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의 다음 각 결의가 무효임을 확인한다.
2019. 11. 28. 대의원대회의 위원장 D, 수석부위원장 E, 사무처장 F 선출결의
2021. 3. 30. 대의원대회의 부위원장, 감사 선출 결의
소송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이유
기초사실
피고는 2007. 7.경 건설산업 현장노동자의 권리보호를 위한 사업 등을 수행하기 위하여 설립된 노동조합이고, 원고는 피고의 건설현장분과 소속 조합원이다.
피고는 ① 2019. 11. 28. 대의원대회에서 피고의 위원장으로 D을, 수석부윈장으로 E을, 사무처장으로 F를 각 선출하였고, ② 2021. 3. 30. 자 대의원대회에서는 부위원장 후보 G, H, 감사 후보 I의 선출 안건<1>을 찬성으로 의결하였다(이하 ①, ② 결의를 통칭하여 '이 사건 각 결의'라 하고, 별도로 지칭할 때는 이 사건 2019. 11. 28. 자 결의 및 이 사건 2021. 3. 30. 자 결의라 한다).
피고의 규약과 규정 중 이 사건과 관련 있는 내용은 아래와 같다(갑 제3호증).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2 내지 4호증, 을 제13 내지 16호증(가지번호가 있는 것은 이를 포함한다. 이하 특별히 표시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같다)의 각 기 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
원, 피고 주장의 요지
원고 주장의 요지
피고 규약 제22조 제2항은 조합 임원이 당연직 대의원이 되도록 정하고 있고, 선출직대의원 운영규정 제3조 제2항은 대의원을 배정받은 지부는 지부 총회 혹은 지부대의원대회를 거쳐 대의원을 선출하되, 지부 총회나 지부 대의원대회의 개최가 어려운 경우 지부장이 선출직 대의원을 직접 선출하도록 정하고 있다(위 2개의 조항을 '이 사건 각 조항'이라 한다). 이 사건 각 조항은 조합원의 직접·비밀·무기명투표에 의하여 대의원을 선출하도록 한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이하 '노동조합법'이라 한다) 제17조 제2항<2>에 위반된 것이어서 무효이다.
따라서 무효인 이 사건 각 조항에 따라 선출된 대의원 역시 자격이 없고, 무자격대의원에 의하여 이루어진 이 사건 각 결의 또한 무효이다.
피고 주장의 요지
피고는 연합단체로서의 성격을 가지고 있으므로 그 대의원대회는 노동조합법 제17조가 규정하고 있는 대의원회의 성격을 가지지 않는다. 따라서 피고의 대의원대회에 노동조합법 제17조 제2항이 적용되지 않는다.
노동조합법 제17조 제2항이 적용된다고 하더라도 피고의 각 지부들은 실질적으로 민주적 선거를 통해 대의원들을 선출하였기 때문에 각 대의원들은 적법한 대의원들이다. 따라서 적법한 대의원들이 결의한 이 사건 각 결의도 모두 유효하다.
판단
관련 법리
구 노동조합법(1996. 12. 31. 법률 제5244호 노동조합및노동관계조정법 부칙 제3조로 폐지) 제20조 제2항<3>이 노동조합의 최고의결기관인 총회에 갈음할 대의원회의 대의원을 조합원의 직접·비밀·무기명투표에 의하여 선출하도록 규정하고 있는 취지는, 노동조합의 구성원인 조합원이 그 조합의 조직과 운영에 관한 의사결정에 관여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조합 내 민주주의, 즉 조합의 민주성을 실현하기 위함에 있고 이는 강행규정이라고 할 것이므로, 다른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위 법 조항에 위반하여 조합원이 대의원의 선출에 직접 관여하지 못하도록 간접적인 선출방법을 정한 규약이나 선거관리규정 등은 무효이다(대법원 2000. 1. 14. 선고 97다41349 판결 등 참조).
구체적 판단
이 사건 각 조항이 무효인지 여부
이 사건 각 조항은 강행규정인 노동조합법 제17조 제2항에 위반하여 무효이다. 그 구체적인 이유는 다음과 같다.
피고는 자신이 연합단체로서의 성질을 가지기 때문에, 노동조합법 제17조 제2항이 적용되지 않는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피고 규약 5조(연합단체)는 '조합은 B단체에 가입하며 필요한 경우, 국제노동단체 및 관련단체에 가입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어, 피고 자체는 연합단체가 아님을 알 수 있다. 또한 달리 피고가 노동조합법 제10조 제1항 제6호<4>에 따라 연합단체로 신고하였다는 증거도 없다. 따라서 피고가 연합단체이므로 피고의 대의원대회에 노동조합법 제17조 제2항이 적용되지 않는다는 피고의 주장은 이유 없다.
