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남부지방법원판결

서울남부지방법원 2020. 9. 18. 선고 2019나62930 판결

주문

1.

당심에서 교환적으로 변경된 청구에 따라,

가.

피고는 원고에게 금 43,655,966원과 이에 대하여 2014. 12. 24.부터 2020. 9. 18.까지는 연 5%의,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나.

원고의 나머지 청구를 기각한다.

2.

소송총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3.

제1의 가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이유

1.

기초사실

가.

파산 채무자 주식회사 B(이하 'B'이라 한다)은 전자제품 제조·판매업 등을 영위하는 회사이고, 원고는 2007. 9. 1. B에 입사하여 부사장으로 근무하다가 2014. 12. 9. 퇴사하였다.

나.

원고의 위 재직기간 동안의 퇴직금은 43,655,966원이다.

다.

B은 2014. 12. 9. 수원지방법원 2014하합78호로 파산선고를 받았고, 같은 날 피고가 B의 파산관재인으로 선임되었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0, 21호증, 을 제6호증(가지번호 포함)의 각 기재, 제1심 법원의 D, E에 대한 각 금융거래정보제출명령 회신결과, 변론 전체의 취지

2.

주장 및 판단

가.

주장의 요지

(1)

원고

윈고는 B의 부사장으로서 근무하였지만 직함만 부사장이었을 뿐 실제로는 B의 대표이사 G의 지휘·감독 아래 일정한 근로를 제공하면서 그 대가로 보수를 받는 관계에 있었으므로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한다. 따라서 원고는 B에 대하여 퇴직금을 청구할 권한이 있고, B에 대한 원고의 퇴직금채권은 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이하 '채무자회생법'이라 한다)에서 정한 재단채권에 해당하므로, 피고는 원고에게 퇴직금 43,655,966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2)

피고

원고는 B의 등기 임원은 아니지만 부사장으로 근무하면서 B의 대표이사인 G과 함께 허위 매출채권을 담보로 금융기관으로부터 대출을 받아 거액의 금원을 편취한 금융사기 등 불법행위를 도모한 자로서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가 아니므로,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상의 퇴직금을 수령할 권한이 없다. 따라서 원고가 B과의 약정에 따라 지급받을 수 있는 퇴직금채권은 파산채권에 불과하여 파산절차에 따라 파산재단에서 배당받을 수 있을 뿐이다.

나.

판단

(1)

원고의 근로자성 여부

(가)

관련 법리

주식회사의 이사, 감사 등 임원은 회사로부터 일정한 사무처리의 위임을 받고 있는 것이므로, 사용자의 지휘·감독 아래 일정한 근로를 제공하고 소정의 임금을 지급받는 고용관계에 있는 것이 아니며, 따라서 일정한 보수를 받는 경우에도 이를 근로기준법 소정의 임금이라 할 수 없고, 회사의 규정에 의하여 이사 등 임원에게 퇴직금을 지급하는 경우에도 그 퇴직금은 근로기준법 소정의 퇴직금이 아니라 재직 중의 직무집행에 대한 대가로 지급되는 보수에 불과하다고 할 것이나, 근로기준법의 적용을 받는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계약의 형식에 관계없이 그 실질에 있어서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할 것이므로, 회사의 이사 또는 감사 등 임원이라고 하더라도 그 지위 또는 명칭이 형식적·명목적인 것이고 실제로는 매일 출근하여 업무집행권을 갖는 대표이사나 사용자의 지휘·감독 아래 일정한 근로를 제공하면서 그 대가로 보수를 받는 관계에 있다거나 또는 회사로부터 위임받은 사무를 처리하는 외에 대표이사 등의 지휘·감독 아래 일정한 노무를 담당하고 그 대가로 일정한 보수를 지급받아 왔다면 그러한 임원은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한다고 할 것이다.<1>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하는지를 판단함에 있어서는 계약의 형식이 고용계약인지 도급계약인지보다 실질적으로 근로자가 사업 또는 사업장에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하고, 여기에서 종속적인 관계가 있는지는 업무내용을 사용자가 정하고 취업규칙 또는 복무(인사) 규정 등의 적용을 받으며 업무수행 과정에서 사용자가 상당한 지휘·감독을 하는지, 사용자가 근무시간과 근무장소를 지정하고, 근로자가 이에 구속받는지, 노무제공자가 스스로 비품·원자재나 작업도구 등을 소유하거나 제3자를 고용하여 업무를 대행하게 하는 등 독립하여 자신의 계산으로 사업을 영위할 수 있는지, 노무제공을 통한 이윤의 창출과 손실의 초래 등 위험을 스스로 안고 있는지, 보수의 성격이 근로 자체의 대상적 성격인지,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는지 및 근로소득세의 원천징수 여부 등 보수에 관한 사항, 근로제공 관계의 계속성과 사용자에 대한 전속성 유무와 그 정도, 사회보장제도에 관한 법령에서 근로자로서 지위를 인정받는지 등의 경제적·사회적 여러 조건을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한다. 다만,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는지, 근로소득세를 원천징수하였는지, 사회보장제도에 관하여 근로자로 인정받는지 등의 사정은 사용자가 경제적으로 우월한 지위를 이용하여 임의로 정할 여지가 크다는 점에서, 그러한 점들이 인정되지 않는다는 것만으로 근로자성을 쉽게 부정해서는 아니 된다.<2>

