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남부지방법원판결

서울남부지방법원 2023. 9. 15. 선고 2022가합102391 판결

주문

1.

피고들은 연대하여 원고에게 387,000,000원 및 이에 대하여 2022. 2. 25.부터 2022. 9. 15.까지는 연 5%,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2.

원고의 피고들에 대한 나머지 청구를 기각한다.

3.

소송비용 중 1/4은 원고가, 나머지는 피고들이 각 부담한다.

4.

제1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이유

1.

기초사실

가.

피고 B은 2012년경부터 2020. 12. 2.까지 A 주식회사(이하 'A'이라 한다)의 대표이사였던 자이고, 피고 C은 2012. 4. 24.부터 2020. 12. 2.까지 A의 사내이사였던 자이다.

나.

A은 2019. 10. 1. 금융기관에 'D'의 환매연기를 요청하는 등 2019. 10. 1.부터 2019. 10. 8.까지 173개 펀드, 약 1조 6,679억 원 상당의 펀드 상환 및 환매연기를 선언하였다.

다.

A은 2019. 12. 10.부터 2020. 11. 30.까지 별지 '퇴직위로금 지급내역표' 기재와 같이 원고 회사 직원 47명에게 퇴직위로금 명목으로 총 1,293,037,810원을 지급하였는데(이하 '이 사건 퇴직위로금'이라 한다), 이와 관련하여 다음과 같은 내용의 2019. 12. 10.자 이사회회의록이 작성되어 있고 그 회의록에는 피고 C의 서명만 되어 있다.

라.

A의 정관 및 급여규정 중 이 사건과 관련된 부분은 다음과 같다.

마.

금융위원회는 A의 펀드운용실태를 조사한 뒤 2020. 12. 2. A이 불법적이고 부적절한 펀드운용으로 대규모 상환 · 환매 연기조치를 함으로써 투자자들에게 피해를 준 것에 대하여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상 의무인 공정가액 평가의무 및 자기 또는 제3자 이익 도모 금지의무 등을 위반하였다는 이유로 A의 금융투자업 등록을 취소하고 운용 중인 모든 펀드를 E 주식회사로 이전하라는 취지의 신탁계약 인계명령을 내렸다.

바.

A은 서울회생법원 2022하합3호 사건에서 2022. 2. 17. 파산선고를 받았고, 원고가 A의 파산관재인으로 선임되었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6, 13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당사자들의 주장

가.

원고

피고들은 A의 이사들로서 선관주의의무 및 충실의무를 위반하여 합리적인 대상자 선정이나 지급금액 산정에 대한 기준 없이 A에게 지급의무 없는 이 사건 퇴직위로금을 지급하여 원고에게 동액 상당의 손해를 입게 하였다. 따라서 피고들은 민법상 채무불이행책임 및 공동불법행위책임, 상법 제399조의 이사의 회사에 대한 연대책임규정에 기하여 원고에게 기지급 퇴직위로금 상당액인 1,293,037,810원의 손해를 배상할 의무가 있고, 일부청구로서 그 중 387,000,000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의 지급을 구한다.

나.

피고들

피고들은 운용펀드의 환매중단사태가 발생한 상황에서 투자자들의 이익을 보호하고 회사 지출 비용을 최소화하기 위하여 구조조정을 시행하면서 그 방편으로 이 사건 퇴직위로금을 지급한 것으로 그 과정에서 법률사무소의 법률검토를 거쳐 합리적인 범위 내에서 퇴직위로금을 지급하였다. 따라서 이는 합리적인 경영판단에 의한 것이라고 보아야 하고 피고들이 선관주의의무 및 충실의무를 위반하여 이 사건 퇴직위로금을 지급함으로써 원고에게 손해를 입게 하였다고 볼 수 없다.

3.

판단

가.

손해배상책임의 발생

1)

관련 법령 · 법리

이사는 회사에 대하여 선량한 관리자의 주의로써 그 직무를 수행하여야 하고(상법 제382조 제2항, 민법 제681조), 법령과 정관의 규정에 따라 회사를 위하여 그 직무를 충실하게 수행하여야 하며(상법 제382조의3), 고의 또는 과실로 법령 또는 정관에 위반한 행위를 하거나 위와 같은 임무를 게을리 한 경우에는 그 이사는 회사에 대하여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상법 제399조 제1항).

