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들의 이 사건 소 중 해고무효확인 청구 부분을 모두 각하한다.
피고는 원고들에게 각 5,779,000원 및 위 각 돈에 대하여 2022. 2. 5.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12%의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소송비용 중 90%는 피고가, 나머지는 원고들이 각 부담한다.
제2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제2항 기재와 같은 판결 및 피고가 2021. 9. 15. 원고들에 대하여 한 해고는 무효임을 확인한다.
이유
기초사실
피고는 'D'라는 상호로 수산 · 식료품 제조업체를 운영하는 자이고, 원고들은 기타(G-1) 체류자격으로 대한민국에 입국하여 2021. 7. 21.부터 2021. 9. 17.까지 피고가 운영하는 사업장(이하 '이 사건 사업장'이라 한다)에서 근로한 중국 국적의 외국인 근로자들이다.
원고들은 2021. 6. 21. 피고와 근로계약기간 2021. 7. 21.부터 2021. 12. 20.까지(5개월), 월급 1,822,480원으로 정하여 이 사건 사업장에서 멸치 포장·건조업무를 하기로 하는 내용의 근로계약을 체결하였다(이하 '이 사건 각 근로계약'이라 한다).
원고들은 2021. 7. 21.부터 이 사건 사업장에서 근무하기 시작하였는데, 2021. 9. 14. 야간연장근로를 하던 중 원고들과 피고의 배우자 E 사이에 업무지시와 관련한 갈등이 발생하였고, 이에 대해 원고들이 사단법인 F(이하 '협회'라 한다)에 중재를 요청하여 2021. 9. 15. 이 사건 협회 사무실에서 E, 협회장 G, 협회 직원 H, 담당공무원 I과 면담이 진행되었다.
면담 당시 원고들은 피고 측의 요구에 의하여 다음과 같은 내용의 확인서(이하 '이 사건 확인서'라 한다)를 작성하였다가 위 확인서를 피고 측에 교부하지 않고 회수하였다.
피고는 2021. 9. 17. 원고들에게 다음과 같은 내용의 2021. 9. 15.자 해고통지서(이하 '이 사건 해고통보'라 한다)를 교부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3, 6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당사자들의 주장
원고들
피고는 원고들에 대하여 사용자의 정당한 업무지시 위반으로 직장규율을 문란하게 하였다는 점을 들어 해고통보를 하였으나, 원고들에게 구체적인 이유를 설명하지 않고 무조건적인 복종을 요구하였으므로 정당한 업무지시가 있었다고 할 수 없고, 해고사유를 뒷받침하는 동료 직원들의 진술도 임의성 없는 진술에 불과하므로 이 사건 해고통보에 의한 해고는 근로기준법 제23조 제1항의 정당한 이유가 없어 무효이다. 따라서 원고들은 피고를 상대로 해고가 무효임의 확인을 구함과 아울러 피고의 해고가 없었더라면 근로를 제공하였을 2021. 9. 18.부터 2021. 12. 20.까지의 기간에 대한 임금 합계 5,779,000원의 지급을 구한다.
피고
원고들은 2021. 9. 17.경 피고에게 더 이상 근로를 하지 않겠다고 일방적으로 통보하였고, 2021. 9. 15.자 해고통지서는 원고들이 출입국관리사무소에 제출할 필요가 있을 수도 있다고 하며 작성해달라고 하여 작성 · 교부한 것이다. 따라서 이 사건 각 근로계약은 원고들의 해지통보와 피고의 수락에 따른 합의해지에 의하여 종료되었다.
설령 피고가 원고들을 해고하였다고 하더라도 원고들은 피고 측의 정당한 업무지시를 불이행하고 근로를 거부하는 등 해고에 정당한 사유가 있으므로 피고의 원고들에 대한 해고는 유효하다.
