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남부지방법원판결

서울남부지방법원 2021. 5. 4. 선고 2020노1506 판결

주문

피고인과 검사의 항소를 모두 기각한다.

이유

1.

항소이유의 요지

가.

피고인

1)

사실오인 내지 법리오해

피고인은 ㈜E(이하 ‘E’라고 한다)의 투자자에 불과하고 실제 운영자가 아니며, E의 대표이사 J이 E의 실제 운영자인데도 피고인에게 유죄를 선고한 원심판결에는 사실오인 내지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다.

2)

양형부당

원심의 형(징역 5월)은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

나.

검사

원심의 형은 너무 가벼워서 부당하다.

2.

판단

가.

피고인의 사실오인 내지 법리오해 주장에 관한 판단

1)

근로기준법 제2조 제1항 제2호의 ‘사용자’란 ‘사업주 또는 사업 경영 담당자, 그 밖에 근로자에 관한 사항에 대하여 사업주를 위하여 행위하는 자’를 말한다. 여기에서 ‘사업주’는 사업경영의 주체를 의미하고, ‘사업 경영 담당자’는 사업경영 일반에 관하여 책임을 지는 자로서 사업주로부터 사업경영의 전부 또는 일부에 대하여 포괄적인 위임을 받고 대외적으로 사업을 대표하거나 대리하는 자를 의미한다(대법원 2008. 4. 10. 선고 2007도1199 판결 참조).

2)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아래와 같은 사실 및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피고인은 E의 사업주로서 사업 경영 담당자인 J과 함께 E를 경영하였던 것으로 인정되므로 근로기준법 소정의 ‘사용자’로 봄이 타당하다.

가)

피고인은 ㈜L(이하 ‘L’라고 한다)의 대표이사 및 실소유주였다. 피고인은 J이 운영하던 ㈜P(이하 ‘P’이라 한다)에 L의 소프트웨어 개발 및 유지보수 등 IT 관련 업무를 아웃소싱하고 있었는데, P의 경영이 어려워지자 J에게 새로운 회사를 설립하여 IT 사업을 하도록 1억 원을 대여하였다. J은 2012. 6.경 자본금 1억 원의 E를 설립하고 P으로부터 IT사업부분을 양도받아 L의 IT 업무를 계속 담당하였는데, E의 대표이사는 J이었지만 주식은 모두 L가 소유하고 있었다.

나)

피고인은 이후 E에 운영자금을 대여하여 주었고, 그 대여금채권 중 4억 원을 출자전환하여 E의 신주 4억 원 상당을 인수하여 E의 주식 중 80%를 본인 명의로, 20%를 피고인이 운영하는 L의 명의로 보유하였다( 피고인은 E의 경영상황이 악화되자 2016. 12.경 피고인이 보유하던 E의 주식 전부를 피고인이 실소유한 L에 양도하였다).

다)

피고인은 법인등기부상 L의 대표이사 및 E의 사내이사였지만, 두 회사를 묶어 ‘M’라는 그룹 명칭을 사용하고 자신을 ‘회장’으로 칭하였다. 피고인은 두 회사의 인사, 재무 관련 업무를 함께 처리하는 경영관리실을 두고, 회장을 주요업무의 최고 결재권자로 지정한 전자결재라인을 설정하고(다만 대부분의 결재는 대표이사 등이 전결하여 처리하도록 하였다), 급여대장의 경우 J의 결재 이후에 회장으로서 직접 서면결재를 하기도 하였으며, J 등으로부터 주간 및 월간 보고를 받고 중요사항에 대한 지시를 하였다(J은 두 회사의 급여대장 모두에 대표이사로서 결재를 하였다. J은 E의 대표이사였지만, 일정 시점 이후로는 위 두 회사 모두의 경영을 담당하였던 것으로 보인다).

라)

L는 대외적으로 E를 자회사로 표시했는데, L와 E는 같은 사무실을 사용하였고, 함께 워크샵을 가거나 행사를 하였으며, 때로는 두 회사의 직원들이 함께 업무를 수행하기도 하였고, 앞서 본 바와 같이 경영관리실을 공유하며 자금 조달 및 관리 등도 함께 하였다. 피고인 역시 같은 사무실에 위치한 회장실에서 업무를 보며 앞서 본 바와 같이 주기적으로 J의 보고를 받고 J에게 중요사항에 대한 지시를 하였으며, 때로는 E의 부장인 H로부터 업무보고를 받거나 H에게 E의 라오스 사업 등에 관하여 직접 업무지시를 하였다. E 소속 G은 경영관리실에서 근무하며 두 회사 모두의 업무를 처리하였다.

