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남부지방법원판결

서울남부지방법원 2019. 2. 15. 선고 2018가합1095 판결

주문

1.

피고가 2018. 5. 17. 원고에 대하여 한 해고는 무효임을 확인한다.

2.

피고는 원고에게 2018. 5. 17.부터 이 판결 확정일까지 월 2,670,000원의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3.

소송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4.

제2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이유

1.

기초사실

가.

원고는 1990. 5. 3. 피고의 직원으로 채용되었다.

나.

피고는 2018. 5. 17. 임원 선출 승인, 위생용품 시험·검사기관 요건에 관한 승인 등을 안건으로 하는 이사회를 개회하였는데, 당초 이사회 안건으로 공고한 적이 없는 원고에 대한 해고 안건을 이사회 당일 현장에서 의안으로 상정하였다.

다.

피고는 2018. 5. 17.자 이사회에서 회장을 제외한 나머지 참석이사 8명 중 6명의 찬성으로 원고를 해고하는 안건을 가결하였다.

라.

피고는 같은 날 원고에게 별지 1. 목록 기재 해고사유가 인정되어 원고를 해고한다는 통지를 하였다(이하 '이 사건 해고'라 한다).

마.

원고가 2018. 5. 21. 피고에 대하여 재심을 청구하자, 피고는 2018. 6. 7. 긴급이사회를 개최한 다음 제5호 의안으로 징계위원회 소집의 건을 상정하여 이사 C, D, E, F, G, H를 징계위원으로 선출하고 이사 I을 징계위원장으로 선임하였다.

바.

피고의 징계위원회는 2018. 6. 7. 16:30경 원고에 대한 해고 징계를 의안으로 상정하여 위 2018. 5. 17.자 이사회에서 의결한 원고에 대한 해고사유를 낭독한 다음 위원 중 5명의 찬성으로 원고의 해고를 의결하였다.

사.

피고는 '원고가 전 대표인 J과 공모하여 피고의 공금을 사적으로 유용하였다'는 이유로 원고를 업무상횡령죄로 고소하였으나, 서울남부지방검찰청은 2018. 8. 13. 원고에 대하여 혐의없음(증거불충분) 불기소처분 결정을 하였다.

아.

이 사건과 관련 있는 피고의 정관, 인사 규정 등은 별지 2. 목록 기재와 같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3, 4, 6 내지 8, 10, 12, 13호증, 을 제7, 8, 10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당사자의 주장

가.

원고

1)

해고무효확인 청구

가)

절차상 하자

(1)

피고가 원고를 해고하기 위해서는 장계위원회의 의결을 거쳐야 함에도 불구하고 피고는 원고에 대한 해고를 이사회에서 의결하였고, 당초 이사회 안건으로 공고한 적이 없는 원고에 대한 해고 안건을 이사회 당일 현장에서 의안으로 상정하였으며, 이사 자격이 없는 K, L이 이사회에서 의결권을 행사하였다.

(2)

2018. 5. 17.자 이사회 이후 징계위원회가 소집되었으나 징계위원회에서 원고에게 소명할 기회를 주지 않았고, 징계위원회 위원장은 수석부회장 또는 부회장이 되어야 함에도 이사 I이 위원장이 되었다. 징계위원회 개최 당시 피고의 회장인 H를 상대로 직무집행정지 가처분 신청이 제기되어 있었고, H가 원고를 형사 고소한 상황이었는데, H가 징계위원회에서 의결권을 행사하였으므로 징계위원회의 중립성, 공정성은 결여되었다. 또한 이사 C은 징계위원회 회의록에 무인하지 않았음에도 위 회의록에 C의 무인이 되어있다.

나)

내용상 하자

원고에게 별지 1. 목록 기재와 같은 해고 사유가 없다. 원고가 H에게 욕설을 하기는 하였으나, 그 이유는 H가 평소에 원고에 대한 허위사실을 유포하고 직원들로 하여금 원고를 불신하게 하는 등의 행위를 했기 때문이다.

2)

임금 청구

이 사건 해고가 무효이므로 피고는 원고에게 2018. 5. 17.부터 이 판결 확정일까지 월 2,670,000원의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여야 한다.

나.

