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남부지방법원판결

서울남부지방법원 2018. 7. 20. 선고 2017나5445 판결

주문

1.

원고의 항소를 기각한다.

2.

항소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1.

기초사실

가.

원고는 'C'이라는 상호로 D과 같이 고물수거업을 하는 자, 피고는 서울 구로구 E에서 F를 운영했던 자이다.

나.

피고는 위 E 사업장을 서울 금천구 G로 이전함에 따라 위 E 사업장에 설치된 1층짜리 카센터용 가건물(이하 '이 사건 가건물'이라고 한다)을 철거하게 되었다. 피고는 2015. 7. 15.경 새로 이전한 G 사업장 건물에서 리모델링 공사를 하던 H, I에게 이 사건 가건물을 철거해서 나오는 고철을 가져가라고 말하였다.

다.

H, I는 원고와 D에게 연락하여 이 사건 가건물 철거작업을 소개해주고 금액이 맞으면 철거해 가라고 전달하였다.

라.

원고는 2015. 7. 21. D과 함께 피고의 위 E 사업장에 가서 이 사건 가건물 철거작업을 시작하였는데 주변 주민들의 제지로 철거작업이 중단되자 피고가 위 철거현장에 와서 주민들에게 철거 지시 사실을 확인시켜주고 원고에게 이 사건 가건물의 철거범위를 설명하여 주었다.

마.

원고는 2미터 높이의 이 사건 가건물 지붕에서 해체작업을 하다가 점심을 먹기 위해 작업을 중단하고 내려오던 중 미끄러지면서 바닥으로 떨어져 우측 종골 분쇄골절 등의 부상을 입는 사고(이하 '이 사건 사고'라고 한다)가 발생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12, 17호증, 을 제1호증의 각 기재, 증인 H, I의 진술, 변론 전체의 취지

2.

원고의 청구에 대한 판단

가.

원고의 주장

원고는 다음과 같은 사유를 책임의 근거로 하여 피고에게 이 사건 사고로 인해 원고가 입은 손해 20,007,705원( = 적극적 손해 5,645,760원 + 소극적 손해 13,361,945원 + 위자료 1,000,000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의 지급을 구하고 있다.

(1)

원고와 피고는 원고가 이 사건 가건물을 철거하여 주고 피고는 이에 대한 대가로 이 사건 가건물 철거과정에서 나오는 고철 및 피고의 사업장에서 나오는 휠, 밧데리 등을 제공해 주기로 하는 용역계약을 체결하였다. 이에 따라 원고는 이 사건 가건물 철거작업을 시작하였는바, 원고와 피고 사이에는 용역계약 또는 묵시적 근로계약이 성립되었고, 최소한 사무관리 또는 호의관계가 성립된 것으로 보아야 한다.

(2)

피고는 피고의 사업장에서 구체적인 작업범위, 내용 등을 지휘 감독하면서 아무런 안전조치 없이 원고에게 이 사건 가건물 철거작업을 지시하였고 피고의 이러한 보호의무 및 안전배려의무위반, 산업안전보건법 제23조 소정의 안전조치의무위반으로 인해 이 사건 사고가 발생한 것이므로 피고는 민법 제380조 또는 민법 제750조에 따른 손해배상책임을 져야 한다.

(3)

원고가 철거작업을 한 현장은 2미터 이상의 이 사건 가건물 상부로서 이 사건 가건물은 통상 갖추어야 할 안전성을 갖추지 못한 상태였기에 피고는 안전바의 설치나 조립비계의 제공 등 이 작업에서 요구되는 정도의 방호조치를 하였어야 함에도 이를 전혀 하지 않고 철거범위만 지시하였고, 피고의 이러한 방호조치의무위반으로 인해 이 사건 사고가 발생한 것이므로 피고는 민법 제758조 공작물 점유자, 소유자로서의 손해배상책임을 져야 한다.

나.

판단

(1)

앞서 본 사실 및 증인 H, I의 진술을 종합하여 인정되는 다음의 사실 등에 비추어 보면, 원고와 피고 사이에는 원고와 D이 피고의 이 사건 가건물을 철거하고, 피고가 이에 대한 보수로서 그 철거현장에서 나온 철 구조물과 피고의 사업장에서 나오는 고물 등을 지급하기로 하는 도급계약이 체결된 것으로 판단된다.

①

피고는 이 사건 가건물을 철거해야 할 상황에 이르자 H, I에게 이 사건 가건물을 철거하고 거기서 나온 철 구조물을 무상으로 가져가라고 하였고 이에 H, I는 D에게 위 피고의 말을 전하면서 이 사건 가건물 철거작업을 소개해주었다.

