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인 A를 징역 6월, 피고인 B, C 주식회사를 각 벌금 5,000,000원에 각 처한다.
다만, 피고인 A에 대하여 이 판결 확정일부터 1년간 위 형의 집행을 유예한다.
피고인 B이 위 벌금을 납입하지 아니하는 경우 100,000원을 1일로 환산한 기간 위 피고인을 노역장에 유치한다.
피고인 B, C 주식회사에 대하여 위 각 벌금에 상당한 금액의 가납을 명한다.
사건정보
서울남부지방법원
판결
사건
2022고단4305
판결선고
2023. 7. 12.
서울남부지방법원
판결
범죄사실
피고인들의 지위
피고인 C 주식회사(이하 ‘C’이라 한다)는 2021. 11. 15. 주식회사 D로부터 서울 강서구 E 소재 ‘F 외 3필지 다세대주택 신축공사’를 4,490,000,000원에 도급받아 공사를 진행하는 사업주이고, 피고인 B은 C 소속 현장소장으로 위 공사현장의 안전보건에 관한 권한과 책임이 있는 자이다.
피고인 A는 2022. 3.경 C로부터 위 신축공사 중 미장공사를 66,000,000원에 하도급받아 공사를 진행하는 사업주로서 위 공사현장의 안전보건에 관한 권한과 책임이 있는 자이다.
피고인 A, 피고인 B(산업안전보건법위반, 업무상과실치사)
사업주는 ① 중량물의 취급작업을 하는 경우 근로자의 위험을 방지하기 위하여 추락위험을 예방할 수 있는 안전대책 등에 관한 사항을 포함한 작업계획서를 작성하고 그 계획에 따라 작업을 하도록 하여야 하고, ② 근로자가 추락하거나 넘어질 위험이 있는 장소 또는 기계·설비 등에서 작업을 할 때에 근로자가 위험해질 우려가 있는 경우에는 작업발판 또는 추락방호망을 설치해야 하고, 작업발판 또는 추락방호망을 설치하기 곤란한 경우에는 근로자에게 안전대를 착용하도록 하는 등 추락위험을 방지하기 위해 필요한 조치를 하여야 하며, 한편 도급인은 관계수급인 근로자가 도급인의 사업장에서 작업을 하는 경우에 자신의 근로자와 관계수급인 근로자의 산업재해를 예방하기 위하여 위 ①, ②항과 같이 필요한 안전조치를 하여야 한다.
피고인 A는 2022. 4. 5.경 위 공사현장에서 피해자 G(남, 61세)로 하여금 H동 지상 5층 엘리베이터 피트 부위(지상 1층으로부터 약 11.5미터 높이)에서 미장 작업에 사용할 시멘트를 양중하기 위하여 권양기 지지용 강관구조물 설치 작업을 하도록 하였으므로, 피고인 A는 사업주로서, 피고인 B은 도급인으로서, 위 ①, ②항과 같이 추락위험을 예방할 수 있는 안전대책이 포함된 작업계획서를 작성하여 피해자로 하여금 그 계획에 따라 작업을 하도록 하고, 또한 안전대를 안전하게 걸어 사용할 수 있는 설비 등을 설치하는 등의 방법으로 피해자에게 안전대를 착용하도록 하여야 할 안전조치의무 및 업무상 주의의무가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인들은 위와 같은 안전조치의무 및 업무상 주의의무를 게을리한 채 작업계획서를 작성하지 않고, 안전대를 안전하게 걸어 사용할 수 있는 설비 등을 설치하는 등으로 피해자에게 안전대를 착용하도록 하여야 함에도 피해자로 하여금 안전대를 착용하게 하지 아니한 과실로, 피해자로 하여금 같은 날 14:14경 위 강관구조물 설치 작업을 하던 중 약 11.5미터 아래 지상 1층으로 추락하도록 하였고, 이후 피해자는 서울 강서구 I 소재 J병원에서 치료를 받던 중 2022. 5. 2. 08:36경 외상성 뇌출혈로 사망하게 되었다.
이로써 피고인들은 공동하여 사업주의 안전조치 의무를 위반함과 동시에 업무상 과실로 피해자를 사망에 이르게 하였다.
