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남부지방법원판결

서울남부지방법원 2017. 4. 6. 선고 2016나55931 판결

주문

1.

제1심 판결 중 아래에서 지급을 명하는 금액을 초과하는 피고 패소 부분을 취소하고, 그 취소 부분에 해당하는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피고는 원고에게 8,278,254원 및 이에 대하여 2015. 8. 8.부터 2017. 4. 6.까지 연 6%,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20%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2.

피고의 나머지 항소를 기각한다.

3.

소송총비용 중 3/4은 원고가, 나머지는 피고가 각 부담한다.

이유

1.

기초사실

다음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거나, 갑 제1호증, 제2호증, 제4호증, 을 제4호증의 1, 2, 제5호증 내지 제7호증, 제10호증의 1 내지 10, 제11호증, 제12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이를 인정할 수 있다.

가.

C은 1977. 6. 21. 피고 회사에 입사하여 2012. 11. 16.까지 근무하다가 사망하였고(이하 C을 '망인'이라 한다), 원고는 망인을 단독으로 상속하였다.

나.

피고 회사는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에 따라 근로자들의 동의를 얻어 확정급여형퇴직연금제도를 설정하고 2009. 9. 23. 중소기업은행과 사이에 확정급여형 퇴직연금 운용관리계약을 체결하였는데 당시 망인도 확정급여형 퇴직연금제도에 가입하였다.

다.

피고 회사는 2013. 9. 2. "퇴직금 수령에 관한 구비서류 안내건"이라는 제목으로 원고에게 피고 회사가 퇴직연금에 가입한 업체로서 망인의 퇴직금 수령에 관한 구비서류[가족관계증명서, 손해담보약정서(은행비치서류), 본인(A) 신분증, 통장(A) 사본, 인감 (A) 도장]를 준비하여 방문하라는 취지의 내용증명을 발송하였는데, 내용증명에 첨부된문서의 하단에는 "퇴직금 지급시 서류"라는 제목 아래에 [가족관계증명서 1통, A 신분 증(주민등록증), A 인감증명서 1통, A 명의 통장, A 인감 도장]이 기재되어 있다.

라.

원고는 위 내용증명을 수령한 후 2013. 9. 9. 피고 회사에게 망인의 퇴직금 중간 정산 내역 및 퇴직금 정산내역을 우편으로 보내줄 것을 부탁하는 취지의 내용증명을 발송하였고, 피고 회사는 2013. 9. 13. 퇴직금 중간정산 서류와 입금내역서를 첨부하면서 재차 원고에게 퇴직금 수령에 필요한 서류를 준비해 줄 것을 요구하는 취지의 내용 증명을 발송하였다.

마.

2015. 5. 12. 경 원고는 피고 회사가 망인의 퇴직금을 지급하지 않고 있다는 이유로 중부지방고용노동청 안산지청에 진정을 제기하였다. 피고 회사는 2015. 8. 6. 경원고가 2015. 7. 27. 자로 발급 받아 피고 회사에게 건네 준 원고의 가족관계증명서, 인감증명서, 기본증명서, 주민등록표등본과 상속예금 명의변경 및 지급의뢰서, 통장 사본(중소기업은행), 신분증 사본을 첨부하여 중소기업은행에 망인의 퇴직급여 지급을 신청하였고, 중소기업은행은 2015. 8. 7. 원고의 계좌로 망인의 퇴직급여 56,927,847원에서 퇴직소득세와 주민세를 제외한 54,937,507원을 송금하였다.

바.

한편 원고는 2015. 8. 11. "2003. 8. 1. ~2012. 11. 16. 까지의 퇴직금 54,937,507원을 2015. 8. 7. 자로 수령하였습니다. 이에 진정을 취하하며 피진정인의 처벌을 원하지 않습니다"라는 내용으로 진정을 취하하였다.

2.

당사자의 주장

가.

