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들의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원고들의 부담으로 한다.
이유
이 사건 중재재심결정의 경위
아래 각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거나, 갑제1호증, 갑제2호증의 1, 2, 갑제3호증, 갑제4호증의 1, 2, 갑제5호증의 1, 2(을제8호증의 1, 2와 같다), 갑제6, 7, 8, 9, 10호증, 갑제11호증의 1, 2, 갑제12, 13호증, 갑제14호증의 1 내지 5, 을제1호증, 을제2, 3, 4호증의 각 1 내지 5, 을제5, 6, 7, 8호증의 각 1, 2, 을제9호증, 을제10, 11호증의 각 1, 2의 각 기재 및 변론의 전취지를 종합하여 인정할 수 있고 반증없다.
대구에서 택시운송사업을 경영하고 있는 사용자들인 원고들과 이에 대립하는 지위에 있는 근로자단체인 96개의 노동조합은 단체교섭의 양당사자로서 그들 사이에 체결되었던 단체협약이 1993. 6. 30. 그 유효기간이 만료되자, 원고들편에서는 새로운 단체협약 및 임금협정 갱신체결을 위하여 교섭권한과 함께 협약체결권한까지를 자동차운송사업자단체인 소외 B사업조합(이하 "사업조합"이라 한다)의 노사교섭위원들에게 위임하였고, 위 노동조합편에서도 마찬가지로 동일한 권한을 C연맹 대구직할시지부(이하 "노동조합지부"라 한다)에 위임하였다.
이에 따라 사업조합의 이사장인 소외 D를 포함한 교섭위원 5명과 노동조합지부에서 선출된 교섭위원 5명(지부장인 소외 포함)은 1993. 6. 23.부터 같은 해 12. 14.까지 31차에 결쳐 단체교섭을 벌이면서 그중 1993. 11. 11.자 제29차 교섭에서는 단체협약 전문을 포함하여 제12조(조합비공제)와 제14조(시설대여 및 편의제공) 등 35개항에 대하여는 노사간의 의견일치를 보았으나 전면적인 합의에까지 이르지 못하여 노동조합측에서 1993. 11. 12. 파업을 결의하였고, 1994년도에 들어서서 같은 해 3. 4.부터 4. 17.까지 7회에 걸쳐 교섭을 벌였으나 합의를 이루지 못하자 원고들이 노동쟁의의 주체로서 같은 해 5. 9. 대구지방노동위원회에 노동쟁의발생신고를 하였으며, 그 결과 위 지방노동위원회에서는 알선 및 9회의 조정을 거치면서 같은 해 5. 21. 에는 '1993년도 노사간 자율적으로 잠정합의된 사항은 인정한다'는 등의 부분적 합의를 이루었다. 그러나 노동쟁의가 조정절차에서 종국적으로 해결되지 못한 채 노동조합들이 같은 해 6. 13.부터 파업에 돌입하기로 결의하였고, 이에 위 지방노동위원회는 같은 달 8. 행정관청의 요구를 받고 노동쟁의조정법 제30조 제3호에 의하여 직권으로 중재에 회부하는 결정을 하였다.
그후 1994. 6. 16. '1993년도 노사교섭위원간에 잠정합의한 사항과 조정위원회에서 합의한 사항은 인정하되 양자가 중복되는 경우에는 조정위원회의 합의사항{그 안에 단체협약 12조(조합비등 공제), 제14조(시설대여 및 편의제공)가 포함됨)을 우선 적용하며 노사합의로 선정한 17개 쟁점사항과 임금에 대해서는 따로 정한 중재재정의 내용{단체협약 제19조(유급휴일)에 관하여 '3. 통상임금은 노동부의 유권해석에 따른다'라는 조항을 삽입한다는 내용도 포함됨}에 따른다'라는 취지의 중재재정을 하였다. 그러나 노동조합들은 위 중재재정이 위법이거나 월권에 의한 것이라는 이유로 노동조합지부장인 위 E에게 위임하여 같은 달 25. 상대방인 사용자를 "F ㈜ 대표이사 G 외 95개 택시회사 대표(명단별첨), 위 선정수임자 B사업조합 이사장 D"라고 표시한 재심신청서를 피고에게 제출하였고, 그 결과 피고는 1994. 7. 28.자(정본작성일자 1994. 8. 2.)로 피신청인을 위 재심신청서상의 상대방과 동일하게 표시하여(다만 '선정수임자'라는 표현대신에 '권한수임자'라는 표현을 사용함) "초심결정이 단체협약 제12조(조합비등 공제), 제14조(시설대여 및 편의제공)에 관하여 조정위원회의 합의사항을 적용하도록 한 것은 월권이므로 1993년도 노사교섭위원간의 잠정합의한 사항을 적용하고, 제19조(유급휴일)에 관한 초심결정에 따르면 근로기준법 제2조 소정의 '근로조건저하금지의 원칙'에 위반하는 결과가 되므로 이 부분을 취소하고 종전 단체협약내용대로 하며, 기타 재심신청을 기각한다"라는 취지의 중재재심결정(이하 "이 사건 중재재심결정"이라 한다)을 하였다.
