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기초사실
피고는 여객자동차운송사업을 영위하는 회사이고, 원고는 2006. 5. 5.경부터 피고 사업장에서 버스기사로 근무하고 있는 근로자이다.
피고 징계위원회는 2020. 2. 10.경 원고에게 서면으로 징계위원회 출석을 통보하면서, 출석통지서의 출석이유란에 아래와 같이 기재하였다.
피고 징계위원회는 2020. 2. 20. 원고의 출석 하에 징계위원회를 개최하였고, 아래와 같은 이유로 원고에 대하여 정직 4개월의 징계를 의결하였다(이하 ‘이 사건 징계’라 한다).
원고가 이 사건 징계에 대하여 재심을 청구하였으나, 피고 재심징계위원회는 2020. 4. 9. 그대로 이 사건 징계를 확정하면서, 징계 근거규정으로 “취업규칙 제125조 가중처벌 제1항 제3호, 제2항, 내규규정 등”을 추가하였다.
원고는 이 사건 징계에 따라 2020. 5.부터 2020. 8.까지 정직되었다.
피고의 취업규칙 중 관련 규정은 아래와 같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4, 6, 12호증, 을 제1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당사자들 주장의 요지
원고의 주장
이 사건 징계의 징계사유 중 원고에게 사전고지하지 않은 부분은 징계사유로 삼을 수 없고, 원고에게 의견진술 기회를 부여하지 않아 위법하다. 피고가 사전고지한 징계사유들은 취업규칙 상 징계사유에 해당하지 않는다. 피고가 사전고지하지 않은 징계사유는 징계양정에 참고할 수 있는 사항일 뿐이고, 일부 교통사고나 결근의 경우 원고에게 책임이 없거나 필요한 조치를 다하는 등 징계사유에 해당하지 않거나 피고가 주식회사 C로부터 영업양도를 받기 전에 있었던 원고의 행위로서 징계사유로 삼을 수 없다. 다른 근로자에 비하여도 징계양정이 과다하다.
피고의 주장
원고의 징계혐의사실은 2018. 1. 28.부터 2019. 12. 12.까지 발생한 아래의 14건의 비위행위이고, 징계위원회에서 원고에게 이를 고지하고 변명의 기회도 주었다. 원고가 징계위원회에서 각 징계혐의사실에 대해 모두 인정하였다. 다른 근로자의 징계사안에 비하여 볼 때에도 이 사건 징계의 양정이 부당하게 과다하다고 볼 수 없다.
판단
징계사유의 범위
근로자의 어떤 비위행위가 징계사유로 되어 있느냐 여부는 구체적인 자료들을 통하여 징계위원회 등에서 그것을 징계사유로 삼았는가 여부에 의하여 결정되어야 하는 것이지, 반드시 징계의결서나 징계처분서에 기재된 취업규칙이나 징계규정 소정의 징계근거 사유만으로 징계사유가 한정되는 것은 아니다(대법원 2009. 4. 9. 선고 2008두22211 판결 등 참조).
앞서 든 증거들, 갑 제9호증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면, ① 원고에 대한 징계위원회 출석통지서에는 출석사유로 2019. 11. 1.자, 2019. 8. 3.자, 2019. 6. 14.자 각 교통사고 및 2019. 7. 23.자 안전벨트미착용이 기재된 사실, ② 이 사건 징계 결과 통보서에는 위 출석사유 외에 ‘과거 징계보류 징계사유’가 추가되어 있고, 징계근거규정으로 교통사고, 업무상 지휘명령 위반, 형사상 유죄판결을 받은 경우가 기재되어 있는 사실, ③ 피고 징계위원들이 징계위원회 개최 당시 원고에게 출석통지서에 기재된 4가지 사유 외에도 2019. 12. 2.자 무정차통과 민원, 2018년도 교통사고, 2019년도 발생한 무단결근에 대하여 문책한 사실, ④ 원고의 신상기록카드 상 2008~2010년 음주측정으로 인한 승무정지, 음주측정일 결근에 대한 견책 이외의 사유에 대해서는 징계를 받은 이력이 기재되어 있지 않은 점, ⑤ 원고가 2019. 7. 17. 업무상횡령죄로 징역 8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은 사실 등을 인정할 수 있다.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피고는 피고가 주장하는 위 14개의 사유를 징계사유로 삼아 원고에 대하여 이 사건 징계를 하였다고 봄이 타당하므로, 이하에서는 이를 전제로 이 사건 징계의 적법 여부에 관하여 본다(이하 위 피고 주장 14개의 징계사유의 번호로 따라 개별 징계사유를 지칭하기로 한다).
