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고등법원판결

서울고등법원 1998. 1. 15. 선고 97나24742 판결

주문

1.

원심판결을 다음과 같이 변경한다.

2.

이 사건 소 중 원고와 피고 사이의 서울지방법원 북부지원 1992. 6. 18. 선고 91가합13605 판결의 주문 제2항에 기한 채무 중 1991. 6. 29.부터 1993. 1. 7.까지 월 금 848,730원의 비율에 의한 채무의 부존재확인을 구하는 부분을 각하한다.

3.

위 제2항 기재 판결에 기한 채무 중 1993. 1. 8.부터 같은 해 5. 4.까지 월 금 848,730원의 비율에 의한 금원을 초과하는 채무는 존재하지 아니함을 확인한다.

4.

위 제2항 기재 판결에 기한 강제집행은 1993. 1. 8.부터 같은 해 5. 4.까지 월 금 848,730원의 비율에 의한 금원을 초과하는 부분에 한하여 이를 불허한다.

5.

원고의 나머지 청구를 기각한다.

6.

원심법원이 1994. 7. 26. 원고와 피고 사이의 위 법원 94카기664 강제집행정지사건에 관하여 한 강제집행정지결정은 위 제4항에서 강제집행을 불허한 부분에 한하여 이를 인가하고 그 나머지 부분은 이를 취소한다.

7.

소송총비용은 이를 3등분하여 그 중 1은 원고의, 나머지는 피고의 각 부담으로 한다.

8.

제6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이유

1.

기초사실

아래의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거나, 갑제1호증의 1, 2, 3, 갑제2, 3, 5호증, 갑제6호증의 1, 2, 을제2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의 전취지를 종합하면 이를 인정할 수 있고 달리 반증이 없다.

가.

피고는 1984. 3. 9. 시내버스회사인 원고회사에 버스운전사로 입사하여 근무하다가 1991. 6. 29. 해고되자 원고를 상대로 서울지방법원 북부지원 91가합13605호로 위 해고처분의 무효와 해고일인 위 1991. 6. 29.부터 피고를 원직복직시킬 때까지의 월 금848,730원의 비율에 의한 임금의 지급을 구하는 소를 제기하여 같은 법원으로부터 1992. 6. 18. 주문 제2항에서 위 임금청구를 전부 인용하는 승소판결을 선고받았고, 원고는 이에 불복하여 서울고등법원 92나42813호로 항소를 제기하였으나 1993. 6. 15. 항소기각의 판결을 선고받았으며(변론종결일은 1993. 5. 4.이다), 원고가 다시 불복하여 대법원 93다34718호로 상고하였으나 1994. 4. 29. 상고기각의 판결을 선고받음으로써 위 판결이 확정되었다.

나.

원고는 1994. 5. 11.경 피고가 55세가 되는 다음 날인 1993. 1. 7.에 취업규칙에 따라 당연히 정년퇴직되었다는 이유로 소급하여 그에 대한 정년퇴직조치를 취하는 한편 피고에게 위 확정된 판결에서 지급을 명한 금액 중 1991. 6. 29.부터 위 1993. 1. 7.까지의 월 금 848,730원의 비율에 의한 금원인 금 15,531,759원{848,730원 × (18 + 9/30)}을 수령할 것을 최고하였으나 피고가 이에 응하지 아니하자 1994. 5. 24. 이를 공탁하였으며, 피고는 같은 해 6. 10. 이의를 유보하고 위 공탁금을 수령하였다.

2.

당사자의 주장과 그에 대한 판단

원고는 이 사건 청구원인으로, 위 판결에서 말하는 '복직시킬 때까지'라고 함은 '정년 범위내에서의 복직시킬 때까지'를 말하는 것이라 할 것인데 원고회사의 취업규칙에 의하면 종업원의 정년은 55세가 되는 다음 날로 규정되어 있고 피고는 C생이므로 1993. 1. 7. 정년에 도달하였는 바, 원고가 위 판결이 명하는 바에 따라 피고를 피공탁자로 하여 1991. 6. 29.부터 피고의 정년퇴직일인 1993. 1. 7.까지의 월 금 848,730원의 비율에 의한 금원을 공탁하여 피고가 이를 수령함으로써 위 판결에 기한 채무는 더 이상 존재하지 아니하게 되었으므로 그 확인을 구함과 동시에 위 판결에 기한 피고의 원고에 대한 강제집행의 배제를 구한다고 주장함에 대하여,

