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는 원고에게 22,861,243원 및 이에 대하여 2020. 10. 25.부터 2022. 8. 25.까지 연 5%,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원고의 나머지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 중 75%는 원고가, 나머지는 피고가 각 부담한다.
제1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이유
손해배상책임의 발생
인정사실
피고는 2020년경 인천 강화군 C 지상에 돈사를 신축하는 공사(이하 ‘이 사건 공사’라 한다)를 도급받았다.
원고는 중국 국적의 일용노동을 하는 사람으로서 피고에게 고용되어 2020. 10. 19.경부터 이 사건 공사현장에서 형틀목공작업을 하기 시작하였다.
원고는 2020. 10. 25. 10:20경 이 사건 공사현장에 있는 약 1.5m 높이의 옹벽 위에서 형틀목공작업을 하던 중 발을 헛디디는 바람에 약 1.5m 아래의 바닥으로 추락하였다(이하 ‘이 사건 사고’라 한다).
원고는 이 사건 사고로 인하여 제1, 3번 요추 압박골절 등의 상해를 입었다.
근로복지공단은 이 사건 사고를 업무상 재해로 인정하고 장해등급을 8급으로 결정하여 원고에게 휴업급여 13,653,920원, 요양급여 11,398,470원(요양기간 2020. 10. 25.부터 2021. 4. 10.까지, 입원 42일, 통원 126일), 장해급여 57,816,000원을 지급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9호증, 을 제1, 2호증(가지번호 있는 경우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책임의 인정
사업주는 근로자가 추락할 위험이 있는 장소에서 작업을 할 때 발생할 수 있는 산업재해를 예방하기 위하여 필요한 조치를 하여야 한다(산업안전보건법 제38조 제3항 제1호). 한편 사용자는 고용 또는 근로계약에 수반되는 신의칙상의 부수적 의무로서 노동자가 노동을 제공하는 과정에서 생명, 신체, 건강을 해치는 일이 없도록 물적 환경을 정비하는 등 필요한 조치를 마련하여야 할 보호의무 또는 안전배려의무를 부담하고, 이러한 의무를 위반함으로써 노동자가 손해를 입은 경우 채무불이행으로 인한 손해배상책임을 진다. 그리고 이러한 사용자의 보호의무 또는 안전배려의무 위반행위가 불법행위의 요건에 해당하는 경우에는 채무불이행책임과 경합하여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책임도 부담하게 된다(대법원 2013. 11. 28. 선고 2011다60247 판결 등 참조).
위 법리에 비추어 살피건대, 앞서 본 인정사실, 앞서 든 각 증거들,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면, 이 사건 사고는 원고가 추락 위험이 있는 높이 1.5m의 옹벽 위에서 작업을 하던 중 발생한 것으로서 사용자인 피고로서는 원고로 하여금 옹벽 위에 올라가 작업을 수행하게 하는 경우 추락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추락 방지에 필요한 발판 등을 설치하거나 안전대, 안전모를 착용하도록 하는 등 안전조치의무가 있었음에도 이를 게을리 한 잘못이 인정된다.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 대한 보호의무 내지 안전배려 의무 위반으로 발생한 이 사건 사고로 말미암아 원고가 입은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
책임의 제한
다만, 원고로서도 추락 위험이 있는 장소에서 작업을 하면서 옹벽 아래로 추락할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주의의무를 다하여야 함에도 이를 소홀히 한 잘못이 있고, 그 주의의무 위반이 이 사건 사고 발생의 다른 원인이 되었다고 할 것이므로, 원고의 과실을 30%로 정하고, 피고의 책임을 70%로 제한한다.
