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반소피고)의 본소 중 미지급 임금 청구 부분을 각하한다.
원고(반소피고)는 피고(반소원고)에게 25,680,000원 및 이에 대하여 2018. 11. 2.부터 2019. 8. 14.까지는 연 5%의,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12%의 각 비율에 의한 금원을 지급하라.
원고(반소피고)의 나머지 본소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본소, 반소를 합하여 모두 원고(반소피고)가 부담한다.
제2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이유
인정사실
원고는 1988. 1. 11. 피고에 입사하여 근무하던 중 2016. 1. 4. 피고에게 희망퇴직 신청을 하였다가 2016. 1. 11. 희망퇴직 신청을 철회하였다.
피고는 2016. 1. 14. 인사위원회를 개최하여 원고를 희망퇴직승인대상자에 포함한 후 원고에게 의원면직(이하 '이 사건 면직'이라 한다) 통보를 하고, 2016. 1. 27. 원고에게 희망퇴직 특별퇴직금으로 278,258,200원을 지급하였다.
원고는 2017. 2. 6. 피고를 상대로 '원고가 희망퇴직에 대한 청약의 의사표시를 철회하였음에도 피고가 원고를 희망퇴직 대상자로 확정하여 이 사건 면직을 한 것은 사실상 해고에 해당하는 것으로서 그 정당한 사유가 없어 무효이다. 이 사건 면직이 무효인 이상 피고는 원고에게 원고가 피고의 근로자로서 계속 근무하였더라면 피고로부터 수령할 수 있었던 임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는 취지로 주장하면서 서울중앙지방법원 2017가합7113호로 근로계약해지합의 무효확인 등 청구의 소(이하 '이 사건 전소'라 한다)를 제기하였고, 2017. 12. 1. 위 법원으로부터 '피고가 2016. 1. 14. 원고에 대하여 한 해고는 무효임을 확인한다. 피고는 원고에게 이 사건 면직이 있은 날의 다음날인 2016. 1. 15. 부터 2017. 8. 31. 까지 발생한 임금 97,855,674원 및 이에 대하여 2017. 9. 1. 부터 이 판결 선고일인 2017. 12. 1. 까지는 연 6%의,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15%의 각 비율에 의한 지연손해금과 2017. 9. 1. 부터 원고가 복직할 때까지 월 3,633,750원의 비율에 의한 임금을 지급하라'는 내용의 원고 전부 승소 판결을 선고받았다. 위 판결에 대하여 피고가 불복하여 서울고등법원 2018나 2002613호로 항소하였으나, 2018. 6. 8. 항소심 법원으로부터 항소기각 판결을 선고받았다. 위 항소심 판결에 대하여 피고가 상고하지 아니하여 2018. 6. 30. 제1심 판결이 그대로 확정되었다(이하 '이 사건 전소의 확정판결'이라 한다).