그러나 이사는 법령 또는 정관에 정해진 목적 범위 내에서 회사의 경영에 관한 판단을 할 재량권을 가지고 있고, 또한 기업의 경영은 다소의 모험과 그에 따른 위험이 수반될 수밖에 없으므로, 이사가 법령에 위반됨이 없이 임무를 수행한 것 때문에 회사에 손해가 발생한 때에는, 이사가 그 임무를 수행하면서 합리적으로 이용 가능한 범위 내에서 필요한 정보를 충분히 수집 · 조사하고 검토하는 절차를 거친 다음 이를 근거로 회사의 최대 이익에 부합한다고 합리적으로 신뢰하고 신의성실에 따라 경영상의 판단을 내렸고, 그 내용이 현저히 불합리하지 아니하여 이사로서 통상 선택할 수 있는 범위 안에 있는 것이라면, 비록 사후에 회사가 손해를 입게 되는 결과가 발생하였다고 하더라도 그로 인하여 이사가 회사에 대하여 손해배상책임을 부담한다고 할 수 없다(대법원 2006. 7. 6. 선고 2004다8272 판결, 대법원 2008. 7. 10. 선고 2006다39935 판결 등 참조). 다만 이사가 임무를 수행함에 있어 법령에 위반한 행위를 한 때에는 원칙적으로 경영판단의 원칙이 적용되지 않는다(대법원 2007. 7. 26. 선고 2006다33609 판결 등 참조).

또한 상법 제399조 제1항의 해석상 이사의 의무위반과 그로 인한 손해의 발생 및 둘 사이의 인과관계는 손해배상책임을 주장하는 쪽에서 증명해야 한다.

2)

판단

앞서 든 증거들, 갑 제12, 14, 16호증, 을 제1, 3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고려하면, 이 사건 퇴직위로금 지급행위에 관하여 피고들에게 이사의 선관주의의무 및 충실의무를 위반이 인정되고, 이로 인하여 원고는 직원들에게 지급한 퇴직위로금 상당액의 손해를 입게 되었으므로, 피고들은 상법 제399조 제1항에 따른 손해배상으로 이 사건 퇴직위로금 지급으로 원고가 입은 손해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①

A은 2018년말경부터 이미 주요 펀드의 부실화로 환매가 어려워져 기존 펀드의 환매자금 마련을 위해 돌려막기용으로 신규 펀드를 판매하는 등 비정상적으로 펀드를 운용하고 있었고, 금융감독원이 2019. 6. 이상 징후를 포착하였으며, 2019. 7.경에는 언론에서 돌려막기 의혹을 제기하는 등 그 문제점이 외부로도 드러난 상태였다. 결국 이 사건 퇴직위로금 지급 직전인 2019. 10. 1.부터 2019. 10. 8.까지 173개 펀드, 약 1조 6,679억 원 상당의 펀드상환 및 환매연기를 선언하는 등 A에게 긴박한 경영상의 위기가 발생하였고, 금융감독원이 위 사태를 조사한 끝에 A에 대하여 2020. 12. 2.경 등록취소, 신탁계약 인계명령, 과태료 부과처분을 하였으며, A이 2022. 2. 17. 파산선고를 받은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다. 이에 따라 A의 펀드 운용에 관여한 핵심 인력들이 2020년 초경 무렵 전후로 퇴사한 상황이었고, 다른 대다수의 직원들도 A의 회복가능성을 부정적으로 판단하여 자발적으로 사직하려는 의사를 갖고 있었던 점,<1> A의 불법적인 펀드 운용으로 많은 투자자들에게 피해가 발생하고 그 결과 A이 등록취소, 파산에 이른 것에 관하여 대다수의 직원들도 그 사회적 책임에서 완전히 자유롭다고 보기 어려운 점 등에 비추어, 피고들이 남아 있는 직원 47명에게 자발적인 사직의 대가로 퇴직금에 더하여 일괄적으로 퇴직위로금을 지급한 것은 합리적 경영판단의 범위에 속하는 행위로 볼 수 없다. 더구나 A의 급여규정 제16조에서는 '대표이사는 회사에 특별한 공로가 있는 직원이 퇴직할 경우 퇴직금과는 별도로 특별위로금을 지급할 수 있다'고 규정하여, 정상적인 경영 상황 하에서도 퇴직시에 지급되는 특별위로금은 특별한 공로가 있을 것을 요건으로 대표이사의 임의적 판단에 의해 지급하도록 하고 있는바, 경영상 위기 상황에서 공로 여부를 개별적으로 따지지 않은 채 급여규정 등에 의해 의무적으로 지급해야 하는 것이 아닌 금전을 권고사직에 따른 위로금 명목으로 지급한 것은 위 규정에 비추어 보더라도 그 합리성을 찾기 어렵다.

