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남부지방법원판결

서울남부지방법원 2016. 5. 11. 선고 2013고단3113 판결

2013

주문

이 사건 공소사실 중 E, F에 대한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위반의 점은 각 무죄.

이 사건 공소사실 중 G, H, I, J, K, L, M, N, O, P, Q에 대한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위반의 점에 대한 공소를 기각한다.

이유

무죄부분(2013고단85호 사건 E, F 부분)

1.

이 부분 공소사실 요지

피고인 A는 서울 양천구 R에 있는 주식회사 A영어학원의 대표이사로서 상시 근로자 170명을 고용하여 외국어학원을 운영하는 사용자이다.

피고인은 2007. 6. 25.부터 2010. 8. 21.까지 위 사업장에서 근무한 근로자 E의 퇴직금 15,239,130원과 2006. 7. 22.부터 2011. 1. 28.까지 위 사업장에 근무한 근로자 F의 퇴직금 23,201,480원을 당사자간 지급기일 연장에 관한 합의 없이 각 퇴직일로부터 14일 이내에 이를 지급하지 아니하였다.

2.

판단

가.

처벌불원 의사표시 존재 여부

변호인은 E, F(이하 'E 등'이라 한다)의 처벌불원 의사표시가 있었으므로 공소기각을 하여야 한다고 주장하며 그 판단을 구하고 있다(제12회 공판기일 조서).

살피건대, E 등은 아래에서 살펴보는 바와 같이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 관계에서 근로를 제공한 자로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의 적용을 받는 근로자로 볼 것이다.

또한 제출된 증거를 종합하면 E 등은 근로감독관 조사 당시 체불임금 및 퇴직금 등을 지급받으면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의사를 표시(2013고단85사건 증거기록 1권 진정인 진술조서, 증거목록 10번)한 사실, E 등이 피고인이 경영하는 주식회사 A 영어학원(이하 '영어학원'이라 한다)을 상대로 체불임금 및 퇴직금 등의 지급을 구하는 소를 서울남부지방법원에 제기(2012가단211886)한 사실, 위 1심 법원이 2015. 6. 15. 피고가 원고들에게 원고들이 구하는 퇴직금 중 일부를 지급하라는 내용으로 조정에 갈음하는 결정을 위 양 당사자들에게 고지하여 그 즈음 위 결정이 확정된 사실은 인정된다.

그런데, 반의사불벌죄에서 피해자가 처벌을 희망하지 아니하는 의사표시나 처벌을 희망하는 의사표시의 철회를 하였다고 인정하기 위해서는 피해자의 진실한 의사가 명백하고 믿을 수 있는 방법으로 표현되어야 하는바(대법원 2004. 6. 25. 선고 2003도4934 판결 등 참조), 반의사불벌죄에 있어서 피해자의 조건부 처벌불원의 의사표시를 인정하게 되면 조건의 성취 여부에 따라 법원의 심리와 재판이 크게 영향을 받아 형사소송절차가 불안정해지는 결과가 발생하므로 조건부 처벌불원의 의사표시는 허용되지 않는다고 할 것이다. 이 사건의 경우 E 등이 근로감독관 조사 당시 '돈을 받으면 처벌을 원치 않는다'고 한 진술의 의미는 퇴직금을 지급받는 것을 조건으로 피고인에 대한 처벌을 원하지 아니한다는 것으로서 퇴직금의 지급을 처벌불원의 성립요건으로 하고 있으므로, 이들의 처벌불원의 의사표시는 확정적인 처벌불원의 의사를 표시한 것이라고 볼 수 없고, 관련 민사소송에서 피고인이 운영하는 학원법인의 E 등에 대한 퇴직금 지급의무가 확정되었다는 사정만으로는 피해자의 진실한 의사가 확정적 또는 명백하고 믿을 수 있는 방법으로 표현되었다고 보기 어렵다. 변호인의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나.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 적용 여부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근로자가 사업 또는 사업장에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하고, 위에서 말하는 종속적인 관계가 있는지 여부는 업무 내용을 사용자가 정하고 취업규칙 또는 복무규정 등의 적용을 받으며 업무 수행 과정에서 사용자가 상당한 지휘·감독을 하는지, 사용자가 근무시간과 근무장소를 지정하고 근로자가 이에 구속을 받는지, 노무제공자가 독립하여 자신의 계산으로 사업을 영위할 수 있는지, 노무제공을 통한 이윤의 창출과 손실의 초래 등 위험을 스스로 안고 있는지와 보수의 성격이 근로 자체의 대상적 성격인지 등의 경제적·사회적 여러 조건을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하고(대법원 2007. 9. 7. 선고 2006도777 판결 참조), 전체적으로 보아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다고 인정되는 이상 근로자에 대한 위 여러 징표 중 일부 사정이 결여되었거나 다른 지위를 아울러 가지고 있다고 하여도 그러한 사유만으로 근로기준법상 근로자가 아니라고 할 수는 없다고 할 것이며(대법원 2009. 4. 23. 선고 2008도11087 판결 등 참조) 또한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는지, 근로소득세를 원천징수하였는지, 사회보장제도에 관하여 근로자로 인정받는지 등의 사정은 사용자가 경제적으로 우월한 지위를 이용하여 임의로 정할 여지가 크다는 점에서 그러한 점들이 인정되지 않는다는 것만으로 근로자성을 쉽게 부정하여서는 안 된다고 할 것이다(대법원 2010. 10. 28. 선고 2010도9240 판결 등 참조).

