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선정당사자)의 항소를 기각한다.
항소비용은 원고(선정당사자)가 부담한다.
이유
기초사실
당사자들의 지위
원고(선정당사자, 이하 '원고'라 한다)는 C의 아버지이고, 선정자 B(이하 '선정자'라 한다)는 C의 어머니이다.
이 사건 사망사고 경위
C은 2009. 3. 2. 피고 주식회사 네오위즈게임즈(이하 '피고 회사'라 한다)에 게임 제작 프로그래머로 입사하여 제작 본부의 A1 프로젝트(이하 '이 사건 프로젝트'라 한다) 담당 부서 소속 프로그래밍팀 D의 E으로 근무하던 중 2012. 3. 8. 10:00경 성남시 분당구 구미동 소재 피고 회사 근처 아파트에서 투신하여 자살하였다(이하 '이 사건 사망사고'라 하고, 망 C을 '망인'이라 칭한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호증의 1, 2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당사자 주장
원고의 주장
망인은 피고 회사에서 근무하면서 아래 ① ~ ④와 같은 사유로 과도한 업무에 시달리고 성과에 대한 압박을 받았고, 이와 같은 업무상 스트레스로 인하여 우울증 등 정신 이상 상태가 발생하여 결국 자살에 이르게 되었으며, 피고 회사는 망인이 업무상 스트레스로 인하여 우울증에 시달리고 체중이 크게 감소하는 등의 사정을 알았거나 알 수 있었으므로 이 사건 사망사고가 발생하리라는 것을 충분히 예측할 수 있었음에도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피고 회사가 2010. 3.경 사무실을 서울 강남구 삼성동에서 성남구 구미동으로 이전한 후부터 망인은 왕복 3시간이 넘는 거리를 출퇴근함으로써 육체적 피로에 시달리게 되었다.
망인은 이 사건 프로젝트를 맡기 전 2번의 프로젝트 실패를 겪었고, 이에 따라 이 사건 프로젝트를 맡은 후 E으로서 실적에 대한 압박과 프로젝트 실패에 따른 이직에 대한 두려움을 느껴왔다. 실제로 이 사건 프로젝트는 2012. 6.경 중지되었다.
한편 피고 회사 밖에서는 업무를 위한 개발 시스템을 사용할 수 없었으므로 망인은 이틀에 하루 정도 야근을 하였고, 2012. 2. 10.부터 이 사건 사망사고 직전인 2012. 3. 7.까지는 연속으로 야근을 하는 등 매일 11시간 이상의 과도한 업무에 시달렸다. 또한 피고 회사는 야간 통근 버스를 22:50경까지만 운행하였고 마지막 통근 버스는 망인의 주소지인 서울 양천구 H이 아닌 신도림역 부근까지만 운행하였기 때문에 망인은 늦게까지 야근을 할 경우 회사에서 잠을 자기도 하였다.
비록 망인이 사망 직전인 2012. 3. 7. 연인 관계에 있던 F와 다툰 사실은 있으나, 망인은 그 당시 F와 함께 살 집을 알아보고 핸드폰을 구매하기도 하는 등 F와의 연인관계는 원만하였고 가족들과의 불화도 없었으므로, 업무상 스트레스 외에 망인이 투신을 할 이유가 없었다.
따라서 주위적으로, 피고 회사는 망인과의 근로계약에서 수반되는 신의칙상 부수적 의무인 보호의무 위반 등에 따른 채무불이행 책임 또는 불법행위책임을 지며, 그 손해액은 다음과 같다. 망인의 손해는 일실소득 471,343,188원, 위자료 3,000만 원인데 이 사건 사망사고와 관련하여 엘아이지손해보험 주식회사가 4,000만 원의 보험금을 지급하였으므로, 결국 망인의 손해는 461,343,188원이고, 원고와 선정자 B가 망인을 각 1/2의 비율로 상속하여 망인의 손해배상채권을 각 230,671,594원씩 상속하였다. 한편 원고의 고유한 손해액은 망인의 장례비로 지출한 1,200만 원과 위자료 1,000만 원의 합계 2,200만 원이고, 선정자 B의 고유한 손해액은 위자료 1,000만 원이다.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게 252,671,594원(=2,200만 원 + 230,671,594원), 선정자 B에게 240,671,594원(=1,000만 원 + 230,671,594원)과 위 각 돈에 대하여 망인의 사망일인 2012. 3. 8.부터의 지연손해금을 지급하여야 한다.