원고의 주장

피고 회사는 원고에게 망인의 퇴직금 54,937,507원 및 이에 대하여 망인이 사망퇴직한 후 14일이 경과한 다음날인 2012. 12. 1. 부터 다 갚는 날까지 근로기준법이 정한 연 20%의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는데, 2015. 8. 7. 원고가 지급받은 54,937,507원을 2012. 12. 1. 부터 2015. 8. 7. 까지의 지연손해금 29,498,139원에 충당하고 나머지 25,439,368원을 원금에 충당하면 미지급 퇴직금 원금이 29,498,139원이 되므로, 피고 회사는 29,498,139원 및 이에 대하여 2015. 8. 8. 부터 연 20%의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나.

피고 회사의 주장

1)

피고 회사가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에 따라 확정급여형 퇴직연금제도를 설정하였고 망인이 확정급여형 퇴직연금제도에 가입하였으므로 망인의 퇴직급여를 지급할 의무는 중소기업은행이 부담하게 된다. 그런데 중소기업은행으로부터 망인의 퇴직연금을 지급받기 위해서는 원고의 계좌지정이라는 행위가 필요하고 망인의 사망과 상속인을 확인할 수 있는 서류도 제출되어야 하므로, 피고 회사가 원고를 대신하여 중소기업은행에 망인의 퇴직급여를 청구하는 경우 계좌지정 및 망인의 사망과 상속인을 확인할 수 있는 서류를 원고로부터 제출받는 등 원고의 협조가 필수적인데 원고는 피고 회사로부터 이에 관한 협조 요청을 받고도 전혀 협조를 하지 않았다. 이는 원고의 귀책사유에 의한 채권자지체에 해당하므로 피고 회사로서는 퇴직급여지급이 지연된 것에 대한 책임을 지지 않는다.

2)

근로기준법 시행령 제 18조에서는 "지급이 지연되고 있는 퇴직금 전부 또는 일부의 존부를 법원에서 다투는 것이 적절하다고 인정되는 경우"를 지연손해금의 적용제외 사유로 정하고 있는바, 이 사건에서 퇴직급여 지급의무의 주체가 누구인지, 지급기한은 어떠한지 등에 관한 다툼정리가 필요하므로 망인의 퇴직급여에 대하여 근로기준법이 정한 연 20%의 비율에 의한 지연손해금의 적용이 제외되어야 한다.

3)

원고와 피고 회사는 2015. 8. 7. 망인의 퇴직급여를 54,937,507원으로 정산하기로 합의하였거나, 그러한 정산합의가 없었다고 하더라도 54,937,507원을 퇴직급여 원금에 충당하기로 합의하였으므로 원고의 청구는 부당하다.

3.

판단

가.

피고 회사의 이행지체 여부

1)

피고 회사가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에 따라 근로자들의 동의를 얻어 확정급여형 퇴직연금제도를 설정하고 2009. 9. 23. 중소기업은행과 사이에 확정급여형 퇴직연금운용관리계약을 체결하였으며 당시 망인도 확정급여형 퇴직연금제도에 가입한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으나, ①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제17조 제2항 본문은 "사용자는 가입자의 퇴직 등 제1항에 따른 급여를 지급할 사유가 발생한 날로부터 14일 이내에 퇴직연금사업자로 하여금 적립금의 범위에서 지급의무가 있는 급여 전액을 지급하도록 하여야 한다"라고 규정하여 퇴직급여의 지급책임이 사용자에게 있음을 명시하고 있는 점, ②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제2조 제13호는 "퇴직연금사업자란 퇴직연금제도의 운용관리업무 및 자산관리업무를 수행하기 위하여 제26조에 따라 등록한 자를 말한다"라고 규정하고 있는데, 이에 의하면 퇴직연금사업자는 사용자의 지시에 따라 퇴직급여 지급을 담당하는 역할 내지 업무를 수행하는 수탁자라고 보이는 점 등을 고려하면, 망인에 대한 퇴직급여 지급채무의 주체는 사용자인 피고 회사라고 봄이 타당하다. 다만 위와 같이 망인에 대한 퇴직급여 지급채무의 주체가 피고 회사라고 하더라도, 근로자 퇴직급여 보장법의 관련규정을 종합할 때 망인에 대한 퇴직급여 지급은 피고 회사가 퇴직급여를 직접 지급하는 방식이 아니라 중소기업은행에 적립된 퇴직연금이 망인에게 지급되도록 하는 방식으로 보인다. 따라서 피고 회사가 망인의 퇴직급여를 지급할 의무는 피고 회사가 적립한 퇴직연금이 중소기업은행을 통해 망인에게 지급될 수 있도록 조치를 취함으로써 이행된다고 봄이 타당하다(적립금이 부족한 경우에는 피고 회사가 직접 지급의무를 부담하지만 이 사건에서 당시 중소기업은행에 적립된 금액은 망인의 퇴직급여 전액을 지급하기에 충분하였던 것으로 보이므로 별도로 피고 회사가 직접 지급의무를 부담하는 부분은 없다).