준거법에 관한 판단
원고들과 피고 사이에 근로계약관계에 적용될 준거법 선택에 관한 명시적인 합의가 없고, 다만 이 사건 근로계약서 제12조에서 계약에서 정하지 않은 사항은 보충적으로 근로기준법에서 정하는 바에 의하는 것으로만 정하고 있을 뿐, 그 근로기준법이 대한민국과 중국의 법령 중 어느 나라의 법령을 의미하는 것인지는 명확히 규정하고 있지 않다. 이처럼 근로계약 당사자가 준거법을 선택하지 않은 경우에 관하여 구 국제사법(2022. 1. 4. 법률 제18670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28조 제2항에 의하면 근로자가 일상적으로 노무를 제공하는 국가의 법에 따르게 되어 있는바, 원고들이 대한민국 내에 소재한 피고의 사업장에서 일상적으로 노무를 제공하여 왔으므로, 이 사건의 준거법은 대한민국의 근로관계 법령이다.
원고들의 소 중 각 해고무효확인청구 부분의 적법 여부에 대한 판단(직권판단)
근로자에 대한 해고가 무효임의 확인을 구함과 아울러 근로를 제공할 수 있었던 기간 동안의 임금을 청구하는 경우, 해고무효확인의 소는 피고와의 사이에 이루어진 근로계약상의 지위 회복을 목적으로 하는 것임이 명백하므로, 사실심 변론종결 당시 근로자로서의 지위를 회복하는 것이 불가능하게 된 경우 해고무효확인의 소는 확인의 이익이 없다(대법원 2004. 7. 22. 선고 2002다57362 판결, 대법원 2013. 6. 13. 선고 2012다14036 판결 등 참조).
위 인정사실에서 본 바와 같이 이 사건 각 근로계약은 근로기간을 2021. 7. 21.부터 2021. 12. 20.까지 5개월로 정한 기간의 정함이 있는 근로계약이고, 원고들은 외국인계절근로자로 위 기간 동안 한시적으로 근로를 제공하는 것이 예정되어 있었던 점, 원고들은 이 사건 해고통보에 의한 해고에 대하여 무효확인청구를 하면서 위 202112. 20.까지의 임금청구를 하고 있는 점 등을 고려하면, 이 사건 각 근로계약은 2021. 12. 20.경 기간만료로 종료되었다고 판단되므로 원고들이 현재 피고 근로자의 지위를 회복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따라서 원고들에게 이 사건 해고통보에 의한 해고의 효력을 다툴 확인의 이익이 인정되지 않으므로 원고들의 이 사건 소 중 해고무효확인 청구 부분은 부적법하다.
다만, 원고들의 나머지 청구를 판단함에 있어 이 사건 해고통보가 정당한지 여부는 선결문제가 되므로 아래 5.나.항에서 살펴본다.
본안에 관한 판단
원고들과 피고 사이 근로관계 종료의 법적 성격
근로계약의 종료사유는 근로자의 의사나 동의에 의하여 이루어지는 퇴직, 근로자의 의사에 반하여 사용자의 일방적 의사에 의하여 이루어지는 해고, 근로자나 사용자의 의사와는 관계없이 이루어지는 자동소멸 등으로 나눌 수 있고, 그 중 '해고'란 실제사업장에서 불리는 명칭이나 절차에 관계없이 근로자의 의사에 반하여 사용자의 일방적 의사에 의하여 이루어지는 모든 근로계약관계의 종료를 의미한다(대법원 2011. 3. 24. 선고 2010다92148 판결 등 참조). 그리고 근로관계가 종료되었다는 점에 대하여는 근로자와 사용자 사이에 다툼이 없으나, 그 종료 원인이 무엇인지에 관하여 다툼이 있어, 근로자는 '해고'를, 사용자는 '근로자의 사직 의사표시' 또는 '근로계약의 합의해지'를 각 주장하는 경우에는, 사용자가 근로관계의 종료 원인이 해고가 아니라 쌍방 의사합치에 의한 근로계약 관계 종료라는 점을 증명하여야 한다.
앞서 든 증거들, 갑 제8호증의 기재, 증인 H의 일부 증언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고려하면, 피고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원고들과 피고 사이에 이 사건 각 근로계약을 해지하기로 하는 합의가 있었다고 보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으므로 피고의 합의해지 주장은 이유 없다.
