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선정당사자)의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원고(선정당사자)가 부담한다.
이유
원고의 주장 요지
소외 주식회사 B(이하 '소외 회사'라 한다.)는 건설산업기본법에 따른 등록을 하지 아니한 건설업자로서 피고가 현대건설 주식회사로부터 수급한 C 인테리어 공사 중 금속공사 부분을 하수급한 후 위 공사 수행을 위해 원고 및 선정자들(이하 이들을 '원고 등'이라 한다.)을 별지 채권목록 각 '입사일'란 기재일부터 각 '퇴사일'란 기재일까지 고용하였으나 같은 목록 각 '체불금액'란 기재 임금을 지급하지 않았다. 따라서 피고는 근로기준법 제44조의2 제1항 소정의 직상 수급인으로서 원고 등에게 위 각 체불 임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판단
갑 제1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보태어 보면, 피고가 2016. 2. 29.경 건설산업기본법상의 무등록 건설업자인 소외 회사와 원고 주장의 공사에 관하여 약정 공사대금 4억 2,500만 원(부가가치세 별도)으로 기재된 계약서를 작성하여 하도급계약을 체결한 사실, 원고 등이 소외 회사에 소속된 근로자로서 위 하도급공사와 관련하여 일정 기간 동안 위 공사 현장에서 용접공 등으로 일한 사실은 인정된다.
편의상 피고의 주장 중 「소외 회사가 상법, 상업등기법에 따라 사업목적을 '건설업'으로 한 등기를 마치고 건설업을 영위하고 있으므로 "건설업자란 이 법 또는 다른 법률에 따라 등록을 하고 건설업을 하는 자를 말한다."고 규정한 건설산업기본법 제2조 제7호의 '다른 법률에 따라 등록'을 한 자에 해당하여 근로기준법 제44조의2 제1항이 적용될 여지가 없다」는 주장에 관하여 먼저 살펴본다.
건설업의 등록제도는 종래의 면허제도를 규제완화 차원에서 개선한 것으로, 위와 같이 등록을 요구하는 목적은 첫째, 성실하고 건전한 업자를 보호 육성하는 한편 법정요건을 구비하지 못한 업자를 배제하여 건설공사의 질을 향상시키고, 둘째, 건설업의 실태파악을 용이하게 하여 행정의 능률화를 꾀하며, 셋째, 건설업윤리에 반하는 부실악덕업자에 대하여 시공 또는 영업을 금지하거나 등록을 취소하여 제재·감독의 수단을 발동시키는 근거로 활용하기 위함이라고 흔히 설명되고 있다. 또한 건설산업에 관한 법령체계를 살펴보면 건설산업 전반에 관한 기본법은 건설산업기본법으로서 건설공사 전체에 관한 시공, 설계, 감리, 사업관리, 유지관리 등 건설산업 각 분야에 관한 공통의 필요사항을 망라하고 있으나, 그 외에도 건설공사의 종류에 따라 전기공사업법, 정보통신공사업법, 엔지니어링산업 진흥법 등 여러 법률에 건설산업과 관한 각종 규정이 산재되어 있는 형편이다.
위와 같은 건설업 등록제도의 연혁과 목적, 건설산업 관련 법령체계에 비추어 보면, 건설산업과 무관하고 등기관이 상업등기법 제26조 소정의 각하사유가 아닌 한 신청을 수리하도록 되어 있는 상법, 상업등기법상의 사업목적 등기는 건설산업기본법 제2조 제7호의 '다른 법률에 따른 등록'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봄이 상당하다.
따라서 이와 다른 전제에 선 피고의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나아가 원고 등이 지급받지 못한 임금액이 원고가 주장하는 금액인지에 관하여 보건대, 이에 직접 부합하는 증거로는 ① 원고 등이 광주지방고용노동청에 임금 체불을 진정하면서 제출한 임금체불내역서(갑 제6호증의 26, 28, 30), ② 광주지방고용노동청장이 2016. 11. 25. 발급한 각 체불 임금등·사업주 확인서(갑 7호증, 이하 서증 번호 표시는 가지번호를 포함한다.)의 각 기재와 ③ 소외 회사의 대표자인 증인 D의 일부 증언이 있는바, 위 증거들을 살펴보면 체불 사업주인 D은 위 진정사건 조사 과정에서 원고 등이 주장하는 체불 임금 내역을 모두 인정하였고, 이를 바탕으로 위와 같은 각 체불 임금등·사업주 확인서가 발급된 사실을 알 수 있다.