2)

중소기업은행장에 대한 금융거래정보 제출명령 결과에 의하면, 사망퇴직의 경우에는 사망을 확인할 수 있는 서류 및 수급자와 사망자 사이의 관계를 입증할 수 있는 증빙서류가 첨부되어야 하고 상속인이 여러 명인 경우 대표상속인 지정을 위해 추가서류가 필요한 경우도 있는 사실을 인정할 수 있는데, 이는 가입자의 사망이라는 특수한 상황 때문에 가입자와 수급자가 달라지므로 부득이하게 요구되는 절차라고 보인다. 따라서 중소기업은행에 적립된 망인의 퇴직연금이 원고에게 지급되기 위해서는 위와 같이 필요한 서류들이 제출되어야 하고 그 서류들은 망인의 상속인인 원고만이 제출할 수 있으므로, 결국 피고 회사가 망인의 퇴직급여 지급채무를 이행하기 위해서는 채권자인 원고의 협력이 요구된다고 할 것이다. 다만, 위와 같은 원고의 협력의무는 원고가 망인이 퇴직연금에 가입하였고 이에 따라 퇴직연금 신청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알게 되는 것을 전제로 하므로, 피고 회사는 미리 원고에게 이러한 사정을 고지하고 협조를 요청할 의무가 있다고 봄이 타당하다. 따라서 피고 회사가 원고에게 위와 같은 사정을 고지하지 않아 원고가 자신의 협조가 필요하다는 점을 알 수 없었던 경우에는 피고 회사가 이행지체 책임을 진다고 봄이 타당하고, 피고 회사가 원고에게 위와 같은 사정을 고지하였음에도 원고가 협조를 거부한 경우에는 피고 회사가 이행지체 책임을 지지 않는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피고 회사의 채무이행에 채권자인 원고의 행위를 요하는 경우이므로 구두제공으로도 무방하다). 3) 앞서 본 바와 같이 피고 회사가 2013. 9. 2. "퇴직금 수령에 관한 구비서류 안내건"이라는 제목으로 원고에게 피고 회사가 퇴직연금에 가입한 업체로서 망인의 퇴직금 수령에 관한 구비서류[가족관계증명서, 손해담보약정서(은행비치서류), 본인(A) 신분증, 통장(A) 사본, 인감(A) 도장]를 준비하여 방문하라는 취지의 내용증명을 발송하였는데, 이는 피고 회사가 원고에게 망인이 퇴직연금에 가입되어 있음을 고지하고 원고의 협조를 요청함으로써 망인의 퇴직연금이 지급될 수 있도록 조치를 취한 것이라고 보이므로 2013. 9. 2.부터는 피고 회사가 퇴직급여 지급채무의 이행지체 책임을 지지 않는다고 봄이 타당하다(이에 대하여 원고는, 당시 피고 회사의 공동대표이사인 D이 망인에게 토지를 명의신탁하였음을 이유로 원고 등을 상대로 소유권이전등기말소 소송을 제기하였는데 피고 회사가 원고에게 소유권이전에 협조하라고 하면서 소유권이전과 관련한 서류들을 요구하였던 것이므로 피고 회사가 망인의 퇴직금지급과 관련한 조치를 취한 것이 아니라는 취지로 주장한다. 을 제4호증의 1의 기재에 의하면 피고 회사가 2013. 9. 2. 원고에게 내용증명을 보낼 당시 첨부문서에 필요서류란 제목으로 상속인 전원의 기본증명서 등과 사망인의 기본증명서 등 소유권이전과 관련한 것으로 보이는 서류들이 기재되어 있는 사실을 인정할 수 있지만, 앞서 본 바와 같이 내용증명의 본문에는 퇴직금 지급과 관련한 서류들이 함께 기재되어 있고 첨부문서의 하단에도 "퇴직금 지급시 서류"라는 제목으로 필요한 서류들이 기재되어 있다. 따라서 원고가 소유권이전등기와 관련한 서류들을 제출할 의사가 없는 경우에는 그러한 서류들을 제외하고 퇴직금 지급과 관련한 서류를 제출하면 되는 것이므로 위와 같은 사정만으로 피고 회사가 망인의 퇴직금지급과 관련한 조치를 취한 것이 아니라고 보기는 어렵다).

