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의 항소를 기각한다.
항소비용은 원고의 부담으로 한다.
이유
이 사건의 경위
갑제1호증의 1, 2, 갑제2호증의 1 내지 5의 각 기재에 변론의 전취지를 종합하면 다음의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원고는 소속 지방지도원으로 재직 중인 자로서 서울지역 각 지방자치단체 소속의 사실상 노무에 종사하는 공무원으로 구성된 노동조합의 설립을 추진해 오던 중 1999. 6. 19. 서울 영등포구 소재 교회에서 34명의 공무원이 참석한 가운데 노동조합 설립총회를 개최하여 노동조합을 설립하면서 그 대표자로 선출되었다.
원고는 1999. 6. 21. 피고에게 노동조합및노동관계조정법 제10조 제1항의 규정에 의하여 위 노동조합의 설립신고를 하였는데, 피고는 같은 달 23. 원고에게 지방공무원법 제58조 제2항에서 노동운동이 허용되는 사실상의 노무에 종사하는 공무원의 범위를 조례로 정하도록 하고 있으나 현행 서울특별시 조례에는 이에 대한 규정이 마련되어 있지 않으므로 서울특별시 소속의 모든 공무원의 노조활동이 금지된다는 이유로 위 노동조합설립신고서를 반려하였다.
이 사건 소의 적법 여부
원고의 청구원인
원고는 이 사건 청구원인으로, 헌법 제33조 제1항에서 근로자의 노동3권을 기본권으로 보장하고 있고, 같은 조 제2항에서 공무원의 경우는 법률이 정하는 자에 한하여 노동 3권을 보장하도록 하고 있으며, 이에 따른 지방공무원법 제58조 제1항에서 '사실상 노무에 종사하는 공무원'에 대하여는 노동3권을 가지는 것으로 규정하는 한편, 같은 조 제2항에서 '사실상 노무에 종사하는 공무원'의 범위를 조례로 제정하도록 위임하고 있으므로, 지방자치단체의 장으로서 조례를 제정, 공포할 권한을 가지고 있는 피고는 지방공무원법 제58조 제2항의 위임규정에 따라 '사실상 노무에 종사하는 공무원'의 범위를 조례로 제정, 공포하여야 할 법률상의 의무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제정하지 않고 있는 것은 위 의무에 명백히 반하여 위법하며, 피고의 위와 같은 의무는 당사자의 신청 여부와 관계없이 법률의 위임에 따라 발생하는 의무이므로 원고는 조례제정 신청 유무와 관계없이 이 사건 부작위위법 확인을 구할 원고 적격이 있고, 그렇지 않다 하더라도 원고가 1999. 6. 16. 피고에게 한 노동조합의 설립신고 속에 조례제정을 신청하는 취지가 포함되어 있음에도 불구하고 피고가 조례를 제정하지 않고 있으므로 원고에게 이 사건 부작위위법 확인을 구할 원고 적격이 있다고 주장한다.
관련규정
헌법
제33조【근로자의 단결권 등】①근로자는 근로조건의 향상을 위하여 자주적인 단결권·단체교섭권 및 단체행동권을 가진다.
공무원인 근로자는 법률이 정하는 자에 한하여 단결권·단체교섭권 및 단체행동권을 가진다.
지방공무원법
제58조【집단행위의 금지】①공무원은 노동운동 기타 공무 이외의 일을 위한 집단행위를 하여서는 아니된다. 다만, 사실상 노무에 종사하는 공무원은 그러하지 아니하다.
제1항 단서에 규정된 사실상 노무에 종사하는 공무원의 범위는 조례로 정한다.
행정소송법
제2조【정의】①이 법에서 사용하는 용어의 정의는 다음과 같다.
"처분 등"이라 함은 행정청이 행하는 구체적 사실에 관한 법집행으로서의 공권력의 행사 또는 그 거부와 그밖에 이에 준하는 행정작용(이하 "처분"이라 한다) 및 행정심판에 대한 재결을 말한다.
"부작위"라 함은 행정청이 당사자의 신청에 대하여 상당한 기간내에 일정한 처분을 하여야 할 법률상 의무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하지 아니하는 것을 말한다.
제4조【항고소송】항고소송은 다음과 같이 구분한다.
취소소송 : 행정청의 위법한 처분 등을 취소 또는 변경하는 소송
무효등확인소송 : 행정청의 처분 등의 효력유무 또는 존재여부를 확인하는 소송
부작위위법확인소송 : 행정청의 부작위가 위법하다는 것을 확인하는 소송
제12조【원고적격】취소소송은 처분 등의 취소를 구할 법률상 이익이 있는 자가 제기할 수 있다. 처분 등의 효과가 기간의 경과, 처분 등의 집행 그 밖의 사유로 인하여 소멸된 뒤에도 그 처분 등의 취소로 인하여 회복되는 법률상 이익이 있는 자의 경우에는 또한 같다.