손해배상책임의 범위
계산의 편의상 기간은 월 단위로 계산함을 원칙으로 하되, 마지막 월 미만 및 원 미만은 버린다. 손해액의 사고 당시의 현가 계산은 월 5/12푼의 비율에 의한 중간이자를 공제하는 단리할인법에 따른다. 그리고 당사자의 주장 중 별도로 설시하지 않는 것은 배척한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12호증, 을 제2, 3, 4호증의 각 기재, 이 법원의 D병원장에 대한 신체감정촉탁결과, 이 법원의 근로복지공단에 대한 문서제출명령회신결과, 이 법원의 서울남부출입국․외국인사무소에 대한 사실조회결과, 이 법원에 현저한 사실, 경험칙, 변론 전체의 취지
일실수입
인적사항 : E생 남자, 사고 당시 F
소득
2020. 10. 25.부터 2023. 10. 24.까지 : 국내 보통인부 도시일용노임
2023. 10. 25.부터 2025. 10. 24.까지 : 중국 현지 건축업 종사자 평균임금
먼저 원고의 국내 취업가능기간에 관하여 보건대, 일시적으로 국내에 체류한 후 장래 출국할 것이 예정되어 있는 외국인의 일실이익을 산정함에 있어서는 예상되는 국내에서의 취업가능기간 내지 체류가능기간 동안의 일실이익은 국내에서의 수입(실제 얻고 있던 수입 또는 통계소득)을 기초로 하고, 그 이후에는 외국인이 출국할 것으로 상정되는 국가(대개는 모국)에서 얻을 수 있는 수입을 기초로 하여 일실이익을 산정하여야 할 것이고, 국내에서의 취업가능기간은 입국 목적과 경위, 사고 시점에서의 본인의 의사, 체류자격의 유무 및 내용, 체류기간, 체류기간 연장의 실적 내지 개연성, 취업의 현황 등의 사실적 내지 규범적 제 요소를 고려하여 인정함이 상당하다고 할 것이며, 이러한 법리는 비록 당해 외국인이 불법체류자라고 하더라도, 당해 외국인의 취업활동 자체가 공서양속이나 사회질서에 반하는 것으로서 사법상 당연무효가 되지 않는 이상, 마찬가지로 적용된다(대법원 1998. 9. 18. 선고 98다25825 판결 참조).
원고는 중국 국적의 외국인으로 2018. 5. 9. 취업이 불가능한 단기방문(c-3-9) 비자를 받아 국내로 입국과 출국을 반복하여 오다가 2020. 2. 16. 입국한 이후 비자가 만료되어 불법체류 중인 상태에서 이 사건 사고를 당한 점, 외국인근로자의 고용 등에 관한 법률 제18조에서 ‘외국인근로자는 입국한 날부터 3년의 범위에서 취업활동을 할 수 있다.’고 정하고 있는 점 등을 종합하면, 원고의 국내에서의 취업가능기간은 이 사건 사고일로부터 3년이 되는 날인 2023. 10. 24.까지라고 봄이 타당하다.
다음으로 소득에 관하여 보건대, 원고는 당시 형틀목공으로 일하고 있었으므로 형틀목공의 시중노임단가에 기초하여 일실수입을 산정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불법행위 당시 일정한 수입을 얻고 있던 피해자의 일실수입 손해액은 객관적이고 합리적인 자료에 따라 피해자가 사고 당시에 실제로 얻고 있었던 수입금액을 확정하여 이를 기초로 산정하여야 하고(대법원 2000. 3. 24. 선고 98다62114 판결 참조), 건설업 임금실태 조사보고서 등의 통계소득이 실제 수입보다 높다면 사고 당시에 실제로 얻고 있던 수입보다 높은 통계소득만큼의 수입을 장차 얻을 수 있으리라는 특단의 사정이 인정되는 경우에 한하여 그러한 통계소득을 기준으로 일실수입을 산정하여야 한다(대법원 2004. 10. 15. 선고 2003다39927 판결 참조).
원고가 2020. 10. 19.경 피고와 사이에 일당을 160,000원으로 정하여 일용근로계약을 체결한 점, 이 사건 사고 당시 원고가 피고에게 고용되어 있던 기간이 한 달 이 채 되지 않았던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원고가 지속적으로 형틀목공으로서 월 22일 가동하여 2020년 하반기 형틀목공의 월 소득 평균액인 4,857,776원 상당의 소득을 얻을 수 있었다고 보기는 어려우므로 원고가 건설업 임금실태 조사보고서상 형틀목공으로서의 노임을 얻고 있었다거나 그러한 소득금액을 얻을 수 있었다는 상당한 개연성이 인정된다고 보기 어렵다. 따라서 원고의 소득은 국내 취업가능기간인 2023. 10. 24.까지는 국내 보통인부 도시일용노임을 기준으로 하고, 그 이후부터 2025. 10. 24.까지는 중국 현지 건축업 종사자 평균임금을 기준으로 산정한다. 중국 통계국이 작성한 ‘2020년 중국 도시 사영기업 업종별 취업자 연평균 임금’(을 제4호증)에 의하면, 중국 현지건축업 종사자의 2020년 연평균임금은 57,309위안(= 한화 11,143,161원, 이 사건 변론종결일 현재 환율인 1위안 당 194.44원 적용)으로, 이를 월평균임금으로 계산하여 보면 928,596원(= 11,143,161원 ÷ 12)이 된다.