4)

피고 회사는 망인의 49제 후 원고가 피고 회사를 방문하였을 때 원고에게 망인이 퇴직연금에 가입하였음을 설명하고 퇴직연금을 지급받기 위해 필요한 서류들을 준비할 것을 요청하였으므로 2013. 9. 2. 이전에도 피고 회사의 이행지체 책임이 없다고 주장하나, 갑 제9호증의 기재(망인의 사망 후 원고의 상속세 신고 및 상속세조사를 대행한 세무사 E이 피고 회사의 이사인 F에게 망인의 퇴직금지급에 대하여 문의하자 F은 D과 망인의 명의신탁문제가 해결되어야 퇴직금을 지급할 수 있다고 말하였다)에 비추어 볼 때, 을 제13호증의 기재만으로 이를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따라서 망인의 퇴직급여 지급과 관련하여 피고 회사는 2012. 12. 1.부터 2013. 9. 1.까지 이행지체 책임을 진다고 할 것이다.

나.

지연손해금 적용이 제외되는 경우인지 여부

이 사건에서 망인의 잔존 퇴직금이 얼마인지가 문제되고 있기는 하지만 원고와 피고 회사는 망인의 퇴직금이 전부 존재하였음을 전제로 얼마만큼의 지연손해금이 발생하였는지를 다투고 있고 그 결과로 지연손해금 충당 후 잔존 퇴직금이 얼마인지가 문제되고 있을 뿐이므로, 망인의 원래 퇴직금의 존부 자체를 법원에서 다투는 것이 적절하다고 인정되는 경우라고 볼 수는 없다(뒤에서 보는 바와 같이 잔존 퇴직금액을 다투는 피고 회사의 주장이 일부 이유 있어 결과적으로 근로기준법에 따른 지연손해금 적용이 배제되는 것과는 다르다).

다.

정산합의나 합의충당이 있었는지 여부

원고가 2015. 8. 11. "2003. 8. 1.~2012. 11. 16.까지의 퇴직금 54,937,507원을 2015. 8. 7.자로 수령하였습니다. 이에 진정을 취하하며 피진정인의 처벌을 원하지 않습니다"라는 내용으로 진정을 취하한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으나 위와 같은 사실만으로 원고와 피고 회사 사이에 망인의 퇴직금 원리금을 54,937,507원으로 정산하기로 합의하였다거나 원고와 피고 회사가 54,937,507원을 퇴직금 원금에 충당하기로 합의하였음을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라.

소결론

따라서 2015. 8. 7. 자로 지급된 54,937,507원은 퇴직급여 원금 54,937,507원에 대하여 2012. 12. 1.부터 2013. 9. 1. 까지 연 20%의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 8,278,254원(원 미만은 버린다)에 우선 충당되고, 나머지 46,659,253원만이 원금에 충당되므로, 피고는 미지급 퇴직급여 8,278,254원 및 이에 대하여 2015. 8. 8. 부터 피고 회사가 그 이행의무의 존재 여부나 범위에 관하여 항쟁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인정되는 이 판결 선고일인 2017. 4. 6.까지 상법이 정한 연 6%,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 근로기준법이 정한 연 20%의 각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4.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위 인정범위 내에서 이유 있어 이를 인용하고 나머지 청구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할 것인바, 제1심 판결은 이와 결론을 일부 달리하여 부당하므로 제1심 판결 중 위 인정금액을 초과하여 지급을 명한 피고 패소부분을 취소하고, 그 취소부분에 해당하는 원고의 청구를 기각하며, 피고의 나머지 항소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정창근(재판장) 김수연 김병진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