그러나 아래 라.항에서 인정하는 각 사실 및 그로부터 알 수 있는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위 ①, ②, ③의 증거만으로는 원고의 주장사실을 인정하기 부족하고, 이는 원고가 내세우는 다른 증거들인 갑 제2 내지 4, 6, 9, 10, 13호증의 각 기재 등을 보태어 보아도 마찬가지다.
원고의 주장사실을 그대로 받아들일 수 없는 다음과 같다.
통상 체불 사업주로서는 체불 임금액에 따라 형사처벌을 받게 되므로 근로자들과 이해관계가 상반되어 체불 임금액을 과장하여 진술할 가능성은 비교적 낮다. 그러나 갑 제6호증의 1 내지 21의 각 기재에 의하면 원고 등은 이 사건 소 제기 후인 2016. 11. 25. 위 나.항과 같이 광주지방고용노동청장으로부터 체불 임금등·사업주 확인서를 받고 2016. 11. 25. ~ 2017. 1. 7. 위 진정을 모두 취하함으로써 D으로 하여금 형사처벌을 면하도록 한 사실이 인정된다. 위 각 진정취하서 기재에 의하면 취하 사유가 '민사 해결'로 기재되어 있는데, 이 사건 기록상 소외 회사나 D에 대하여 어떠한 민사적 해결 방법을 시도하였는지에 알 수 있는 자료가 없다. 오로지 공사비 정산을 둘러싸고 D과 갈등을 빚은(이에 대하여는 아래에서 다시 언급한다.) 피고에 대하여 이 사건 소로서 민사적 해결을 모색하고 있는 것으로 보이는데, 상황이 이러하다면 다른 객관적 증거가 뒷받침되지 않는 한 위 D의 진술 내지 증언의 신빙성을 마냥 높이 평가할 수만은 없다.
우선 원고가 주장하는 근로일수 내역이 최상급 수급인인 현대건설 주식회사에 대한 사실조회 회보결과와 일치하지 않고, 소외 회사가 작성한 것으로 보이는 개인별 일용노무비 내역서(갑 제2, 13호증)와도 세부적인 내역에서 일치하지 않는 부분이 있다. 위 개인별 일용노무비 내역서는 1차 자료가 아니라 소외 회사가 사후에 정리·입력한 자료로 보이는데 그보다 더 기초자료로 보이는 각종 명세서, 내역서(갑 제3, 4, 10호증)들과도 차이나는 부분이 있어 일관성이 없다.
그리고 위 개인별 일용노무비 내역서를 보면 그 기재 자체로도 받아야 할 임금 총액보다 수령금액이 더 많은 경우(선정자 E, F), 받아야할 임금 총액에서 수령 금액을 뺀 금액이 체불 금액과 일치하지 않는 경우(선정자 G, H, I, J, K, L, M) 등 여러 의문점이 발견되나 원고로부터 이에 관한 해명이 없다.
또한 위 개인별 일용노무비 내역서상 원고 등에 대하여 이미 지급된 임금 총액이 148,285,060원으로 기재되어 있으나 이는 원고가 별도로 제출한 이 사건 하도급공사 노무비 지급내역서(갑 제16호증)의 지급 내역과 일치하지 않는다.
이 법원의 중소기업은행에 대한 금융정보제공명령에 대한 2017. 4. 13.자 회보결과에 의하면, 이 사건 하도급공사 기간인 2016. 3.부터 2016. 8.까지 소외 회사로부터 원고 등에게 송금된 금액은 합계 157,689,160원이고, 위 기간 이후 송금된 금액이 합계 63,830,000원으로서 위 공사를 전후하여 원고 등에게 송금된 돈은 총 221,519,160원인 것으로 파악된다. 이는 위 개인별 일용노무비 내역서나 하도급공사 노무비 지급내역서의 기지급 임금액보다 훨씬 많은 금액인데, 피고의 지속적인 촉구에도 불구하고 원고로부터 구체적 내역에 관한 해명이 없다.
