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남부지방법원판결

서울남부지방법원 2021. 1. 8. 선고 2020가합109305 판결

주문

1.

피고는 원고들에게 별지 퇴직금산정표의 ‘법정퇴직금’란 기재 각 돈 및 위 각 돈에 대하여 같은 표의 ‘지연이자 기산일’란 기재 각 해당일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20%의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2.

소송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3.

제1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이유

1.

기초사실

가.

피고는 신용정보의 이용 및 보호에 관한 법률(이하 ‘신용정보법’이라 한다)에 따라 금융위원회의 허가를 받아 채권추심 및 신용조사업을 하는 회사이다.

나.

원고들은 피고와 각자 위임계약을 체결하고, 별지 퇴직금산정표 ‘근무기간’란 기재 각 기간 동안 채권관리 및 추심업무를 수행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호증(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당사자들의 주장

가.

원고들의 주장

원고들은 실질적으로 피고에 대하여 종속적인 관계에서 근로를 제공한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하므로, 피고는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에 따라 원고들에게 각 법정퇴직금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나.

피고의 주장

1)

원고들은 피고와 위임계약을 체결하고, 채권회수실적에 따라 성과 수수료를 지급받았을 뿐 피고의 취업규칙이나 인사규정의 적용을 받지 않았고, 피고가 원고들에 대하여 구체적인 업무 지시나 근태관리 등을 하지 않은 점에 비추어 근로기준법상 근로자가 아니다.

2)

피고는 2015. 7. 1. 채권추심원들과의 위임계약서 양식을 개정하여 근로자성 표지를 제거하고 위임직 채권추심원의 독립성을 보장하였는바, 위 개정 이후 최초 위임계약을 체결한 원고들은 특히 근로기준법상 근로자로 보기 어렵다.

3)

피고의 채권추심원들이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인지 여부에 관하여 확정적인 선례가 존재하지 않고 이 사건에서도 다툼의 여지가 있었으므로, 원고들의 지연손해금 청구에 대하여는 근로기준법 제37조 제2항 및 근로기준법 시행령 제18조 제3호를 적용하여 지연손해금율을 제한하여야 한다.

3.

원고들이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인지 여부

가.

관련 법리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계약의 형식이 고용계약인지 도급계약인지보다 그 실질에 있어 근로자가 사업 또는 사업장에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하고, 위에서 말하는 종속적인 관계가 있는지 여부는 업무 내용을 사용자가 정하고 취업규칙 또는 복무(인사)규정 등의 적용을 받으며 업무 수행 과정에서 사용자가 상당한 지휘·감독을 하는지, 사용자가 근무시간과 근무장소를 지정하고 근로자가 이에 구속을 받는지, 노무제공자가 스스로 비품·원자재나 작업도구 등을 소유하거나 제3자를 고용하여 업무를 대행케 하는 등 독립하여 자신의 계산으로 사업을 영위할 수 있는지, 노무 제공을 통한 이윤의 창출과 손실의 초래 등 위험을 스스로 안고 있는지와 보수의 성격이 근로 자체의 대상적 성격인지,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는지 및 근로소득세의 원천징수 여부 등 보수에 관한 사항, 근로 제공 관계의 계속성과 사용자에 대한 전속성의 유무와 그 정도, 사회보장제도에 관한 법령에서 근로자로서 지위를 인정받는지 등의 경제적·사회적 여러 조건을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한다. 다만,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는지, 근로소득세를 원천징수하였는지, 사회보장제도에 관하여 근로자로 인정받는지 등의 사정은 사용자가 경제적으로 우월한 지위를 이용하여 임의로 정할 여지가 크다는 점에서 그러한 점들이 인정되지 않는다는 것만으로 근로자성을 쉽게 부정하여서는 안 된다(대법원 2010. 4. 15. 선고 2009다99396 판결 등 참조).

나.

인정사실

다음 사실은 갑 제21, 27, 29, 31, 34, 36, 40 내지 70호증, 을 제1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인정된다.

1)

위임계약서의 내용

피고의 2009년 개정 위임계약서와 2015. 7. 1. 개정 채권추심위임계약서의 주요 내용은 아래와 같다.

