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의 항소를 기각한다.
항소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이유
청구원인에 대한 판단
원고가 2018. 4. 1. 피고에게 고용되어 2018. 5. 25.까지 근무하고 퇴직한 사실, 위 기간 동안의 미지급임금이 6,666,667원인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다.
따라서 피고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원고에게 미지급임금 6,666,667원 및 이에 대하여 원고의 퇴직일로부터 14일 지난 날 이후로서 원고가 구하는 이 사건 소장 부본 송달 다음날인 2018. 8. 8.부터 다 갚는 날까지 근로기준법이 정한 연 20%의 비율에 의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피고의 항변에 대한 판단
변제충당으로 인한 변제항변
항변내용
피고가 원고로부터 C를 인수․합병하면서 원고 명의의 통장(국민은행 (계좌번호 1 생략))을 양수하여 관리하고 있었는데, 원고 명의로 발행하여 피고가 사용한 가계수표대금의 지급을 위해 원고가 위 통장의 계좌(이하 ‘이 사건 계좌’라 한다)에서 1,700만 원을 자신 명의의 수표대금계좌(국민은행 (계좌번호 2 생략))로 이체하였으나, 위 이체된 금원은 변제충당의 법리에 따라 이행기가 먼저 도래하고 피고의 입장에서 변제의 이익이 많은 위 임금채무에 먼저 충당되어, 위 임금채무는 모두 변제되었다.
판단
변제충당이라 함은 채무자가 동일한 채권자에 대하여 다수의 채무를 부담하고 있는데 채무자가 채권자에게 채무 전부를 소멸시키기에 부족한 급부를 제공한 경우 채무 소멸의 순서를 정하기 위한 법리이다. 따라서 변제충당의 법리가 적용되기 위해서는 급부 당시에 채무가 이미 발생하고 있어야 하는바, 피고 주장에 의하더라도 피고는 원고 명의로 발행한 가계수표를 사용하였고, 그 수표대금 결제를 위해 원고가 1,700만 원을 이체하였다는 것인바, 대외적으로 수표금지급채무는 원고가 부담하나 원고와 피고 사이의 내부적인 관계에서 최종적인 수표금지급채무는 피고가 부담하게 되는바, 원고가 피고를 대신하여 미리 수표금지급채무를 이행할 경우 피고는 원고에 대하여 정산채무가 발생하게 되나, 이 사건과 같이 원고가 대외적인 자신의 수표대금지급채무를 피고를 대신하여 이행하기 전에 피고가 관리하는 통장에서 수표금 상당을 미리 이체하는 경우에는 원고와 피고 사이에 따로 정산채무가 발생하지 아니하므로, 피고가 주장하는 변제충당의 법리를 적용하기 위해 이 사건 임금채무와 별도의 채무가 성립되었다고 볼 수 없으니 피고의 위 항변은 이유 없다.
설령, 변제충당의 법리를 적용하기 위하여 피고의 원고에 대한 별도의 수표금지급채무가 발생하였다고 보더라도, 을 제1호증의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면, 원고는 피고의 대표인 D에게 수표대금 변제를 독촉한 사실이 있고, D으로부터 ‘급한 일이 있으면 빼서 쓰라’는 말을 들은 후 수표대금 변제를 위해 위 1,700만 원을 수표대금 결제 계좌로 이체한 사실, 위와 같은 사실관계를 근거로 D에 대한 근로기준법위반의 형사소송(수원지방법원 2019노7135)에서 원고가 D에게 수표대금을 요구하자 D이 대금인출에 동의하여 원고가 위 1,700만 원을 이체하였다는 판단이 내려진 사실, 위 판결에 대하여 D이 상고하였으나 상고기각되어 위 판결이 확정된 사실이 인정되는바,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위 1,700만 원은 원고와 피고의 대표인 D의 합의 하에 수표대금 지급에 충당되었다고 볼 것이므로, 이와 같은 점에서도 피고의 위 항변은 이유 없다.
또한 근로기준법 제43조 제1항에 의하면 임금은 통화로 직접 근로자에게 그 전액을 지급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는바, 앞서 본 바와 같이 위 1,700만 원은 수표대금 지급을 위해 이체된 것이 분명하고, 피고나 D이 원고의 임금채무에 충당할 것을 명백하게 밝혔다고 볼 만한 사정이 없는 이상, 피고의 변제충당 항변은 위 근로기준법 규정을 위반한 것이므로 받아들일 수 없다.
임의인출 금액에 대한 변제 또는 상계항변
항변내용
이 사건 계좌에서 원고가 수표대금을 인출한 1,700만 원과 동일인 입출금 항목을 제외한 나머지 3,886,554원을 원고가 임의로 인출하여 사용하였으므로, 위 금액에 한하여 이 사건 임금채무는 변제되었고, 변제가 인정되지 아니할 경우 원고가 임의로 인출하여 사용한 위 금액에 대한 부당이득반환채권으로 원고의 피고에 대한 임금채권을 상계한다.
판단
갑 제2, 4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면, 2018. 5. 28.부터 2018. 8. 1.까지 사이에 이 사건 계좌에서 3,886,554원이 신용카드 대금, 통신요금 및 기타 할부금 등으로 인출된 사실은 인정되나, 위 금액이 원고가 지급해야 할 각종 비용을 대신하여 이 사건 계좌에서 직접 지급된 것이라는 사실을 인정할 증거가 없고, 설령 그렇다고 하더라도 근로기준법이 정한 임금 직접지급 원칙에 비추어 위 금액 상당의 임금을 원고에게 직접 지급한 것과 동일하다고 평가할 만한 근거도 부족하다.
따라서 위 임의인출로 인하여 원고에 대한 임금채무가 변제되었다는 피고의 항변은 이유 없고, 상계항변 역시 자동채권인 부당이득반환채권의 성립을 인정할 수 없는 이상 임금채무를 수동채권으로 하여 상계할 수 있는지에 관하여 더 나아가 살펴볼 필요 없이 이유 없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있어 인용할 것인바, 제1심 판결은 이와 결론을 같이하여 정당하므로 피고의 항소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이정민(재판장) 김정헌 구성훈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