절차적 하자의 존부에 관한 판단
단체협약이나 취업규칙에 징계대상자에게 징계혐의 사실을 통지하여야 한다는 규정이 있는 경우에 이러한 절차를 거치지 않은 징계처분을 유효하다고 할 수 없지만, 그러한 규정이 없는 경우까지 반드시 그 사실을 통지하여 줄 의무가 있는 것은 아니다. 또한 단체협약이나 취업규칙에서 당사자에게 징계사유와 관련한 소명기회를 주도록 규정하고 있는 경우에도 대상자에게 그 기회를 제공하면 되며, 소명 자체가 반드시 이루어져야 하는 것은 아니다. 그리고 징계위원회에서 징계대상자에게 징계혐의 사실을 고지하고 그에 대하여 진술할 기회를 부여하면 충분하고, 혐의사실 개개의 사항에 대하여 구체적으로 발문하여 징계대상자가 이에 대하여 빠짐없이 진술하도록 조치하여야 하는 것은 아니다(대법원 2020. 6. 25. 선고 2016두56042 판결 등 참조).
갑 제6호증의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면, 피고의 취업규칙 상 징계대상자에게 징계혐의 사실을 사전에 통지하여야 한다는 규정이 존재하지 않으므로, 피고가 원고에게 각 징계사유를 사전에 고지할 의무가 있다고 볼 수 없다. 따라서 피고가 원고에게 각 징계사유를 사전에 고지하지 않은 잘못이 있다고 볼 수 없다.
나아가 피고가 원고에게 징계혐의 사실을 고지하고 그에 대한 변명의 기회를 부여하였는지에 관하여 보건대, 갑 제12호증, 을 제1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면, 피고 징계위원회에서 3, 12번 징계사유를 제외한 나머지 사유에 대하여는 원고에게 이를 고지하고 그에 대한 변명의 기회를 부여한 사실, 3, 12번 징계사유에 대해서는 원고에게 이를 별도로 고지하지 않았고, 12번 징계사유는 원고의 신상기록카드에 기재되어 있지도 않은 사실을 인정할 수 있는바,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피고는 3, 12번 징계사유에 대해 원고에게 이를 고지하고 그에 대해 변명의 기회를 주지 않았다고 봄이 타당하므로, 이 부분 징계는 절차상 하자로 인하여 위법하다. 그러나 3, 12번 징계사유 이외의 징계사유에 대해서는 원고에게 충분히 변명의 기회를 부여하였다고 보이고, 달리 절차적 하자가 존재하는 것으로 보이지도 않으므로, 이 사건 징계는 3, 12번 징계사유를 제외하면 여전히 절차상 유효하므로, 이하에서는 이를 전제로 이 사건 징계의 징계사유의 존부 등에 관하여 본다.
징계사유의 존부에 관한 판단
2018. 8. 1. 이전에 발생한 징계사유를 징계사유로 삼을 수 있는지 여부
갑 제6호증의 기재에 의하면, 이 사건 징계의 근거가 된 피고의 취업규칙은 2018. 8. 1. 제정 및 시행되었고, 피고가 2018. 8. 1.경 주식회사 C로부터 여객자동차운송사업 중 일부를 양도받으면서 원고의 고용을 승계한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다.