이 사건 중재재심결정의 적법 여부
절차상의 하자 유무
원고들은 위 D를 중재재심절차의 선정수임자로 선정하였거나 대리권을 수여한 바가 없음에도 노동조합측이 임의로 재심신청서에 원고들의 선정수임자로 '사업조합 이사장 D'를 표시하였고 그에 따라 피고도 그 수권여부에 관하여 조사하지 아니한 채 위 D만을 중재재심절차에서 소환, 심문하였을 뿐만 아니라 재심결정서를 위 D에게만 송달하였을 뿐 원고들에게는 전혀 송달하지 아니하였으므로 이 사건 중재재심결정은 무효라고 주장한다.
살피건대, 앞서 믿은 증거들에 의하면, 위 노동조합들이 중재재심을 신청함에 있어서 원고들의 주장과 같이 그 신청서에 위 D를 선정수임자로 기재하였고 그 중재재심절차에서 피고가 위 D만을 노동위원회법 제16조에 의하여 출석요구하였으며 동인은 사업조합 명의로 피고에게 택시운송사업주측의 주장을 기재한 답변서를 제출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고 반증없다. 그러나, 원래 노동위원회는 노사관계에서 발생하는 분쟁 내지는 문제를 전문적으로 취급하도록 설치된 독립성을 가진 합의체행정기관으로서 동 위원회가 행하는 조치나 절차는 어디까지나 전문적인 행정작용으로서의 성격을 기본으로 하므로 사법상의 절차 및 조치와는 구별되고 따라서 관계당사자의 지위도 소송상의 당사자와 같이 모든 심리절차에 소송주체로서 관여하여 그 권한을 행사하는 것은 아니라 관계법령이 절차상의 권리를 부여한 경우(예를 들면 노동쟁의조정법 제30조에서 관계당사자에게 중재신청권을 부여하고 있다)에 한하여 법적 권리로서 이를 행사할 수 있는 반면, 노동위원회는 그 사무집행을 위하여 필요하다고 인정될 때에는 사용자나 그 단체 또는 노동조합 기타관계인에 대하여 출석·보고 또는 필요한 서류의 제출을 요구하는 등의 방법으로 조사권을 행사할 수 있고(노동위원회법 제16조) 이 경우 관계당사자는 그 범위내에서 심리절차에 관여하게 된다. 그러므로 노동쟁의의 일방 당사자인 위 노동조합들로부터 초심중재재정에 대하여 재심신청이 제기된 이상 피고로서는 그 필요에 따라 반대당사자인 원고들이나 사업조합의 대표 등을 소환할 수 있는 데에 불과하므로 원고들을 중재재심절차에서 소환하지 아니하였다고 하여 곧바로 이 사건 중재재심결정을 위법하다고 할 수 없다. 더욱이 위 D가 원고들을 대리하여 중재재심절차에 관여한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으므로(원고들은 위 D가 이 사건 중재재심절차에서 원고들의 위임을 받아 그 업무를 대리하였다고 자백하였다가 1995. 5. 12.자 준비서면에서 이를 취소하였으나, 위 자백이 진실에 반하고 착오로 인한 것이라는 점에 부합하는 듯한 증인 H의 증언은, 위 D가 노동쟁의의 초기단계에서부터 줄곧 사업조합의 이사장이자 교섭위원으로 단체교섭의 담당자로서 깊이 관여하여 왔고 중재재심절차에 있어서도 원고들의 이익을 일목요연하게 대변하는 답변서를 제출한 점에 비추어 볼 때, 믿기 어렵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으므로 위 자백취소는 효력이 없다) 피고가 위 D에게 이 사건 중재재심결정서를 송달한 것은 적법하다고 할 것이므로 원고들의 위 주장은 이유없다.
재심결정사항의 위법 또는 월권 여부
단체협약 제12조 및 제14조에 관하여
원고들은 1993. 11. 11. 제29차 교섭에서 단체협약 제12조(조합비공제)와 제14조(시설대여 및 편의제공)에 관하여는 노사간의 의견일치를 보았으나 그 후 노동조합측에서 같은 달 12. 일방적으로 파업을 결의하면서 위 조항들을 포함한 잠정합의사항 전부에 관하여 무효를 선언하였으므로 더 이상 위 합의의 존재를 전제할 수 없음에도 이와 반대의 입장에서 한 피고의 이 사건 중재재심결정은 이 부분에서 위법하다고 주장한다.
