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심판결
중 유죄부분과 노동조합및노동관계조정법위반의 점에 대한 무죄부분을 파기한다.
피고인을 벌금 100만원에 처한다.
피고인이 위 벌금을 납입하지 아니하는 경우 5만원을 1일로 환산한 기간 피고인을 노역장에 유치한다.
위 벌금에 상당한 금액의 가납을 명한다.
이유
검사의 항소이유 요지(무죄부분 중 노동조합및노동관계조정법위반의 점에 대하여, 사실오인)
단체협약의 유효기간 만료일을 전후로 당사자 사이에 단체협약을 재체결하기 위한 시도가 있어서 단체협약이 계속 유효하다고 볼 사정이 있음에도, 원심은 충분한 심리 없이 단체협약의 효력이 유효기간 만료로 상실되었다고 판단하여 이 사건 공소사실 중 노동조합및노동관계조정법위반의 점에 대하여 무죄를 선고한 잘못을 저질렀다.
판단
이 사건 공소사실 중 노동조합및노동관계조정법위반의 점의 요지
이 사건 공소사실 중 노동조합및노동관계조정법위반의 점의 요지는, 피고인은 서울 양천구 B 소재 C 주식회사(이하 'C'이라고 한다)의 대표이사로서 위 회사의 단체협약(이하 '이 사건 단체협약'이라고 한다) 제12조 제1항에 의거하여 노동조합 분회장에게 전임료 100만원을 지급하여야 함에도, 2003. 12. 5. 노동조합 분회장으로 선출된 D에게 2003. 12.분 전임료 870,960원 및 2004. 1.분 전임료 100만원 합계 금 1,870,960원을 지급하지 아니하였다는 것이다.
원심의 판단
원심은, '이 사건 단체협약 제81조는 이 사건 단체협약의 유효기간이 만료하더라도 갱신을 위한 교섭이 진행 중인 때에는 계속 유효하다고 규정하고 있지만, 유효기간 만료일 35일 내에 갱신안을 제출하고 30일 전에 신협약 교섭에 착수하여야 한다는 이 사건 단체협약 제80조 제1항의 규정과 종합하여 볼 때, 위 제81조는 회사 또는 노동조합이 위 제80조 제1항에 따라 갱신안을 제출하고 교섭에 착수하였으나 유효기간 만료일까지 새로운 단체협약을 체결하지 못하고 갱신을 위한 교섭이 진행 중일 경우에 한하여 적용된다고 해석하여야 하는데, 이 사건 단체협약의 유효기간 만료일 이전에 이 사건 노사 어느 측도 갱신안을 제출하지 아니하였고 교섭에 착수하지도 못하였으므로 위 제81조가 적용되지 아니하며, 달리 이 사건 단체협약의 유효기간이 묵시적으로 갱신되거나 연장되었다고 보기도 어려워, 결국 이 사건 단체협약은 2003. 8. 9. 유효기간이 만료됨으로써 그 효력을 상실하였다고 할 것이므로, 피고인으로서는 그 이후에 노동조합 분회장에게 위 단체협약 규정에 따른 전임료를 지급할 의무가 없다'는 이유로 이 부분 공소사실에 대하여 무죄를 선고하였다.
당심의 판단
원심이 적법하게 조사·채택한 증거들에 의하면, 피고인이 노동조합 분회장인 D에게 2003. 12.분 및 2004. 1.분 전임료 합계 금 1,870,960원을 지급하지 아니한 사실은 분명하다고 할 것이므로, 이 부분 공소사실이 유죄로 인정되는지 여부는 위 전임료에 관한 규정을 두고 있는 이 사건 단체협약이 2003. 12.경 및 2003. 1.경에도 유효하다고 할 수 있는지에 달려있다고 할 것인바,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은 아래와 같은 이유로 수긍할 수 없다.
원심이 적법하게 조사·채택한 증거들과 증인 E, F, G의 당심법정에서의 각 진술, 단체협약갱신에 관한 건, 단체협약의 개최의 건, 단체협약에 관한 건의 각 기재를 종합하면 다음 각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피고인은 C의 대표이사로서 2001. 8. 10. H단체에 소속된 산업별 단위노동조합(이하 '이 사건 노동조합'이라고 한다)과 사이에 이 사건 단체협약을 체결하였는데, 이 사건 공소사실과 관련된 그 주요 내용은 아래와 같다.
피고인은 이 사건 노동조합에 대해 C에 근로하는 전조합원을 대표하는 유일한 교섭단체로 인정하고(제1조), 관리직 및 경리직 보임자 등을 제외한 C의 근로자들은 모두 이 사건 노동조합에 가입된 것으로 하며, 신규취업자는 입사와 동시에 노동조합에 가입하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제2조).
이 사건 노동조합 소속 C 근로자들로 구성된 I노동조합 J 분회(이하 '이 사건 분회'라고 한다)의 분회장은 완전 전임으로 하고(제11조), 피고인은 분회장에게 전임기간 동안 전임료 월 50만원(2002. 1.분부터는 월 100만원)을 지급한다(제12조).
단체교섭을 하고자 할 경우 일방은 교섭일시, 장소, 교섭위원 명단 및 요구사항을 기재하여 문서로 3일 전에 요청하여야 하나, 다만 긴급을 요할 경우에는 즉시 교섭을 요청할 수 있으며(제59조), 교섭회의는 쌍방에서 각 3인 이상 참석으로 성립한다(제62조).
