼여부에 관계없이 5일에 1회씩 야간근무(18시부터 다음날 9시까지)를 하며 야간근무를 끝마친 그날은 하루를 쉬게되어 있는 사실은 당사자사이에 다툼이 없고, 환송전 당심법원의 사실조회에 대한 카톨릭의대산업의학센타의 회보결과에 의하면 가령(加齡)으로 인한 노화현상으로 오는 정신적, 육체적노동능력의 감퇴율에 있어서 남녀간의 특별한 차이는 없으며 시청각 기능, 단순기억능력, 수지운동조절기능을 요하는 교환원의 노화에 따른 업무수행능력의 감퇴에 있어서 남녀간의 차이는 없다고 보고 있는 사실을 인정할 수 있고 달리 반증이 없다.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교환원업무의 내용은 정신노동과 육체노동이 복합된 단순한 기능직종에 속하는 것으로서 보통인정도의 지능이나 판단력 그리고 건강 및 체력을 갖추면 그 업무를 수행하기가 충분하다고 보여지고 특별한 지식이나 강인한 체력을 요하는 것은 아니라고 보여지며 비록 업무의 성질상 신속, 정확성이 요구되고, 이용자에 대한 친절한 서어비스등이 요청되지만 일반 육체노동자의 가동연한을 최소한 55세로 보고 있는 실정임에 비추어 볼때 별로 과중하지도 아니하고 단순하고 보통정도의 정신노동과 육체노동의 복합적업무인 교환원의 업무를 만44세이상의 교환원이 수행하기에 부적합하다든가 감당할 수 없다고 볼 수 없다할 것이며(다만, 교환원의 정년을 55세로 보아야 할 것인가 하는 문제는 이 사건의 직접적인 쟁점이 아니므로 별론으로 한다), 나아가 교환원의 노화에 따른 업무수행능력에 있어서 남녀간의 차이가 별로 없는 점, 노화에 따라 서어비스의 질이 당연히 떨어진다고 인정할만한 근거도 없음에 비추어 볼때 만 44세이상의 여성교환원이 교환원업무를 수행하기에 부적합하다고 볼 수 없다할 것이고, 더우기 위에서 나온 을제8호증의 기재에 의하면 피고공사의 교환직렬직원의 정년이 현재 53세일뿐만 아니라 상당수의 40대 후반 여성교환원이 피고공사에서 근무중임을 알 수 있는데 이러한 점에 비추어 보더라도 교환원의 업무가 만44세이상의 여성이 수행하기가 부적절한 것으로는 볼 수 없다할 것이다.
따라서 교환원업무의 성질에 착안하여 교환원의 정년을 다른 일반직렬직원의 정년에 비하여 12년이나 낮게 정한 것은 합리적이라는 피고의 주장은 이유없다할 것이고 오히려 위와같이 정년에 차등을 둔 것은 교환직렬직원 나아가 여성교환원에 대하여 불합리한 차별대우를 한 것으로 보아야 할 것이다.
다음 피고공사의 인력수급사정의 측면에서 교환직렬직원의 정년을 낮게 정함이 합리적이라는 피고의 주장에 관하여 보건대, 피고주장과 같이 조직내의 원활한 신진대사를 위하여 정년제의 도입이 필요하다고 할 지라도 그것으로는 굳이 교환직렬직원의 정년을 43세로 낮추어 정할 만큼의 합리적 기준이 되지 못한다고 할 것이고, 또한 통신기기의 자동화에 따른 교환인력의 감소요인이 발생하게 되었다고 하나 그러한 요인이 있다고 하여 교환직렬직원의 정년을 43세로 낮추어 정할 합리적인 근거가 되지 못한다고 할 것이며 오히려 앞서 본 바에 의하면 위 인사규정제정당시 약 4,800명의 교환직렬직원이 1989. 3.현재 6,700여명으로 증가된 사실을 알 수 있어 교환인력에 감소요인이 있다는 피고주장자체를 선뜻 믿기 어렵다고 할 것이니 피고공사의 인력 수급사정의 측면에서 교환직렬직원의 정년을 43세로 함이 합리적이라는 취지의 피고의 위 주장은 이유없다고 할 것이다.
그렇다면 달리 여성전용직종인 교환직렬의 정년을 다른 일반직렬의 정년보다 12년이나 낮게 43세로 정할 합리적이유가 없는 이 사건에 있어서 위 단서규정은 노사간의 단체협약에 의하여 추인을 받았다고 하더라도 남녀간의 차별대우를 금지한 근로기준법 제5조에 위반되어 무효라 할 것이므로 무효인 위 단서규정에 의하여 피고공사가 1982.12.31. 원고에 대하여 한 정년퇴직발령은 무효라 할 것이니 이의 확인을 구하는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있어 이를 인용할 것인바, 원판결은 이와 결론을 달리하여 부당하므로 이를 취소하고 원고의 청구를 인용하기로 하고, 소송비용의 부담에 관하여는 민사소송법 제96조 제89조를 적용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1989. 4.19.
판사 이용훈(재판장) 김형태 김이수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