피고

1)

인사규정 제17조 제2항은 면직사유에 관하여만 규정하고 절차에 관하여는 규정하고 있지 않으므로 이사회 의결을 거쳐 인사규정 제17조 제2항 라목에서 정한 사유로 원고를 해고 또는 면직하였다고 하더라도 절차상의 하자가 있다고 할 수 없다.

2)

원고에게는 다음과 같은 면직 사유가 있다.

①

원고는 피고 대표의 직무상 명령과 지시에 복종하여 근무기강을 확립하고 질서를 존중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피고 대표인 회장 H에게 욕설을 하고, 사퇴를 강요하였으며, H를 협박하였다.

②

원고는 2018. 4. 26. 제29차 정기총회에서 H의 직무집행 정지 안건을 상정시키기 위하여 진행순서를 무시하고 M에게 마이크를 넘겨 발언하게 하였다.

③

원고는 피고의 감사인 N을 내세워 H를 상대로 직무집행정지 가처분을 신청하였다.

④

원고는 해고된 이후인 2018. 5. 말경 원고가 사용하던 컴퓨터를 무단으로 반출하여 컴퓨터에 저장되어 있던 피고의 자료를 삭제 또는 은닉하였다.

⑤

원고는 현재까지 피고에게 원고가 관리고 있던 인감도장과 법인카드를 반환하지 않고 있다.

⑥

원고가 2014년경 피고의 자금 5,000만 원으로 구입한 중금속 검사장비는 규격에 미달하는 장비이고, 이로 인하여 피고는 2018. 5. 14.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시험, 검사업무 중단 조치를 받게 되었다.

3.

해고무효확인청구에 관한 판단

가.

피고가 인사규정 제22조 내지 제25조에 따라 적법하게 원고를 징계해고하였는지

1)

기초사실에 의하면 이 사건 해고는 피고의 정관 및 인사규정을 위반하여 징계위원회가 아닌 이사회에서 한 것으로서 절차상 중대한 하자가 있는 부당해고이므로 위법하여 무효이다.

2)

2018. 6. 7.자 징계위원회 의결의 적법 여부에 관하여 본다. 기초사실, 을 제1, 7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피고는 2018. 6. 7.자 이사회에서 징계위원회를 구성(제5호 의안)하기도 전에 신임사무총장 채용계약을 인준하는 안건을 가결(제1호 의안)한 점, 피고가 2018. 6. 7.자 징계위원회의 해고 징계 이후 원고에게 별도로 해고의 의사표시를 통보하였다고 볼 증거가 없고, 원고는 2018. 6. 7.자 징계위원회의 해고 징계취지를 피고로부터 통지받지 못한 것으로 보이는 점[피고가 2018. 6. 8. 원고에게 보낸 내용증명(을 제1호증의 1)은 '원고가 유출한 자산 및 자료를 원상회복하고 피고의 회원들을 대상으로 내용을 알 수 없는 문서에 서명을 받는 행위를 중단하라'는 취지로서 해고의 의사표시로 볼 수 없다, 그로 인하여 원고는 재심신청 등 2018. 6. 7.자 징계위원회의 해고 징계에 대하여 이의할 기회를 사실상 박탈당한 점 등을 고려하면 2018. 6. 7.자 해고 역시 절차상 중대한 하자가 있는 부당해고로서 위법하여 무효이다.

나.

피고가 인사규정 제17조 제2항의 면직 규정에 따라 적법하게 원고를 면직하였는지

1)

취업규칙 등에서 당연퇴직 사유에 대하여 다른 징계해고 등과는 달리 아무런 절차 규정을 두고 있지 아니한 경우에는 당연퇴직 사유가 동일하게 징계 사유로도 규정되어 있는 경우와는 달리 당연퇴직 처분을 함에 있어서 징계 등에서 정한 절차를 거쳐야 한다고 할 수 없다(대법원 1995. 7. 14. 선고 95다1767 판결 등 참조). 위 법리에 비추어 보건대, 피고의 인사규정 제17조 제2항에서 면직사유에 관하여 규정하면서 인사규정 제22조, 제23조, 제25조와 달리 아무런 절차 규정을 두고 있지 아니하므로 피고가 면직규정에 따라 원고를 해고한 것이라면 징계위원회가 아닌 이사회의 의결로 피고를 해고하였다는 사정만으로는 절차상 하자가 있다고 단정할 수 없다.