영업의 양도라 함은 일정한 영업목적에 의하여 조직화된 업체, 즉 인적·물적 조직을 그 동일성은 유지하면서 일체로서 이전하는 것으로서 영업의 일부만의 양도도 가능하고, 이러한 영업양도가 이루어진 경우에는 원칙적으로 해당 근로자들의 근로관계가 양수하는 기업에 포괄적으로 승계된다(대법원 2001. 7. 27. 선고 99두2680 판결 등 참조).
사업자가 취업규칙을 작성·변경하면서 시행일을 정하였다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 취업규칙은 정해진 시행일부터 효력이 발생하므로 징계사유의 발생 시와 징계절차 요구 시 사이에 취업규칙이 개정된 경우에 경과규정에서 달리 정함이 없는 한 징계절차 요구 당시 시행되는 개정 취업규칙과 그에 정한 바에 의하는 것이 원칙이고, 그 개정 취업규칙이 기존의 사실 또는 법률관계를 적용대상으로 하면서 근로자에 대한 징계시효를 연장하는 등으로 불리한 법률효과를 규정하고 있는 경우에도 그러한 사실 또는 법률관계가 개정 취업규칙이 시행되기 이전에 이미 완성 또는 종결된 것이 아니라면 이를 헌법상 불소급의 원칙에 위배되어 근로기준법 제96조 제1항에 따라 효력이 없다고 할 수는 없고, 그러한 개정 취업규칙의 적용과 관련하여서는 개정 전 취업규칙의 존속에 대한 근로자의 신뢰가 개정 취업규칙의 적용에 관한 공익상의 요구보다 더 보호가치가 있다고 예외적으로 인정된 경우에 그러한 근로자의 신뢰를 보호하기 위하여 신의칙상 그 적용이 제한될 수 있는 여지가 있을 뿐이다(대법원 2014. 6. 12. 선고 2013두25382 판결 등 참조).
위 법리에 비추어 이 사건에 관하여 보건대, 영업양도를 통해 원고와의 근로관계를 그대로 승계한 피고가 새로이 취업규칙을 정하면서 근로자의 징계에 관하여 규정하였는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위 취업규칙을 제정하기 전에 발생하였으나 완성 또는 종결된 것이 아닌 징계사유에 대해서도 새로운 취업규칙에 따라 징계대상으로 삼을 수 있다고 보아야 한다. 따라서 이에 반하는 원고의 주장은 이유 없다.
교통사고 관련 징계사유(1, 2, 4, 5, 9, 11, 13번 징계사유)
갑 제12호증, 을 제1, 2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면, 피고가 1, 2, 4, 5, 9, 11, 13번 징계사유 기재와 같은 교통사고를 야기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피고의 취업규칙상 교통사고로 연 2회 이상 징계처분을 받은 자는 해고하도록 정하고 있고, 피해금액 2,000만 원 미만인 교통사고의 경우 정직 7일 미만 또는 감봉 3월 이내의 서면 약식 징계처분을 할 수 있다고 정하고 있으며, 원고는 2019년 이미 교통사고로 정직 5일의 징계를 받고도 같은 해에 교통사고를 2회 일으키기도 하였는바, 위 각 교통사고는 징계사유에 해당한다.
이에 대하여 피고는 2018년에 발생한 교통사고의 경우 6년만에 운행을 하게 되면서 발생한 것으로 피고도 용인하고 징계 면제에 가까운 징계유예를 한 것이고, 일부 교통사고의 경우 부득이하게 발생하였거나 사고 상대방의 책임도 있다고 주장하나, 앞서 든 증거들에 의하면 1, 2번 징계사유의 경우 피해금액이 확정되지 않아 확정시까지 징계를 연기해달라는 원고의 요청으로 징계유예 결정이 이루어진 사실이 인정될 뿐이고, 나머지 원고의 주장 역시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으므로, 피고의 위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무단결근 관련 징계사유(6, 7, 8번 징계사유)
갑 제12호증, 을 제1, 5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면, 원고가 6, 7, 8번 징계사유 기재와 같이 무단결근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고, 이는 피고의 취업규칙 상 징계사유에 해당한다.