처분문서는 그 진정성립이 인정되는 이상 달리 그 처분문서의 증명력을 부정할 만한 특별한 사유가 없는 한 그 처분문서의 증명력을 부정하는 것은 허용되지 않는다고 할 것인데(대법원 1998. 12. 22. 선고 98다34911 판결 등), 피고는 2021. 9. 17. 원고들에게 해고사유를 '사용자의 정당한 업무지시에 대한 업무명령 위반으로 직장규율을 문란하게 함'이라고 기재한 해고통지서를 교부하여 원고들을 해고한다는 뜻을 분명히 표시하였다.
이에 대하여 피고는 원고들이 2021. 9. 17. 더 이상 근로를 하지 않겠다고 일방적으로 통보하였고, 원고들의 요구에 의하여 해고통보서를 교부하게 된 것이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2021. 9. 14.경 야간연장근로과정에서 원고들과 피고의 배우자 E 사이에 갈등이 발생하였고, 이를 해결하기 위하여 협회 관계자들 및 담당공무원이 참석한 가운데 면담이 이루어졌으며, 면담 당시 원고들이 지금까지와 동일한 태도로 일한다면 계속 고용하는 것이 어렵다는 피고 측의 요구에 의하여 '피고 측의 업무지시에 따르지 않을 경우 근로관계가 종료된다'는 내용이 포함된 이 사건 확인서를 작성한 점, 면담에 참석한 협회 직원 H은 면담 전에 원고들과 한 대화에서 정당한 해고인지 여부를 확인하기 위하여 이 사건 사업장 내의 CCTV를 확인하고 함께 일하는 근로자들의 증언을 듣겠다는 취지로 말하는 등 원고들에게 해고가 있었음을 전제로 한 사실조사 절차에 관하여 언급하였고 면담 과정에서 원고들이 피고에게 이 사건 확인서를 작성 · 교부하지 않을 경우 이 사건 사업장에서 계속 근로하는 것이 어렵다는 취지로 말하였던 점, 이에 원고들은 이 사건 사업장에서 계속 근로하기 위하여 일단 위 확인서를 작성하였다가 이를 회수한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고려하면, 피고의 주장에 부합하는 을 제1, 2, 3호증의 각 기재와 증인 H의 일부 증언은 쉽게 믿기 어렵고, 달리 피고의 주장을 인정할 증거가 없다. 설령 피고의 주장과 같이 원고들이 피고에게 더 이상 근로하지 않겠다고 말하였다고 하더라도 위와 같은 사정에 비추어 볼 때 이는 확인서를 작성하면서까지 근로관계를 계속할 수 없다는 의사를 표시한 것일 뿐 원고들이 스스로 사직의 의사표시를 한 것이라고 보기 어렵다.
이 사건 해고통보서에는 해고사유 및 해고근거가 구체적으로 기재되어 있고 위해고사유는 피고가 주장하는 해고사유와 일치하는 점, 피고로서는 상시 근로자를 고용하여 사업을 운영하면서 해고의 법적 의미를 알고 있었을 것으로 보이는바, 피고가 원고들과 근로계약을 합의해지하고도 해고통지서를 교부할 합리적인 이유를 찾기 어려운 점 등을 고려하면, 이 사건 해고통지서가 원고들의 요구에 의하여 형식적으로 작성된 것으로 보기도 어렵다.
결국 피고의 이 사건 해고통보는 원고들의 의사에 반하여 피고의 일방적인 의사에 의하여 이루어졌다고 할 것이므로, 피고의 위 해고통보에 의한 근로관계종료는 해고에 해당한다(이하 '이 사건 해고'라 한다).
해고에 정당한 이유가 있는지 여부
사용자의 근로자에 대한 해고는 정당한 이유가 없으면 무효이고(근로기준법 제23조 제1항), 그러한 정당한 이유가 있다는 점은 사용자가 주장·증명하여야 한다(대법원 1992. 8. 14. 선고 91다29811 판결, 대법원 2015. 1. 29. 선고 2013다13146 판결 등 참조).