마)

피고인은 E의 운영자금을 조달하고, E가 대출을 받을 때 연대보증을 하기도 하였으나, J은 자금 조달을 하지 않았다.

바)

피고인은 E 직원의 임금체불에 관하여 E의 사용자로서 근로기준법위반 등으로 조사를 받고 2017. 2.경 약식명령을 받았으나 기한 내에 정식재판청구를 하지 않아 위 약식명령은 그대로 확정되었다.

사)

피고인은 J의 동의를 받지 않고 피고인의 처로 하여금 E에 대한 휴업신고를 하도록 하여 E는 2017. 2. 1.부터 2017. 6. 29.까지 휴업을 하였다. E는 2017. 6. 30. 폐업하였다.

아)

피고인은, E의 직원들이 피고인으로부터 체불임금을 지급받기 위하여 사실과 다른 진술을 하고 있다고 주장하나, 공소사실에 부합하는 E 직원들의 각 진술은 대체로 구체적이고 일관되며 다른 증거와 일치하고, 그 진술의 신빙성에 대한 원심의 판단을 배척할 만한 특별한 사정도 보이지 않는다.

자)

피고인은, J이 대표이사로서 E를 실제로 운영하였다고 주장하나, 위와 같은 사정에 비추어 보면 J은 ‘사업주’가 아니라 ‘사업 경영 담당자’로서 사업주인 피고인으로부터 E의 경영에 대하여 포괄적인 위임을 받아 대표이사로서 업무를 수행하였던 것으로 보인다. 사업주가 전체적인 사업경영을 직접 수행하여야 근로기준법상 사용자로 인정되는 것은 아니고, 사업주와 사업 경영 담당자 모두 근로기준법상 사용자로 인정될 수 있으므로, 사업 경영 담당자인 J이 사용자로서 근로기준법위반죄의 주체가 될 수 있고 실제로 근로기준법위반죄로 처벌받은 적이 있다는 사정 등만으로는 피고인이 사용자가 아니라고 볼 수 없다(피고인의 주장과 같이 피고인이 대표이사인 J에게 속아서 큰 손해를 입었다고 하더라도 그와 같은 사정 때문에 피고인이 사업주가 아니었다고 볼 수는 없다).

나.

피고인과 검사의 각 양형부당 주장에 관한 판단

양형은 법정형을 기초로 하여 형법 제51조에서 정한 양형의 조건이 되는 사항을 두루 참작하여 합리적이고 적정한 범위 내에서 이루어지는 재량 판단으로서, 공판중심주의와 직접주의를 취하고 있는 우리 형사소송법에서는 양형판단에 관하여도 제1심의 고유한 영역이 존재한다. 이러한 사정들과 아울러 항소심의 사후심적 성격 등에 비추어 보면, 제1심과 비교하여 양형의 조건에 변화가 없고 제1심의 양형이 재량의 합리적인 범위를 벗어나지 아니하는 경우에는 이를 존중함이 타당하다(대법원 2015. 7. 23. 선고 2015도3260 전원합의체 판결 참조).

원심은, 피고인이 체불한 임금 및 퇴직금의 합계액이 다액인 점, 피고인은 E를 경영하였음에도 그 법인등기부상 대표이사로 등기되어 있지 아니한 점을 내세워 근로자들에 대한 체불 임금 및 퇴직금 지급책임을 부인하고 반성하지 않는 점 등 여러 정상을 종합하여 양형기준에 따른 권고형의 범위 내에서 그 형을 정하였고, 원심판결 이후에 원심의 형량을 변경할 만한 양형조건의 변화가 있었던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 또한 근로자들이 체당금으로 4,900만 원 이상을 변제받은 점, 피고인이 E 및 L의 경영악화로 인하여 상당한 손해를 입은 점, 피고인의 건강이 좋지 않은 점 등을 감안하고, 그밖에 피고인의 나이, 성행, 환경, 범행의 동기, 수단과 결과, 범행 후의 정황 등 이 사건 변론에 나타난 모든 양형요소를 참작하여 보더라도 원심의 양형이 너무 무겁거나 가벼워서 재량의 합리적인 범위를 벗어났다고 보이지 아니한다.

따라서 피고인과 검사의 양형부당 주장은 모두 받아들일 수 없다.

3.

결론

피고인과 검사의 항소는 모두 이유 없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4항에 따라 이를 모두 기각한다.

판사 송인우(재판장) 송영환 김현순

각주1) L는 그 전인 2017. 5. 9. 폐업하였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