피고 규약 제20조 제1항은 '대의원대회는 총회를 갈음하는 최고 의결기구'라고 규정하고 있다. 또한 피고 규약 제23조에 의하면 대의원대회는 '해산 및 조직변경'에 관한 사항 이외에 사실상 피고의 모든 의사결정을 결의할 수 있으며, 특히나 임원(위원장, 수석부위원장, 부위원장, 사무처장)의 선출 및 탄핵에 관한 사항, 감사의 선출 및 불신임에 관한 사항, 예산 및 결산 보고에 관한 사항 등 피고의 운영에 있어 필수적이고, 중요한 사항들을 의결할 수 있다. 이처럼 피고의 대의원대회가 총회를 갈음하여 최고의 의결기구인 이상 그 민주적 정당성 역시 높게 요구된다.
피고 규약 제22조 제4항은 대의원 배정 및 선출에 대한 세부사항은 선출직대의원 규정으로 정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위 위임에 따라 제정된 선출직 대의원 운영규정 제3조는 원칙적으로 대의원을 '지부 총회 혹은 지부 대의원대회'를 거쳐 선출한다고 규정하고 있지만, 지부 사정 상 총회, 대의원대회를 개최하기 어려운 경우 '지부장'이 직접 선출할 수 있다는 폭넓은 예외규정을 두고 있다. 한편, 지부 총회 및 대의원대회를 개최하기 어려운 경우에 대하여는 구체적인 사유도 명시되어 있지 않다. 결국 선출직 대의원 운영규정 제3조에 의하면 대의원을 '지부장'이 자의적으로 선출할 가능성도 존재한다. 그런데 피고 조직 규정 제6조 제2항, 지부 운영규정 제25조는 지부장은 '위원장'이 임명한다는 원칙을 규정하면서, 지부 조합원 과반수 이상의 요청이 있을 시, 선거를 통해 지부장을 선출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어, 원칙적으로 지부장은 위원장이 임명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또 피고 지부 운영규정 제13조, 제17조, 제18조에 의하면, 지부 산하 대의원대회는 지부 총회의 기능을 갈음하는 기구로, 지부 대의원대회의 대의원은 지부장이 임명하는 5인 이내의 위원과 지부장이 임명하는 지부 임원으로 구성된 운영위원회에서 선출된다.
그러므로 위 규정들을 종합하면, 피고 지부에서 선출될 각 선출직 대의원은 각 지부의 총회, 또는 대의원회에서 선출되거나, 지부장이 선정하도록 규정되어 있으므로, 지부의 총회에서 선출되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지부장이 선정하거나 지부장이 임명한 위원들로 이루어진 운영위원회에서 선출된 지부 대의원들이 구성하는 지부 대의원대회를 통해 선출되는 셈이다. 그런데 앞서 본 것처럼 지부장이 대의원을 선정할 수 있는 경우는 '사정상 총회, 대의원회를 개최하기 어려운 경우'와 같이 포괄적으로 규정되어 있고 아무런 구체적인 제한규정이 없다. 결국 피고의 선출직 대의원 운영규정 제3조와 앞서 본 지부 운영규정들에 의하면, 위원장이 지부장을 임명하고, 위 지부장이 선출직대의원도 직접 선정(앞서 본 것처럼, 지부장이 대의원을 선출하는 경우를 매우 폭넓게 인정하고 있으므로 사실상 지부장의 의사에 따라 결정하는 선정하는 경우이다)하거나, 지부장이 임명한 운영위원회를 통해 구성된 지부 대의원회를 통해 선출할 수 있어, 사실상 위원장이 지부장을 통해 간접적으로 대의원대회를 장악할 가능성이 매우 크다. 이는 조합의 민주적 운영을 위해 대의원 선출을 조합원들의 민주적 투표로 하도록 규정하고 있는 노동조합법의 취지에 정면으로 반한다.
피고 규약 제22조 제2항은 조합의 임원(위원장, 수석부위원장, 부위원장, 사무처장)과 업종분과 본부장, 감사는 당연직 대의원이 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피고 규약 제23조 제1호 및 제4호에 의하면 위 임원들은 모두 대의원회의에서 선출되는데, 결국 임원들 역시 조합원들의 투표에 의하여 선출된 자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당연직 대의원이 되므로, 위 조항은 대의원은 조합원의 직접 · 비밀 · 무기명투표에 의하여 선출되어야 한다는 노동조합법 제17조 제2항에 위반된다. 앞서 살펴본 바와 같이 선출직 대의원들조차 조합원들의 투표에 의하여 선출되지 않을 가능성이 있는 점에 비추어 보더라도 조합의 임원들이 당연직 대의원이 되는 피고 규약 제22조 제2항은 노동조합법에 위반된다.
이 사건 각 결의가 무효인지 여부
이 사건 각 결의에 참석한 대위원들을 선출한 이 사건 각 조항이 무효이므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이 사건 각 결의는, 그 자격이 없는 대의원들에 의해 이루어진 것으로 그 절차상 하자가 중대하여 무효라고 보아야 한다.
