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결요지
정당한 쟁의행위를 할 수 있는 주체에 관하여 살펴보면 노동쟁의조정법 제2조 및 제3조에는 노동관계당사자가 그 주장을 관철할 목적으로 쟁의행위를 할 수 있도록 규정되어 있고 이러한 쟁의행위는 헌법 제33조의 기본정신 및 노동법에 비추어 볼 때에 평화적인 단체교섭의 결렬로 인하여 단체협약의 체결에 실패하는 경우에 이를 행사할 수 있다고 보아야 하므로 위 노동관계당사자라 함은 단체교섭의 주체가 될 수 있는 노동조합을 가리킨다고 할 수 있고(1991.5.24, 대법 91도324 참조), 단체교섭의 주체가 될 수 있는 노동조합이라 함은 노동조합법 제3조 소정의 결격사유가 없는 실질적 조합으로 사단으로서의 조직성을 갖춘 것이면 족하고 노동조합법 제13조 및 제14조에서 규정한 형식적 요건까지 갖출 필요는 없다. 그리고 노동조합법 제3조는 그 본문에서 노동조합이라 함은 근로자가 주체가 되어 자주적으로 단결하여 근로조건의 유지 개선과 근로자의 복지증진 기타 경제적 사회적 지위의 향상을 도모함을 목적으로 하는 단체 또는 그 연합단체를 말한다라고 규정하고, 단서에서 그 결격사유로 근로자가 아닌 자의 가입을 허용하는 경우, 다만 해고의 효력을 다투고 있는 자를 근로자가 아닌 자로 해석하여서는 아니된다, 조직이 기존 노동조합과 조직대상을 같이 하거나 그 노동조합의 정상적인 운영을 방해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경우 등을 들고 있다.
그런데 전기협은 근로자의 경제적 사회적 지위의 향상만이 아니라 정치적 지위의 향상까지를 그 사업목적으로 할 뿐만 아니라 해직이 확정된 자라도 그 목적에 찬동하여 회비를 납부하는 자에게는 회원자격을 인정하고 있으며 기존의 전국철도노동조합과 대부분 그 조직대상을 같이 한데다가 기존의 노동조합을 비민주적 노동조합으로 단죄하여 그 활동을 저지하고 그 대체 기능을 수행할 것을 기도하여 그 정상적인 운영을 방해하는 목적을 가진 점에서 노동조합의 실질적 요건을 갖추었다고 볼 수 없으므로 정당한 노동쟁의의 주체가 될 수 없다고 할 것이다. 설령 전기협이 유일교섭단체인 전국철도노동조합 소속 일부 조합원들 내지는 일부 지부들만으로 구성되었다고 하더라도 그 단체가 조합전체의 의사와 통제에 의하지 아니하고 임의로 쟁의행위를 벌인 것으로서 소위 와일드 캣트 스트라이크(wild cat strike)에 해당하는데 이 역시 결국 단체교섭권의 당사자가 될 수 없는 단체가 행한 쟁의행위로서 정당성을 인정받을 수 없다. 따라서 전기협이 벌인 일련의 단체행동이 정당한 쟁의행위임을 전제로 한 원고들의 위 주장은 받아 들일 수 없다.
원고 김×현은 철도노동조합 ○○전동차지부 부지부장으로서, 원고 유×호는 철도노동조합 청량리기관차사무소지부 부지부장으로, 원고 이×욱은 철도노동조합 서울동차사무소지부 검수부 부지부장으로서 노동조합 활동의 일환으로 조합원들의 근로조건의 개선을 위하여 현수막, 대자보, 스티커 등의 부착, 쟁의복의 착용, 작업장의 농성을 하였으므로, 이는 조합원들의 근로조건의 향상을 위한 요구를 관철하기 위한 것이어서 정당하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원고들이 철도노동조합의 적법한 의사결정을 거쳐 노동법이 정한 절차에 따라 쟁의행위를 한 것이 아니라 쟁의행위의 주체가 될 수 없는 전기협의 의사결정에 따라 위와 같은 불법적인 쟁의행위와 불법집회를 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으므로, 위 주장은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원고들은, 1994.5.24 서울서부역 집회와 같은 해 6.2 종묘 집회는 모두 정당하게 옥외집회신고를 한 것이고, 원고들이 비번이어서 참가하게 된 것이므로 철도청의 불참지시에 불복하였다는 이유만으로 이를 공무원의 직무상명령에 대한 불복종이라고 볼 수 없다고 주장한다.