②

2019년을 기준으로 A 임직원의 연봉이 합계 48억 600만 원이었고, 법인카드 지출비용이 4억 2,840만 원이었으므로 A이 위와 같은 경영상 위기에 대응하기 위하여 인원감축이 필요한 상황이었음은 인정된다. 그러나 위와 같은 중대한 위기상황에서는 근로기준법 제24조상 긴박한 경영상 필요가 있는 경우에 허용되는 정리해고를 하는 것이 가능하였으므로 피고들이 인원감축이 필요하다는 이유만으로 퇴직위로금 지급 조건으로 권고사직을 하도록 하는 방안을 선택한 것 역시 합리적인 경영판단이라고 보기 어렵다. 피고들은 정리해고를 위해서는 최소한 6개월의 기간이 소요되므로 이 사건 퇴직위로금을 지급하고 권고사직 하도록 한 것이 오히려 A에게 이익이 되는 조치였다고 주장한다. 근로기준법 제24조에 의하면 사용자는 정리해고를 하기 위하여 해고를 피하기 위한 노력을 하고, 공정한 해고의 기준을 정하여야 하며, 해고를 하려는 날의 50일 전까지 과반수 노동조합 또는 근로자 대표에게 해고를 피하기 위한 방법과 해고의 기준에 관하여 통보하고 협의할 의무가 있다. 그러나 위에서 본 사정에 비추어 피고들로서는 2018년경 이미 A의 심각한 부실을 인지하였을 것으로 보이고, 늦어도 대규모 환매 중단 사태로 위기상황임이 외부적으로도 명백해진 2019. 10.초경에는 정리해고의 필요성 여부를 판단하여 그에 따른 절차를 밟을 수 있었으므로, 그로부터 약 2개월 뒤인 2019. 12. 10.경부터 약 1년간에 걸친 이 사건 퇴직위로금 지급이 정리해고의 절차적 요건으로 인한 인력감축의 지연을 피하기 위한 조치였다고 평가하기도 어렵다.

③

이 사건 퇴직위로금 지급대상 직원 중 별지 순번 40 내지 42번의 F, G, H의 경우 2020. 4. 27. 퇴직위로금을 지급받은 후 4개월 내지 8개월이 지난 후에야 퇴직하였고 별지 순번 34, 35번의 I, J의 경우 2019. 3. 31.자로 퇴사한 후 2019. 4. 1.자로 다시계약직으로 재입사하였음에도 2020. 4. 8. 퇴직위로금이 지급되었다. 이에 대하여 피고들은 펀드 운영을 위해 최소한의 인력은 잔류가 필요했으므로 기존 직원들 중 일부에게 퇴직위로금 지급을 제안하면서 계속 근무하도록 한 것이라고 주장하나, 이러한 주장은 기존 직원의 계속근로로 인한 인건비 부담을 덜기 위해 이 사건 퇴직위로금을 지급한 것이라는 기존의 주장에 배치된다.

④

피고들은 이 사건 퇴직위로금의 지급기준에 관하여 직원들의 소속 본부의 설립시기에 따라 오래된 본부인 주식운용본부와 마케팅 본부 소속 직원들에게는 6개월분 월급에 해당하는 퇴직위로금을 지급하고, 나머지 본부 소속 직원들에게는 2 내지 3개월분 월급에 해당하는 퇴직위로금을 지급하였으며, 회사에 필요한 필수인원들에게는 필수 업무를 수행해주는 대가로 6개월분의 월급에 해당하는 퇴직위로금을 지급하였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별지 순번 1, 17번 K, L의 경우 재직기간이 1년 3개월, 1년 2개월임에도 6개월분 월급에 해당하는 퇴직위로금을 지급받고, 별지 순번 44 내지 47번의 M, N, O, P의 경우 1년 미만 근무하여 퇴직금 지급대상자가 아님에도 2 내지 3개월의 급여에 해당하는 퇴직위로금을 지급받는 등 일부 직원들에게 근무기간에 비하여 과도한 퇴직위로금이 지급되기도 한 점 등을 고려하면, 피고들이 합리적인 기준에 의하여 이 사건 퇴직위로금을 지급하였다고 보기도 어렵다.