②

H은 피고에게 원고와 D이 현장에 가 보고 수지가 맞으면 철거작업 후 고물을 수거해 갈 것이라고 말하였다.

③

원고와 D은 이 사건 가건물을 철거하는 대가로 그 철거현장에서 나온 고철을 수거하고, 피고의 사업장에서 앞으로 나올 휠, 밧데리 등 고물을 제공받을 것으로 믿고 이 사건 가건물 철거작업을 시작하였다.

(2)

도급계약의 경우 원칙적으로 도급인에게는 수급인의 업무와 관련하여 사고방지에 필요한 안전조치를 취할 주의의무가 없으나, 법령에 의하여 도급인에게 수급인의 업무에 관하여 구체적인 관리·감독의무 등이 부여되어 있거나 도급인이 공사의 시공이나 개별 작업에 관하여 구체적으로 지시·감독하였다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는 도급인에게도 수급인의 업무와 관련하여 사고방지에 필요한 안전조치를 취할 주의의무가 있다고 할 것이다(대법원 2009. 5. 28. 선고 2008도7030 판결, 2010. 12. 23. 선고 2010도1448 판결 등 참조).

위 법리에 기초하여 피고의 원고에 대한 보호조치 및 안전조치의무위반 등을 이유로 민법 제380조 또는 민법 제750조에 따른 손해배상책임을 묻는 원고의 위 주장에 대해 살피건대, 피고가 이 사건 가건물의 철거를 원고와 D에게 도급주고 2015. 7. 21. 철거 현장에서 원고에게 직접 철거의 범위를 설명해 준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으나, 증인 H의 진술,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해 인정되는 사실, 즉 원고와 D은 2015. 7. 21. 이 사건 가건물 철거작업 현장에 가서 피고의 참석 없이 철거작업을 시작하였고 주변 주민들이 철거작업을 제지하자 피고에게 연락하여 피고가 현장에 도착하였고 피고가 원고에게 철거해 가라고 하였음을 주민들에게 설명하여 철거작업이 재개된 사실, 피고는 현장에서 원고에게 옆 건물과 붙어 있는 이 사건 가건물의 철거범위를 설명해주고 고물을 철거해 가라고 한 후 현장을 떠난 사실, 원고는 피고가 현장을 떠난 후 이 사건 가건물 지붕에서 해체작업을 하다가 점심을 먹기 위해 중단하고 내려오던 중 미끄러지면서 바닥에 떨어져 이 사건 사고가 발생한 사실 등에 비추어 보면, 원고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이 사건 사고 당시 피고가 원고에게 이 사건 가건물 철거에 관하여 구체적으로 지시·감독한 사실을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으므로, 피고에게 원고에 대한 보호조치의무 및 안전배려의무, 산업안전보건법 제23조 소정의 안전조치의무가 있음을 전제로 한 원고의 위 주장은 더 나아가 살펴 볼 필요가 없이 이유가 없다.

(3)

다음으로 피고에게 민법 제758조에 따른 공작물의 설치·보존상의 하자로 인한 손해배상책임이 있는지 보건대, 공작물의 설치·보존상의 하자라 함은 공작물이 그 용도에 따라 통상 갖추어야 할 안전성을 갖추지 못한 상태에 있음을 말하는 것으로서, 이와 같은 안전성의 구비 여부를 판단함에 있어서는 당해 공작물의 설치·보존자가 그 공작물의 위험성에 비례하여 사회통념상 일반적으로 요구되는 정도의 방호조치 의무를 다하였는지 여부를 기준으로 판단하여야 하고, 그 시설이 관계 법령이 정한 시설기준 등에 부적합한 것이라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이러한 사유는 공작물의 설치·보존상의 하자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는데(대법원 2010. 2. 11. 선고 2008다61615 판결 참조), 원고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피고가 이 사건 가건물의 점유·소유자로서 이 사건 가건물에 대해 사회통념상 일반적으로 요구되는 정도의 방호조치 의무를 다하지 아니하였다거나 위 가건물이 관계 법령이 정한 시설기준 등에 부적합하였다는 사실을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증거가 없으므로, 이 사건 가건물이 이 사건 사고 당시 그 용도에 따라 통상 갖추어야 할 안전성을 갖추지 못한 상태에 있었음을 전제로 한 원고의 주장은 더 나아가 살필 필요 없이 이유 없다.

3.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할 것인바, 제1심 판결은 이와 결론을 같이하여 정당하고 원고의 항소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부상준(재판장) 김정석 최유나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