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남부지방법원판결

서울남부지방법원 2016. 8. 12. 선고 2015노1809 판결

주문

검사의 항소를 기각한다.

이유

1.

항소이유의 요지(사실오인 내지 법리오해)

피고인과 F 사이의 퇴직금 분할 약정이나 피고인이 자신의 대여금 채권으로 F의 퇴직금 채권을 상계한 것은 모두 효력이 없고, 피고인의 고의 또한 충분히 인정할 수 있음에도, 피고인에게 무죄를 선고한 원심판결에는 사실을 오인하거나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2.

판단

원심이 그 무죄판결의 이유로 자세히 설시한 여러 사정들 및 원심 및 당심에서 적법하게 채택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이 사건 공소사실이나 이에 관한 피고인의 고의가 합리적인 의심을 배제할 정도로 입증되었다고 보기는 어려우므로, 이 사건 공소사실에 관하여 피고인에게 무죄를 선고한 원심판결은 정당하고, 검사의 사실오인 내지 법리오해 주장은 이유 없다.

가.

2004. 10. 1.부터 2008. 8. 2.까지의 퇴직금 미지급 여부

(1)

퇴직금 분할 약정에 관한 법리

사용자와 근로자가 매월 지급하는 월급과 함께 퇴직금으로 일정한 금원을 미리 지급하기로 약정(이하 '퇴직금 분할지급 약정'이라고 한다)하였다면, 그 약정은 구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2011. 7. 25. 법률 제10967호로 전부개정되기 전의 것들) 제8조 제2항 전문 소정의 퇴직금 중간정산으로 인정되는 경우가 아닌 한 최종 퇴직 시 발생하는 퇴직금청구권을 근로자가 사전에 포기하는 것으로서 강행법규인 위 법 제8조에 위배되어 무효이고, 그 결과 퇴직금 분할지급 약정에 따라 사용자가 근로자에게 퇴직금 명목의 금원을 지급하였다고 하더라도 퇴직금 지급으로서의 효력이 없다(대법원 2010. 5. 20. 선고 2007다90760 전원합의체 판결 등 참조).

다만 퇴직금 지급의무의 존재에 관하여 다툴 만한 근거가 있다면 사용자가 그 퇴직금을 지급하지 아니한 데에는 상당한 이유가 있다고 할 것이어서 사용자에게 퇴직금의 기일 내 지급의무위반죄의 고의가 있었다고 인정하기 어렵다. 퇴직금 등 지급의무의 존부와 범위에 관하여 다툴 만한 근거가 있는지 여부는 사용자의 지급거절이유와 그 지급의무의 근거, 그리고 사용자가 운영하는 회사의 조직과 규모, 사업 목적, 기타 퇴직금 등 지급의무의 존부와 범위에 관한 다툼 당시의 제반 정황에 비추어 판단하여야 할 것이다(대법원 2007. 6. 28. 선고 2007도1539 판결 등 참조).

(2)

판단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과 F 사이의 퇴직금 분할지급 약정은 원칙적으로 강행법규에 위배되어 무효이므로, 위 기간 동안 피고인이 F에게 매월 퇴직금 명목으로 지급한 돈은 퇴직금 지급으로서의 효력이 없다.

그러나 F은 2008. 8. 2.경 피고인에게 "2005. 7. 2.부터 2008. 8. 2.까지 E에 근무하면서 퇴직금을 정산하여 받았음을 확인합니다."라는 내용의 확인서를 작성하여 준 점, F은 원심에서 근무를 지속하기 위해 부득히 위 확인서를 작성하게 되었다고 증언하였으나, F의 증언에 의하더라도 피고인이 F에게 '이것을 작성하지 않을 경우 회사에서 내보내겠다'고 말한 적이 없고, F이 자유의사에 기하여 퇴직급 분할지급 약정을 하였던 것으로 보이며, 피고인의 F에 대한 회사 내 처우 등 제반사정을 종합해보면, 위 확인서는 F의 자유로운 의사에 의하여 작성된 것으로 보이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에게는 F에 대한 위 기간 동안의 퇴직금 지급의무의 존부에 관하여 다툴 만한 근거가 충분히 있어 피고인이 F에게 퇴직금을 지급하지 아니한 데에는 상당한 이유가 있다고 할 것이므로, 이 부분 공소사실에 관한 피고인의 고의를 인정하기 어렵다(검사의 주장처럼 피고인이 2008. 8.경 퇴직금 분할지급 약정이 무효라는 것을 인식하게 되었다고 하더라도, 그에 따라 피고인은 F에 대해 퇴직금 명목으로 지급한 금원 상당의 부당이득반환채권을 갖게 되는 점에 비추어 달리 판단할 것은 아니다. 대법원 2010. 5. 20. 선고 2007다90760 전원합의체 판결 등 참조).