⑤

피고들은 법률사무소의 법률검토 및 조언을 바탕으로 합리적인 경영판단에 의하여 이사회의 결의를 거쳐 이 사건 퇴직위로금을 지급하였다고 주장하나, 피고들이 이 사건 퇴직위로금의 지급과 관련하여 법률사무소의 법률검토 및 조언을 받았음을 인정할 만한 자료가 없고, 이사회회의록(갑 제6호증)에 이사인 피고 Q의 서명만 되어 있고 대표이사인 피고 B의 서명 · 날인이 누락되어 있어 이 사건 퇴직위로금의 지급과 관련하여 적법한 이사회결의가 있었음을 인정하기 어려운 점 등을 고려하면, 피고들이 합리적으로 이용 가능한 범위 내에서 필요한 정보를 충분히 수집 · 조사하고 검토하는 절차를 거쳤다거나 회사 규정에서 요구하는 적법한 절차를 거쳤다고 보기도 어렵다.

나.

손해배상책임의 제한

1)

이사가 법령 또는 정관을 위반한 행위를 하거나 그 임무를 게을리함으로써 회사에 대하여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는 경우에 그 손해배상의 범위를 정할 때에는, 사업의 내용과 성격, 이사의 임무위반의 경위 및 임무위반행위의 태양, 회사의 손해 발생 및 확대에 관여된 객관적인 사정이나 그 정도, 평소 이사의 회사에 대한 공헌도, 임무위반행위로 인한 이사의 이득 유무, 회사의 조직체계의 흠결 유무나 위험관리체제의 구축 여부 등 제반 사정을 참작하여 손해분담의 공평이라는 손해배상제도의 이념에 비추어 그 손해배상액을 제한할 수 있다(대법원 2004. 12. 10. 선고 2002다60467, 60474 판결 등 참조).

2)

앞서 든 증거, 갑 제9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① 이 사건 퇴직위로금의 지급으로 인하여 피고들이 어떠한 개인적인 이익을 받지는 않은 것으로 보이는 점, ② 피고들이 이 사건 퇴직위로금을 지급하면서 J과 I(이들은 가장 많은 액수인 각 72,500,000원씩을 받았다)로부터 제출받은 사직서에는 '퇴직 전 검찰 수사단계에서 개인적인 불법행위로 피의자로 전환된 사실이 확인될 경우 기수령한 퇴직위로금 전액을 즉시 반환한다'는 규정이 포함되어 있고, 위 규정에 따라 검찰 수사를 통하여 J과 I에 대한 불법행위가 발견되면 J과 I에 지급된 퇴직위로금이 회수될 가능성도 있는 점, ③ 그 밖에 피고들의 대표이사 및 이사로서의 재직기간 등 이 사건 변론에 나타난 제반 사정을 고려하면, 피고의 책임을 50%로 제한함이 타당하다.

3)

일부청구와의 관계

원고가 손해배상청구액 중 일부청구를 하고 있는 경우에 손해배상액을 제한함에 있어서는 손해의 전액에서 책임감경사유나 책임제한비율을 적용하여 산정한 손해배상액이 일부청구액을 초과하지 않을 경우에는 손해배상액을, 일부청구액을 초과할 경우에는 일부청구액을 인용하여 줄 것을 구하는 것이 당사자의 통상적인 의사라고 보아야 할 것이다(대법원 1976. 6. 22. 선고 75다819 판결, 대법원 2008.12.11. 선고 2006다5550 판결 등 참조).

원고는 손해배상액의 일부로서 387,000,000원을 청구하고 있는데 책임제한비율을 적용하여 산정한 피고들의 손해배상액은 646,518,905원(= 1,293,037,810 × 50%)으로 위 일부청구액을 초과하고 있으므로 위 일부청구액 387,000,000원 전부를 손해배상액으로 인정하기로 한다.

다.

소결

따라서 피고들은 연대하여 원고에게 387,000,000원 및 이에 대하여 이 사건 소장 부본 송달일 다음날인 2022. 2. 25.부터 피고들이 그 이행의무의 존부 및 범위에 관하여 항쟁함이 타당한 이 판결 선고일인 2022. 9. 15.까지는 민법이 정한 연 5%,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이 정한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2>

4.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피고들에 대한 청구는 위 인정범위 내에서 이유 있으므로 이를 인용하고, 나머지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최정인(재판장) 임효빈 방민우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