(나)

판단

갑 제1, 2, 4, 6, 8, 10(가지번호 포함), 11, 14, 내지 16, 18호증, 을 제1, 4호증의 각 기재, 제1심 법원의 중소기업은행에 대한 2019. 4. 16.자 금융거래정보제출명령 회신결과, 제1심 법원의 금천세무서에 대한 문서제출명령 회신결과, 당심 증인 G의 증언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원고는 G의 지휘·감독 하에 해외 마케팅 업무를 담당하고 그 대가로 일정한 보수를 지급받았으므로, 실질적으로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한 근로자라고 봄이 상당하다.

①

원고가 해외 마케팅을 총괄하는 업무를 담당하기는 했으나, B 취업규칙 제7조 제1항의 출장 규정(직원이 출장을 가고자 할 때 위임전결규정에서 정한 전결권자의 사전승인을 얻어야 하며, 출장복귀 후 출장내용에 대해 보고해야 한다)에 따라 해외출장을 가기 전 출장기안서를 작성하고 해외업무에서 돌아온 뒤 해외업무보고서를 작성해 G에게 보고하는 등 취업규칙의 적용을 받았으며, 이를 통한 근태관리가 이루어진 것으로 보인다. 또한 원고는 해외 출장 중 G으로부터 유선으로 업무진행상황을 보고하고 지시를 받는 등 G의 지휘·감독 하에 종속적 관계에서 업무를 수행한 것으로 보인다.

②

B의 등기이사로는 G 외에 G의 친동생인 I, B의 전신인 주식회사 H의 창업자 J, G의 친구인 K 등이 있었다. 그러나 I은 주식회사 L의 대표이사로, J은 M의 대표이사로 각 취임해 있었고, K은 B 산하 N의 총괄책임자로서 그 운영을 담당하고 있었으므로 모두 B의 경영에는 거의 참여하지 않았던 것으로 보이고, 실제로는 G이 B의 주식 94.6%를 보유한 실소유자로서 사실상 1인 주주와 같이 B의 업무 전반에 대하여 독점적으로 경영권을 행사해온 것으로 보인다. 더구나 원고는 B의 등기임원도 주주도 아니었고, B의 이사회나 인사, 재무 등 경영상 중요사항의 결정 시에도 참여하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③

원고는 B로부터 일정한 보수를 급여 명목으로 고정적으로 지급받았고, 위 급여에 대한 근로소득세가 원천징수되었다. 그 이외에 원고가 B 또는 G으로부터 별도로 지급받은 돈 역시 임원들에게 지급되는 품위유지비이거나 활동비 등의 명목으로서, 근로 자체에 대한 대상적 성격이었던 것으로 보일 뿐이다.