2)

피고의 조직구성 및 채권추심원들의 운용형태

피고는 O 주식회사와 P 주식회사가 출자하여 설립한 회사로서, 채권추심조직은 몇 차례 변경이 있었으나 대체로 O 주식회사로부터 위임받은 채권을 관리하는 Q사업본부, P 주식회사로부터 위임받은 채권을 관리하는 R사업본부, 한국자산관리공사(S), T 기타 채권자로부터 위임받은 채권을 관리하는 전략사업본부로 나뉘어 운영되고, 각 본부 산하에 지점과 센터를 두고 있다. 피고의 채권추심조직 중 Q사업본부에 소속된 채권추심원의 상당수는 피고와 근로계약을 체결한 계약직 근로자로서 매월 고정급여를 받으며, 4대 보험(건강보험, 국민연금, 고용보험, 산업재해보상보험)에도 가입되어 있다. 반면 원고들과 같이 R사업본부와 전략사업본부에 소속된 채권추심원들은 대부분 피고와 위임계약을 체결하고 위임직 채권추심원으로 분류되어 취업규칙이나 인사규정의 적용을 받지 않았다. 또한 피고는 위임직 채권추심원으로부터는 사업소득세를 원천징수하였고, 이들을 피보험자로 하여 4대 보험에 가입한 바 없다.

3)

채권추심원들의 근무형태

①

원고들을 포함한 위임직 채권추심원은 외근이나 출장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대체로 피고의 사무실로 출근하여 피고가 관리하는 통합전산시스템에 로그인 한 다음 배정된 업무를 수행하다 퇴근하였다.

②

채권추심원은 업무의 특성상 채권회수를 위하여 채무자의 거주지를 방문하는 등 외근이나 출장이 자주 있었는데, 외근이나 출장 시에는 피고의 직원에게 이를 보고하였다.

③

피고는 채권추심원에게 별도 사무실을 마련해 주고, 사무실 내의 책상, 컴퓨터 등의 사무집기를 제공하였으며, 채권추심원별로 고정된 자리가 있었다.

4)

채권추심원들에 대한 관리 및 교육

①

피고가 채권회수 목표를 부여하면 각 지점은 채권추심원별로 개인 목표치를 부여하는 동시에 채권추심원에게 소속 팀장 등에게 수행 업무 및 실적을 보고하게 하여 개인별 회수 실적을 확인․관리하였다.

②

피고는 채권회수 실적에 따라 개별 채권추심원에 대한 채권배정율에 차등을 두는 방법으로 채권회수를 독려하였고, 일부 지점에서는 실적이 부진한 경우 채권추심원에게 연장근무나 휴일근무를 지시하거나 실시 지침을 전달하기도 하였다.

③

피고는 채권추심원에게 업무수행과 관련한 지침을 수시로 공지하고, 불법 채권추심행위의 금지, 고객의 신용정보 누출 금지 등과 같은 업무 관련 사항을 교육하였다.

5)

수수료의 지급 등

①

원고들은 매월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없이 채권추심실적에 따라 산정된 수수료를 정해진 날짜에 정기적으로 지급받았다.

②

원고들은 피고와의 위임계약 중에 다른 직업을 갖거나 별도의 수입원이 있지 않았고, 원고들이 제3자를 고용하여 채권추심을 하게 한 바도 없다.

다.

판단

위 인정사실에다가 앞서 든 증거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인정되는 아래와 같은 사정들을 더하여 보면, 원고들은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피고에게 근로를 제공한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한다고 봄이 상당하다.

①

피고는 그 산하 각 지점의 채권추심원별 회수실적을 취합하고, 본부나 지점 단위로 실적 부진을 해소할 대책을 수립․시행하게 하는 등의 방법으로 원고들의 실적을 지속하여 관리․평가한 것으로 보인다.

②

피고는 채권추심원의 채권회수 실적이 현저히 부진하거나 피고의 지침을 벗어난 방식으로 업무를 처리하는 경우 위임계약을 해지하거나 재위촉을 하지 않을 수 있었다. 채권추심원은 위임계약 해지와 같은 불이익을 피하기 위하여 피고의 채권회수 독려나 업무지시를 거절하기 곤란하였을 것으로 보인다.

③

원고들에게 지급되는 수수료는 채권회수 실적에 따라 지급이 결정되어 개인별, 기간별 차이가 있으나, 이는 원고들이 제공한 근로의 질과 양이 다른 점에 기인한 것일 뿐 그러한 사유만으로 위 수수료가 근로의 대가로 지급된 것이 아니라고 할 수는 없다.

