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남부지방법원판결

서울남부지방법원 2019. 10. 25. 선고 2018가합887 판결

주문

1.

피고는 원고에게 22,081,684원과 이에 대하여 2018. 11. 22.부터 2019. 10. 25.까지는 연 5%,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2.

원고의 나머지 청구를 기각한다.

3.

소송비용 중 19/20는 원고가, 나머지는 피고가 각 부담한다.

4.

제1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이유

1.

기초사실

가.

원고는 자동차 임대차 영업 등을 영위하는 회사이다. 피고는 2006. 4. 1.부터 원 고의 직원으로 근무하였고, 2013. 7. 15.부터 거제지점에서 임대용 차량관리 등 업무에 종사하였다.

나.

원고는 전사적 자원관리 체계(ERP System)를 통하여 임대용 차량을 관리하고 있다. 그런데 피고는 2017. 1.경부터 2018. 4.경까지 자동차 임대차 계약이 중간에 해지되어 반납된 자동차가 있는 경우 전사적 자원관리 체계에 이를 재고 차량으로 입력하지 않고 임대차관계가 계속 중인 것처럼 등록하였다. 위와 같이 사실과 다른 등록 건수는 184건이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호증의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손해배상책임의 발생

피고가 재고 자동차가 발생하였음에도 전사적 자원관리 체계에 그에 관하여 임대차관계가 계속 중인 것처럼 입력하였음은 앞서 본 바와 같은바, 피고의 위와 같은 행태는 근로자로서의 성실근로의무에 위반한 것으로 피고는 원고에게 그 손해를 배상할 의무가 있다.

3.

손해배상 책임의 범위

가.

손해액의 산정

피고가 위와 같이 전사적 자원관리 체계에 사실과 다른 입력을 함으로써 원고로서는 재고 자동차를 파악할 수 없어 그 자동차를 영업에 활용할 수 없게 되는 손해를 입었다고 봄이 타당하므로 원고의 손해액은 영업에 활용하지 못한 자동차의 사용이익으로 산정하여야 한다.

한편, 자동차의 임대료는 임대차기간에 따라 단기 임대료, 중기 임대료, 장기 임대료로 나뉘며 기간이 장기일수록 그 임대료가 낮아진다. 그리고 원고는 전체 보유 자동차대비 임대차계약이 유지되고 있는 자동차의 비율을 '운행률'로 파악하여 재고 관리 등업무에 활용하고 있다. 이러한 사정을 기초로 위 자동차의 사용이익은 원고가 그 자동차를 영업에 활용할 수 없었던 기간 동안 발생한 중기 임대료(임대차계약의 평균적인 형태)에 피고의 근무 지점이 속한 영남권 영업점들의 평균운행률(차종에 따라 대략 78% 내지 82%)을 곱하여 산정함이 타당하다. 갑 제1, 3, 6증(가지번호 포함)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위와 같은 전제에서 계산한 사용이익은 466,959,870원이다. 한편, 원고는 피고가 위와 같은 허위 입력 이후 거래처로부터 그와 관련하여 임대료 25,326,186원을 수금한 사실을 자인하고 있는바, 이를 제외하면 원고의 손해액은 441,633,684원(= 466,959,870원 – 25,326,186원)이다.

이에 대하여, 피고는 피고의 허위 등록으로 인하여 원고가 일부 자동차를 영업에 활용하지 못하였다고 하더라도 당시 거제지점에 재고차량이 항상 남아 있었기 때문에 원고가 임대료 수익에 있어 손해를 입은 것이 없어 위와 같은 산정이 부당하다고 주장한다. 피고의 주장과 같이 원고가 실제로 임대료 수익에 지장을 받은 것이 없다 하더라도, 원고가 그 자동차를 영업에 활용하지 못하였음이 분명한 이상, 그 사용이익 상당액의 손해를 입었다고 보아야 한다. 피고의 주장은 받아들이지 아니하되, 그 사정은 손해액의 감액에 참작하기로 한다.

나.

손해배상액의 제한

위와 같이 피고의 책임이 인정된다 하더라도, 손해분담의 공평이라는 손해배상제도의 이념과 아래와 같은 사정을 종합하여 볼 때, 위 손해에 관한 배상책임을 그대로 피고에게 지우는 것이 현저히 부당하다고 인정되므로 피고가 배상할 액수를 위 손해액의 5%로 제한함이 타당하다. 피고가 배상할 액수는 22,081,684원(= 441,633,684원 × 0.05, 원 미만 버림)이다.