④

B 관련 금융사기로 인한 형사사건<3>에서는 원고의 범행 가담 경위 및 가담 정도 등에 관하여 '피고인(원고)은 처음부터 이 사건 전체 사기 범행에 가담하지 않았고, 피고인 G이 마련해 놓은 범행의 구도 안에서 G의 지시에 따라 실무를 담당하였을 뿐, 허위 거래처를 확보하거나 거래의 시기, 규모, 마진 등 범행의 주요내용을 협의하거나 그에 관한 의사를 결정하지 않았다. 편취금액의 관리나 사용에 관여한 바가 없고, 이 사건 사기범행 등으로 직접적으로 얻은 개인적인 이익은 없는 것으로 보인다.'라는 취지로 판단되었다. 이러한 판단 내용을 보더라도, 원고가 위 형사사건에서 유죄판결을 받은 사실만으로 원고가 B의 경영에 깊이 관여하였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2)

피고의 퇴직금 지급의무 존부

(가)

관련 규정 및 법리

채무자회생법 제473조 제10호는 '채무자의 근로자의 임금·퇴직금 및 재해보상금에 해당하는 청구권'을 재단채권으로 규정하고 있고, 제475조는 '재단채권은 파산절차에 의하지 아니하고 수시로 변제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처럼 파산관재인은 직무상 재단채권인 근로자의 임금 등을 수시로 변제할 의무가 있으므로, 파산관재인이 파산선고 후에 위와 같은 의무의 이행을 지체하여 생긴 근로자의 손해배상청구권은 채무자회생법 제473조 제4호 소정의 '파산재단에 관하여 파산관재인이 한 행위로 인하여 생긴 청구권'에 해당하여 재단채권이라고 할 것이다(대법원 2014. 11. 20. 선고 2013다64908 전원합의체 판결 등 참조).

(나)

판단

1)

이러한 규정 및 법리에 비추어 살펴보면, 피고는 B의 파산관재인으로서 B의 근로자인 원고에게 위 퇴직금 43,655,966원과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2)

다만, 피고가 위 퇴직금에 대하여 연 20%의 비율에 따른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를 부담하는지에 관하여는, 원칙적으로 사용자는 임금 및 퇴직금의 전부 또는 일부를 그 지급사유가 발생한 날로부터 14일 이내에 지급하지 아니한 경우 그 다음날부터 지급하는 날까지의 지연일수에 대하여 연 20%의 비율에 따른 지연이자를 지급하여야 하나,<4> 예외적으로 채무자회생법 등 법령상의 제약에 따라 임금 및 퇴직금을 지급할 자금을 확보하기 어려운 경우 그 사유가 존속하는 기간에 대하여는 위 지연손해금율을 적용할 수 없으므로,<5> B의 파산선고 다음날인 2014. 12. 10.부터는 근로기준법이 아니라 민법이나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이 정한 지연손해금율이 적용된다고 볼 것이다.

3.

결론

그렇다면 피고는 원고에게 퇴직금 43,655,966원과 이에 대하여 원고의 퇴직일로부터 14일이 경과한 다음날인 2014. 12. 24.부터 피고가 그 이행의무의 존부 및 범위에 대하여 항쟁함이 상당한 이 판결 선고일인 2020. 9. 18.까지는 민법이 정한 연 5%의,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이 정한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고 할 것이므로, 이를 구하는 원고의 당심 청구는 위 인정범위 내에서 이유 있어 인용하고, 나머지 청구는 이유 없어 기각하기로 하여(피고에 대하여 승낙의 의사표시를 구하는 구소는 당심에서의 교환적 변경으로 취하되어 이에 대한 제1심판결은 실효되었다),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문성관(재판장) 이주영 김정중

각주1) 대법원 2003. 9. 26. 선고 2002다64681 판결 등 참조

각주2) 대법원 2006. 12. 7. 선고 2004다29736 판결, 대법원 2010. 5. 27. 선고 2010다12739 판결 등 참조

각주3) 서울고등법원 2015도3023호

각주4) 근로기준법 제37조 제1항, 근로기준법 시행령 제17조

각주5) 근로기준법 제37조 제2항, 근로기준법 시행령 제18조 제1호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