피고는 원고 등이 위 송금내역 외에 임금을 현금으로도 수령하였을 가능성도 지적하고 있다. 증인 D의 일부 증언에 의하면 D은 이를 일부 시인하고 있으며, 한편으로 일부 선정자에게 다른 선정자들의 임금까지 포함하여 지급한 경우도 있다고 하는데, 위 현금지급·일괄지급 내역과 원고 주장의 체불 금액과의 관계 등에 관하여도 원고로부터 아무런 설명이 없다.
을 제3, 9 내지 10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보태어 보면 소외 회사는 위 하도급공사 진행 중 피고와 사이에 공사대금 정산과 관련하여 갈등을 빚다가 2016. 8. 3. 공사 중단한 사실, 그 때까지 피고가 소외 회사에 공사대금 명목으로 지급하거나 지출한 돈은 대략 2억 9,900여만 원 정도인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한편 앞서 본 바와 같이 소외 회사와 피고 사이에 작성된 하도급계약서에는 약정공사대금이 4억 2,500만 원으로 기재되어 있으므로, 원고가 주장하는 바와 같이 공사 중단 시점의 기성고가 80%이고(피고는 55%로 주장), 전체 공사비에서 노무비가 차지하는 비율이 60% 정도(피고는 35% 정도로 주장)라고 가정하여도 적정 노무비 지출액은 약 2억 400만 원 정도(=4억 2,500만 원 × 80% × 60%)로 보이는데, 원고가 주장하는 수령 임금 총액 148,285,060원을 기준으로 해도 이를 체불 임금 총액 119,490,000원과 합하면 267,775,060원에 이르고, 만약 위 3)항에서 본 송금액을 수령임금으로 보면 그 합계가 341,009,160원(= 221,519,160원 + 119,490,000원)에 이르므로, 위 공사 과정에서 다소의 추가공사가 발생하였을 가능성을 인정하더라도 선뜻 납득이 가지 않는 결과이다.
또한 을 제2호증의 기재, 위 금융정보제공명령에 대한 회보결과에 변론 전체 취지를 보태어 보면, 원고는 과거 소외 회사의 감사로 재직하다가 사임한 바 있고 현재는 소외 회사의 사외이사로 등기되어 있으며, 이 사건 공사기간 중에도 정기적으로 월급(대체로 월 280만 원)을 수령해 온 사실을 인정할 수 있는바, 원고를 그 주장과 같이 일당을 받는 일용 근로자로 볼 수 있을지 의심스러운 면이 있다. 이는 선정자 N도 마찬가지로서(대체로 월 350만 원을 수령한 것으로 보인다.) 원고와 위 선정자에 대하여는 과세기관에 일용근로소득신고도 이루어지지 않았다.
근로기준법 제44조의2 제1항에서 규정하고 있는 직상 수급인의 하수급 근로자에 대한 임금지급의무는 근로자의 보호라는 사회정책적 고려에 의하여 직상 수급인과 위 근로자 사이에 직접적인 계약 관계가 없음에도 법정의 채권채무관계를 인정한 것이다.
즉 건설도급에 있어서 직상 수급인이 건설업 등록이 되어 있지 않아 건설공사를 위한 자금력 등이 확인되지 않는 자에게 건설공사를 하도급하는 위법행위를 함으로써 하수급인의 임금지급의무 불이행에 관한 추상적 위험을 야기한 잘못에 대하여 실제로 하수급인이 임금지급의무를 이행하지 않아 그러한 위험이 현실화되었을 때 그 책임을 묻는 한편, 근로자와 그 가족의 기본적 생계수단이 되는 임금의 지급을 확보하여 근로자와 그 가족의 생활안정을 도모하기 위한 법 규정으로, 위 직상 수급인이 위 임금지급의무를 위반할 경우 근로기준법 제109조 제1항에 의하여 형사처벌까지 받도록 되어 있다(3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천만 원 이하의 벌금형).
위와 같은 입법 취지 및 형사처벌 규정의 존재 등을 감안하여 보면, 이 사건의 쟁점이 되는 체불 임금의 존재 및 규모를 정확성 내지 일관성이 담보되지 않는 자료들과 근로자들과의 합의에 의해 형사책임을 피해간 체불 사업주의 일방적인 진술 내지 증언만으로 섣불리 인정할 수는 없다고 판단된다.
결국 원고의 청구원인에 관한 주장은 체불 임금의 존재 및 규모에 관한 증명이 부족하므로 나머지 점에 관하여 검토할 필요 없이 받아들일 수 없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부당하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한다.
판사 윤상도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