한편 원고는 2018. 7. 경 복직한 후 2018. 11. 1. 피고로부터 희망퇴직 특별퇴직금의 반환 요청을 받고 2019. 2. 27. 까지 피고에게 252,578,000원을 반환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을 제1호증의 1, 2, 을 제2호증의 1, 2, 을 제3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
원고의 본소 청구에 대한 판단
원고 주장의 요지
첫째, 이 사건 전소에서 원고는 부당해고 기간인 2016. 1. 경부터 2018. 6. 경까지 발생한 임금액을 산정하면서 시간외수당, 연차수당, 변동성과급 일부 및 복지포인트 상당액과 단체협약 및 임금협약에 따른 임금인상분(이하 통틀어 '이 사건 수당 등'이라 한다)을 반영하지 못하였다.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게 이 사건 전소의 확정판결에서 누락된 이 사건 수당 등 합계 42,078,227원(= 시간외수당 7,767,000원 + 연차수당 7,218,880원 + 변동성과급 일부 12,376,668원 + 복지포인트 상당액 9,600,000원 + 임금인상분 5,115,679원)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둘째, 설령 원고의 미지급 임금 청구가 이 사건 전소의 확정판결의 기판력에 저촉된다고 하더라도, 이 사건 전소에서 원고로서는 임금피크제 도입으로 피고의 기존의 임금 산정 기준이 변경된 탓에 임금의 구성항목과 계산방식 등을 구체적으로 정확히 알기 어려워 피고가 일방적으로 산정하여 제시한 임금액을 정당한 임금액이라고 신뢰할 수밖에 없었다. 그런데 이 사건 전소에서 피고는 이 사건 수당 등을 제외한 임금액을 정당한 임금액이라고 산정하여 제시함으로써 원고를 기망하는 불법행위를 저질렀다.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게 기망의 불법행위에 기한 손해배상으로 이 사건 수당 등 상당액인 42,078,227원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셋째, 피고는 위법·부당한 이 사건 면직 처분을 하였고, 그로 인하여 진행된 이 사건 전소와 이 사건 소에서 원고가 이 사건 면직 이후 계속 근무하였더라면 지급받았을 임금액에 관한 정확한 산정 내역을 밝히지 않았으며, 원고가 복직할 때 원고의 거주지에서 원거리에 있는 은행 지점으로 인사발령을 내리는 등 원고에게 부당한 대우를 함으로써 정신적 손해를 입혔다.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게 원고가 입은 정신적 고통에 대한 손해배상으로서 위자료 50,000,000원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판단
미지급 임금 청구
본안 전 항변에 대한 판단
가분채권의 일부에 대한 이행청구의 소를 제기하면서 나머지를 유보하고 일부만을 청구한다는 취지를 명시하지 아니한 이상 그 확정판결의 기판력은 청구하고 남은 잔부청구에까지 미치는 것이므로, 그 나머지 부분을 별도로 다시 청구할 수는 없다(대법원 1993. 6. 25. 선고 92다33008 판결 등 참조).
이 사건에 관하여 보건대, 이 사건 전소 및 이 사건 소의 소송물은 모두 원고가 이 사건 면직 이후 복직하기 전까지의 기간 동안 발생한 임금 청구권이라고 할 것인데, 임금을 산정함에 있어 임금에 포함되어야 할 수당 등의 구성항목이나 구성항목별 금액에 대한 주장은 소송물이나 청구원인을 이유 있게 하는 공격·방어방법에 불과하므로(이 사건 수당 등 청구권은 임금 청구권이라는 하나의 소송물을 구성하는 것일 뿐 각각 별개의 소송물이라고 볼 수는 없다), 원고가 이 사건 전소에서 임금의 일부 청구를 유보하고 나머지만을 청구한다는 취지를 명시하였다고 볼 만한 사정이 없는 이상 원고의 본소 중 미지급 임금 청구 부분은 이 사건 전소의 확정판결의 기판력에 저촉된다고 봄이 타당하다. 따라서 이를 지적하는 피고의 본안 전 항변은 이유 있다.
소결론
원고의 본소 중 미지급 임금 청구 부분은 더 나아가 살펴볼 필요 없이 이 사건 전소의 확정판결의 기판력에 저촉되어 부적법하다.
기망의 불법행위에 기한 손해배상청구
갑 제6호증의 1 내지 3, 을 제1호증의 1 내지 3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이 사건 전소에서 원고는 피고에 대하여 임금피크제 적용을 전제로 원고가 이 사건 면직 이후 계속 근무하였더라면 지급받았을 임금액을 산정하여 밝혀줄 것을 요청한 사실, 피고는 임금피크제가 적용되었을 경우의 임금액을 산정하여 제시하였고, 원고는 이를 수용하여 피고가 제시한 임금액에 관하여 다툼 없는 사실로 정리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위 인정사실 및 위에서 든 증거들로부터 알 수 있거나 추론할 수 있는 다음의 각 사정을 종합하여 보면, 원고가 주장하는 사유나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피고가 이 사건 전소에서 임금액에 관하여 원고를 기망하였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따라서 피고의 기망의 불법행위가 성립함을 전제로 한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더 나아가 살펴볼 필요 없이 이유 없다.