위와 같은 법리에 비추어 E 등이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에 관하여 보건대, 제출된 증거들을 종합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① E 등이 피고인의 영어학원에서 중,고등부 강사로 근무하였는데, 강사들은 출 · 퇴근 시간, 수업의 내용 및 방법, 수업시간 등의 점에 대해 학원 측의 관리를 받고, 강의업무 이외에 학부모 전화상담, 방학특강 등의 업무를 담당하였던 점, ② 영어학원 측은 중,고등부 강사들에 대하여 수강생들에 대한 설문조사나 자체적인 감독평가를 하여 그 평가결과에 따라 강사들의 급여가 결정되는 수업시간표를 작성하거나 강사들의 재고용 여부를 결정한 것으로 보이는 점, ③ 중,고등부 강사들은 학원 측이 일정 기준에 근거해 산정한 강의료를 지급받았는데, 학생들의 증감 등의 사정이 이들 강사들의 보수에 영향을 미치지 않아 보수의 성격이 근로 자체에 대한 대가로 보이는 점, ④ 학원 측이 중,고등부 강사들의 근무장소와 대부분의 집기 등을 제공한 것으로 보이는 점, ⑤ E 등이 4대 보험에 가입하지 않았거나 개인사업소득자로 세금을 납부한 사정만으로는 이들이 근로자가 아니라고 볼 수는 없는 점 등을 종합하면 E 등은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 관계에서 영어학원 측에 근로를 제공한 자로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상 근로자로 볼 것이다.

다.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위반에 대한 고의를 인정할 수 있는지 여부

임금 및 퇴직금 등 지급의무의 존재에 관하여 다툴 만한 근거가 있는 것이라면 사용자가 그 임금 및 퇴직금 등을 지급하지 아니한 데에는 상당한 이유가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이어서 그 고의를 인정하기 어렵고, 임금 및 퇴직금 등 지급의무의 존부 및 범위에 관하여 다툴 만한 근거가 있는지 여부는 사용자의 지급 거절 이유 및 그 지급의무의 근거, 그리고 사용자가 운영하는 회사의 조직과 규모, 사업 목적 등 제반 사항, 기타 임금 및 퇴직금 등 지급의무의 존부 및 범위에 관한 다툼 당시의 제반 정황에 비추어 판단하여야 할 것이며, 사후적으로 사용자의 민사상 지급책임이 인정된다고 하여 곧바로 사용자에 대한 근로기준법위반죄 및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위반죄의 고의가 인정된다고 단정해서는 안 된다(대법원 2011. 10. 13. 선고 2009도8248 판결, 대법원 2011. 10. 27. 선고 2010도14693 판결 등 참조).

