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의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기초사실
원고는 2018. 7. 31. 피고의 채용후보자 추천업무를 대행하는 주식회사 C의 직원 D으로부터 피고 법무팀의 계약직 해외변호사 채용 안내를 받고, 2018. 10. 1. 피고와 근로기간을 2018. 10. 1.부터 2019. 3. 31.까지로 정한 근로계약을 체결하였다(이하 '이 사건 근로계약'이라 한다). 이 사건 근로계약서에는 '원고와 피고의 계약기간은 근로계약기간 만료시 원고와 피고의 합의가 없는 한 자동 종료된다(제6조 가항)', '원고는 입사 후 6개월간의 계약직 신분을 유지한 후 근무평가 결과에 따라 정규직으로 전환되며, 정규직 전환시 별도의 계약서 작성 없이도 본 계약서의 계약기간 종료일부터 기한이 없는 근로계약이 체결된 것으로 간주한다(제7조 다항)'라는 규정이 있다.
원고는 2018. 10. 1. 이 사건 근로계약서를 작성하면서, '본인은 6개월간의 단기 근로계약을 체결함에 있어 계약 종료 또는 계약 연장에 대한 판단은 전적으로 회사에있음을 인정하고, 그 결과에 이의를 제기하지 않을 것을 서약함'이라는 내용의 각서를 작성하였다.
피고의 법무팀 팀장인 E은 2019. 3. 12.경 원고에 대한 계약직사원 근무 평가서를 작성하였고, 피고는 2019. 3. 15. 원고에게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자로 전환하지 않겠다고 통보하였다(이하 '이 사건 전환거절'이라 한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2, 3호증, 을 제1 내지 3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원고의 주장 요지
주위적 청구
원고에게는 이 사건 근로계약의 기간이 만료되면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자로 전환될 수 있으리라는 기대권이 존재한다. 그러나 피고는 위 기대권에 위반하여 합리적 이유 없이 이 사건 전환거절을 하였는바, 이는 부당해고와 마찬가지로 효력이 없고, 불법행위에도 해당한다. 따라서 원고는 피고의 근로자 지위에 있다는 확인을 구하고, 피고는 원고에게 원고가 계속 근로하였을 경우 받을 수 있었던 2019. 4. 25.까지의 임금 3,638,000원과 2019. 4. 26.부터 원고의 복직시까지 월 3,638,000원의 비율로 계산한 임금, 이 사건 전환거절로 인한 위자료 10,000,000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예비적 청구
피고는 원고에게 이 사건 전환거절을 30일 전에 예고하지 않았으므로, 근로기준법 제26조에 의하여 원고에게 30일분의 통상임금에 해당하는 해고예고수당 3,638,000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하여야 한다.
피고가 원고에 대한 고용보험 피보험자격 상실신고를 지연하여 원고는 실업급여를 수급하지 못하는 손해를 입었으므로, 피고는 원고에게 실업급여 상당의 손해 3,000,000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배상하여야 한다.
원고는 이 사건 전환거절 및 피고의 고용보험 피보험자격 상실신고 지연으로 인하여 정신적 고통을 겪었으므로, 피고는 원고에게 위자료 13,362,000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하여야 한다.
주위적 청구에 관한 판단
관련 법리
기간을 정하여 근로계약을 체결한 근로자의 경우 그 기간이 만료됨으로써 근로자로서의 신분관계는 당연히 종료되는 것이 원칙이다. 그러나 근로계약, 취업규칙, 단체협약 등에서 기간제근로자의 계약기간이 만료될 무렵 인사평가 등을 거쳐 일정한 요건이 충족되면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자로 전환된다는 취지의 규정을 두고 있거나, 그러한 규정이 없더라도 근로계약의 내용과 근로계약이 이루어지게 된 동기와 경위,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자로의 전환에 관한 기준 등 그에 관한 요건이나 절차의 설정 여부 및 그 실태, 근로자가 수행하는 업무의 내용 등 당해 근로관계를 둘러싼 여러 사정을 종합하여 볼 때, 근로계약 당사자 사이에 일정한 요건이 충족되면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자로 전환된다는 신뢰관계가 형성되어 있어 근로자에게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자로 전환될 수 있으리라는 정당한 기대권이 인정되는 경우에는 사용자가 이를 위반하여 합리적 이유 없이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자로의 전환을 거절하며 근로계약의 종료를 통보하더라도 부당해고와 마찬가지로 효력이 없고, 그 이후의 근로관계는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자로 전환된 것과 동일하다고 보아야 한다(대법원 2016. 11. 10. 선고 2014두45765 판결).
원고에게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자로의 전환 기대권이 인정되는지 여부
앞서 든 증거에 의하면 원고는 피고와 기간을 정하여 근로계약을 체결한 기간제근로자인 사실, 이 사건 근로계약서 제7조 다항에서 '원고는 입사 후 6개월간의 계약직 신분을 유지한 후 근무평가 결과에 따라 정규직으로 전환된다'고 규정하고 있는 사실, D이 원고에게 발송한 이메일에 '6개월간 심각한 조직 부적응 등의 문제가 발생하지 않는 한 전원 정규직 전환(거의 100%정규직 전환됨)'이라는 문구가 기재되어 있는 사실은 인정된다.