근로자인 원고가 구체적인 임금액을 산정함에 있어 임금 산정 기준과 계산방식을 정확히 파악하고 관련 자료를 획득하는 데에 다소 곤란을 겪을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민사소송에서의 입증책임의 분배에 관한 일반원칙에 의하면 권리를 주장하는 자가 권리발생의 요건사실을 주장·입증하여야 하는 것이므로, 이 사건에서 문제되는 임금 채권의 존재 및 액수에 대해서는 원칙적으로 근로자인 원고에게 그 주장과 입증책임이 있다. 따라서 이 사건 전소에서 피고가 산정하여 제시한 임금액이 정당한 임금액인지 여부는 별론으로 하고, 특별한 사정이 없는 이상 원고가 피고가 산정하여 제시한 임금액을 정당한 임금액이라고 그대로 신뢰한 데에 정당한 이유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
설령 원고의 주장과 같이 이 사건 전소에서 피고가 원고의 이 사건 면직 이후부터 복직 전까지의 기간 동안 발생한 임금액을 산정하면서 이 사건 수당 등을 반영하여야 함에도 이를 반영하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피고가 원고의 권리나 이익을 침해하려고 고의로 이 사건 수당 등을 누락하였다고 볼 만한 자료가 부족하다.
원고는, 피고가 이 사건 수당 등을 제외한 채 임금액을 산정한 것은 '사용자는 근로계약을 체결하거나 변경하는 경우 임금과 관련하여 임금의 구성항목·계산방법 지급방법 등이 명시된 서면을 근로자에게 교부하여야 한다'는 취지로 규정하고 있는 근로기준법 제17조에 위반되는 행위라는 취지의 주장을 하나, 피고가 이 사건 전소에서 원고의 요청에 따라 임금액을 산정하면서 임금의 구성항목과 구성항목별 금액 등을 상세히 밝힌 이상 근로기준법 제17조에 위반된다고 보기 어렵다.
그 밖에 피고가 원고를 기망하였다고 인정할 만한 구체적인 사정을 찾아보기 어렵다.
위자료 청구
갑 제6호증의 1 내지 3, 을 제1호증의 1 내지 3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알 수 있거나 추론할 수 있는 다음의 각 사정을 종합하여 보면, 원고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원고가 주장하는 내용의 피고의 불법행위가 존재한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인정할 증거가 없다. 따라서 원고의 이 부분 주장도 이유 없다.
피고의 원고에 대한 이 사건 면직은 원고의 희망퇴직 신청이 발단이 되었고, 그 후 이 사건 면직의 효력 유무에 관한 다툼이 생겨 이 사건 전소가 제기·진행되었으므로, 피고로서는 이 사건 전소에서 법원의 판결이 확정되기 전까지는 이 사건 면직이 정당한 사유가 없어 무효라는 점을 알기 어려웠을 것으로 보인다.
이 사건 전소와 이 사건 소에서 피고는 원고의 이 사건 면직 이후부터 복직 전까지의 기간 동안 발생한 임금액과 산정 내역을 구체적으로 밝히고 그 산정의 기초가 되는 자료를 제출하였다. 또한 설령 원고의 주장과 같이 피고가 원고의 이 사건 면직 이후부터 복직 전까지의 기간 동안 발생한 임금액 산정시 이 사건 수당 등을 반영하여야 함에도 이를 누락하였다고 하더라도, 피고의 행위가 원고의 권리나 이익을 침해하거나 상당한 이유 없이 원고에게 고통을 주려는 의사로 행하여졌다고 단정하기 어렵다.
