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인은 무죄.
이유
공소사실
피고인과 B은 서울 구로구 C건물, D호 소재 주식회사 E(이하 '공소외 회사'라고 한다)의 실경영자들인 자들로서, 상시 근로자 1명을 고용하여 소프트웨어개발업을 경영하는 사용자이다.
사용자는 근로자가 사망 또는 퇴직한 경우에는 그 지급 사유가 발생한 때부터 14일 이내에 임금, 보상금, 그 밖에 일체의 금품을 지급하여야 한다. 다만, 특별한 사정이 있을 경우에는 당사자 사이의 합의에 의하여 기일을 연장할 수 있다.
그럼에도 피고인은 B과 공모하여, 2016. 12. 19.부터 2017. 3. 30.까지 위 사업장에서 근로하다 퇴직한 F의 임금 7,673,370원을 비롯하여 별지 범죄일람표 연번 제2, 3번 기재와 같이 근로자 2명의 임금 합계 10,435,078원을 당사자 사이에 지급기일 연장에 관한 합의 없이 퇴직일로부터 14일 이내에 각 지급하지 아니하였다.
판단
위와 같은 공소사실에 대하여 피고인은 자신도 공소외 회사의 직원이었을 뿐, 위 회사 직원들에 대한 사용자가 아니고 B과 공모하여 임금을 미지급한 사실도 없다고 주장한다.
살피건대, 근로기준법 제109조, 제36조 위반죄의 주체는 사용자인바, 근로기준법 제 15조는 "사용자"란 사업주 또는 사업 경영 담당자, 그 밖에 근로자에 관한 사항에 대하여 사업주를 위하여 행위하는 자를 말한다고 규정하고 있고, 여기에서 '사업 경영 담당자'라 함은 사업경영 일반에 관하여 책임을 지는 자로서 사업주로부터 사업경영의 전부 또는 일부에 대하여 포괄적인 위임을 받고 대외적으로 사업을 대표하거나 대리하는 자를 말하고, '그 밖에 근로자에 관한 사항에 대하여 사업주를 위하여 행위하는 자'라 함은 근로자의 인사, 급여, 후생, 노무관리 등 근로조건의 결정 또는 업무상의 명령이나 지휘감독을 하는 등의 사항에 대하여 사업주로부터 일정한 권한과 책임을 부여받은 자를 말한다.
그런데 기록에 의하면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① 피고인이 B이 지시한 사항에 관한 업무분장이나 공소외 회사의 직원 채용 등에 관여한 사실은 인정되나, 주된 업무는 회사의 영업이었고 급여 또한 영업실적에 비례하여 받았던 점, ② 공소외 회사의 직원이었던 별지 범죄일람표 연번 제1번 기재 G는 수사기관에서 조사받을 당시 'B이 위 회사를 운영하였고 임금을 지급할 주체도 B이다'는 취지로 진술하였고, 이 법정에서 증언하면서도 같은 취지로 진술하며 피고인에 대한 처벌불원의 의사를 표시한 점, ③ 같은 범죄일람표 연번 제3번 기재 H 또한 수사기관에서 조사받을 당시 위 G의 진술과 같은 취지로 진술하였고, 피고인이 사업 파트너라는 취지의 B의 당시 진술도 부인한 점, ④ 공소외 회사의 명의상 대표이사였던 I는 수사기관에서 조사받으면서 '자세히는 모르지만 피고인과 B 둘이서 위 회사를 운영한다'는 취지로 진술하였으나, 이 법정에서 증언하면서는 '정확하게 피고인과 B 둘의 관계는 모른다, B이 총괄해서 회사를 끌어간 것으로 알고 있다. 실질적으로 본인이 알기로는 B이 전체적으로 한 것으로 알고 있다, 피고인과 B이 같이 있는 회사니까 같이 운영했다고 수사기관에서 진술한 것이다. 오너이자 최종결정권자는 B이다'는 취지로 진술하고 있는 점, ⑤ B도 이 법정에서 증언하면서는 '전적으로 자신에게 책임이 있다, 피고인은 사업본부장으로서 영업에 대한 책임이 있는 것이고 대표이사 자격은 아니었다, 수사기관에서의 진술은 피고인이 영업총괄본부장으로서 영업에 관해 책임이 있는 만큼 같이 끝까지 버텨보자는 취지에서 한 것이고 월급을 지급하거나 이런 부분은 아니었다, 공소외 회사는 자신이 독자적으로 운영한 회사이다, 직원 채용과 급여 지급 및 법인 통장 관리 등도 자신이 운영하면서 지시를 내렸다'는 취지로 진술하고 있는 점, ⑥ 또한 공소외 회사의 근로자였던 J은 임금 미지급을 이유로 피고인과 위 회사의 명의상 대표이사인 I를 함께 고소하였는데, 이에 대하여 서울남부지방검찰청 검사는 2018. 3. 27. '피고인과 I가 위 회사의 사용자로서 B과 공모하여 임금을 체불하였다고 인정할 증거가 부족하다'는 이유로 피고인과 I에 대하여 '혐의없음' 처분을 하고 B에 대하여는 약식명령을 청구한 점, ⑦ 더 나아가 피고인은 2019. 2. 8. 서울남부지방법원 2018고정810 근로기준법위반 사건에서 '피고인이 B과 함께 공소외 회사의 공동 실경영자로서 B과 공모하여 위 회사에서 근로하다 퇴직한 K의 임금을 퇴직일로부터 14일 이내에 지급하지 아니하였다'는 취지의 공소사실에 대하여 '피고인이 B과 공모하여 근로자 K의 임금을 미지급하였다거나 근로기준법 제109조, 제36조 위반죄의 주체인 사용자에 해당한다고 볼 증거가 없다'는 이유로 무죄 판결을 선고받았고, 검사가 항소하지 아니하여 위 판결이 그대로 확정된 점 등에 비추어 보면,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피고인이 공소외 회사를 실경영한 사용자라거나 B과 공모하여 임금을 지급하지 아니하였다는 이 사건 공소사실이 합리적 의심의 여지없이 증명되었다고 보기 어렵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그렇다면 이 사건 공소사실은 범죄의 증명이 없는 때에 해당하므로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에 의하여 무죄를 선고하고, 피고인이 선고기일에 출석하지 아니하여 그 동의를 받을 수 없는 경우에 해당하므로 형법 제58조 제2항 단서에 따라 판결의 요지를 공시하지 않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박찬우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