그러나 앞서 든 증거 및 주식회사 C에 대한 사실조회 회신결과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인정되는 다음 사정들에 의하면, 원고에게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자로 전환될 수 있으리라는 기대권이 존재한다고 볼 수 없다.
이 사건 근로계약서 제7조 다항은 피고가 원고에 대한 근무평가를 실시한 다음 그 결과에 따라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자로 전환할지 여부를 결정한다는 의미이지, 당연히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자로 전환된다는 의미로 볼 수 없다. 원고 또한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자로의 전환 여부에 대한 판단 권한이 전적으로 피고에게 있음을 인정하는 취지의 각서를 작성하였다.
이 사건 근로계약서 제6조 가항은 이 사건 근로계약은 원칙적으로 그 기간의 만료로 종료되는 것임을 확인하고, 근로계약이 연장되기 위하여서는 원고와 피고의 합의가 있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피고에 입사한 기간제근로자들이 대부분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자로 전환되는 관행이 있거나, 피고가 기간제근로자를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자로 전환하기 위한 절차 및 기준을 정하여 시행하였다고 인정할 증거가 없다.
피고의 임직원들이 원고를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자로 전환해주겠다고 약속하였거나, 그 밖에 그와 같은 신뢰를 형성할 만한 언행을 하였다고 인정할 증거도 없다.
이 사건 전환거절에 합리적 이유가 있는지 여부
앞서 든 증거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인정되는 다음 사정들에 의하면, 이 사건 전환거절에는 합리적 이유도 있다고 인정된다.
피고는 이 사건 근로계약에서 정한대로 이 사건 근로계약기간의 만료, 전인 2019. 3. 12.경 피고의 법무팀 팀장인 E을 통해 원고에 대한 근무평가를 실시하였고, 위 근무평가 결과 원고의 평점 총점이 64점으로서 피고가 자체 설정한 합격기준인 평점 총점 80점에 미달하였기 때문에 원고를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자로 전환하지 않기로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
갑 제11 내지 15호증의 각 기재만으로는 E이 원고에 대한 근무평가를 함에 있어 원고의 업무 능력에 아무런 문제가 없음에도 부당하게 낮은 평점을 부여하였거나, 원고가 피고의 부당한 지시 및 피고의 조직문화에 대한 문제제기를 하였기 때문에 낮은 평점을 부여하였다고 보기 어렵다.
소결론
원고에게는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자로 전환될 수 있으리라는 기대권이 존재하지 않고, 이 사건 전환거절에도 합리적 이유가 있다고 인정되므로, 이 사건 근로계약은 2019. 3. 31. 그 기간의 만료로 당연 종료되었다. 따라서 원고의 주위적 청구는 모두 이유 없다.
예비적 청구에 관한 판단
해고예고수당 청구에 관한 판단
앞서 본 바와 같이 이 사건 근로계약은 2019. 3. 31. 그 기간의 만료로 당연 종료되었으므로, 이 사건 전환거절은 피고가 원고에게 근로계약의 당연 종료 사실을 통지한 것에 불과하여 해고 또는 해고에 준하는 행위로 볼 수 없다. 따라서 근로자에 대한 해고 예고 의무를 규정하고 있는 근로기준법 제26조는 이 사건 전환거절에 적용될 수 없으므로, 원고의 해고예고수당 청구는 이유 없다.
실업급여 상당의 손해배상청구에 관한 판단
고용보험법 제15조 제3항에 의하면 사업주가 근로자의 고용보험 피보험자격 상실에 관한 사항을 신고하지 아니하면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근로자가 이를 신고할 수 있다. 따라서 피고가 원고의 고용보험 피보험자격 상실 신고를 지연하였다 하더라도 원고가 고용보험 피보험자격 상실을 신고할 수 있는 이상, 피고의 지연 신고로 인하여 원고가 실업급여를 수급받지 못하는 결과가 초래되었다고 볼 수 없다. 원고의 실업급여 상당의 손해배상청구는 이유 없다.
위자료 청구에 관한 판단
앞서 본 바와 같이 이 사건 전환거절은 이 사건 근로계약의 당연 종료 사실을 통보하는 행위에 불과하고, 피고가 원고를 괴롭히거나 원고의 문제제기에 보복할 고의로 이 사건 전환거절을 하였다고 인정할 증거가 없으므로, 이 사건 전환거절은 불법행위에 해당하지 않는다. 또한 앞서 본 바와 같이 원고가 실업급여를 수급받지 못한 결과와 피고의 지연 신고 사이의 인과관계도 인정되지 않는다. 원고의 위자료 청구는 이유 없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주위적 청구와 예비적 청구는 모두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안병욱(재판장) 노미정 김부성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