피고인 C(산업안전보건법위반)
피고인은 제1항 기재 일시, 장소에서 피고인의 사용인인 B이 피고인의 업무에 관하여 제1항 기재와 같은 안전조치를 이행하지 아니하여 피해자 G로 하여금 2022. 5. 2. 사망에 이르게 하였다.
증거의 요지
피고인들의 각 법정진술
K에 대한 경찰 진술조서
입건전조사보고서(현장감식결과보고서 관련)
설비팀장 L가 작성한 확인서, 각 전화 등 사실확인 내용, 중대재해조사 의견서, 사망진단서, 건설공사하도급계약서, 사업자등록증(M), 현장대리인 선임계, 2022. 4. 5. 작업일보, 신규채용시 안전교육 및 보호구 지급현황, 안전보건총괄책임자 선임계, 안 전보건관리책임자 선임계, 구급증명서, 현장감식결과보고서, 현장사진, 119 구급활동내역 통보, 구급활동일지, 부검감정서
법령의 적용
범죄사실에 대한 해당법조 및 형의 선택
피고인 A : 산업안전보건법 제167조 제1항, 제38조 제3항 제1호, 형법 제30조(안전조치의무 위반으로 인한 근로자 사망의 점, 징역형 선택), 형법 제268조, 제30조(업무상과실치사의 점, 금고형 선택)
피고인 B : 산업안전보건법 제173조, 제167조 제1항, 제63조, 형법 제30조(도급인의 안전조치의무 위반으로 인한 근로자 사망의 점), 형법 제268조, 제30조(업무상과실치사의 점), 각 벌금형 선택
피고인 C 주식회사 : 산업안전보건법 제173조 제1호, 제167조 제1항, 제63조
상상적 경합
피고인 A, B : 각 형법 제40조, 제50조
노역장유치
피고인 B : 형법 제70조 제1항, 제69조 제2항
집행유예
피고인 A : 형법 제62조 제1항(아래 양형의 이유 중 유리한 정상 참작)
가납명령
피고인 B, C 주식회사 : 각 형사소송법 제334조 제1항
피고인 및 변호인의 주장 및 판단
피고인 B, C 주식회사 및 변호인의 주장의 요지
피고인 B, C 주식회사 및 변호인은, 피해자가 스스로 설치한 강관구조물에 안전대를 걸어 사용할 수 있는 상황이었으므로 위 피고인들이 안전대를 걸어 사용할 수 있는 설비를 설치할 필요가 없었고, 그 외에 별도로 안전대를 걸어서 사용할 수 있는 설비가 필요하였다면 피해자 또는 피고인 A가 이를 위 피고인들에게 요구하였어야 하는데도 이를 요청하지 않았으므로, 위 피고인들의 안전조치의무 위반의 점과 피해자의 사망 사이의 인과관계를 인정할 수 없다는 취지로 주장한다.
판단
이 법원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위 증거들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실 내지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위 피고인들의 판시 범죄사실 기재 안전조치의무를 위반한 과실로 이 사건 사고가 발생하였음을 충분히 인정할 수 있다. 따라서 위 피고인들 및 변호인의 위 주장은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피고인 A는 피해자를 미장 작업자로 고용하였는데, 피해자가 권양기로 시멘트를 양중하면 인력을 덜 쓰고 빨리 끝낼 수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2022. 4. 2.경 현장소장인 피고인 B에게 권양기를 이용하여 시멘트를 양중하겠다고 이야기하였다.
피고인 B은 피고인 A에게 권양기를 사용하면 위험하니 등짐으로 올리라는 취지로 이야기하였으나, 피고인 A는 권양기로 하면 쉽게 올린다며 조심해서 하겠다고 하였다. 피고인 B은 이를 제지하지는 않은 것으로 보인다.