④

피고가 채권추심원을 계약직과 위임직으로 구분하여 관리하였으나, 이는 주로 채권의 회수를 위임한 주체나 채권의 종류에 따른 것일 뿐, 계약직과 위임직 채권추심원 사이에 수행하는 업무의 내용에 본질적 차이가 있다거나 각 채권추심원에 대한 피고의 관리형태가 질적으로 달라야 할 필요성이 있었던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 실제로도 피고는 각 본부별로 동일한 방법으로 채권추심원을 관리하였던 것으로 보인다.

⑤

원고들이 피고가 제정한 취업규칙 등의 적용을 받지 않고, 피고가 근로소득세가 아닌 사업소득세를 원천징수하였으며, 원고들이 4대 보험에 가입되어 있지 않은 것은 위임계약 체결 당시 피고가 우월적 지위에서 임의로 설정한 사항에 불과하다고 보인다.

⑥

피고는 2015. 7. 1. 위임계약서를 대폭 개정하였으나, 위임직 채권추심원의 실제 업무 처리형태나 피고의 관리방식은 기존과 별반 달라지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4.

퇴직금의 범위 및 지연손해금 청구에 관한 판단

가.

퇴직금 청구권의 발생 및 범위

원고들은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피고에게 근로를 제공한 근로자로서 1년 이상 계속하여 채권관리 및 추심업무를 수행하다가 퇴사한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으므로, 피고는 원고들에게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에서 정한 퇴직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원고들의 근무기간, 평균임금 산정기간, 산정기간의 1일 평균임금, 법정퇴직금 액수는 별지 퇴직금산정표 기재와 같다(금액산정의 기초가 되는 사실과 계산방법 및 그 결과에 대하여 당사자들 사이에 다툼이 없다).

나.

피고의 지연손해금 제한 주장에 관한 판단

근로기준법 제37조 제1항, 근로기준법 시행령 제17조에서 임금이나 퇴직금의 전부 또는 일부를 지연하는 경우 가중 이율에 의한 지연손해금을 가산하도록 한 것은 근로자와 그 가족의 생계 기초가 되는 임금과 퇴직금의 부당한 지급지연을 막고 사업주로 하여금 조기청산을 유도함으로써 근로자의 생활을 보호하기 위한 것이다. 이러한 규정취지에 비추어 볼 때 이에 대한 예외를 인정하는 것은 신중하여야 한다.

앞서 본 인정사실, 앞서 든 증거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알 수 있는 다음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이 피고의 주장을 결과적으로 배척하면서도 피고가 원고들의 청구를 다투는 것이 적절하였다고 인정할 수 있는 예외적인 경우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 이 부분 피고의 주장은 이유 없다.

①

원고들의 퇴직이 있기 전 피고 소속 채권추심원들의 근로자성을 인정하지 않은 판결(춘천지방법원 2014. 4. 11. 선고 2013나2669, 대법원 2015. 2. 26. 선고 2014다81771 등)도 있지만, 반면에 피고 소속 채권추심원들의 근로자성을 인정하는 대법원, 하급심 판결(대법원 2013. 11. 28. 선고 2013다69019, 서울중앙지방법원 2018. 5. 15. 선고 2017나85759, 서울중앙지방법원 2019. 6. 21. 선고 2017가합587879 등)이 많이 축적되어 있고 피고도 이를 잘 알고 있으며, 그 판결에서 나타난 근로자들의 근로형태와 원고들의 그것이 크게 다르지 않다.

②

원고들의 근무형태가 전형적인 근로계약관계와는 달라 그 사용종속관계가 분명하게 드러나지 않기는 하나, 이러한 사정은 경제적으로 우월한 지위에 있는 피고가 근로계약관계에 따른 제약과 부담을 회피하기 위하여 그와 같은 형태로 계약관계를 맺음으로써 유발된 것에 불과하므로 그에 따른 위험을 원고들에게 돌릴 수 없다.

다.

소결론

따라서 피고는 원고들에게 별지 퇴직금산정표의 ‘법정퇴직금’란 기재 각 퇴직금 및 위 각 돈에 대하여 원고들의 근무기간 말일로부터 14일이 되는 날의 다음날인 같은 표 ‘지연이자 기산일’란 기재 각 해당일부터 다 갚는 날까지 근로기준법이 정한 연 20%의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5.

결론

그렇다면 원고들의 청구는 이유 있으므로 이를 인용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안병욱(재판장) 노미정 김부성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