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인을 벌금 250만 원에 처한다.
피고인이 위 벌금을 납입하지 않는 경우 10만 원을 1일로 환산한 기간 피고인을 노역장에 유치한다.
위 벌금에 상당한 금액의 가납을 명한다.
사건정보
서울남부지방법원
판결
사건
2020고정422
판결선고
2021. 1. 12.
서울남부지방법원
판결
범죄사실
피고인은 서울 양천구 B에 있는 C(주)의 대표이사로서 서울 영등포구 D빌딩 증축공사를 E(주)로부터 도급받아 그 중 수장 및 가설칸막이 공사를 건설업 면허가 없는 F에게 하도급을 준 직상 수급인이다.
건설업에서 사업이 2차례 이상 건설산업기본법 제2조 제11호에 따른 도급이 이루어진 경우에 건설산업기본법 제2조 제7호에 따른 건설업자가 아닌 하수급인이 그가 사용한 근로자에게 임금을 지급하지 못한 경우에는 그 직상 수급인은 하수급인과 연대하여 하수급인이 사용한 근로자의 임금을 지급할 책임을 져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은 하수급인 F이 위 공사현장에서 사용한 G의 2019. 1. 임금 2,375,000원을 비롯하여 별지 범죄일람표 기재와 같이 퇴직근로자 9명의 임금 합계 22,045,000원을 당사자간 지급기일 연장에 관한 합의 사실 없이 퇴직일로부터 14일 이내에 각각 지급하지 아니하였다.
증거의 요지
피고인의 일부 법정진술
증인 H, I의 각 법정진술
G, F에 대한 각 경찰 진술조서(첨부된 자료 포함)
법령의 적용
범죄사실에 대한 해당법조 및 형의 선택
각 근로기준법 제109조 제1항, 제44조의2 제1항(벌금형 선택)
경합범가중
형법 제37조 전단, 제38조 제1항 제2호, 제50조
노역장유치
형법 제70조 제1항, 제69조 제2항
가납명령
형사소송법 제334조 제1항
피고인의 주장에 대한 판단
피고인은, 이 사건 근로자들 중 G, J, K, L, M, N, O이 2019. 2. 19.경 '임금체불 신고 및 이의제기와 일체의 민, 형사상 책임은 C에 없으며'라는 내용이 포함된 '노무비대체지급 확인서'(이하 '이 사건 확인서'라고 한다)를 작성하였고, 이는 피고인에 대한 처벌불원 의사를 표시한 것이므로, 위 근로자들에 대한 공소는 기각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반의사불벌죄에 있어서 피해자가 처벌을 희망하지 아니하는 의사표시를 하였다거나 처벌을 희망하는 의사표시의 철회를 하였다고 인정하기 위해서는 피해자의 진실한 의사가 명백하고 믿을 수 있는 방법으로 표현되어야 한다(대법원 2004. 6. 25. 선고 2003도4934 판결, 대법원 2008. 10. 23. 선고 2008도7760 판결 등 참조).
이 사건 확인서는, 피고인 회사가 2019. 2. 1. 하수급인 F에게 노무비 명목의 금원 중 일부를 지급하면서 F에게 그 제출을 요청하여, 부동문자로 인쇄된 확인서 양식에 2019. 2. 19.경 대체수령자 F과 각 근로자들이 서명 또는 날인한 것이다. 이 사건 확인서에도 불구하고 이 사건 근로자들에게 판시와 같이 임금이 지급되지 않았고, 근로자들은 이 사건 확인서 작성 이후인 2019. 6. 12. 비로소 고용노동청에 진정서를 제출하고 F과 피고인 회사의 처벌을 요청하였다. 그리고 현재까지도 그 처벌희망의사가 유지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이 사건 확인서만으로는 해당 근로자들이 피고인에 대한 처벌불원의사를 표시한 것으로 보기 어려우므로, 피고인의 이 부분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피고인은, F의 직상수급인은 P 주식회사(이하 'P'이라고 한다)이고 피고인 회사가 아니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P의 견적서만 존재할 뿐 피고인 회사와 P 사이의 계약서가 존재하지 않는다. 그리고 피고인 회사의 담당자 H의 진술에 따르더라도, 피고인 회사 현장소장이 개인사업체를 운영하는 F에게 수장공사를 맡기려고 하여 피고인 회사가 단종면허를 소지한 업체에 맡겨야 된다며 정식 계약을 유보하다가 공사기간이 임박해지자 결국 본사 승인 없이 현장에 F을 투입해 공사를 진행하였고 결과적으로 개인건설업자에게 수장공사를 도급한 꼴이 되었다고 한다(증거기록 58쪽). P 대표이사는 이 사건 공사에 관한 견적서를 제출한 사실은 있지만 단가가 맞지 않는 등의 이유로 계약을 체결하지 않았고 나중에서야 F이 공사를 한 것을 알게 되었다는 취지로 증언하였다. F도 수사기관에서 피고인 회사로부터 공사대금을 지급받지 못하여 근로자들에게 임금을 지급하지 못하였다고 진술했을 뿐 P을 언급한 적이 없다. 피고인 회사는 F으로부터 직불확인서를 받고 F에게 노무비 일부를 직접 지급한 것으로 보이며, 이 사건 확인서 작성 과정에서도 P의 개입 없이 F하고만 이야기를 주고받는 등 공사에 관한 모든 것을 F하고만 이야기하였다.
따라서 F의 직상수급인은 피고인 회사로 봄이 타당하므로, 피고인의 이 부분 주장도 받아들이지 않는다.
피고인은, 피고인 회사가 2019. 2. 1. F에게 노무비 명목으로 4,000만 원을 입금하였던 사정과 이 사건 확인서의 내용 등에 따르면, 근로자들에게 임금이 모두 지급되었다는 취지로 주장한다.
이 사건 처벌조항의 입법 취지와 문언 등에 비추어 보면, 건설업에서 2차례 이상 도급이 이루어지고 건설업자가 아닌 하수급인이 그가 사용한 근로자에게 임금을 지급하지 못하였다면, 그 하수급인의 직상 수급인은 하수급인에게 대금을 지급하였는지 여부와 관계없이 하수급인과 연대하여 하수급인이 사용한 근로자의 임금을 지급할 책임을 부담하므로(대법원 2019. 10. 31. 선고 2018도9012 판결 등 참조), 피고인 회사가 F에게 노무비 명목의 금원을 지급하였는지 여부는 피고인의 이 사건 처벌 여부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또한 앞서 본 바와 같은 이 사건 확인서가 작성된 경위 및 형식, 이 사건 확인서에도 불구하고 근로자들이 2019. 6. 12. 고용노동청에 임금이 지급되지 않았다는 진정서를 제출하고 F과 피고인 회사의 처벌을 요청하였던 점, 그 수사과정에서 F도 피고인 회사가 제대로 정산을 해주지 않아 근로자들에게 임금을 지급하지 못하였다고 진술하였던 점 등에 비추어 보면, 판시와 같이 근로자들에게 임금이 지급되지 않았다고 인정되므로, 피고인의 이 부분 주장도 받아들이지 않는다.
판사 이상훈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