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제1심판결 중 피고 패소부분을 취소하고, 그 취소부분에 해당하는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총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추완항소의 적법여부에 관한 판단
민사소송법 제173조 제1항은 “당사자가 책임질 수 없는 사유로 말미암아 불변기간을 지킬 수 없었던 경우에는 그 사유가 없어진 날부터 2주 이내에 게을리 한 소송행위를 보완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그런데 소장 부본과 판결정본 등이 공시송달의 방법에 의하여 송달되었다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피고는 과실 없이 그 판결의 송달을 알지 못한 것이고, 이러한 경우 피고는 그 책임을 질 수 없는 사유로 인하여 불변기간을 준수할 수 없었던 때에 해당하여 그 사유가 없어진 후 2주일 내에 추완항소를 할 수 있다. 여기에서 ‘사유가 없어진 후’라 함은 당사자나 소송대리인이 단순히 판결이 있었던 사실을 안 때가 아니고 나아가 그 판결이 공시송달의 방법으로 송달된 사실을 안 때를 가리키는 것으로서, 다른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통상의 경우에는 당사자나 소송대리인이 그 사건기록의 열람을 하거나 새로이 판결정본을 영수한 때에 비로소 그 판결이 공시송달의 방법으로 송달된 사실을 알게 되었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대법원 2006. 2. 24. 선고 2004다8005 판결 등 참조).
기록에 의하면, 제1심법원은 피고에 대하여 소장 부본 등을 공시송달의 방법으로 송달하여 소송을 진행한 다음 2020. 12. 23. 제1심판결을 선고하였고, 2020. 12. 30. 피고에게 판결정본을 공시송달한 사실, 피고는 2021. 7. 27. 제1심판결 정본을 발급받은 다음 2021. 7. 28. 이 사건 추완항소를 제기한 사실이 인정된다. 그렇다면 피고는 제1심판결 정본을 발급받은 2021. 7. 27. 제1심판결이 공시송달의 방법으로 송달된 사실을 알게 되었다고 봄이 상당하고, 그로부터 2주 이내에 추완항소를 제기하였으므로, 이 사건 추완항소는 적법하다.
본안에 관한 판단
기초사실
원고는 서울 강서구 C건물, 5층 D호에서 E내과의원을 운영하는 사람이고, 피고는 원고가 운영하는 위 병원에서 2019. 7. 2.부터 2019. 10. 31.까지 근무한 의사이다.
원고와 피고 사이에 체결된 근로계약서(이하 ‘이 사건 근로계약서’라 한다)의 요지는 다음과 같다.
피고는 원고로부터 2019. 7. 30. 6,460,000원(2019년 7월분), 2019. 9. 2. 6,720,000원(2019년 8월분), 2019. 10. 1. 10,000,000원(2019년 9월분), 2019. 11. 4. 5,340,000원(2019년 10월분)을 지급받았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3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청구원인에 관한 판단
원고의 주장 요지
원고는 피고와의 퇴직금 분할약정에 따라 피고에게 피고의 근무기간 동안 임금과 별도로 합계 2,193,830원의 퇴직금을 지급하였다. 그러나 피고는 원고와 약정한 계약기간 이전에 퇴직하여 원고는 법률상 원인 없이 피고에게 퇴직금 명목의 돈을 지급함으로써 그 금액 상당의 손해를 입은 반면 피고는 같은 금액 상당의 이익을 얻었으므로, 피고는 원고에게 피고가 원고로부터 퇴직금 명목으로 수령한 돈의 합계 2,193,830원을 부당이득으로 반환해야 한다.