살피건대, 앞서 본 서울지방철도청장의 산하 지역관리관을 통하여 한 인사지시는 원고들을 포함한 소속 직원들이 근무중 또는 위장 연ㆍ병가를 사용하여 전국기관차협의회(이하 전기협이라 한다)가 주최하는 불법적인 각종 노동집회에 참석하지 말고, 불법집회, 수련회 등에 참석하지 말라는 것이다.
그런데, 갑 제11호증의 1, 2의 각 기재에 의하면, 전기협 대표자인 소외 서×원이 1994.5.10 남대문경찰서장에게 옥외집회신고서를 제출한 사실은 인정할 수 있고, 앞서 든 증거들에 의하면 원고들은 근무를 마치거나 비번중에 1994.5.24 서울서부역집회와 같은 해 6.2 종묘 집회에 참가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고, 달리 원고들이 위장 연ㆍ병가를 사용하여 위 각 집회에 참가하였다고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
그러므로, 원고들이 위 각 집회에 참가하였다고 하여 서울철도지방청장의 인사명령을 위반하였다고는 할 수 없어, 원고들의 위 주장은 이유있다.
그러나, 위 각 징계사유를 제외한 나머지 징계사실만으로 원고들을 파면에 처하기에 족하다고 할 것이다.
원고들은 나아가, 각 전동차지부에서 전기협 가입 직원들과 비상총회를 개최하거나 농성집회에 참가한 것이 헌법상 보장된 집회결사의 자유에 따른 것이라고 주장하나, 서울지방철도청장이 소속 철도공무원들에 대하여 정상업무에 지장을 주는 농성행위를 하지 말 것을 지시한 사실은 앞서 인정한 바와 같고, 위 명령은 소속 철도공무원들에게 작업장 내 또는 작업장과 인접한 곳에서 철도의 정상운행에 지장을 주는 집단행동의 행위를 하지 말라는 범위내에서는 적법하다고 할 것이고, 위 명령에 위반하여 각 동차사무소에서 비상총회를 개최하거나 그 집회에 참가한 행위가 철도의 정상운행에 위해를 초래할 가능성이 있다고 할 것이어서 위 명령을 어긴 행위를 징계사유로 삼은 것은 적법하다고 할 것이므로, 위 주장은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원고들은, 불법파업을 계획, 선동, 교사하지 않았다고 주장하나, 위 사유들은 피고가 원고들에 대한 징계사유로 삼지 않았음이 명백하다.
원고들은, 설령 피고의 징계사유가 모두 인정된다고 하더라도 이 사건 쟁의행위의 발생원인, 원고들의 가담경위 및 정도, 원고들의 근속기간, 평소 근무태도 등에 비추어 파면처분은 너무 가혹하여 징계권이 남용된 것이므로 위법하다고 주장한다.
살피건대, 원고들은 전기협의 지부간부로서 전기협이 주도한 불법적인 단체행동을 각 지부에서 주도하였고 그로 인하여 결국에는 국가기간운송망인 철도의 운행이 상당기간 마비되었으며 철도공무원의 성실한 근무분위기가 저해된 점 등의 제반사정에 비추어 원고들의 근속기간, 평소근무태도는 여하간에 원고들에 한 각 파면처분이 너무 가혹하여 피고의 재량권이 남용되었다고 할 수 없으므로, 원고들의 위 주장도 이유 없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