이에 대하여 피고는, 설령 피고 규약 제22조 제2항은 조합 임원이 당연직 대의원이 되도록 한 규정이 노동조합법에 위반되어 무효라고 하더라도, 선출직 대의원의 투표결과만으로도 이 사건 각 결의는 유효하다는 취지로 주장하나, 을 제13 내지 15호증만으로는 이를 인정하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피고는 이 법원의 문서제출명령이나, 석명준비명령에도 불구하고 위 증거들만 제출하였을 뿐, 2019. 11. 28. 결의와 2021. 3. 30. 결의의 회의록은 제출하지 않았고, 2021. 3. 30. 결의에 참석한 대의원 명부도 제출하지 않았다)
또 피고는, 이 사건 각 결의에 참여한 피고의 대의원 선출이 노동조합법 제17조 제2항에 따라 조합원들의 직접·비밀·무기명투표에 의하여 적법하게 이루어졌으므로, 설령 이 사건 각 조항이 무효라고 하더라도 이 사건 각 결의를 무효로 볼 수는 없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앞서 본 인정사실과 다음과 같은 사정 내지 사실들을 종합하면, 이 사건 각 결의에 참석한 대의원들이 노동조합법 제17조 제2항에 따라 조합원들의 직접·비밀·무기명투표에 의하여 적법하게 선출된 적법한 대의원들이라 볼 수 없으며, 을 제8호증의 각 기재는 이를 그대로 믿기 부족하고, 위 증거들만으로 이 사건 각 결의를 적법한 결의라고 볼 수는 없다. 따라서 이 사건 각 결의는 어느모로 보나 모두 무효이다.
피고의 분과 지부장들이 이 사건 각 결의에 대하여, '매년 대의원대회에 조합원들의 의사를 반영한 총회로 대의원을 선출하여 파견 하였습니다'는 취지의 진술서를 작성하여 제출한 사실은 인정할 수는 있다(을 제8호증의 1 내지 11). 하지만 피고의 각 지부 총회에서 구체적으로 어떤 시기에 어떤 과정을 거쳐 대의원을 선출하였는지, 그 선출과정이 노동조합법 제17조 제2항이 규정하는 바와 같이 해당 지부 조합원들 직접·비밀·무기명투표를 거친 것인지, 대의원 선출을 위한 투표의 구체적인 결과(입후보자, 각 후보자별 투표율 등)는 어떠하였는지 등에 대해서는 아무런 자료를 제출하지 않고 있어 이를 그대로 믿기 어렵다.
또 피고가 각 지부에 대의원 선출을 요청하는 과정을 살펴보더라도 대의원 선출이 조합원들의 투표에 의하여 선출된 것이라고 볼 수 없다. 을 제12호증의 각 기재에 의하면, 피고는 제15년차 정기대의원대회(2021. 3. 30. 개최)와 관련하여 2021. 3. 23. 현장분과 서울경기지부에 대의원 선출을 요청하는 취지의 공문을 발송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그런데 위 공문 내용에 의하더라도 대의원 명단은 2021. 3. 25.(목) 16시까지 까지 제출되어야 하는데, 피고의 위 지부가 공문을 수령한 후 2일 이내에 조합원 총회의 투표를 거쳐 대의원을 선출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한 것으로 보인다.
소결
그렇다면, 이 사건 각 결의는 무효이고, 비록 이 사건 2019. 11. 28. 자 결의로 취임한 임원(위원장 D, 수석부위원장 E, 사무처장 F)들의 임기 3년이 만료되었으나, 새로운 임원이 선출되지 않았고 여전히 위 임원들이 권한을 행사 중이므로<5> 원고가 이 사건 각 결의의 무효 확인을 구할 이익이 있다.
결론
따라서 원고의 청구는 이유 있으므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이진화(재판장) 장천수 이현우
각주1) 을 제16호증의 1, 2, 제15년차 정기대의원대회 자료 제35면 및 투표용지)
각주2) 노동조합법 제17조(대의원회)
각주3) 현행 노동조합법 제17조 제2항과 동일한 취지의 규정이다.
각주4) 노동조합법 제10조(설립의 신고) ①노동조합을 설립하고자 하는 자는 다음 각호의 사항을 기재한 신고서에 제11조의 규정에의한 규약을 첨부하여 연합단체인 노동조합과 2 이상의 특별시 · 광역시 ·특별자치시 ·도· 특별자치도에 걸치는 단위노동조합은 고용노동부장관에게, 2 이상의 시· 군 · 구(자치구를 말한다)에 걸치는 단위노동조합은 특별시장· 광역시장·도지사에게,그 외의 노동조합은 특별자치시장· 특별자치도지사· 시장·군수·구청장(자치구의 구청장을 말한다. 이하 제12조제1항에서같다)에게 제출하여야 한다.
각주5) 피고 규약 제48조(임원의 임기)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