살피건대, 을제2호증의 1, 을제14호증의 4의 각 기재에 의하면 위 단체협약 제12조와 제14조에 대하여는 1993년도에 노사간에 합의를 이룬 사실을 인정할 수 있는 반면, 위 합의에 대하여 노동조합측이 무효를 선언하였다는 점에 대하여는 이에 부합하는 증인 H의 증언은 믿지 아니하고 을제4호증의 5, 을제5호증의 각 기개는 이를 뒷받침할 자료가 되지 못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 없다. 따라서 초심중재재정결정은 이 점에 관한 한 당사자 사이에 이미 합의를 하여 분쟁의 대상이 될 수 없는 사항을 중재재정한 것으로서 월권이라고 할 것이므로 이 부분을 변경한 피고의 이 사건 중재재심결정은 적법하다고 할 것이다.
단체협약 제19조에 관하여
원고들은, 초심결정에서 승무수당과 근속수당을 통상임금에서 제외하도록 중재재정한 것은 관례상 승무수당과 근속수당을 통상임금에 포함시켜온 회사도 있다는 이유로 근로기준법 제2조에 위반한다고 피고는 보았으나, 대구지역의 택시회사로서는 근로자의 승무수당과 근속수당을 통상임금산정에 포함시킨 관례가 없었을 뿐만 아니라 위 지방노동위원회의 중재재정으로 월간 약 200,000원 정도의 임금인상의 효과가 생긴 반면 위 양 수당을 통상임금에 포함시키지 않는다고 하여도 월 3,200원 정도의 임금감소가 생길 뿐이어서 전체적인 근로조건의 변동내용을 볼 때 초심중재재정은 근로조건을 저하시킨 것에 해당하지 아니하므로 이 부분에 관한 피고의 중재재심결정은 근로기준법 제2조의 법리를 오인한 위법이 있다는 취지로 주장한다.
살피건대, 앞서 믿은 증거들에 의하면, 종전 단체협약 제19조(유급휴일)는 "회사는 공익사업을 감안하여 유급휴일을 준다. --- 단, (1) 유급휴일에 근무한 자는 통상임금(150%)을 가산 지급한다. (2) 유급휴일에 휴무한 자는 통상임금을 지급한다."라고 규정하고 있었던 사실, 그런데 교섭단계에서부터 노사간에 승무수당 및 근속수당을 통상임금에 산정에 포함시킬 것인가에 관하여 다툼이 있자 위 지방노동위원회는 중재재정을 함에 있어서 1988. 1. 20.자 노동부예규 제150호가 택시운송업의 경우 승무수당이나 근속수당을 통상임금 산정범위에서 제외하고 있으므로 위 각 수당을 통상임금의 산정범위에서 제외시키려는 취지에서 앞에서 인정한 바와 같이 단체협약 제19조 단서 제3항으로 '통상임금은 노동부의 유권해석에 따른다'라는 조항을 삽입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고 반증없다. 그러나 근로자에게 지급되는 급여가 통상임금의 범위에 포함되는지 여부는 해당 급여의 성질에 따라 객관적으로 결정되고 어떤 급여가 구체적으로 통상임금의 산정에 포함시켜야 할 객관적 성질을 가진 것인가는 사안에 따라 반드시 명백하지 아니하므로 분쟁이 생긴 경우 그 궁극적인 판단은 재판을 통하여서만 밝혀질 수 밖에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초심중재재정에서 통상임금의 범위를 노동부의 유권해석에 따르도록 새로이 삽입한 위 조항은 위 승무수당과 근속수당과 같이 그 성질에 다툼이 있는 제수당을 통상임금의 산정에서 제외시킴으로써 기존의 근로조건을 정당한 사유나 절차없이 근로자에게 불이익하게 변경시키는 결과를 가져올 위험이 있는 것으로서 근로기준법 제2조에 위반하여 무효이거나 또는 그 자체로 구속력이 없는 무익한 규정이라고 할 것이다. 따라서 이러한 조항을 삭제한 이 사건 중재재심결정은 위법한 조항을 바로잡은 경우에 해당하거나 무익한 조항을 삭제한 것에 해당하므로 그 안에 위법이나 월권이 있다고 할 수 없을 뿐만아니라, 무익한 조항을 삭제한 점에 관한 한 원고들에게 그 취소를 구할 소의 이익도 없다고 할 것이다.
결론
그렇다면, 피고의 이 사건 중재재심결정은 위법이나 월권에 의한 것이라고 인정할 수 없으므로 그 취소를 구하는 원고들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없어 이를 기각하며 소송비용은 패소자인 원고들의 부담으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1995. 10. 17.
판사 권성(재판장) 곽종훈 김형진
각주1) 별지(원고 목록)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