피고는 첫째, 원고회사가 종전에는 60세까지 운전사의 재직을 허용하다가 1991년경 정년퇴직연령을 55세로 정하는 취업규칙의 조항을 신설하였는데, 이와 같이 취업규칙을 근로자에게 불이익하게 변경하는 경우에는 노동조합 또는 근로자 과반수의 동의를 얻어야 하는데도 원고가 그 절차를 거치지 아니하였으므로 위 취업규칙의 변경은 무효일 뿐만 아니라 가사 위와 같은 절차를 거치지 아니한 것이 위법하지 않다고 하더라도 원고회사 취업규칙 제54조에 따라 변경된 취업규칙은 노동청 신고일로부터 시행되는데 원고회사는 위 취업규칙의 변경을 적법하게 신고한 사실이 없으므로 위 신설된 정년규정은 아직 시행되지 아니하였다 할 것이고,

둘째, 변경된 취업규칙에 의하더라도 55세에 달한 근로자에 대하여 원고가 연장근무시킬 수 있도록 규정되어 있고 위 취업규칙 변경 이후 원고는 55세의 정년에 달한 근로자들에게 예외없이 연장근무를 허용하면서 피고에 대하여만 55세의 정년을 주장하여 소급적으로 정년퇴직조치를 취한 것은 노사관계에 있어서 요구되는 신의성실의 원칙에 위반되고 원고가 사용자로서의 재량권을 남용한 행위로서 무효이며,

셋째, 가사 위 취업규칙의 변경과 이에 따른 원고의 피고에 대한 정년퇴직조치가 유효하다고 하더라도 위 정년규정의 신설은 항소심인 위 서울고등법원 92나42813호 사건의 변론종결전에 발생한 사유로서 위 확정판결의 기판력에 의하여 차단되므로 이 사건 소송에서 다시 주장할 수 없다고 다투므로 이하 순차로 살펴본다.

가.

취업규칙변경이 무효라는 주장 등에 대한 판단

먼저 위 정년제 규정의 신설이 취업규칙의 불이익변경에 해당하는지에 관하여 살피건대, 갑제2호증, 갑제7호증의 1, 2, 갑제10, 12호증, 갑제11호증의 1, 2, 3, 갑제20호증, 을제4 내지 7호증의 각 기재와 원심증인 D, 환송전 당심증인 E의 각 증언(다만 위 E의 증언 중 뒤에서 믿지 않는 부분 제외)에 변론의 전취지를 종합하면, 원고회사는 종래 근로자의 정년에 관하여 특별한 규정을 두고 있지 않다가 정년 등을 취업규칙에 규정하라는 노동부 서울북부지방사무소장의 지시에 따라 1991. 6. 14. 노사협의회를 개최하여 취업규칙 제50조 제16항에 '종사원의 정년퇴직연령제한'이라는 제목으로 '종사원의 정년퇴직연령은 만 55세가 되는 다음날로 한다. 단 재직시 근무성적이 우수하며 평소 타근로자에 모범이 되고 사고예방에 노력하였으며 회사의 명예를 고양시킨 경우에는 회사가 매년 심사하여 연장근무할 수 있다'는 내용의 정년규정을 신설한 사실,

위 정년규정을 신설한 1991. 6. 14. 당시 원고회사의 근로자 수는 총 206명이고 그 가운데 55세에 이미 도달되어 있던 근로자의 수가 20여명에 이르고 있었으며 종래 55세에 이르더라도 아무런 제한 없이 원고회사의 근로자로 일하여 왔던 사실, 서울지역 다른 버스회사의 정년퇴직연령은 소외 F주식회사, G주식회사, H주식회사가 각 55세이고 소외 I주식회사가 57세, 소외 J주식회사가 58세, 소외 K주식회사가 60세, 소외 L주식회사가 61세인 사실을 인정할 수 있고 반증이 없는 바,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위와 같은 정년제 규정의 신설은 근로자가 가지고 있는 기득의 권리나 이익을 박탈하는 불이익한 근로조건을 부과하는 것에 해당하고 집단적 의사결정방법에 의한 근로자의 동의를 얻지 않아도 될 만큼 사회통념상의 합리성이 있다고 보기도 어려우므로 종전 취업규칙의 적용을 받고 있던 근로자의 집단적 의사결정방법에 의한 동의, 즉 당해 사업장에 근로자의 과반수로 조직된 노동조합이 있는 경우에는 노동조합, 그와 같은 노동조합이 없는 경우에는 근로자의 과반수의 동의를 요하고 이러한 동의를 얻지 못한 경우에는 기득이익이 침해되는 기존의 근로자에 대하여는 변경된 취업규칙이 적용되지 않는다고 할 것이다.

