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남부지방법원판결

서울남부지방법원 2015. 8. 21. 선고 2015가단212910 판결

2015

주문

1.

원고(반소피고)의 각 본소청구와 피고(반소원고)의 각 반소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각자 부담한다.

이유

1.

사안의 개요

가.

원고는 제조업 등이 사업을 영위하는 법인으로서 남북교류협력에 관한 법률에 따른 협력사업으로 개성공단 내에서 '반도체 케리어 제조업'을 영위하기 위한 승인을 받았다.

나.

원고는 2014. 5. 30. C라는 상호로 봉투제본 및 수가공 등의 사업을 영위하는 개인사업자인 피고 A과 계약기간을 1년으로 하여 원고가 피고 A에게 임가공 인력과 부대서비스 일체를 제공(이하 '라인임대'라 한다)하고, 피고 A은 원고에게 매월 인력 1인당 475,000원을 지급하기로 하는 계약(이하 '이 사건 계약'이라 한다)을 체결하였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1호증, 갑2호증, 갑4호증, 갑29호증의 각 기재, 이 법원의 통일부장관, 개성공업지구관리위원장에 대한 각 사실조회 결과, 변론 전체의 취지]

2.

주장과 판단

가.

당사자들의 주장

1)

원고의 본소청구

피고 A은 이 사건 계약에 따라 원고에게 2014년 6월분 라인임대료 45,168,029원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피고 B은 피고 A과 동업하여 C를 운영하는 자로서 상법 제57조 제1항에 따라 피고 A 과 연대하여 원고에게 45,168,029원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2)

피고 A의 반소청구

개성공단에서 봉투제본 및 수가공을 하여 수익을 내기 위하여는 제단기, 타공기 등의 제본기계가 필수적이다. 원고는 전자업체로 승인을 받았기 때문에 제본기계가 필요하지 않고 따라서 제본기계를 반입할 수 없음에도 불구하고 이 사건 계약 체결 당시 피고 A에게 제본기계를 반입할 수 있도록 모든 조치를 취하겠다고 약속하였다. 그러나 원고는 제본기계를 개성공단에 반입하지 못하였고, 이로 인하여 피고 A은 월 65,975,700원, 2014년 5월부터 6월까지 2개월 동안 131,961,400원의 수익을 올리지 못하게 되었다.

원고는 피고 A에게 이 사건 계약 당시 약정한 제본기계 반입의무 위반으로 인한 채무불이행책임 또는 제본기계 반입과 관련한 기망으로 인한 불법행위책임으로 피고 A의 손해액 중 8천만 원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나.

본소청구 및 반소청구 중 채무불이행책임을 묻는 부분에 관한 판단

먼저 이 사건 계약의 효력에 관하여 본다.

남북교류협력에 관한 법률 제17조 제4항 제3호는 변경승인을 받지 아니하고 협력사업의 내용을 변경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는 점, 직업안정법 제33조 제1항이나 파견근로자보호 등에 관한 법률 제7조 제1항에 따라 고용노동부장관의 허가를 받지 아니하면 원칙적으로 근로자파견사업이나 근로자공급사업이 금지되는 점, 위와 같이 원칙적으로 근로자파견사업이나 근로자공급사업을 금지하면서 노동부장관의 허가를 얻은 자에 대하여만 이를 인정하고 있는 것은 타인의 취업에 개입하여 영리를 취하거나 임금 기타 근로자의 이익을 중간에서 착취하는 종래의 폐단을 방지하고 근로자의 자유의사와 이익을 존중하여 직업의 안정을 도모하고 국민경제의 발전에 기여하자는 데 그 근본목적이 있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이른바 라인임대 사업은 남북교류협력에 관한 법률에 따라 승인을 받은 업종을 변경승인 없이 변경하고 고용노동부장관의 허가 없이 근로자 공급사업을 하는 것으로서 효력이 없다고 보아야 한다(대법원 2004. 6. 25. 선고 2002다56130 판결 등 참조).

따라서 이 사건 계약이 유효함을 전제로 계약에 따른 이행을 구하는 원고의 피고들에 대한 본소청구와 피고 A의 반소청구 중 이 사건 계약의 불이행을 이유로 손해배상을 구하는 부분은 다른 쟁점을 판단하지 않고 모두 받아들이지 않는다.