근로자에 대한 전보나 전직은 원칙적으로 인사권자인 사용자의 권한에 속하므로 업무상 필요한 범위 내에서는 상당한 재량을 인정하여야 할 것이지만, 그것이 근로기준법 등에 위반하거나 권리남용에 해당하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는 허용되지 않는다고 할 것이고, 전보처분이 정당한 인사권의 범위 내에 속하는지 여부는 전보명령의 업무상의 필요성과 전보에 따른 근로자의 생활상의 불이익과의 비교교량, 근로자 본인과의 협의 등 그 전보명령을 하는 과정에서 신의칙상 요구되는 절차를 거쳤는지의 여부 등에 의하여 결정되어야 할 것이다(대법원 1995. 5. 9. 선고 93다51263 판결, 대법원 1997. 12. 12. 선고 97다36316 판결 등 참조). 그런데 피고의 원고에 대한 인사발령이 근로기준법 등에 위반된다거나 권리남용에 해당한다는 점에 관한 구체적인 주장, 입증이 부족하다.
피고의 반소 청구에 대한 판단
청구원인에 대한 판단
피고는 이 사건 면직이 유효하다는 전제 하에 원고에게 희망퇴직 특별퇴직금으로 278,258,200원을 지급한 사실, 그런데 이 사건 전소의 확정판결에서 이 사건 면직은 사실상 해고에 해당하는 것으로서 그 정당한 사유가 없어 무효로 판단된 사실은 앞서 인정한 바와 같다.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원고가 2017. 2. 6. 피고로부터 이 사건 면직을 원인으로 지급받은 희망퇴직 특별퇴직금 278,258,200원은 이 사건 면직이 무효로 됨에 따라 법률상 원인이 없게 되었으므로 원고가 이를 부당이득하였다고 봄이 타당하다.
한편 부당이득반환의무는 일반적으로 기한의 정함이 없는 채무로서, 수익자는 이행청구를 받은 다음날부터 이행지체로 인한 지연손해금을 배상할 책임이 있다고 할 것인데(대법원 2018. 7. 19. 선고 2017다242409 전원합의체 판결 참조), 원고가 2018. 11. 1. 피고로부터 기지급된 희망퇴직 특별퇴직금의 반환을 요청받은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다.
따라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원고는 피고에게 부당이득반환으로 희망퇴직 특별퇴직금 278,258,000원에서 피고가 반환받았음을 자인하는 252,578,000원을 공제한 나머지 금액인 25,680,000원(= 278,258,200원 - 252,578,000원) 및 이에 대한 원고가 피고로부터 이행청구를 받은 날의 다음날인 2018. 11. 2. 부터의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원고의 주장 및 이에 대한 판단
원고는, 이 사건 전소의 확정판결로 인하여 복직한 후 동일한 직급과 연령의 동료직원과 비교하여 자신이 현저히 낮은 임금을 수령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어 피고에게 임금 산정에 관한 자료 제공과 협의를 요청하였으나 피고로부터 그 요청을 거절당하여 희망퇴직 특별퇴직금 278,258,200원 중 일단 252,578,000원만 반환하고 나머지 금액에 대하여는 반환을 유보하였다는 취지로 주장한다.
그러나 원고가 주장하는 사유는 피고의 부당이득반환 청구를 저지하거나 배척할 수 있는 정당한 항변 사유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 따라서 원고의 주장은 이유 없다.
소결론
원고는 피고에게 부당이득금 25,680,000원 및 이에 대하여 2018. 11. 2.부터 이 사건 반소장 부본 송달일임이 기록상 명백한 2019. 8. 14.까지는 민법이 정한 연 5%의,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이 정한 연 12%의 각 비율에 의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본소 중 미지급 임금 청구 부분은 부적법하여 이를 각하하고, 나머지 본소 청구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며, 피고의 반소 청구는 이유 있으므로 이를 인용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김대원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