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제1심 판결을 취소한다.
원고들의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소송총비용은 원고들이 부담한다.
이유
인정사실
세광종합개발 주식회사(이하 '세광종합개발'이라 한다)는 2011. 9. 1. 피고와 사이에 피고가 천주교 서울대교구로부터 도급받은 서울 도봉구 창4동 181-42 지상 성당신축공사 중 철근콘크리트공사에 관하여 공사기간 2011. 9. 2.부터 2012. 1. 31.까지, 공사대금 500,000,000원(부가가치세 별도)으로 정하여 하도급공사계약을 체결하였다. 이후 위 하도급공사계약은 공사기간 2011. 9. 2.부터 2012. 4. 30.까지, 공사대금 550,000,000원(부가가치세 별도)으로 변경되었다(이하 위 공사를 '이 사건 공사', 위 공사대금을 '이 사건 공사대금'이라 한다).
원고들은 2012. 1. 25.부터 같은 해 5. 12.까지 세광종합개발과 근로계약을 체결하고 이 사건 공사 현장에 근로를 제공한 사람들이다.
세광종합개발은 원고들에게 임금을 일부 지급하지 못하였는데, 그 내역은 다음과 같다.
2012. 3월분 미지급 임금
원고 A, B, D, F, G 각 130,000원
2012. 5월분 미지급 임금
원고 A 325,000원, 원고 B 650,000원, 원고 C 585,000원, 원고 D 195,000원, 원고 E 390,000원
세광종합개발은 피고를 상대로 이 사건 공사대금 중 미지급 대금의 지급을 구하 는 소를 제기하였다. 제1심 법원은 피고가 세광종합개발에 미지급 공사대금 21,076,283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해야 한다고 판결하였으나{서울중앙지 방법원 2014. 2. 12. 선고 2013가합30474(본소), 2013가합548784(반소) 판결}, 항소심 법원은 미지급 공사대금을 50,960,972원으로 보고 피고가 세광종합개발에 추가로 29,884,689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해야 한다는 취지의 판결을 하였다{서 울고등법원 2014. 11. 26. 선고 2014나2007894(본소), 2014나2007900(반소) 판결}. 이 에 대한 상고는 2015. 3. 10. 기각되었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5, 7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 을 제2, 3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원고들의 주장
직상 수급인인 피고가 정당한 사유 없이 하수급인인 세광종합개발에 위 하도급공사계약에서 정한 공사대금 일부를 지급하지 아니하여 결국 세광종합개발이 근로자인 원고들에게 임금을 지급하지 못하게 된 것이므로, 근로기준법 제44조 제1항에 따라 피고는 세광종합개발과 연대하여 원고들에게 미지급 임금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관련 법규
판단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피고가 세광종합개발의 직상수급인인데, 하도급계약에서 정한 지급일이 지나도록 50,960,972원의 공사대금을 세광종합개발에 지급하지 않았고, 세광종합개발에 노무를 제공한 원고들은 합계 2,795,000원의 임금을 지급받지 못하였다.
그런데 갑 제2, 6호증, 을 제4 내지 7, 8, 13 내지 17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면, 다음 각 사실 내지 사정을 인정할 수 있다.
피고와 세광종합개발은 2012. 3. 2. 이 사건 공사대금 중 세광종합개발이 확인한 금액을 피고가 직접 지급하기로 합의하였다. 세광종합개발이 노무비, 장비임대료, 자재비 등을 제대로 지급하지 않은 것이 위와 같은 직불합의에 이르게 된 주된 원인이었다.
위 직불합의에 따라, 세광종합개발은 피고에게 2012. 3.경 1월분 69,966,268원에 관한 직불동의서를, 2012. 3. 27. 2월분 61,203,866원에 관한 직불동의서를, 2012. 4. 26. 3월분 75,225,357원에 관한 직불동의서를 각 작성하여 제출하였고, 피고는 위 각 금액을 일용근로자 등에게 직접 지급하였다.
세광종합개발이 피고에게 제출한 2012. 3월분 직불동의서에는 원고 A, B, D, F, G의 근로일수가 각 1일씩 누락되었다. 피고는 세광종합개발이 제출한 위 직불동의서에 따라 위 원고들에게 확인된 근로일수 및 그에 따른 임금을 지급하였던바, 만약 위 직불동의서의 근로일수 기재가 정확하였다면 피고로서도 그 지급을 다했을 것으로 보인다.