나.

2008. 8. 3.부터 2010. 4. 2.까지의 퇴직금 미지급 여부

(1)

관련법리

근로기준법 제42조 제1항 본문에서 "임금은 통화로 직접 근로자에게 그 전액을 지급하여야 한다."라고 규정하여 이른바 임금 전액지급의 원칙을 선언한 취지는 사용자가 일방적으로 임금을 공제하는 것을 금지하여 근로자에게 임금 전액을 확실하게 지급 받게 함으로써 근로자의 경제생활을 위협하는 일이 없도록 그 보호를 도모하려는 데 있으므로, 사용자가 근로자에 대하여 가지는 채권을 가지고 일방적으로 근로자의 임금채권을 상계하는 것은 금지된다고 할 것이지만, 사용자가 근로자의 동의를 얻어 근로자의 임금채권에 대하여 상계하는 경우에 그 동의가 근로자의 자유로운 의사에 터잡아 이루어진 것이라고 인정할 만한 합리적인 이유가 객관적으로 존재하는 때에는 근로기준법 제42조 제1항 본문에 위반하지 아니한다고 보아야 할 것이고, 다만 임금 전액지급의 원칙의 취지에 비추어 볼 때 그 동의가 근로자의 자유로운 의사에 기한 것이라는 판단은 엄격하고 신중하게 이루어져야 한다(대법원 2001. 10. 23. 선고 2001다25184 판결 등 참조).

한편 퇴직금은 임금의 성질을 가지므로 위와 같은 법리가 퇴직금에도 마찬가지로 적용된다고 할 것이다.

(2)

판단

원심이 이 부분에 관하여 자세히 설시한 바와 같이, 피고인이 자신의 F에 대한 대여금 300만 원의 채권과 F의 위 기간 동안의 퇴직금채권을 상계하는 데에는 F의 자유로운 의사에 기한 동의가 있었던 것으로 보이므로, 이러한 상계는 유효하다고 판단된다[게다가 위 기간 동안 F의 퇴직금(2,833,333원 = 연 170만 원 × 1년 8개월, 원 미만 버림)은 위 대여금 채권액인 300만 원에 미치지 못하므로 근로자인 F에게 불리한 것도 아니다].

설령 그 상계를 유효한 것으로 볼 수 없다고 하더라도, 원심이 설시한 여러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에게는 F에 대한 위 기간 동안의 퇴직금 지급의무의 존부에 관하여 다툴 만한 근거가 충분히 있어 피고인이 F에게 퇴직금을 지급하지 아니한 데에는 상당한 이유가 있다고 할 것이므로, 이 부분 공소사실에 관한 피고인의 고의를 인정하기도 어렵다.

다.

2010. 4. 3.부터 2013. 7. 20.까지의 퇴직금 미지급 여부

원심이 설시한 바와 같이, 위 기간 동안의 F에 대한 퇴직금은 그 대부분이 지급된 것으로 보이고, 미지급 금액은 극히 일부에 불과할 뿐만 아니라 F 역시 이 부분에 대하여는 별다른 이의를 제기하지 않았던 점 등에 비추어 볼 때, 이 부분 미지급 퇴직금에 관한 피고인의 고의를 인정하기는 어렵다.

3.

결론

그렇다면 검사의 항소는 이유 없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4항에 따라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이은신(재판장) 송동진 장욱

각주1) F이 근무를 시작한 2004. 10. 1.을 그 시점으로 기재하지 않은 이유는 명확치 않으나 계속근로기간이 1년 이상이어야 퇴직금 지급대상이 된다는 점을 감안한 것일 뿐 특별히 2004. 10. 1.부터 2005. 7. 1.까지의 근로기간을 위 합의에서 배제하기 위한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