또한 예비적으로, 이처럼 업무상 스트레스로 인하여 우울증 등 정신 이상 상태가 발생하여 망인이 자살에 이르게 되었다면 이 사건 사망사고는 근로기준법상 업무상 재해에 해당하므로, 피고 회사는 원고와 선정자에게 근로기준법 제82조, 제83조에 따라 유족보상금 109,589,041원과 장의비 9,863,013원을 지급할 의무가 있으므로, 결국 피고는 원고에게 64,657,533원(= 유족보상금의 1/2인 54,794,520원 + 장의비 9,863,013원), 선정자 B에게 유족보상금의 1/2인 54,794,520원과 위 각 돈에 대하여 망인의 사망일인 2012. 3. 8.부터의 지연손해금을 지급하여야 한다.
피고 회사의 주장
피고 회사는 재량 근로시간 제도를 운영하여 근로자들이 업무 시간에 과도하게 구속되지 않도록 하고 근로자들에게 각종 편의를 제공하였으므로 근로자들에 대한 신의칙상의 보호의무를 다하였고, 망인의 업무량이 객관적으로 과다하지 않았고 망인이 평소 업무에 관한 스트레스를 호소하지도 않았으며, 망인은 F와의 갈등과 이로 인한 가족과의 갈등으로 정신적 스트레스를 받고 있었고 그러한 갈등이 망인의 사망의 원인이 되었다고 보이므로, 피고 회사는 이 사건 사망사고에 관하여 채무불이행책임이나 불법행위책임을 부담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이 사건 사망사고를 업무상 사고로 볼 수 없으므로 근로기준법상 유족보상금 등을 지급할 의무도 부담하지 않는다.
판단
인정사실
망인은 2009년 피고 회사에 입사한 후 피고 회사가 2010. 3.경 서울 강남구 삼성동에서 성남시 분당구 구미동으로 이전하면서 자신의 주소인 서울 양천구 H에서 왕복 3시간 이상 걸리는 거리를 출퇴근하였다.
한편 이 사건 프로젝트는 2011. 9.경 개발 대상 게임의 종류가 바뀌기도 하였고, 2012. 6.경에는 최종적으로 중단되었다.
이 사건 프로젝트 관련 시스템을 피고 회사 밖에서는 이용할 수 없었으므로, 망인은 종종 회사에 남아 야근을 하기도 하였다.
[인정 근거] 갑 제1호증, 을 제11, 12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판단
주위적 청구에 관한 판단
관련 법리
사용자는 근로계약에 수반되는 신의칙상의 부수적 의무로서 피용자가 노무를 제공하는 과정에서 생명, 신체, 건강을 해치는 일이 없도록 물적 환경을 정비하는 등 필요한 조치를 강구하여야 할 보호의무를 부담하고, 이러한 보호의무를 위반함으로써 피용자가 손해를 입은 경우 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대법원 1999. 2. 23. 선고 97다12082 판결 등 참조).
근로계약에 수반되는 신의칙상의 부수적인 의무로서 근로자에 대한 보호의무를 부담하는 사용자에게 근로자가 입은 신체상의 재해에 대하여 민법 제750조 소정의 불법행위책임을 지우기 위해서는 사용자에게 당해 근로로 인하여 근로자의 신체상의 재해가 발생할 수 있음을 알았거나 알 수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그 회피를 위한 별다른 안전조치를 취하지 않은 과실이 있음이 인정되어야 하고, 위와 같은 과실의 존재는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근로자에게 그 입증책임이 있다(대법원 2000. 3. 10. 선고 99다60115 판결 등 참조).