그러나 사용자가 어떤 사유의 발생을 당연퇴직 사유로 규정하고 그 절차를 통상의 해고나 징계해고와 달리한 경우에 그 당연퇴직 사유가 근로자의 사망이나 정년, 근로계약기간의 만료 등 근로관계의 자동소멸 사유로 볼 경우를 제외하고는 이에 따른 당연퇴직 처분은 근로기준법 제23조 소정의 제한을 받는 해고라 할 것이고, 따라서 당연퇴직 처분이 유효하려면 같은 조 제1항 소정의 정당한 이유가 있어야 한다(대법원 1998. 4. 24. 선고 97다5877판결 등 참조).

특히 직무수행 능력이 부적합하거나 부족하다는 점을 면직사유로 삼을 경우에는 사용자의 자의적인 판단이 문제될 수 있으므로 객관적인 자료에 의하여 면직사유가 존재함이 증명되어야 한다.

2)

을 제2, 9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면 원고가 0에게 'H와 K이 피고의 회장, 수석부회장 직에서 사퇴할 것을 종용하는 내용'의 이메일을 보낸 사실, 원고는 2018. 2. 26. H와 통화하면서 H에게 욕설을 한 사실이 인정된다.

그러나 기초사실 및 위 각 증거들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면 위 인정사실만으로 원고가 인사규정 제17조 제2항 라목의 '직무수행 능력이 부적합하거나 부족할 때'에 해당한다고 보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①

원고가 H에게 욕설을 하였으나 원고는 H의 정당한 업무지시를 거부하면서 갑자기 욕설을 한 것이 아니라 H와 말다툼을 하는 과정에서 욕설을 한 점, 원고가 욕설을 하기 전 H도 원고에게 '자네 지금 좆도 아무', '당신이라고 하지마 이 자식아'라는 말을 한 점, 원고와 H는 평소 사이가 좋지 않았던 것으로 보이는 점, 피고가 제출한 녹취록(을 제9호증)에 의하더라도 원고가 말다툼을 유발하였다고 보기 어려운 점, 위 녹취록은 원고와 H 사이의 통화 시작 부분과 끝 부분만 기록된 것으로서 통화 중간 부분은 삭제된 것으로 보이므로 위 녹취록만으로 원고가 H에게 욕설을 하게 된 구체적인 경위를 알 수도 없는 점 등을 고려하면 원고가 H와 말다툼을 하는 과정에서 H에게 일회적으로 욕설을 한 사실만으로 원고를 면직할 정도로 원고의 직무수행 능력이 부적합하거나 부족하다고 보기 어렵다.

②

피고는 원고가 K에게 보낸 이메일 외에 원고가 H에게 사퇴를 강요하고, H를 협박하였다는 증거를 제출하지 못하고 있으며, 위 이메일은 원고가 H에게 보낸 것이 아니라 K에게 개인적으로 보낸 것이므로 이메일 내용만으로 원고가 H에게 사퇴를 강요하고 H를 협박하였다고 보기 어렵다.

③

피고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 피고가 주장하는 ②~⑥항의 면직사유를 인정하기 부족할 뿐만 아니라 ②, ③항의 사유는 '직무수행 능력'과 관련이 없는 사유이고, ④항의 사유는 원고가 해고된 이후 발생한 사유이다.

④

피고는 2018. 5. 14.경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시험, 검사업무 중단 등 조치를 요구 받았으나 원고가 해고된 이후 원고를 포함한 피고의 직원 4명 중 P, Q가 사직서를 제출하여 피고의 직원이 부족해진 탓에 위 요구를 받은 것으로 볼 여지도 있다.

4.

임금청구에 관한 판단

이 사건 해고가 무효인 이상 원고가 실제로 근로를 제공하지 못하였다고 하더라도 이는 피고의 귀책 사유로 말미암은 것이므로, 피고는 원고에게 원고가 계속 근로하였을 경우에 받을 수 있었던 임금 상당액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원고가 해고 전에 월 2,670,000원의 임금을 지급받은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다.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게 2018. 5. 17.부터 원고가 구하는 바에 따라 이 판결 확정일까지 월 2,670,000원의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5.

결론

원고의 청구는 이유 있으므로 이를 인용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최병률(재판장) 이지수 민한기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