앞서 든 증거들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고려하면 피고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원고들에게 사용자의 정당한 업무지시 및 업무명령을 위반하여 직장 규율을 문란하게 한 해고사유가 존재한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2021. 9. 14.경 야간연장근로과정에서 원고들과 피고의 배우자 E 사이에 원고들이 E의 업무지시에 따르지 않았다는 이유로 갈등이 발생한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다. 그러나 원고들의 주장에 의하면, 당시 원고들은 다른 근로자들이 휴식을 취하는 동안작업을 계속하여 전체 업무량의 절반 정도에 해당하는 작업을 마무리하였고, 자신들의 작업량을 모두 채웠다고 판단하여 업무를 종료하였음에도 E가 작업을 계속할 것을 지시하여 갈등이 발생하였다는 것으로, 이러한 경위에 비추어 보면 피고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당시 원고들이 E의 정당한 업무지시에 불응한 것이라고 단정하기 어렵다.
을 제6호증의 기재에 의하면, 원고들과 함께 근무하였던 동료 근로자들의 진술서에 '원고들이 피고의 업무지시에 따르지 않고, 일을 열심히 하지 않았다'는 취지로 기재된 사실은 인정된다. 그러나 이는 동료 근로자들의 주관적인 평가에 불과하여 해고의 근거로 삼기에 부족하고, 위 동료 근로자들이 고용주인 피고의 진술서 작성 요구를 거절하기 어려웠을 것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위 진술서의 기재만으로는 피고가 주장하는 해고사유가 존재한다고 인정하기 어렵다.
피고는 원고들이 2021. 9. 14. 이전에도 근무태도가 좋지 않았고, E의 업무지시를 잘 따르지 않았다고 주장하나 이를 뒷받침할 객관적인 자료가 없고, 원고들이 위와 같이 E의 업무지시를 둘러싸고 갈등이 발생하자 이 사건 협회에 중재를 요청하는 등 갈등을 원만히 해결하고자 노력하였던 것으로 보이는 점, 그럼에도 이 사건 확인서의 작성을 두고 원고들과 피고 사이에 이견이 발생하여 이 사건 해고에 이르게 된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고려하더라도 원고들이 일방적으로 피고의 정당한 업무지시 등을 위반하여 직장규율을 문란하게 하였다고 보기 어렵다.
임금지급청구에 관한 판단
사용자의 부당한 해고처분이 무효이거나 취소된 때에는 그동안 피해고자의 근로자로서 지위는 계속되고, 그간 근로의 제공을 못한 것은 사용자의 귀책사유로 인한 것이므로 근로자는 민법 제538조 제1항에 의하여 계속 근로하였을 경우 받을 수 있는 임금 전부의 지급을 구할 수 있다(대법원 2012. 2. 9. 선고 2011다20034 판결 등 참조).
앞서 본 바와 같이 이 사건 해고가 무효인 이상, 원고들이 피고에게 해고 시부터 실제 근로를 제공하지 못하였다고 하더라도 이는 사용자인 피고의 귀책사유로 인한 것이므로, 피고는 원고들에게 원고들이 피고의 근로자로서 계속 근무하였더라면 피고로부터 받을 수 있는 임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갑 제4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원고들의 월 급여가 1,825,000원인 사실, 피고는 원고들에게 2021. 8. 21.부터 2021. 9. 17.까지의 기간에 대한 급여로 1,521,000원을 지급한 사실이 인정되므로, 피고는 원고들에게 2021. 9. 18.부터 2021. 12. 20.까지의 근로기간에 대한 임금 5,779,000원[= 304,000원(= 2021. 9. 18.부터 2021. 9. 20.까지의 근로기간에 대한 임금 1,825,000원 - 기지급 임금 1,521,000원) + 2021. 9. 21.부터 2021. 12. 20.까지의 근로기간에 대한 임금 5,475,000원(= 월 급여 1,825,000원 × 3개월)]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따라서 피고는 원고들에게 각 5,779,000원 및 위 각 돈에 대하여 이 사건 소장 부본 송달일 다음날인 2022. 2. 5.부터 다 갚는 날까지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이 정한 연 12%의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소 중 해고무효확인 청구 부분은 부적법하여 각하하고, 나머지 청구는 이유 있어 인용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최정인(재판장) 임효빈 방민우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