판단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망인은 긴 시간 출퇴근을 하여야 했고 이 사건 프로젝트 진행 중 게임의 종류가 바뀌기도 하였으므로, 망인이 업무와 관련하여 정신적 스트레스를 느꼈을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하기는 어렵다.
그러나 아래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갑 제2부터 14호증, 제17부터 25, 31호증의 각 기재, 증인 G의 증언만으로는 설령 망인이 업무상 스트레스를 느꼈다고 하더라도 그와 같은 업무상 스트레스가 망인의 정신적 장애 상태를 불러일으킴으로써 자살을 유발할 정도였다거나 피고가 망인의 자살을 예측할 수 있었다고 보기에는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특히 갑 제13호증은 망인이 사망한지 1년여 후인 2013. 5. 2. 원고의 진술을 토대로 작성된 평가서로서 그 객관성과 신빙성이 높지 않다). 따라서 원고의 주위적 주장은 이유 없다.
을 제11, 12호증의 각 기재, 증인 G의 증언에 의하면, 망인이 평소 업무와 관련하여 주변 사람들에게 정신적 고통을 호소하거나 그로 인하여 정신과적 치료를 받은 사실은 없고, 망인과 같은 팀에서 근무한 다른 근로자들의 경우 야근을 한 달에 1~2회 정도 하는 등 객관적으로 그 업무량이 과중하였다고 보이지 않으며, 비록 2012. 6.경 이 사건 프로젝트가 중단되기는 하였으나 그로부터 3개월 전인 이 사건 사망사고 당시 이 사건 프로젝트 진행에 별다른 문제가 있었다고 볼 만한 사정은 없다.
한편 갑 제2호증, 을 제14, 15, 16호증의 각 기재와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망인은 F와 연인 관계로 교제해 왔는데, F는 2011년경 한강에서 자살을 시도하였고, 그 후 망인의 집에 흉기를 들고 찾아와 경찰이 출동하기도 한 사실, 망인은 2012. 2. 20.경 갑 제4호증의 1, 을 제15호증의 각 기재와 같이 F와의 관계로 F와 가족에게 고통을 준 것에 대해 사과하면서 앞으로 F와의 관계를 이어나가겠다는 내용으로 원고, 선정자 등에게 보낼 이메일을 작성하기도 한 사실, F가 이 사건 사망사고 전날인 2012. 3. 7. 피고 회사로 망인을 찾아와 주차장에서 망인과 한동안 실랑이를 벌이고 망인의 뺨을 때리기도 한 사실, 이 사건 사고 이후 망인이 피고 회사 내에서 사용하던 컴퓨터에서 F와의 갈등 관계에 대한 내용이 담긴 을 제14호증의 기재와 같은 메모가 발견된 사실이 인정된다.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망인은 사망 당시 F와의 관계에서 갈등을 겪고 있었고 이로 인하여 상당한 정신적 스트레스를 받고 있었다고 할 것인데, 피고가 이러한 업무 외적인 스트레스에 대해서까지 관리·조치해야 할 보호 의무를 부담한다고 하기는 어려울 뿐만 아니라, 증인 G의 증언에 의하면 망인이 평소 다른 직원들과 많은 이야기를 나누는 편은 아니어서 바로 옆자리에서 근무하였던 G조차 망인의 사정에 대하여 잘 몰랐던 점에 비추어 보면 피고가 망인이 정신적 스트레스를 받고 있음을 알았거나 예측할 수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
또한 을 제13호증의 기재에 의하면 망인이 2012. 1. 2.부터 2012. 3. 5. 사이에 13회에 걸쳐 휴가를 사용한 내역이 있는 등 망인은 비교적 자유로운 분위기에서 근무한 것으로 보인다.
한편 뒤에서 보는 바와 같이, 원고는 망인의 사망이 업무상 재해라고 주장하면서 근로복지공단을 상대로 재해보상 청구를 하였으나 망인의 자살이 업무상 스트레스와 그로 말미암은 우울증에 기인한 것으로 인정하기 부족하다는 이유로 기각되었다.
