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남부지방법원판결

서울남부지방법원 2022. 11. 10. 선고 2021나64922 판결

주문

1.

원고들과 피고의 항소를 모두 기각한다.

2.

항소비용은 각자 부담한다.

이유

1.

제1심판결의 인용

당사자들의 주장과 제1심 법원 및 이 법원에 제출된 증거들을 면밀히 살피더라도 제1심법원의 사실인정 및 판단은 정당한 것으로 인정된다. 이에 이 법원이 이 사건에 관하여 설시할 이유는 아래에서 추가판단을 덧붙이는 것 이외에는 제1심판결의 이유 해당 부분 기재와 같으므로, 민사소송법 제420조 본문에 따라 별지를 포함하여 이를 그대로 인용한다.

2.

추가판단

○

원고들은, 피고가 2015년 임금협정 중 소정근로시간 단축 합의가 탈법행위에 해당하여 무효라는 점을 다투지 않았고 이에 관한 실권효가 적용되므로, 2015년 임금협정 중 소정근로시간 단축 합의는 이 사건 특례조항 적용을 잠탈하기 위한 탈법행위에 해당하여 무효로 인정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민사소송법 제288조가 규정하고 있는 자백은 사실에 대한 진술에 한정되는 것이며, 소송물의 전제가 되는 권리관계나 법률효과를 인정하는 진술은 이른바 권리자백으로서 법원을 기속하지 아니하고 당사자도 자유로이 철회할 수 있는바(대법원 2007. 8. 23. 선고 2005다65449 판결 등 참조), 2015년 임금협정 중 소정근로시간 단축 합의가 탈법행위에 해당하여 무효인지 여부는 법률효과에 관한 것으로서 민사소송법 제288조가 규정하고 있는 자백의 대상이 아니므로 원고들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