그러므로 원고가 위 취업규칙 개정시 위와 같은 집단적 의사결정방법에 의한 동의를 받았는지에 관하여 살피건대, 갑제8호증의 1 내지 4, 갑제14호증, 갑제16호증의 1, 2, 갑제21호증의 1 내지 10의 각 기재에 변론의 전취지를 종합하면, 위 정년제 규정 신설 무렵 원고 회사의 종업원은 206명(운전사 146명, 정비사 18명, 마을버스 운전사 4명, 일반직원 38명)이고 그 중 145명이 원고회사의 노동조합인 M 단체 N분회에 조합원으로 가입하여 있었던 사실, 위 정년제 규정을 신설하는 취업규칙 개정안에 대하여 당시 원고회사 노동조합의 조합장이던 소외 O이 1991. 6. 14. "노동조합의 대표자로서 P주식회사 취업규칙 일부변경사항을 검토한 바 하등의 이의가 없으므로 자이 의견서를 제출함"이라는 내용의 의견서를 원고회사에 제출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고 달리 반증없는바,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원고회사는 정년제 규정을 신설함에 있어 원고회사 사업장 근로자의 과반수로 조직된 노동조합 대표자의 동의를 얻었으므로 달리 법령이나 단체협약 또는 노동조합의 규약 등에 의하여 조합장의 대표권이 제한되었다고 볼만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적법한 노동조합의 동의를 얻었다고 할 것이다.

이에 대하여 피고는, 기왕에 없던 정년규정을 신설하여 취업규칙을 근로자에게 불이익하게 변경시키는 것은 노동조합법 제19조 제1항 제9호 소정의 중요한 사항에 해당하여 노동조합총회의 결의를 얻어야 하는 것인데 위와 같은 결의가 없었으므로 위 O의 동의권은 제한되어 있는 것이라는 취지의 주장을 하므로 살피건대, 노동조합법 제33조 제1항 본문의 규정 및 노동조합이 사단의 일종이라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노동조합의 대표자는 특별한 제한이 없는 한 당연히 노동조합을 대표하여 사용자의 취업규칙 변경에 동의할 권한이 있다고 할 것이고 노동조합법 제19조 제1항 제9호의 규정을 위 동의권의 행사를 제한하는 규정이라 할 수 없어 피고의 위 주장은 이유없다.

피고는 또, 원고회사의 취업규칙 제54조는 "본 취업규칙은 노동청신고일로부터 시행한다"고 규정하고 있는데 원고회사가 위 정년제 규정을 신설한 개정 취업규칙을 노동청에 신고한 사실이 없으므로 위 개정 취업규칙은 아직 시행할 수 없는 것이라고 주장하므로 과연 원고회사가 위 개정 취업규칙을 신고한 사실이 없는지에 관하여 살피건대,

이에 부합하는 듯한 을제1호증의 기재와 환송전 당심증인 E의 증언은 뒤에서 보는 바에 비추어 믿지 아니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으며, 오히려 갑제8호증의 1, 2, 갑제9호증의 1, 2, 갑제12, 13, 23호증, 갑제24호증의 1, 2, 3, 을 제3호증의 각 기재와 원심증인 D의 증언 및 원심의 서울지방노동사무소장에 대한 사실조회결과에 변론의 전취지를 종합하면, 원고회사는 1991. 6. 28. 위 개정 내용을 첨부한 취업규칙 변경신고서를 노동부 서울북부지방노동사무소장(참조자를 근로감독관으로 하였다)에게 등기우편으로 발송하였고 이 서류는 1991. 7. 1. 위 노동사무소에 접수된 사실, 그런데 위 노동사무소는 위 신고서를 접수함에 있어 민원실에서 접수하여 민원사무처리부에 기록한 후 근로감독과에 이송하여 취업규칙심사대장에 등재하고 그 내용을 심사하는 통상적인 절차를 밟지 않고 특수우편물접수대장에 기록한 후 그 내용이 취업규칙 일부변경 신고서라 하여 당시 원고회사 담당 근로감독관이던 소외 Q에게 직접 배부한 사실, 이에 따라 위 취업규칙 개정신고 사실이 위 노동사무소의 통상적인 기록에는 나타나지 않게 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는바, 그렇다면 원고회사는 1991. 7. 1. 위 개정 취업규칙을 적법하게 신고하였다고 할 것이므로 피고의 위 주장은 이유없다.

나.