판단
사용자와 근로자가 매월 지급하는 월급이나 매일 지급하는 일당과 함께 퇴직금으로 일정한 금원을 미리 지급하기로 약정(이하 ‘퇴직금 분할약정’이라 한다)하였다면, 그 약정은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제8조 제2항 전문 소정의 퇴직금 중간정산으로 인정되는 경우가 아닌 한 최종 퇴직 시 발생하는 퇴직금청구권을 근로자가 사전에 포기하는 것으로서, 강행법규인 같은 법 제8조에 위배되어 무효이다. 한편 사용자가 근로자에게 퇴직금 명목의 금원을 실질적으로 지급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정작 퇴직금 지급의 효력이 인정되지 아니할 뿐만 아니라 임금 지급의 효력도 인정되지 않는다면, 근로자는 수령한 퇴직금 명목의 금원을 부당이득으로 사용자에게 반환하여야 한다고 보는 것이 공평의 견지에서 합당하다(대법원 2010. 5. 20. 선고 2007다90760 전원합의체 판결 참조). 다만 퇴직금 제도를 강행법규로 규정한 입법 취지를 고려할 때, 위와 같은 법리는 사용자와 근로자 사이에 실질적인 퇴직금 분할약정이 존재함을 전제로 하여 비로소 적용할 수 있다. 따라서 사용자와 근로자가 체결한 해당 약정이 그 실질은 임금을 정한 것에 불과함에도 사용자가 퇴직금 지급을 면탈하기 위하여 퇴직금 분할약정의 형식만을 취한 것인 경우에는 위와 같은 법리를 적용할 수 없다. 즉, 사용자와 근로자 사이에 월급이나 일당 등에 퇴직금을 포함하고 퇴직 시 별도의 퇴직금을 지급하지 않는다는 취지의 합의가 존재할 뿐만 아니라, 임금과 구별되는 퇴직금 명목 금원의 액수가 특정되고, 위 퇴직금 명목 금원을 제외한 임금 액수 등을 고려할 때 퇴직금 분할약정을 포함하는 근로계약 내용이 종전 근로계약이나 근로기준법 등에 비추어 근로자에게 불이익하지 아니하여야 하는 등, 사용자와 근로자가 임금과 구별하여 추가로 퇴직금 명목으로 일정한 금원을 실질적으로 지급할 것을 약정한 경우에 한하여 위와 같은 법리가 적용된다(대법원 2012. 12. 13. 선고 2012다77006 판결, 대법원 2010. 5. 27. 선고 2008다9150 판결 등 참조).
위 법리에 비추어 살피건대, 갑 제3호증의 기재에 의하면, 원고와 피고 사이 작성된 이 사건 근로계약서 제5조 (1) 실수령액에 ‘퇴직금 포함’이라고 기재되어 있는 사실은 인정된다. 그러나 앞서 든 증거들, 을 제1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① 이 사건 근로계약서는 부동문자로 인쇄된 서면에 피고가 서명하는 방식으로 작성된 것으로, 위 근로계약서에는 임금과 구분되는 퇴직금 산정의 근거가 기재되어 있지 않은 점, ② 원고가 작성한 피고의 급여명세서상에 퇴직금 항목의 기재가 없는 것으로 보이는 점, ③ 원고의 입출금거래내역서를 보더라도 매월 급여와 별도로 일정한 금액이 지급되었다는 점을 인정하기 어려운바, 원고는 퇴직금이라고 주장하는 돈과 임금을 구분하여 지급하지 않고 이를 일체로서 지급하여 왔던 것으로 보이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원고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원고와 피고 사이에 퇴직금 분할지급에 관한 약정이 있었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따라서 원고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여야 하는바, 제1심판결은 이와 결론을 일부 달리하여 부당하므로 피고의 항소를 받아들여 제1심판결 중 피고 패소부분을 취소하고, 그 취소부분에 해당하는 원고의 청구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유석동(재판장) 김현주 임효빈
각주1) 원고는 소장 청구취지에 청구금액을 4,192,830원으로 기재하였으나, 기록에 의하면 이는 4,193,830원(퇴직금 반환청구액 2,193,830원 + 병원 이미지 실추 등에 관한 손해배상금 2,000,000원)의 오기로 보이므로 위와 같이 선해한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