피고인 A, 피해자는 2022. 4. 5. 오전경 권양기를 이용하여 이 사건 건설현장 중 N동에 시멘트 합계 280포대를 양중하였다. 피고인 B은 당시 권양기를 이용하여 시멘트를 양중하다가 시멘트 포대가 떨어진 것을 보고 미장작업자에게 권양기를 이용하지 말라고 이야기하였다. 그러나 피고인 B이 미장공사 하수급업체인 피고인 A에게 권양기를 이용하지 말 것을 명확히 한 것으로 보이지는 않고, 피고인 B 역시 수사기관에서 다른 작업들을 관리해야 하는 관계로 미장공사 현장에서 권양기가 계속 사용되는지 확인하지는 못하였으나, 다른 동에서도 권양기로 인양작업을 계속 할 수는 있겠다고 생각하였다고 진술하였는바, 권양기 사용에 관하여 현장소장의 묵시적·암묵적 허가가 있었다고 볼 수 있다.
피해자는 권양기 사용을 위하여 5층 엘리베이터 피트 내부에 강관구조물 설치 작업을 시작하였는데, 골조공사 당시에 설치되었던 철근과 합판으로 된 작업발판이 폐자재 반출을 위하여 해체된 관계로 지상 1층부터 6층까지 피트 내부가 뚫려 있었다.
따라서 피해자가 강관구조물을 설치하던 중 추락하게 될 경우 피해자의 추락을 방지할 수 있는 안전시설은 아무 것도 없었다. 또한 엘리베이터 피트 내부에 비계나 작업발판을 설치하는 것도 안전상 곤란하였던 것으로 보인다.
결국 강관구조물 설치를 함에 있어 피해자의 안전을 보장하는 것은 안전모와 안전대의 지급·착용과 안전대를 걸 수 있는 설비 등의 설치뿐이라고 할 것이다. 따라서 추락위험이 있는 장소에서 근로자에 대한 안전조치의무가 있는 사업주와 도급인으로서는 강관구조물 설치 작업시 추락을 방지하기 위한 안전시설물을 설치할 의무가 있다고 봄이 타당하다.
위 피고인들 및 변호인은 피해자가 이미 설치한 강관구조물에 안전대를 걸 수 있었으므로 추가 안전설비가 필요하지 않다는 취지로 주장하나, 위 강관구조물 역시 엘리베이터 내 피트에 사선으로 기대어 둔 것에 불과하여 안전대를 안전하게 걸어 사용할 수 있는 안전설비라고 보기에 부족하다고 보인다. 또한 피해자 등 작업자로부터 추가적인 안전설비 설치 요청을 받지 않았다는 사정만으로는 위 피고인들이 안전조치의무를 다하였다거나 피해자의 사망과 인과관계가 없다고 볼 수 없다.
양형의 이유
피고인들의 안전조치의무의 불충분한 이행으로 인하여 불행한 이 사건 사고가 발생한 것은 사실이나, 사전지시와 달리 피해자 스스로 권양기를 이용하여 시멘트를 양중하는 과정에서 안전조치가 이루어질 충분한 기회가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피고인 B은 현장소장으로서 근로자들의 산업재해를 예방하기 위해 필요한 조치를 미흡하게 이행한 바가 있으나, 애초에 피고인 A에게 등짐으로 시멘트 포대를 나를 것을 지시하였고, 권양기 이용 중 시멘트 포대가 떨어진 것을 목격하고는 권양기를 사용하지 말라고 이야기한 적도 있는바, 위와 같은 사정을 양형을 정함에 있어서 참작하여야 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피고인 A는 비용을 절감하고 일을 빨리 마치기 위해 피해자의 제안을 받아들인 것으로 보인다. 피고인 A는 미장 작업자인 피해자를 직접 지시·감독하는 자로서 추락방지시설물 등을 적극적으로 살펴보아야 할 것이나, 피해자가 조심해서 하겠다는 말만 듣고 별다른 안전장치 없이 피해자로 하여금 추락의 위험이 있는 곳에서 작업을 하도록 하였다. 피고인 C 주식회사는 이 사건 사고 이후 피해자의 병원비, 장례비 등을 모두 부담하였고, 산업재해보험금으로 피해자의 유족들에게 2억 7,000만 원 가량을 지급하였다. 피해자의 유족들과 사이에 위자료의 액수에 관하여 합의가 되지 않아 이를 지급하지 못하였으나, 민사소송의 결과에 따라 위 금액 역시 지급될 것으로 보인다. 그 밖에 이 사건 기록에 나타난 형법 제51조의 여러 양형조건들을 종합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김윤희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