1)

앞서 본 것처럼, 피고의 행위로 인하여 관념적으로 볼 때 원고가 자동차를 영업에 활용하지 못하는 손해를 입게 되었다고 할 수는 있지만, 피고의 행위 당시인 2017년경 이후 자동차 임차 수요가 감소하는 추세에 있었던 것으로 보이므로 피고가 위와 같은 행위를 하지 아니하였다고 하더라도, 원고의 영업 이익이 실제로 증가하였을 가능성은 크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손해액의 산정에 있어서는 앞서 본 것처럼 원고의 사용·수익 가능성에 대한 침해에 대한 평가로 충분하지만, 이 사건에서는 피고로 하여금 그와 같은 방법으로 산정된 손해를 그대로 배상하도록 하는 것은 피고의 부담 아래 원고가 우연한 이득을 얻게 하는 것이 되어 형평에 맞지 않은 결과를 야기한다.

2)

피고는, 수요 감소 등으로 재고차량이 증가하는 가운데 실제 영업에 피해가 가지 않는 범위 내에서 지점 실적 등을 유지하고자 반납된 차량에 관하여도 임대차계약이 계속 중인 것처럼 입력한 것이라고 주장한다. 피고가 위와 같은 행위로 인하여 개인적인 이득을 취하였다는 점을 인정할 만한 아무런 자료가 없으므로 피고의 위와 같은 주장을 수긍할 수 있다. 한편, 피고가 근무하였던 거제지점은 센터장 1인과 영업사원 2인을 두고 있었던바, 위와 같은 행위의 동기, 거제지점의 조직 등에 비추어 보면, 피고를 지휘·감독하였던 거제지점 센터장으로서는 피고의 행위를 잘 알고도 이를 묵인하였거나, 조금만 주의를 기울였어도 이를 쉽게 알 수 있었던 것으로 보아야 한다. 원고에 대한 지휘·감독을 다하지 아니한 거제지점 센터장의 위와 같은 잘못은 손해의 발생 및 그 확대에 뚜렷이 기여하였다고 봄이 타당하다. 그런데 거제지점 센터장은 피고와 원고 사이에서는 사용자인 원고를 위하여 행위하는 자이므로(즉, 근로기준법 제2조 제1항 제2호가 정한 사용자에 해당) 거제지점 센터장의 위와 같은 행태는 피해자인 원고의 과실로 평가하여야 한다.

3)

근로계약 관계에 있어 사용자는 임금 등 근로조건을 결정함으로써 피용자의 자질, 숙련도, 도덕성 등을 관리할 수 있고, 근로자의 업무 수행 방법과 그에 대한 감독의 정도 등을 자유롭게 정할 수 있으므로 근로자의 채무불이행은 사용자의 선택에 따라 그 발생 빈도나 그로 인한 손해의 범위가 결정되는 측면이 있다. 따라서 근로관계에 있어 근로자의 채무불이행에 관한 손해배상의무를 근로자에게 그대로 부담시키게 되면, 사업의 수행에 따르는 위험을 근로자에게 전가시키는 것과 마찬가지가 되어 형평에 반하는 결과를 낳는다. 특이 이 사건에서 피고는 당시 월 평균 3,674,803원의 급여를 받고 있었는바, 피고의 업무처리가 부적정하기는 하였어도 피고가 개인적인 이익을 추구하였다거나 원고에게 손해를 가할 의사가 있지는 아니하였음에도 위와 같은 급여 수준을 훨씬 넘는 과도한 책임을 지우는 것은 근로관계의 본질에 맞지 않는다.

4.

결론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게 22,081,684원과 이에 대하여 원고의 이행청구일 다음날로서 이 사건 소장부본 송달일 다음날인 2018. 11. 22.부터 피고가 이행의무의 존부나 범위에 관하여 항쟁함이 타당하다고 인정되는 이 판결선고일인 2019. 10. 25.까지는 민법이 정한 연 5%,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이 정한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위 인정 범위 내에서 이유 있으므로 이를 인용하고, 나머지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최병률(재판장) 임재남 공민아

각주1) 2017년 1월부터 2018년 4월까지 월급 합계 58,796,856원을 16으로 나눔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