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남부지방법원판결

서울남부지방법원 2024. 10. 25. 선고 2022가단298301 판결

근로에관한 소송

주문

1.

원고들의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원고들이 부담한다.

이유

1.

기초사실

가.

피고는 라디오방송, 텔레비전 방송 등을 목적으로 하여 방송법 제43조에 따라 설립된 공사이다.

나.

서울지방고용노동청 서울남부지청(이하 '노동청'이라 함)은 2019. 6. 5. 뉴스영상편집업무를 담당한 근로자를 포함해 피고의 자회사인 주식회사 I(이하 'I'이라 함) 소속 근로자들 192명에 대하여 파견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이하 '파견법'이라 함)에 따른 실질적 파견관계가 인정된다는 이유로 피고에게 위 근로자들을 직접 고용할 것을 명하는 내용의 시정지시를 하였고, 피고는 2019. 9.경 위 시정지시에 따라 직접고용대상자 192명 중 직접고용을 원하지 않는 3명을 제외하고 나머지 189명(이하 '직접고용근로자들'이라 함)을 특정업무직으로 고용하였다. 직접고용 근로자들 중 피고 'J부서'에서 근무 중인 자들은 모두 특정업무직 SA직사원이다.

다.

한편 직접고용 근로자들 중 일부와 파견근로를 하고 있던 I 소속 근로자들 중 일부(이하 '관련소송 원고들'이라 함)가 피고와 I을 상대로 제기한 소송(서울남부지방법원 2019가합109729호)에서 위 법원은 2022. 9. 23. '피고와 I이 체결한 위탁계약은 실질이 근로자파견계약에 해당하므로, 피고는 관련소송 원고들 중 피고가 직접 고용한 원고들을 제외한 나머지 원고들에 대하여 직접고용의무를 부담하고, 나아가 관련소송 원고들이 동일한 가치의 근로를 제공하는데도 피고와 I이 합리적인 이유 없이 파견근로자라는 이유만으로 관련소송 원고들에게 피고 소속 근로자들보다 적은 임금을 지급하는 것은 파견법 제21조 제1항을 위반하는 행위로서 불법행위를 구성하므로, 피고와 I은 공동하여 관련소송 원고들에게 파견근로가 개시된 시점부터 차별적 처우가 종료된 시점까지 그러한 차별이 없었더라면 받았을 임금과 실제 받은 임금의 차액 상당의 손해배상책임을 부담한다'고 하면서, 위 관련소송 원고들의 비교대상 근로자를 피고의 7직급일반직 근로자로 인정하여 관련소송 원고들의 손해배상청구를 일부 인용하는 판결을 선고하였다. 위 판결은 현재 쌍방 당사자의 항소로 항소심(서울고등법원 2022나 2041288호) 계속 중이다(이하 '관련소송'이라 함).

라.

원고들은 2020. 3. 1. 각 피고의 공개채용 절차를 거쳐 피고의 특정업무직으로 입사하여 현재 피고 'J부서'에 특정업무직 중 SB직사원으로 재직 중이다.

마.

특정업무직인 원고들에게 적용되는 피고의 규정은 다음과 같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3호증, 을 제1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당사자 주장의 요지

가.

원고들의 주장

(1)

관련소송에서 직접고용 근로자들의 비교대상 집단이 피고 소속 7직급 일반직근로자임이 인정되었고, 이에 따라 직접고용 근로자들은 피고 소속 7직급 일반직 근로자에게 적용되는 피고 규정에 따라 임금 등을 지급받게 되었다.

(2)

그런데 원고들은 직접고용 근로자들과 본질적으로 동일한 비교 집단에 해당함에도 특정업무직에게 적용되는 피고 규정에 따라 임금 등을 지급받는바, 이는 피고가 원고들과 직접고용 근로자들을 합리적 이유 없이 차별하는 것으로서 근로기준법 제6조의 '균등한 처우의 원칙', 「남녀고용평등과 일 · 가정 양립 지원에 관한 법률」(이하 '남녀고용평등법'이라고 함) 제8조 제1항의 '동일가치노동 동일임금 원칙', 헌법 제11조 제1항 평등원칙에 위배된다.

(3)

따라서 피고는 원고들에게 직접고용 근로자들에게 적용되는 7직급 일반직 근로자에 해당하는 임금 등과 원고들이 실제 지급받은 임금 등 사이의 차액 상당액을 불법행위에 따른 손해배상 또는 미지급 임금으로 지급할 의무가 있다.

나.

피고의 주장

(1)

원고들과 직접고용 근로자들은 모두 피고 소속 특정업무직사원으로서, 동일한 피고 규정을 적용받고 있고, 원고들과 직접고용 근로자들 사이에 차별적 처우가 존재하지 아니한다.