제36조【부작위위법확인소송의 원고적격】부작위위법확인소송은 처분의 신청을 한 자로서 부작위의 위법의 확인을 구할 법률상 이익이 있는 자만이 제기할 수 있다.
노동조합및노동관계조정법
제10조【설립의 신고】①노동조합을 설립하고자 하는 자는 다음 각호의 사항을 기재한 신고서에 제11조의 규정에 의한 규약을 첨부하여 연합단체인 노동조합과 2이상의 특별시·광역시·도에 걸치는 단위노동조합은 노동부장관에게, 그 외의 노동조합은 특별시장·광역시장·도지사에게 제출하여야 한다. [개정 98·2·20]
명칭
주된 사무소의 소재지
조합원수
임원의 성명과 주소
소속된 연합단체가 있는 경우에는 그 명칭
연합단체인 노동조합에 있어서는 그 구성노동단체의 명칭, 조합원수, 주된사무소의 소재지 및 임원의 성명·주소
판단
살피건대, 지방공무원법은 제58조 제1항에서 '사실상 노무에 종사하는 공무원'에 대하여는 노동3권을 가지는 것으로 규정하는 한편, 같은 조 제2항에서 '사실상 노무에 종사하는 공무원'의 범위를 조례로 제정하도록 위임하고 있으므로 피고는 조례를 통하여 '사실상 노무에 종사하는 공무원'의 구체적 범위에 관하여 규정할 의무가 있다고 할 것임에도 불구하고 피고가 조례에서 '사실상 노무에 종사하는 공무원'에 관하여 아무런 규정을 두지 않고 있는 것은 입법 부작위에 해당한다 할 것이다.
그러나, 행정소송법 제2조 제1항 제2호, 제12조, 제36조의 규정 내용에 비추어 같은 법 제4조 제3호가 정하는 부작위위법확인소송은 행정청이 당사자의 법규상 또는 조리상의 권리에 기한 신청에 대하여 상당한 기간 내에 적극적 또는 소극적 처분을 하여야 할 법률상 응답의무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하지 아니하는 경우 그 부작위가 위법함을 확인함으로써 부작위 또는 무응답이라고 하는 소극적 위법상태를 제거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제도라 할 것이므로 위와 같은 부작위위법확인소송은 행정청의 모든 부작위를 소송의 대상으로 하고 있는 것이 아니고 국민의 신청을 전제로 그 신청에 대하여 행정청이 법률상 또는 조리상 일정한 처분을 할 의무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하지 않는 경우의 부작위에 한하여 소송의 대상으로 삼고 있다 할 것이고, 따라서 그와 같은 신청 자체가 없거나 신청이 있다 하여도 법률상 또는 조리상 신청권한 없는 자의 신청에 대한 무응답은 부작위위법확인 소송의 대상이 되지 못한다 할 것이다.
그러므로 먼저, 원고가 피고에게 '사실상 노무에 종사하는 공무원'의 범위를 조례로 제정하여 줄 것을 신청하였는지에 관하여 보건대, 원고가 1999. 6. 16. 피고에게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제10조의 규정에 따라 노동조합의 설립신고를 하였음은 앞서 본 바와 같으나, 위 노동조합 설립신고는 노동조합에 대한 보호·육성 및 그 지도·감독에 철저를 기하기 위한 목적에서 요구되는 절차적 사항에 불과하여 노동조합의 설립허용 범위에 대한 실체적 규정을 제정해 달라는 취지의 조례제정 신청과 그 목적을 달리하고 있고, 설립신고의 수리관서도 노동부장관 또는 특별시장·광역시장·도지사로 조례제정 신청을 하여야 할 조례제정권자와 반드시 동일하지 아니한 점에 비추어 원고가 위와 같이 노동조합의 설립신고를 한 것만으로 원고가 노동조합의 설립이 허용되는 '사실상 노무에 종사하는 공무원'의 범위에 대한 조례를 제정하여 줄 것을 신청한 것이라 할 수 없고, 달리 원고가 피고에게 위와 같은 조례제정을 신청하였음을 인정할 아무런 증거가 없으므로 원고의 이 사건 부작위위법확인의 소는 원고 적격이 없는 자에 의하여 제기된 것으로서 나머지 점에 더 나아가 살필 필요 없이 부적법하다고 할 것이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소는 부적법하므로 이를 각하하여야 할 것인 바, 이와 결론을 같이한 원심판결은 정당하고 원고의 항소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고, 항소비용은 패소자인 원고의 부담으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2000. 5. 30.
판사 안성회 김상준 임시규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