신의칙 위반 또는 재량권남용 주장에 대한 판단

살피건대 갑제2호증의 기재와 위 증인 D의 증언에 변론의 전취지를 종합하면, "종사원의 정년퇴직연령은 만 55세가 되는 다음 날로 한다. 단, 재직시 근무성적이 우수하여 타 근로자에 모범이 되고 사고예방에 노력하였으며 회사의 명예를 고양시킨 경우에는 회 사가 매년 심사하여 연장근무할 수 있다"(제50조 제16항)고 규정되어 있는 사실, 위 정년제 규정이 신설된 이후에도 종전과 같이 약 20여명의 55세 이상 근로자가 원고회사에서 근무하고 있으며 피고 이외에 위 정년 규정으로 인하여 퇴직한 사람은 없는 사실은 인정되지만, 위 취업규칙 규정에 의하면 특정 근로자가 정년에 달한 경우 원고회사는 그를 연장근무시킬 것인지 여부에 대한 재량권을 갖는다고 할 것인데 이 사건과 같이 원고가 피고에 대한 해고처분을 하였다가 소송에서 해고무효의 판결을 받았으나 그 사실심 변론종결 전에 이미 정년이 경과하여 복직을 시키지 아니하고 정년이 되는 시점에서 연장근무를 시키지도 아니하였다고 하여 이를 신의칙에 반하여 재량권을 남용하였다고 보기는 어려우므로 피고의 위 주장도 이유없다.

다.

기판력의 시적 효력에 저촉된다는 주장에 대한 판단

살피건대, 일반적으로 해고가 무효임을 이유로 임금지급을 구하는 소송에서 사실심 법원이 청구를 인용하는 판결을 함에 있어 근로자의 정년이 그 변론종결일까지 도래하지 아니하였기 때문에 해고시부터 근로자의 복직시까지 임금의 지급을 명한 경우에 '복직시까지'란 당연히 '정년의 범위내에서 복직시까지'로 해석하여야 할 것이지만, 이 사건에 있어서와 같이 앞서 본 해고무효 사건 (서울지방법원 북부지원 91가합13605호, 서울고등법원 92나42813호)의 사실심 변론종결일인 1993. 5. 4. 이전에 이미 피고의 정년퇴직일이 경과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원고가 그러한 주장을 하지 아니한 경우 정년퇴직일로부터 변론종결일까지의 임금지급을 명한 부분은 위 사실심 변론종결전의 사유로써 기판력에 의하여 차단되어 이 사건 소송에서 다시 주장할 수 없다 할 것이지만, 위 항소심 변론종결일 이후 부분에 대하여는 원고가 피고의 정년퇴직 사실을 전소의 변론종결일 이후의 사유로써 이 사건 소송에서 다시 주장할 수 있다 할 것이다.

따라서 피고의 위 주장은 위 인정범위내에서 이유있다.

3.

결론

그렇다면, 원고와 피고 사이의 서울지방법원 북부지원 1992. 6. 18. 선고 91가합13605 판결의 주문 제2항에 기한 채무는 1991. 6. 29.부터 1993. 5. 4.까지 월 금 848,730원의 비율에 의한 금원이므로 원고는 위 금원을 초과하는 부분의 부존재확인을 구할 이익이 있고 위 판결에 기한 피고의 원고에 대한 강제집행은 위 금원을 초과하는 부분에 대하여 불허되어야 한다.

그런데 위 채무 중 1991. 6. 29.부터 1993. 1. 7.까지의 월 금 848,740원의 비율에 의한 채무는 원고의 변제공탁에 따라 소멸하였고 피고는 위 채무 중 위 변제공탁에 의하여 소멸한 부분에 대하여는 그 부존재를 다투고 있지 아니하므로 원고가 그 확인을 구할 이익이 없어 이 부분 소는 부적법하므로 이를 각하하고, 위 채무 중 1993. 1. 8.부터 같은 해 5. 4.까지 월 금 848,730원의 비율에 의한 금원을 초과하는 채무의 부존재확인 및 1993. 1. 8.부터 같은 해 5. 4.까지 월 금 848,730원의 비율에 의한 금원을 초과하는 금원에 대한 강제집행의 불허를 구하는 부분은 이유있어 이를 인용하며 그 나머지는 이유없어 이를 기각하고, 이 사건에 관하여 원심이 발한 주문 제6항 기재의 강제집행정지결정은 위 강제집행을 불허하는 부분에 한하여 이를 인가하고 그 나머지 부분은 이를 취소할 것인바, 이와 결론을 일부 달리한 원심판결은 부당하므로 원심판결을 위와 같이 변경하고, 소송비용의 부담에 관하여는 민사소송법 제96조, 제89조, 제92조를, 가집행의 선고에 관하여는 민사소송법 제508조 제2항을 각 적용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1998. 1. 15.

판사 최병학(재판장) 김주현 이상철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