피고는 이 법원에 이르러, 2018년 임금협정 중 소정근로시간 단축 합의가 강행법규에 위반됨을 다투지 아니한다는 기존의 입장을 철회하면서, 2018년 임금협정 중 소정근로시간 단축 합의는 합리적 배경이 존재하므로 유효하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기초사실과 앞서 든 증거들 및 갑 제31호증, 을 제13 내지 16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2018년 임금협정 중 소정근로시간 단축 합의에 관한 부분은 이 사건 특례조항 시행에 따라 고정급이 시간급 최저임금에 미달하게 되는 상황을 회피할 의도로, 소정근로시간의 단축을 통해 소정근로시간을 기준으로 산정되는 시간당 고정급을 외형상 증액시키기 위하여 이루어진 탈법행위로서 무효라고 봄이 타당하다. 따라서 피고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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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로기준법은 휴게시간을 제외하고 1주 근로시간은 40시간, 1일 근로시간은 8시간을 초과할 수 없도록 기준근로시간을 정하여 규제하면서(제50조 제1항, 제2항), 그 기준근로시간의 범위 내에서 근로자와 사용자가 합의한 근로시간을 소정근로시간으로 규정하고 있다(제2조 제1항 제8호). 근로자는 합의한 소정근로시간 동안 근로의무를 부담하고, 사용자는 그 근로의무이행에 대하여 임금을 지급하게 되는데, 사용자와 근로자는 기준근로시간을 초과하지 않는 한 원칙적으로 자유로운 의사에 따라 소정근로시간에 관하여 합의할 수 있다. 다만 소정근로시간의 정함이 단지 형식에 불과하다고 평가할 수 있는 정도에 이르거나, 노동관계법령 등 강행법규를 잠탈할 의도로 소정근로시간을 정하였다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는 소정근로시간에 관한 합의로서의 효력을 부정하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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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법 및 최저임금법 관련 규정 내용과 체계, 이 사건 특례조항의 입법 취지와 입법 경과,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의 규정 취지 및 일반택시운송사업의 공공성, 소정근로시간의 단축 합의와 관련한 전후 사정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결과, 정액사납금제 하에서 생산고에 따른 임금을 제외한 고정급이 최저임금에 미달하는 것을 회피할 의도로 사용자가 소정근로시간을 기준으로 산정되는 시간당 고정급의 외형상 액수를 증가시키기 위해 택시운전근로자 노동조합과의 사이에 실제 근무형태나 운행시간의 변경 없이 소정근로시간만을 단축하기로 합의한 경우라고 판단된다면, 이러한 합의는 강행법규인 이 사건 특례조항의 적용을 잠탈하기 위한 탈법행위로서 무효라고 보아야 한다. 이러한 법리는 사용자가 택시운전근로자의 과반수로 조직된 노동조합 또는 근로자 과반수의 동의를 얻어 소정근로시간을 단축하는 내용으로 취업규칙을 변경하는 경우에도 마찬가지로 적용된다(대법원 2019. 4. 18. 선고 2016다2451 전원합의체 판결 참조). - 이 사건 특례조항이 시행되기 전에는 정액사납금제의 경우 고정급 이외에 생산고에 따른 임금인 초과운송수입금까지 비교대상 임금에 산입할 수 있었다. 그러나 이 사건 특례조항이 시행되면서 더 이상 초과운송수입금을 비교대상 임금에 산입할 수 없고 고정급만으로 최저임금액 이상의 임금이 지급될 수밖에 없게 됨에 따라 고정급의 액수 자체가 중요한 의미를 지니게 되었다. 그런데 사업자로서는 최저임금액 이상의 임금을 지급하기 위하여 비교대상 임금에 포함되는 고정급을 증액하는 대신, 소정근로시간을 줄임으로써 소정근로시간을 기준으로 산정되는 시간당 고정급을 높이는 방식으로 고시된 시간급 최저임금액에 미달하는 것을 회피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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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사건 특례조항은 헌법상 국가의 의무로 규정된 최저임금제를 구체화하여 택시운전근로자 임금의 불안정성을 일부나마 해소하려는 사회정책적인 배려로서 마련된 강행법규이다. 이 사건 특례조항을 통해 초과운송수입금과 같은 생산고에 따른 임금을 최저임금에 산입할 수 없게 한 취지는, 택시운전근로자가 받는 임금 중 고정급의 비율을 높여 운송수입금이 적은 경우에도 최저임금액 이상의 임금을 받을 수 있도록 보장함으로써 보다 안정된 생활을 영위하도록 하려는 데에 있다(대법원 2018. 7. 11. 선고 2016다9261, 9278 판결, 헌법재판소 2011. 8. 30. 선고 2008헌마477 전원재판부 결정 등 참조). 이처럼 이 사건 특례조항은 종래 근로의무를 부담하기로 합의된 소정근로시간에 대응하여 지급되는 통상적이고 기본적인 고정급을 최저임금 수준 이상으로 높이는 것을 당연히 예정한 것이지, 이와 달리 실제 근무형태나 운행시간은 전혀 변함이 없음에도 형식적으로만 소정근로시간을 단축함으로써 시간당 고정급이 고시된 시간급 최저임금 수준을 충족하도록 하는 편법을 예정한 것이 아니다(위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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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택시운송사업과 관련하여 국가에 의한 면허 제도를 운영하면서 상당한 규제와 지원을 함께 하고 있는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의 취지 및 일반택시운송사업의 공공성을 고려하면, 택시운전근로자에게 보다 안정된 생활을 영위할 수 있도록 하려는 이 사건 특례조항은 택시운전근로자들의 무리한 운행을 방지하여 일반 국민의 안전을 보호하고 운송질서의 침해를 막고자 하는 목적도 가지고 있다. 따라서 이러한 목적을 무력화하는 내용의 소정근로시간 단축 합의는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 및 이 사건 특례조항이 실질적으로 의도하고 있는 국민의 안전 및 교통편익 증진과 같은 입법 취지를 근로관계 당사자가 개별적 합의를 통해 잠탈하는 행위에 해당하는바, 이를 노사 간의 사적 자치에만 맡겨두기는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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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택시운전근로자들의 운행시간(공차시간, 영업시간, 주행시간 및 정차시간) 및 운송수입금은 운행기록장치나 교통카드, 신용카드 결제기록 등에 의하여 기록되어 사업자가 실시간 또는 사후적으로 파악 및 관리가 가능한 상태이고, 택시의 배차시각 및 반납시각 사이에서 통상적인 휴게시간, 근무교대를 위한 세차, 후임 근무자를 위한 가스충전, 사납금 입금을 위한 시간 등 구분 가능한 시간을 제외한 나머지 시간을 근로시간으로 산정하는 것이 어렵지 않다고 보이는바, 이에 비추어 택시운전근로자들의 근로형태가 ‘근로시간을 산정하기 어려운 경우’로서 근로기준법 제58조의 사업장 밖 근로로 인한 간주근로시간제의 적용대상이 된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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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조합 임금교섭 위임업체의 2017. 3. 14.자 회의록에는 2017년 중앙임금협정에서 소정근로시간을 1일 6시간에서 5시간 30분으로 단축하는 것에 관하여 ‘소정근로시간 단축으로 최저임금 문제(1년 미만 근로자) 해결’이라고 기재되어 있다(J조합은 이 법원의 사실조회에 대하여, 위와 같은 회의록 기재는 최저임금 문제 해결을 목적으로 소정근로시간을 단축하는 단체교섭을 진행하였다는 것이 아니라, 단체교섭 결과 소정 근로시간을 단축하게 되었다는 것을 설명하면서 부가적인 효과로 부연한 것에 불과하다는 취지로 회신하였으나, 이는 소정근로시간을 단축하는 합의가 탈법행위에 해당하여 무효로 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하여 사후적으로 해명한 것에 불과하다고 판단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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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가 2017. 4. 13. 발행한 보도자료에 의하면, 2인 1차제로 운행되는 서울법인택시의 1일 대당 운송수입금은 아래 각 표와 같이 변동되었다.

이에 의하면, 원고들과 같은 2인 1차제 택시운전근로자는 평균적으로 2013년에는 1일 10.77시간[= 21.55시간(= 일 평균 운송수입금 304,845원 ÷ 근무시간당 운송수입금 14,145원) ÷ 2, 소수점 둘째자리 미만 버림, 이하 같다], 2015년에는 1일 10.69시간[= 21.39시간(= 일 평균 운송수입금 320,220원 ÷ 근무시간당 운송수입금 14,964원) ÷ 2], 2016년에는 1일 10.69시간[= 21.39시간(= 일 평균 운송수입금 326,900원 ÷ 근무시간당 운송수입금 15,276원) ÷ 2]을 근무한 셈인바, 실제 근무시간이 2018년 입금협정에 이르러 2015년 임금협정에서 정한 소정근로시간 1일 6시간을 1일 5시간으로 감축할 정도로 변하지는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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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저임금이 2015년 7.1%, 2016년 8.1%, 2017년 7.3%, 2018년 16.4%, 2019년 10.88% 상당씩 계속 상승한 데 반하여 피고 소속 택시운전근로자들의 고정급은 그 사이 변동하지 않거나 미미한 수준의 인상만 있어 사실상 동결된 상태였다.

3.

결론

그렇다면 제1심판결은 정당하므로 원고들과 피고의 항소를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유석동(재판장) 김현주 임효빈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