(2)

차별적 처우가 존재한다 하더라도, 원고들과 직접고용 근로자들이 본질적으로 동일한 비교 집단에 해당하지 않고, 다르게 처우함에 합리적 이유가 있으며, 개별 근로계약에 따른 고용상 지위는 근로기준법 제6조가 정한 차별적 처우 사유인 '사회적 신분'에 해당하지 아니하고, 성별에 따른 차별도 아니므로 남녀고용평등법 제8조 위반도 아니다.

3.

불법행위에 따른 손해배상청구에 관한 판단

가.

관련 법리

(1)

사용자는 근로자에 대하여 성별·국적·신앙 또는 사회적 신분을 이유로 근로조건에 대한 차별적 처우를 하지 못한다(근로기준법 제6조). 여기에서 '차별적 처우'란 사용자가 근로자를 임금 및 그 밖의 근로조건 등에서 합리적인 이유 없이 불리하게 처우하는 것을 의미하고, '합리적인 이유가 없는 경우'란 당해 근로자가 제공하는 근로의 내용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달리 처우할 필요성이 인정되지 아니하거나 달리 처우하는 경우에도 그 방법·정도 등이 적정하지 아니한 경우를 말한다(대법원 2019. 3. 14. 선고 2015두46321 판결 등 참조).

(2)

또한 사업주는 동일한 사업 내의 동일가치 노동에 대하여는 동일한 임금을 지급하여야 한다(남녀고용평등법 8조 제1항). 여기에서 '동일가치의 노동'이란 당해 사업장 내의 서로 비교되는 남녀 간의 노동이 동일하거나 실질적으로 거의 같은 성질의 노동 또는 그 직무가 다소 다르더라도 객관적인 직무평가 등에 의하여 본질적으로 동일한 가치가 있다고 인정되는 노동에 해당하는 것을 말하고, 동일가치의 노동인지는 같은 조 제2항에서 정한 직무수행에서 요구되는 기술, 노력, 책임 및 작업조건을 비롯하여 근로자의 학력·경력·근속연수 등의 기준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13. 3. 14. 선고 2010다101011 판결 등 참조).

(3)

근로기준법 제6조에서 정하고 있는 균등대우원칙이나 남녀고용평등법 제8조에서 정하고 있는 동일가치노동 동일임금 원칙은 어느 것이나 헌법 제11조 제1항의 평등원칙을 근로관계에서 실질적으로 실현하기 위한 것이다. 그러므로 근로계약을 체결할 때에는 사회적 신분이나 성별에 따른 임금 차별을 하여서는 아니 됨은 물론 그밖에 근로계약상의 근로 내용과는 무관한 다른 사정을 이유로 근로자에 대하여 불합리한 차별대우를 해서는 아니 된다(대법원 2019. 3. 14. 선고 2015두46321 판결 등 참조).

(4)

근로기준법에서 말하는 차별적 처우란 본질적으로 같은 것을 다르게, 다른 것을 같게 취급하는 것을 말하며, 본질적으로 같지 않은 것을 다르게 취급하는 경우에는 차별 자체가 존재한다고 할 수 없다. 따라서 근로기준법에서 금지하는 차별적 처우에 해당하기 위해서는 우선 그 전제로서 차별을 받았다고 주장하는 사람과 그가 비교대상자로 지목하는 사람이 본질적으로 동일한 비교집단에 속해 있어야 한다(대법원 2015. 10. 29. 선고 2013다1051 판결 등 참조).

나.

판단

(1)

살피건대, 갑 제4 내지 8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보면, 원고들과 직접고용 근로자들은 모두 피고 소속 특정업무직사원으로서, 피고 J부서에서 영상편집업무라는 동종, 유사한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고 보이기는 하나, 직접고용 근로자들은 피고에 직접 고용되기 이전부터 간접고용 형태로 피고의 영상편집업무를 수행하였으므로 2020. 3. 1. 입사한 원고들과 입사연도, 근속연수, 직무수행기술 등에 있어 상당한 차이가 있으므로 원고들과 직접고용 근로자들이 본질적으로 동일한 비교집단에 속한 근로자에 해당한다고 단정하기 어렵다.