예비적 청구에 관한 판단
관련 법리
자살은 본질적으로 자유로운 의사에 따른 것이므로, 근로자가 업무를 수행하는 과정에서 받은 스트레스로 말미암아 우울증이 발생하였고 우울증이 자살의 동기나 원인과 무관하지 않다는 사정만으로 곧 업무와 자살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있다고 함부로 추단해서는 안 되며, 자살자의 나이와 성행 및 직위, 업무로 인한 스트레스가 자살자에게 가한 긴장도 또는 중압감 정도와 지속시간, 자살자의 신체적·정신적 상황과 자살자를 둘러싼 주위 상황, 우울증 발병과 자살행위 시기 기타 자살에 이르게 된 경위, 기존 정신질환 유무 및 가족력 등에 비추어 자살이 사회평균인 입장에서 보아 도저히 감수하거나 극복할 수 없을 정도의 업무상 스트레스와 그로 말미암은 우울증에 기인한 것이 아닌 한 상당인과관계를 인정할 수 없다(대법원 2012. 3. 15. 선고 2011두24644 판결 등 참조).
판단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망인은 긴 시간 출퇴근을 하여야 했고 이 사건 프로젝트 진행 중 게임의 종류가 바뀌기도 하였으므로, 망인이 업무와 관련하여 정신적 스트레스를 느꼈을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하기는 어렵다.
그러나 을 제19호증부터 26호증의 각 기재에 의하면, 원고는 2012. 12. 28. 근로복지공단을 상대로 망인이 업무상 재해로 사망하였다고 주장하면서 산업재해보상보험법상 유족 급여와 장의비를 청구하였으나, 근로복지공단은 부지급 결정을 하였고, 이에 원고가 2013. 5. 3. 산업재해보상보험재심사위원회에 재심사 청구를 하였으나, 위 위원회는 2013. 6. 7. 2013재결 제1177호로 망인이 업무상 과로를 하였거나 업무와 관련하여 스트레스를 받았다는 사실이 객관적이고 구체적으로 입증되지 않고 있고, 정신질환으로 치료를 받은 이력도 없으며, 업무상의 사유로 인한 정신 이상 상태에서 자해행위를 하였다고 의학적으로 인정된다고 할 수도 없다는 이유로 원고의 재심사 청구를 기각한 사실, 원고는 다시 2013. 9. 6. 서울행정법원 2013구합22789호로 근로복지공단을 상대로 유족보상금등지급부결처분취소 소송을 제기하였으나 서울행정법원은 2014. 9. 2. 원고 패소 판결을 한 사실이 인정된다.
위 인정 사실과 앞서 본 바와 같은 사정들, 즉 ① 망인이 평소 업무와 관련하여 주변 사람들에게 정신적 고통을 호소하거나 그로 인하여 정신과적 치료를 받은 사실은 없고, 객관적으로 망인의 업무량이 과중하였다고 보이지 않으며, 이 사건 사망사고 당시 이 사건 프로젝트 진행에 별다른 문제가 있었다고 볼 만한 사정은 없었던 점, ② 망인이 연인인 F와 사이에 갈등을 겪고 있었다는 점, ③ 망인이 비교적 자유로운 분위기에서 근무하였던 것으로 보이는 점, ④ 갑 제13호증의 경우 이 사건 사망사고 후 1년 이상 경과한 시점에 원고의 진술을 토대로 작성되어 그 객관성과 신빙성이 높지 않은 점 등에 비추어 보면, 갑 제2부터 14호증, 제17부터 25, 31호증의 각 기재, 증인 G의 증언만으로는 망인의 자살이 사회평균인의 입장에서 보아 도저히 감수하거나 극복할 수 없을 정도의 업무상 스트레스와 그로 말미암은 우울증에 기인한 것으로 보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으므로, 망인의 자살과 업무 사이에 상당인과관계를 인정할 수 없다. 따라서 원고의 예비적 주장도 이유 없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모두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여야 한다. 제1심 판결은 이와 결론을 같이하여 정당하므로 원고의 항소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오재성(재판장) 함병훈 박민지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