다.

나머지 반소청구에 관한 판단

갑10호증, 갑11호증의 각 기재, 증인 D의 일부 증언, 이 법원의 통일부장관, 개성공업지구관리위원장에 대한 각 사실조회 결과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원고가 2014. 3. 3. E라는 개인사업체를 운영하며 제본 및 수가공업을 하는 D와 이 사건 계약과 유사한 라인임대 계약을 체결한 사실, D가 제단시, 타공기 등 제본기계를 반입하여 사업을 하던 중 개성공업지구관리위원회로부터 전자업체인 원고에게 제본기계가 필요할 이유가 없다는 이유로 이를 반출하라고 하여 제본기계를 반출하였고 이후 D는 라인임차를 통한 사업을 포기한 사실, D가 사업을 포기한 후 이 사건 계약이 체결된 사실이 인정된다. 위 사실에 의하면 원고는 피고 A이 라인임대 후 제본기계를 반입하여 영업하는 것이 어렵다는 것을 알고 있는 상태에서 이 사건 계약을 체결한 점은 인정된다.

그러나 증인 D의 일부 증언(원고가 피고 A에게 제본기계의 반입을 보장하겠다고 하였다는 취지)은 아래와 같은 점에 비추어 이를 믿기 어렵고, 달리 원고가 제본기계의 반입을 보장하는 조건으로 이 사건 계약을 체결하였다고 인정할 증거가 없다.

○

피고 A의 주장과 같이 원고가 제본기계의 반입을 보장하였고(봉투제본 및 수가공업을 추가하여 변경승인을 받겠다는 보장이라 하더라도 마찬가지이다) 그것이 이 사건 계약의 중요 내용이라면 이를 계약서에 기재하여야 할 것임에도 이 사건 계약서에는 원고가 제본기계의 반입을 보장하겠다는 명확한 의사표시가 보이지 않는 점

○

계약당사자 사이에 어떠한 계약내용을 처분문서인 서면으로 작성한 경우에 계약당사자 일방이 주장하는 계약의 내용이 상대방에게 중대한 책임을 부과하게 되는 경우에는 그 문언의 내용을 더욱 엄격하게 해석하여야 하는 점(대법원 1993. 10. 26. 선고 93다3103 판결)

오히려 갑3호증의 기재, 증인 D의 일부 증언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되는 아래와 같은 사정들에 의하면, 피고 역시 라인임대가 불법이고 D가 사업을 그만둔 이유가 제본기계의 반입이 원활하게 이루어지지 않았기 때문인 점을 모두 알면서도 북한의 값싼 노동력을 빌려 상당한 수익을 올릴 가능성을 고려하여(원고 스스로 월 65,975,700원의 수익을 얻을 수 있었다고 자인하고 있다) 위험부담을 안고 이 사건 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인정된다.

○

피고 A의 아버지이자 E의 이사인 피고 B은 D가 운영하는 E의 영업을 도와주었기 때문에 D가 사업을 포기한 사정을 알고 있었을 것으로 보이는 점

○

D는 원고와 라인임대 계약을 체결하기 전에도 라인임대가 불법이라는 점과 제본기계의 반입이 어렵다는 점을 알고 있었는데, 위와 같은 모든 사정을 알고 있던 D가 자신의 사업을 포기한 후 F에 취업하기 전까지 피고들의 일을 도와주었던 점

또한, 원고가 봉투제본 및 수가공업을 추가하여 제본기계를 반입하게 해주겠다고 보장하여 이 사건 계약을 체결하였다면, 이는 피고 A과 임가공계약을 체결한 것처럼 위장하여 통일부나 개성공업지구관리위원회의 단속을 피하겠다는 합의로써 불법의 모의에 불과할 뿐, 이를 두고 원고가 피고 A을 기망하였다고 보기도 어렵다.

이 부분 피고의 청구도 받아들이지 않는다.

3.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피고들에 대한 본소청구와 피고 A의 원고에 대한 각 반소청구는 모두 부당하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노태헌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