(2)

더불어, 근로기준법 제6조의 사회적 신분으로 인한 차별금지는 헌법 제11조 제1항을 근로조건에 관하여 구체화한 것이므로 일응 헌법에서와 같게 해석하여야 하는데, 근로기준법 제6조를 위반하는 경우 같은 법 제114조에 따라 형사처벌의 대상이 된다는 점을 고려하면 근로기준법 제6조의 '사회적 신분'은 명확하고 예측가능성이 있도록 해석하여야 하고, 이를 확대하여 해석하여서는 아니 되며, 근로기준법 제6조에서 열거하고 있는 차별금지 사유로 규정하고 있는 성별, 국적, 신앙은 모두 사용자의 의사나 사업장에서의 고용형태 등과 관계없이 당해 근로자가 비교적 오랜 기간 이를 유지하면서 쉽게 변경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근로관계에 있어서 근로자가 선택하여 취득할 수 없는 요소라는 특징을 가지고 있으므로, 근로기준법 제6조에서 말하는 사회적 신분에 해당하기 위해서는 '고정성 내지 선택불가성'과 '사회적 평가 수반'이라는 요소가 전제되어야 할 것이다. 그런데 피고가 특정업무직을 SA직과 SB직 등으로 분류하고 이에 따라 일부 수당 등의 차등을 둔다 하더라도, 위와 같은 지위 내지 고용형태가 근로자의 의사에도 불구하고 쉽게 변경할 수 없는 계속적 · 고정적 지위라거나 근로자의 특정한 인격과 관련된 표지로서 일정한 사회적 평가를 수반하는 것이라고는 볼 수 없는바, 위와 같은 고용상 지위가 근로기준법 제6조가 정한 차별적 처우 사유인 '사회적 신분'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

(3)

나아가, 앞서 든 증거 및 인정사실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면, 원고들이 주장하는 사정이나 원고들이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피고가 원고들과 직접고용 근로자들을 합리적 이유 없이 차별적으로 처우하였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①

원고들과 직접고용 근로자들은 피고의 별정직인 특정업무직사원으로서, 기본적으로 동일하게 피고의 '특정업무직사원 운영지침'의 적용을 받는다. 원고들의 경우 SB직사원, 직접고용 근로자들은 SA직사원으로서, 일부 수당에 있어서는 차등이 존재하였다고 보이기는 하나, 이는 입사연도 및 근속연수, 직무수행 기술력 등의 차이에서 기인한 것으로 보이는바, 이를 두고 합리적 이유 없는 차별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②

원고들은 관련소송에 의하여 직접고용 근로자들이 피고 소속 일반직 7직급근로자에게 적용되는 피고 규정에 따른 임금 등을 지급받게 되었음을 전제로 원고들과 직접고용 근로자들 사이에 차별적 처우가 존재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관련소송은 피고와 I 사이의 근로자파견관계가 인정되는지 여부가 주요 쟁점이었고, 관련소송 원고들이 파견근로를 제공하였던 때를 기준으로 비교대상 근로자를 정한 점, 관련소송은 현재 항소심 진행 중으로 아직 확정되지 아니하였고, 원고들 역시 관련소송에도 불구하고 피고가 직접고용 근로자들에게 피고 소속 일반직 7직급 직원에게 적용되는 임금을 지급하고 있지 않음을 인정하고 있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관련소송에 따라 원고들과 직접고용 근로자들 사이에 원고들이 주장하는 바와 같은 임금 등 근로조건 차이가 생겼다고 보기도 부족하다.

다.

소결론

따라서 피고가 근로기준법 제6조, 남녀고용평등법 제8조 제1항, 헌법 제11조 제1항을 위반하였다고 볼 수 없으므로, 이와 전제를 달리하는 원고들의 피고에 대한 불법행위 손해배상청구는 나머지 점에 관하여 더 살펴볼 필요 없이 이유 없다.

4.

임금 차액 직접 청구에 관한 판단

피고는 원고들에 대한 차별적인 임금 지급의 근거가 되는 피고의 취업규칙 등이 근로기준법 제6조, 남녀고용평등법 제8조 제1항, 헌법 제11조 제1항을 위반하여 무효이므로, 원고들은 비교대상 근로자인 직접고용 근로자들에게 적용되는 피고의 취업규칙 등을 적용받아야 하는바, 원고들이 이미 지급받은 임금과 직접고용 근로자들에게 적용되는 피고의 취업규칙 등을 통해 지급받을 수 있는 임금과의 차액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고 주장하므로 살피건대, 취업규칙 등이 근로기준법 제6조, 남녀고용평등법 제8조 제1항, 헌법 제11조 제1항을 위반한 경우 이는 근로기준법 제97조에 따라 무효로 되고, 무효인 취업규칙 등에 의하여 동일가치의 노동에 대해 동일임금을 지급받지 못한 경우 근로자는 사용자에게 차별받은 임금 상당액을 직접 청구할 권리가 있다고 봄이 타당하나, 피고가 근로기준법 제6조, 남녀고용평등법 제8조 제1항, 헌법 제11조 제1항을 위반하였다고 볼 아무런 근거가 없음은 앞서 본 바와 같으므로, 이와 다른 전제에선 원고들의 이 부분 주장도 더 나아가 살펴볼 필요 없이 받아들일 수 없다.

5.

결론

원고들의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판사 김유성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