가동일수 및 가동연한 : 월 22일, 만 65세가 되는 2029. 10. 9.까지
후유장해
제1요추 압박골절로 인한 노동능력상실률 : 32%, 5년 한시장해, 맥브라이드 장해평가표 척주손상-I-A-1-c, 직업계수 5 적용(보통인부)
기간별 노동능력상실률
2020. 10. 25.(사고일)부터 2020. 12. 5.(입원기간 종료일)까지 : 100%
2020. 12. 6.부터 2025. 10. 24.(사고일로부터 5년) : 32%
계산
2020. 10. 25.(사고일)부터 2021. 4. 10.(요양기간 종료일)까지의 일실수입 : 7,007,321원(아래 표 순번 1, 2항의 합계액)
2021. 4. 11.부터 2025. 10. 24.(사고일로부터 5년)까지의 일실수입 : 35,613,751원(아래 표 순번 3 내지 10항의 합계액)
산업재해보상보험법에 따라 지급받은 보험급여 공제
손해배상은 손해의 전보를 목적으로 하는 것이므로 피해자로 하여금 근로기준법이나 산업재해보상보험법에 따라 휴업급여나 장해급여 등을 이미 지급받은 경우에 그 급여액을 일실수입의 배상액에서 공제하는 것은 그 손해의 성질이 동일하여 상호보완적 관계에 있는 것 사이에서만 가능하다. 따라서 피해자가 수령한 휴업급여금이나 장애급여금이 법원에서 인정된 소극적 손해액을 초과하더라도 그 초과부분을 기간과 성질을 달리하는 손해배상액에서 공제할 것은 아니며, 휴업급여는 휴업기간 중의 일실수입에 대응하는 것이므로 그것이 지급된 휴업기간 중의 일실수입 상당의 손해액에서만 공제되어야 할 것이다(대법원 1991. 7. 23. 선고 90다11776 판결, 대법원 2012. 6. 14. 선고 2010다77293 판결 등 참조)
휴업급여 기간의 일실수입 7,007,321원에서 위 기간 동안 원고가 수령한 휴업급여 13,653,920원을 공제하면 남는 금액이 없게 된다.
휴업급여 기간 이후의 일실수입 35,613,751원에서 원고가 수령한 장해급여 57,816,000원을 공제하면 남는 금액이 없게 된다.
기왕 치료비
갑 제12호증의 2, 3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면, 원고가 직접 부담한 진료비 4,087,490원은 이 사건 사고와 상당인과관계 있는 치료비용으로 인정된다. 따라서 원고에 대한 기왕 치료비는 4,087,490원이 된다.
기왕 개호비 : 불인정
원고는 입원기간 1개월 동안 간병인의 개호를 받았다고 주장하며 개호비 1,280,000원의 지급을 구한다.
피해자가 사고로 인한 후유장애로 말미암아 개호가 필요하게 되었다 하더라도 사실심 변론종결시까지의 개호비를 청구하기 위하여는 실제로 개호를 받아 그 비용을 지출하였거나 또는 개호비를 현실로 지출하지 않았으면 적어도 피해자의 부모나 배우자 등 근친자의 개호를 실제로 받았을 것이 요구된다(대법원 1991. 5. 14. 선고 91다8081 판결 참조). 그런데 갑 제12호증의 1의 기재만으로는 원고는 위 기간 동안 개호비 1,280,000원을 지출하였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고(갑 제12호증의 1에 의하면 원고가 제증명료로 1,280,000원을 지출하였다고 보일 뿐이다), 달리 원고가 실제로 개호비를 지출하였거나 가족 등의 개호를 받았음을 인정할 증거가 없다. 따라서 이 부분 청구는 받아들이기 어렵다.
책임의 제한 : 피고의 책임비율 70%
기왕 치료비 : 2,861,243원(= 4,087,490원 × 70%)
위자료
참작사유 : 이 사건 사고의 경위, 원고의 나이, 후유장해의 부위 및 정도, 입원기간 등 이 사건 변론에 나타난 제반 사정
인정금액 : 20,000,000원
소결론
따라서 피고들은 공동하여 원고에게 22,861,243원(= 기왕 치료비 2,861,243원 + 위자료 20,000,000원) 및 이에 대하여 이 사건 사고일인 2020. 10. 25.부터 피고가 그 이행의무의 존부 및 범위에 대하여 항쟁함이 타당한 이 판결 선고일인 2022. 8. 25.까지 민법이 정한 연 5%,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이 정한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위 인정범위 내에서 이유 있어 인용하고, 나머지 청구는 이유 없어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이준구
각주1) 대법원 2022. 3. 24. 선고 2021다241618 전원합의체 판결에 따라 ‘공제 후 과실상계’ 방식을 취한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