일용근로자 등이 피고에게 세광종합개발로부터 받지 못한 2012. 4, 5월분 노무비 등의 직불을 요청하였고, 이로 인하여 이 사건 공사 진행에 지장이 생기게 되자, 피고는 세광종합개발에 그 해결을 촉구하면서 동시에 2012. 2, 3월분 미지급 노무비, 2012. 4, 5월분 노무비에 관한 직불동의서를 제출하면 그 노무비를 직불하겠다는 취지의 통지를 하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세광종합개발은 피고가 요청한 직불동의서를 제출하지 않았다.
세광종합개발이 일용근로자의 노무비, 용역대금 등을 지급하지 않아 이 사건 공사대금 채권에 관하여 2012. 2. 27. 6,750,000원, 2012. 3. 5. 15,237,360원, 2012. 5. 16. 7,440,000원의 각 채권가압류가 이루어졌다. 위 각 가압류의 피보전채권 이외에도 세광종합개발은 H에게 37,466,301원 상당의 가설자재 임대료를 지급하지 않고 있었다.
이에 피고는 민사집행법 제248조 제1호, 제291조를 근거로 2012. 5월 기성분에 관하여 2012. 6. 19. 인천지방법원 2012년 금제 3699호로 피공탁자를 세광종합개발로 하여 21,075,803원을 공탁하였다(피고는 기성분에 관하여 다음 달 20~30일 사이에 공사대금을 지급하여 왔다).
그런데 채권가압류가 있는 경우에 제3채무자는 민사집행법 제291조에 의해 준용되는 제248조 제1항을 근거조항으로 하여 공탁을 할 수 있는바, 이와 같이 민사집행법의 규정 형식으로만 본다면 채권가압류로 인한 공탁은 채권압류로 인한 공탁과 동일하게 집행공탁으로 취급한다고 볼 수도 있으나, 채권가압류를 채권압류와 동일하게 공탁 및 사유신고와 동시에 배당절차가 진행된다고 볼 수는 없다. 따라서 채권가압류를 원인으로 하는 공탁은 원래의 채권자인 가압류채무자를 피공탁자로 하는 일종의 변제공탁이라고 할 것이다. 설령 이를 변제공탁이 아닌 집행공탁으로 보더라도, 집행공탁 역시 제3채무자가 민사집행법 제248조에 따라 공탁을 하게 되면 기본적인 효과로서 채무를 면하게 되므로, 어느 모로 보나 이 사건 공사대금 채무는 위 공탁금액 만큼 변제된 것으로 볼 것이다.
피고와 세광종합개발 사이에 미지급 공사대금에 관하여 다툼이 있었는데, 관련 소송 제1심 법원은 미지급 공사대금을 21,076,283원으로 판단한 반면, 항소심 법원은 세광종합개발의 직인이 찍혀 있는 직불동의서가 존재하지 않는 노무비 지급에 관하여 대위변제를 부인하여 미지급 공사대금을 50,960,972원으로 판단하였다.
그런데 앞서 본 것처럼 세광종합개발은 피고의 요청에도 불구하고 2012. 4월분부터 직불동의서를 제출하지 않았고, 피고는 이 사건 공사의 진행을 위하여 불가피하게 직불동의서가 없는 경우에도 노무비 등을 지급하게 된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피고로서는 직불동의서 없이 지급된 노무비가 미지급 공사대금에서 공제되어야 하는지 여부에 관한 판단이 어려웠을 것이다.
결국 세광종합개발이 노무비, 장비임대료, 자재비 등을 제대로 지급하지 않으면서 피고의 요청에도 불구하고 원고들과 같은 근로자의 노무비에 관한 직불동의서를 제출하지 않았던 반면, 피고는 세광종합개발이 직불동의서를 제출하면 그에 따라 공사대금을 직접 지급하였고, 이 사건 공사대금 채권이 가압류되자 변제효력이 발생하도록 공탁하였으며, 위 관련 소송에서 쟁점이 되었던 미지급 공사대금 중 상당부분은 세광종합개발이 직불동의서를 작성하여주지 않은 탓에 그 분쟁이 발생하였던 것이다.
위 ① 내지 ⑥과 같은 각 사실 내지 사정을 종합하면, 피고의 미지급 공사대금이 50,960,972원이라는 사실과 원고들이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피고가 정당한 사유 없이 위 하도급공사계약에서 정한 도급 금액 지급일에 도급 금액을 지급하지 아니하였다거나 그러한 귀책사유로 인하여 세광종합개발이 원고들에게 임금을 지급하지 못하게 되었다고 보기는 어렵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따라서 피고에게 세광종합개발의 직상수급인으로서 미지급 임금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의 지급을 구하는 원고들의 청구는 모두 이유 없다.
결론
제1심 판결은 이와 결론을 달리하여 부당하므로 이를 취소하고, 원고들의 청구를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최규현(재판장) 김일순 김재향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