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인의 항소를 기각한다.
이유
항소이유의 요지(사실오인)
피고인에게는 근로기준법 제17조 위반의 고의가 없었다. 그럼에도 원심은 사실을 오인하여 이와 다른 전제에서 이 사건 공소사실을 유죄로 판단하였다.
판단
피고인은, 피고인이 운영하던 주식회사 D는 평소 노무법인으로부터 자문을 받아 인사관리를 하여 온 점, 이 사건 당시 인사담당자(인사부장)가 공석이었던 관계로 다른 업무담당자가 인사관리 업무를 임시로 담당하는 과정에서 근로계약서 작성이 지연되었던 점, E은 3개월의 수습기간을 거쳐 정식 근로계약을 체결하게 되었는데 기 작성되어 있던 수습 근로계약서에 기재된 근로조건 중 변동된 사항은 없었던 점 등을 들어 근로기준법 제17조 위반의 고의가 없었다고 주장한다.
살피건대, 근로기준법 제17조는 사용자에 대하여 위 법에서 열거하고 있는 근로조건을 서면으로 명시하고 근로자의 요구에 따라 그 근로계약서를 교부하도록 규정하고 있는바, 그 입법 취지는 근로자의 법적 지위를 강화하고자 하는 데에 있고, 이러한 취지에 비추어 볼 때 그 명시 시기는 '근로계약을 체결할 때'로 보아야 한다.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① 피고인은 주식회사 D의 대표로서 근로기준법 제17조에서 말하는 사용자에 해당하는 점, ② E은 수습기간을 거쳐 정식 근로자가 되었는데 수습 근로자로서의 지위와 정식 근로자로서의 지위에는 근로계약 종료 요건 등에 있어 상당한 차이가 존재하는 점, ③ 그럼에도 피고인은 위 수습기간 종료 시점에 E과 정식 근로계약을 체결하였음에도 그 계약서를 작성하지 아니하였고 E이 퇴사하면서 그 계약서 교부를 요구하자 비로소 그 계약서를 작성하려 하였던 점 등을 고려하여 볼 때, 피고인의 위 주장을 배척한 원심의 판단은 정당하고 사실을 오인한 위법은 보이지 않는다(피고인은 주식회사 D의 대표이사로서 근로기준법 제17조의 수범자인 사용자인바, 근로계약서 작성 실무가 위 회사 근로자에게 맡겨져 있었다는 사정이 피고인의 죄책을 인정하는 데에 장애가 되지 아니한다).
결론
그렇다면 피고인의 항소는 이유 없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4항에 따라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이대연(재판장) 김병진 한지형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