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남부지방법원판결

서울남부지방법원 2013. 10. 23. 선고 2013고정50 판결

주문

피고인은 무죄.

이유

1.

공소사실의 요지

피고인은 서울 영등포구 D아파트 상가 404호 주식회사 E 대표이사로서 상시 근로자 80명을 사용하여 도소매업을 경영하는 사용자이다.

피고인은 위 사업장이 운영하는 F 및 G에서 2008. 3. 1.부터 2012. 6. 4.까지 각각 근로하다 퇴직한 근로자 H, I에 대한 퇴직금 각 7,423,780원 등 근로자 2명에 대한 퇴직금 합계 14,847,560원을 당사자간 지급기일 연장에 관한 합의 없이 그 지급사유 발생일인 퇴직일로부터 14일 이내에 각각 지급하지 아니하였다.

2.

피고인의 주장

피고인은, H·I이 ㈜E의 주주 및 동업자로서 급여가 아니라 배당금을 지급받았던 것이므로, 피고인이 H·I에게 퇴직급을 지급할 의무가 없다고 주장한다.

3.

판단

가.

근로기준법의 적용을 받는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계약의 형식에 관계없이 그 실질에 있어서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한다. 한편, 임금 등 지급의무의 존재에 관하여 다툴 만한 근거가 있는 것이라면 사용자가 그 임금 등을 지급하지 아니한 데에는 상당한 이유가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이어서 사용자에게 근로기준법 제36조, 제109조 제1항 위반죄의 고의가 있었다고 인정하기 어렵다고 할 것이고, 임금 등 지급의무의 존부 및 범위에 관하여 다툴 만한 근거가 있는지 여부는 사용자의 지급거절이유 및 그 지급의무의 근거, 그리고 사용자가 운영하는 회사의 조직과 규모, 사업 목적 등 제반 사항, 기타 임금 등 지급의무의 존부 및 범위에 관한 다툼 당시의 제반 정황에 비추어 판단하여야 할 것이며, 사후적으로 사용자의 민사상 지급책임이 인정된다고 하여 곧바로 사용자에 대한 근로기준법 제36조, 제109조 제1항 위반죄의 고의가 인정된다고 단정해서는 안 될 것이다(대법원 2007. 6. 28. 선고 2007도1539 판결 등 참조).

나.

이 법원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에 의하면, ㈜E(이하 '이 사건 회사'라 한다)와 H·I 사이에 근로계약서가 작성되었고, 위 근로계약서에는 H·I이 받을 연봉이 정해져 있으며, 상여금·성과금이나 근로시간 기타 계약서에 명시되지 않은 사항은 근로기준법이나 취업규칙에 준한다고 기재되어 있는 사실, 관할 노동청에 신고된 이 사건 회사의 취업규칙(2008. 11. 3. 신고)이나 개정된 취업규칙(2012. 7. 20. 신고)에 의하면, 위 취업규칙은 임시사원·파트타임사원에 대해서는 따로 정하는 규정에 의하나, 그 외에 근로조건을 별도로 근로계약서에 정하지 않은 사원에 대해서는 모두 적용되고, 사원이 퇴직할 때에는 법이 정하는 바에 따라 퇴직금을 지급하도록 규정하고 있는 사실, H·I은 이 사건 회사로부터 근무장소를 지정받아 근무하였던 사실을 인정할 수 있고,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H·I은 이 사건 회사에 근로를 제공하고 임금을 지급받았던 근로자이고, 따라서 이 사건 회사는 H·I에게 퇴직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고 할 것이다.

그러나 한편, 위에서 든 증거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E는 2007년경 한강르네상스 특화사업을 계기로 한강에서 간이매점(포장마차)을 하는 사람들이 모여 매점을 운영하기 위하여 만든 법인으로, 매점을 새로 짓거나 부대시설을 제작하는데 필요한 비용을 마련하기 위하여 위 사람들이 위 회사의 주주가 되어 현금으로 2,400만 원을 출자하고 주주 겸 매점의 점장 내지 직원으로서 이 사건 회사의 매점 운영에 관여하는 형태로 운영된 점, 이 사건 회사는 위 출자금만으로는 자금이 부족하자 ㈜코리아세븐으로부터 자금을 차용하게 되었는데, 이 때 H과 같은 금액을 출자하여 같은 지위에 있는 주주인 피고인, J 등 일부 주주들이 ㈜코리아세븐에 대한 위 회사의 채무를 연대보증하였는바, 주주의 근로 제공과 이 사건 회사의 소유·운영이 일반 주식회사처럼 분리되어 있다고 보기는 어려운 점, 위와 같이 주주가 된 사람 외에 주주의 가족 1명도 위 회사에서 근무할 수 있었고, 이들을 '창업공신'이라고 부르며 정년에 상관없이 근무하게 하는 등 일반 직원과 달리 대한 점, 이 사건 회사의 2009. 11. 26.자 임시주주총회 회의자료에 따르면, '주주 탈퇴시 초기 투자금만 회수, 퇴직금은 이 사건 회사의 부채탕감 후 처우개선'하는 내용의 주주배당금 안건에 대하여 다수의 주주가 동의하였던 것으로 보여, 피고인이나 이 사건 회사의 주주(겸 사원)들이 매점에 근무하면서 받는 금원을 일종의 동업에 의한 이익금 배당으로 생각하는 등 사원의 지위를 일반적인 근로자로 인식하지는 않았던 것으로 보이는 점, 이 사건 회사의 취업규칙은 정년을 60세로 규정하고 있고, 급여에서 소득세나 지방세를 공제하도록 규정하고 있으나, 앞서 본 바와 같이 주주나 창업공신을 겸한 사원에게는 정년 규정이 적용되지 않았고, H·I은 2010년 8월분 급여까지는 건강보험·고용보험 등의 보험료만을 공제한 나머지 금원를 지급받다가, 2010년 9월분 급여부터 비로소 소득세와 보험료를 공제한 금원을 지급받는 등 이 사건 회사 내에서 위 취업규칙이 실제로 적용되지는 않았던 것으로 보이는 점, H은 이 사건 회사를 그만두면서 출자한 돈 중 2,300만 원을 돌려받은 점 등 위 회사의 조직과 규모, 사업 목적, 운영 형식 등 제반 사항 등을 고려해 보면, 피고인은 H·I을 일반 근로자와 다른 주주 내지 창업공신으로 생각하여 이들에게 퇴직금을 지급하지 않아도 된다고 생각하였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고, 그렇게 생각할 근거가 없었다고 보이지도 아니하므로, 피고인에게 이 사건 범행의 고의가 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

4.

결론

그렇다면 이 사건 공소사실은 범죄의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하므로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에 따라 무죄를 선고한다.

판사 박지영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