이에 대하여 원고는 건강상의 이유로 부득이 결근을 하게 되었고, 사전에 피고 측에 통지하여 피고의 업무에 아무런 지장을 초래하지 않았으므로 징계사유로 삼을 수 없다고 주장하나, 갑 제7, 8호증의 각 기재만으로는 이를 인정하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으므로, 피고의 위 주장도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지시명령 위반 등 관련 징계사유(10, 14번 징계사유)
갑 제12호증, 을 제1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면, 원고가 10, 14번 징계사유 기재와 같이 운행 중 안전벨트를 착용하지 않거나 정류장을 무정차 통과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고, 이는 피고의 취업규칙 상 업무상 지시사항이나 운전자준수사항을 위반한 것으로서 징계사유에 해당한다.
징계양정의 위법 여부에 관한 판단
근로자에게 징계사유가 있어 징계처분을 하는 경우에 어떠한 처분을 할 것인지는 원칙적으로 징계권자의 재량에 맡겨져 있으므로, 그 징계처분이 위법하다고 하기 위하여서는 징계처분이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어 징계권자에게 맡겨진 재량권을 남용한 것이라고 인정되는 경우에 한하고, 징계처분이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은 처분이라고 하려면 구체적인 사례에 따라 직무의 특성, 징계사유가 된 비위사실의 내용과 성질 및 징계에 의하여 달성하려는 목적과 그에 수반되는 제반 사정을 참작하여 객관적으로 명백히 부당하다고 인정되는 경우라야 한다. 근로자에게 여러 가지 징계혐의 사실이 있는 경우에는 징계사유 하나씩 또는 그중 일부의 사유만을 가지고 판단할 것이 아니고 전체의 사유에 비추어 판단하여야 하며, 징계처분에서 징계사유로 삼지 아니한 비위행위라도 징계종류 선택의 자료로서 피징계자의 평소 소행과 근무성적, 해당 징계처분 사유 전후에 저지른 비위행위 사실 등은 징계양정을 하면서 참작자료로 삼을 수 있다. 여러 개의 징계사유 중 일부가 인정되지 않더라도 인정되는 다른 일부 징계사유만으로도 해당 징계처분의 타당성을 인정하기에 충분한 경우에는 그 징계처분을 유지하여도 위법하지 아니하다(대법원 2014. 11. 27. 선고 2011다41420 판결 등 참조).
앞서 든 증거들, 을 제6호증의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① 원고에게 1, 2, 4 내지 11, 13, 14번 징계사유 기재와 같은 징계사유가 존재하는데, 그중 일부는 가장 중한 징계인 해고의 징계사유에도 해당하는 점, ② 피고는 시내버스를 운행하는 것을 업으로 하고 있고, 소속 운전기사가 교통사고를 일으키는 경우 관할관청으로부터 불이익을 받을 수 있는데, 원고는 2018년 4회, 2019년 3회의 교통사고를 일으켰고, 일부 사고의 경우 대인피해까지 발생하였을 뿐만 아니라 피해액도 적지 않았던 점, ③ 매일 일정한 노선을 운행하는 피고의 입장에서 갑작스러운 지각이나 결근은 노선 운행에 큰 지장을 초래할 우려가 있는 점, ④ 원고가 승무정지의 징계를 받은 전력이 있고, 피고의 다른 징계사례에 비추어 보더라도 이 사건 징계가 원고에게만 유달리 가혹하다고 보기는 어려운 점 등을 종합하면, 피고가 원고에 대하여 한 정직 4개월의 이 사건 징계가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었다고 보기는 어렵다.
따라서 징계의 양정이 과다하다는 원고의 주장도 이유 없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홍기찬(재판장) 황여진 김수현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