이 사건 단체협약의 유효기간은 2001. 8. 10.부터 2003. 8. 9.까지로 하고(제79조), 피고인 또는 이 사건 노동조합은 위 유효기간 만료일 35일전에 갱신안을 제출하고 30일 전에 신협약 교섭에 착수하여 유효기간 내에 단체협약을 갱신하여야 하며(제80조 제1항), 유효기간 중이라도 노사 쌍방의 합의하에 이 사건 단체 협약을 개정 또는 갱신할 수 있고(제80조 제2항), 유효기간이 만료하더라도 갱신을 위한 교섭이 진행 중일 때에는 이 사건 단체협약은 계속 유효하다(제81조).
그런데 피고인은 2002. 3. 8.경 이 사건 분회에 공문을 통하여 이 사건 단체협약이 노조측의 강압에 의하여 체결된 것으로서 단체협약 중 노동조합 분회장에 대한 전임료 지급, 노조회비 일괄공제 등의 부분을 더 이상 이행하지 않을 것을 통고하였고, 이로 인하여 노사간 갈등이 심화되게 되었다.
이에 이 사건 노동조합은 2003. 1.경부터 여러 차례에 걸쳐 피고인에게 단체협약 갱신을 위한 단체교섭을 요청하였으나 피고인은 산별노조인 이 사건 노동조합과는 단체교섭을 체결할 수 없다는 등의 이유로 교섭을 회피하였고, 특히 이 사건 노동조합이 2003. 5. 6. C에게 2003. 1.경 이 사건 단체협약의 갱신을 위한 교섭요청에 대하여 사측이 아무런 답변을 보내지 않은 점을 지적하고 단체협약 미이행 등을 둘러싼 노사분쟁의 해결을 위하여 2003. 5. 9. 단체협약 갱신을 위한 교섭에 적극적으로 응할 것을 재촉구하였으나 피고인은 이에 대하여도 응하지 아니하였으며, 그 후 이 사건 분회도 2003. 10. 29. 피고인에게 이 사건 단체협약의 갱신을 위한 단체교섭에 성의 있는 태도를 보여 줄 것을 요구하였으나 이에 대하여도 아무런 응답을 하지 아니하였다. ④ 피고인은 2003. 9.경부터 소속 근로자들과 사이에 노조회비 일괄공제를 배제하는 내용의 개별적인 근로계약을 체결하였고, 2003. 12.경 새롭게 이 사건 분회의 분회장으로 선출된 D에게도 전임료를 지급하지 아니하여 D이 2004. 2.경 서울남부지방 노동사무소에 이 점에 관하여 피고인을 고소하기에 이르렀다.
위 인정사실들을 종합하여 보면, 이 사건 단체협약은 2003. 8. 9. 유효기간이 만료되었다고 할 것이나, 이 사건 단체협약 제81조에 단체협약 갱신을 위한 교섭이 진행 중일 때에는 위 유효기간 만료에 불구하고 이 사건 단체협약이 계속 효력을 가진다고 규정되어 있고(노동조합및노동관계조정법 제33조 제3항 단서에 의하면, 단체협약에 유효기간이 경과한 후에도 새로운 단체협약이 체결되지 아니한 때에는 새로운 단체협약이 체결될 때까지 종전 단체협약의 효력을 존속시킨다는 취지의 별도 약정이 있는 경우에는 그에 따르되, 당사자 일방은 해지하고자 하는 날의 6월 전까지 상대방에게 통고함으로써 종전의 단체협약을 해지할 수 있다), 피고인이 2002. 3.경부터 이 사건 단체협약 일부를 불이행하여 이 사건 노조가 단체협약 유효기간 만료일 훨씬 이전부터 여러 차례에 걸쳐 이 사건 단체협약 갱신을 위한 단체교섭 체결을 요청하였으나 피고인이 이에 계속 불응하는 가운데 유효기간이 도과되었다고 할 것인바, 위와 같이 일방이 자신에게 불리한 내용의 단체협약의 효력 소멸을 의도하여 단체교섭에 고의적으로 응하지 아니하는 경우에는 타방이 단체협약 갱신안을 제출하고 신교섭에 착수하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할 것이고, 위 제81조 문구상으로도 위 제80조 제1항에 따른 조치, 즉 유효기간 만료일 35일 전에 갱신안이 제출되고 30일 전에 신협약 체결에 착수한 경우에만 위 제81조가 적용된다고 할 아무런 근거가 없다 할 것이므로, 사용자나 노동조합 중 일방이 단체협약 갱신을 위한 교섭을 시도하였으나 타방의 고의적 불응에 따라 교섭이 이루어지지 못한 경우에도 위 제81조가 적용되어 이 사건 단체협약이 유효하게 지속된다고 봄이 이 사건 단체협약 체결 당시 쌍방의 의사에 합치되는 해석이라고 할 것이다. 그러므로 이 사건 단체협약은 2003. 8. 9. 이후에도 상당기간 동안 그 효력을 가진다고 할 것이니, 피고인이 이 사건 분회장인 D에게 2003. 12.분 및 2004. 1.분 전임료를 지급하지 않은 것은 이 사건 단체협약의 내용을 위반한 것이라 하지 아니할 수 없다.
그렇다면, 이 부분 공소사실은 유죄라 할 것임에도 불구하고, 이와 달리 무죄로 판단한 원심판결에는 사실을 오인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고 할 것이니, 이를 지적하는 취지의 항소이유 주장은 이유 있다.
결론
따라서 검사의 항소는 이유 있으므로 원심판결 중 노동조합및노동관계조정법위반의 점에 대한 무죄부분은 이를 그대로 유지할 수 없게 되었고, 위 무죄부분의 공소사실과 원심판결 중 유죄부분은 형법 제37조 전단의 경합범 관계에 있어 형법 제38조에 의하여 1개의 형을 선고하여야 할 것이어서 원심판결 중 유죄부분도 파기를 면할 수 없다 할 것이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2항, 제6항에 의하여 원심판결 중 위 부분을 파기하고, 다시 변론을 거쳐 다음과 같이 판결한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