위 법리에 비추어 피고인이 E 등에게 퇴직금을 지급하지 아니한 것에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위반의 고의가 인정되는지에 관하여 보건대, 제출된 증거에 의하여 다음과 같은 사정 즉, ① 피고인이 운영하는 영어학원의 중,고등부 강사를 채용할 당시 강사들과 사이에 퇴직금은 없고, 4대보험에 가입하지 않으며, 개인사업소득자로 하기로 하였고 E 등도 같은 조건으로 근무하기로 약정하였던 점, ② 피고인은 이들 강사 채용시에 있어 이들의 근로자 지위가 인정되어 근로기준법이 적용되는 것을 피하기 위해 노무사의 자문을 받았던 것으로 보이는 점(학원 행정실장인 S는 강사위촉계약서 양식 작성시 노무사의 자문을 받았다고 근로감독관 조사 당시 진술하고 있다), ③ E 등을 비롯한 영어학원에 중,고등부에 근무한 강사들은 급여(강의료) 지급방식에 대하여 특별한 이의를 제기하지 아니한 채 피고인이 책정한 액수를 수령하며 근무해 온 점, ④ E 등은 근무기간 동안이나 퇴직시는 물론이고 그로부터 2012. 5. 22. 서울지방노동청 서울남부지청에 진정서를 제출하기 전까지 약 1년이 넘는 기간이 경과하도록 피고인에게 퇴직금 미지급에 대하여 이의를 제기하거나 퇴직금 등의 지급을 요구한 적이 없는 점, ⑤ 피고인은 영어학원을 운영하면서 중,고등부 강사들로부터 4대보험 미가입, 퇴직금 미지급 등에 대하여 이의를 제기받거나 퇴직금 등의 지급을 요구받았던 적이 없었기 때문에 추가로 지급하여야 할 퇴직금이 존재하지 않는다고 인식하였을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종합해 보면, 설령 피고인이 E 등에게 퇴직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고 하더라도 피고인으로서는 퇴직금 지급의무의 존부 및 범위에 관하여 다툴 만한 상당한 근거가 있다고 할 것이어서, 검사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피고인에게 그 미지급으로 인한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위반죄의 고의를 인정하기 어렵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3.

결론

그렇다면 이 부분 공소사실에 대하여 합리적 의심의 여지가 없는 정도로 충분히 입증되었다고 볼 수 없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에 의하여 무죄를 선고한다.

공소기각부분

1.

이 부분 공소사실 요지

『2013고단85』

피고인 A는 서울 양천구 R에 있는 주식회사 A영어학원의 대표이사로서 상시 근로자 170명을 고용하여 외국어학원을 운영하는 사용자이다.

피고인은 2007. 6. 25.부터 2010. 8. 21.까지 위 사업장에서 근무한 근로자 M의 퇴직금 22,370,410원을 비롯하여 별지1 범죄일람표의 순번 3 내지 7 기재와 같이 위 사업장에서 근무한 근로자 5명의 퇴직금 72,628,280원을 당사자간 지급기일 연장에 관한 합의 없이 각 퇴직일로부터 14일 이내에 이를 지급하지 아니하였다.

『2013고단3113』

피고인은 서울 양천구 R에 있는 주식회사 A영어학원 대표로서 상시근로자 130명을 고용하여 외국어학원을 경영하는 사용자이다.

피고인은 2008. 3. 3.부터 2010. 12. 11까지 위 사업장에서 근무한 근로자 G의 퇴직금 7,875,220원을 비롯하여 별지2 범죄일람표 기재와 같이 위 사업장에서 근무한 근로자 6명에 대한 퇴직금 합계 64,653,257원을 당사자간 지급기일 연장에 관한 합의 없이 각 퇴직일로부터 14일 이내 이를 지급하지 아니하였다.

2.

판단

가.

피해자의 명시적인 의사에 반하여 공소를 제기할 수 없는 사건(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제44조 단서)

나.

이 사건 공소제기 후 피해자들의 처벌을 희망하는 의사표시 철회

다.

공소기각 판결(형사소송법 제327조 제6호)

판사 정덕수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