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심판결(이유무죄 부분 포함)을 파기한다.
피고인을 징역 1년에 처한다.
다만, 이 판결 확정일부터 2년간 위 형의 집행을 유예한다.
피고인에게 240시간의 사회봉사를 명한다.
이 사건 공소사실 중 2018. 12.경 2억 원에 대한 사기의 점은 무죄.
이유
이 법원의 심판범위
원심은 이 사건 공소사실 중 근로자 H의 2019. 7. 임금 100만 원 미지급에 대한 근로기준법위반의 점에 대하여 이유에서 무죄로 판단하였고, 나머지 공소사실에 대하여 모두 유죄로 인정하였다.
피고인이 유죄 부분에 대하여 항소하였고, 검사는 항소하지 아니하였는바, 이유무죄 부분은 유죄 부분과 함께 항소심에 이심되기는 하나, 이미 당사자 간의 공격·방어의 대상에서 벗어나 사실상 심판대상에서 이탈되었으므로 이 법원이 이 부분을 다시 판단할 수는 없다(대법원 2004. 10. 28. 선고 2004도5014 판결, 대법원 2010. 1. 14. 선고 2009도12934 판결 등 참조). 따라서 이유무죄 부분에 대하여는 원심판결의 결론을 그대로 따르고 이 법원이 따로 판단하지 않는다.
항소이유의 요지<1>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사기의 점에 관하여
피고인과 피해자 B은 지분약정을 하고 C 주식회사(이하 'C'이라 한다)을 공동으로 운영하였고, 피고인이 피해자로부터 명의만 빌려 C을 단독으로 운영하였던 것은 아니다. 피고인의 경력 등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은 피해자와 C을 공동으로 운영하여 회사 운영 과정에서 발생한 대출금 등을 변제할 의사와 능력이 있었다. 피고인은 피해자의 동의하에 대부분 C 운영을 위해 대출금 등을 사용한 것이므로, 공소사실 기재와 같이 피해자를 기망하거나 편취한 사실이 없고, 공소사실에 부합하는 피해자 등의 진술은 신빙성이 없다.
또한, 공소사실 제1항의 2억 원 및 제2항 중 8,000만 원의 편취금은 피해자가 아니라 C 명의로 대출받은 것이데, 검사의 기소 논리에 따라 피고인이 C의 실질적 운영자라면 대출기관에 대한 사기 또는 C에 대한 횡령이 성립할 수 있음은 별론으로 하더라도 피해자에 대한 사기는 성립할 수 없다.
근로기준법위반의 점에 관하여
근로자 I은 2019. 11. 26.이 아닌 2019. 9. 10. 퇴사하였고, 2019. 7. 임금 중 100만 원을 지급하였으며, 추가로 65만 원을 지급하였으므로, I에 대한 체불임금은 345만 원<2>에 불과하다.
근로자 H은 2019. 8. 임금 중 150만 원을 지급받았고, 추가로 3,415,610원을 지급하였으므로, H에 대한 체불임금은 2,584,390원<3>에 불과하다.
양형부당
원심의 형(징역 1년 8월)은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주장에 관한 판단
공소사실 제1항을 제외한 나머지 사기 관련 주장 – 받아들이지 않음
원심의 판단
피고인은 원심에서도 이 부분 항소이유와 동일한 주장을 하였고, 이에 대하여 원심은 다음과 같은 이유로 이 부분 공소사실을 유죄로 판단하였다.
당심의 판단
현행 형사소송법상 항소심은 속심을 기반으로 하되 사후심적 요소도 상당 부분 들어 있는 이른바 사후심적 속심의 성격을 가지므로 항소심에서 제1심판결의 당부를 판단할 때에는 그러한 심급구조의 특성을 고려하여야 한다. 그러므로 항소심이 심리과정에서 심증의 형성에 영향을 미칠 만한 객관적 사유가 새로 드러난 것이 없음에도 제1심의 판단을 재평가하여 사후심적으로 판단하여 뒤집고자 할 때에는, 제1심의 증거가치 판단이 명백히 잘못되었다거나 사실인정에 이르는 논증이 논리와 경험법칙에 어긋나는 등으로 그 판단을 그대로 유지하는 것이 현저히 부당하다고 볼 만한 합리적인 사정이 있어야 하고, 그러한 예외적 사정도 없이 제1심의 사실인정에 관한 판단을 함부로 뒤집어서는 안 된다. 그것이 형사사건의 실체에 관한 유죄·무죄의 심증은 법정 심리에 의하여 형성하여야 한다는 공판중심주의, 그리고 법관의 면전에서 직접 조사한 증거만을 재판의 기초로 삼는 것을 원칙으로 하는 실질적 직접심리주의의 정신에 부합한다(대법원 2017. 3. 22. 선고 2016도18031 판결 참조).
이러한 법리를 바탕으로 이 사건을 보건대, 피해자 등을 증인으로 불러 직접 면전에서 그 증언을 듣고 내린 원심판단을 기록과 대조하여 면밀히 살펴보면 이를 충분히 수긍할 수 있고, 원심의 증거가치 판단이 명백히 잘못되었다거나 사실인정에 이르는 논증이 논리와 경험법칙에 어긋나는 등으로 그 판단을 그대로 유지하는 것이 현저히 부당하다고 볼 만한 합리적인 사정 또한 발견하기 어렵다.
위와 같은 원심판단에 더하여, 원심과 당심이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따라 인정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실 또는 사정, 즉 ① C은 실내건축설계 및 시공, 가구 제조 및 판매 등을 목적으로 설립된 법인인 점, ② 피고인이 건축 및 가구 제작 분야 전문가로서 상당한 경력이 있는 반면에, 피해자 등 다른 직원들은 C에 입사하여 피고인으로부터 관련 업무를 처음 배우는 입장이었던 점, ③ 피고인이 영업, 업무 진행, 직원채용, 자금 계획과 집행 등 C의 업무 전반을 총괄하고 지시한 것으로 보이는 점, ④ 피해자는 피고인의 요구로 근로계약서를 작성한 점(수사기록 301, 302쪽, 공판기록 1002쪽, 피고인은 피해자가 대표로서 충실하게 근무하라는 측면에서 근로계약서 작성을 요구한 것이라고 주장하나 상식적으로 납득하기 어렵다), ⑤ 피고인이 제출한 피해자와의 녹취록(공판기록 976쪽 이하)만으로 C 설립 당시 지분 약정을 하였다고 보기 부족한 점, ⑥ 피고인이 공사하기로 했다는 제주도 풀빌라 공사 등의 실체에 대한 자료가 부족하고, 일부 공사의 경우 피고인이 개인적으로 공사대금을 받아간 점(피고인은 세금계산서 관련 거래처 요구에 의한 것이라고 주장함), ⑦ 피고인이 피해자에게 변제계획이나 방법에 대하여 한 발언 자체가 피해자에 대한 기망행위에 해당하고, C 설립 이후 충분한 매출이 발생하지 않아 C을 운영하여 충분히 변제할 의사나 능력이 있었다는 피고인의 주장도 믿을 수 없는 점, ⑧ 공소사실 제2항 편취금 중 8,000만 원은 C 명의로 대출받은 것이기는 하나, 피해자가 대표자로서 대출기관과 연대보증약정을 체결하여 이에 따른 채무를 부담하게 되었고(수사기록 399쪽 피해자 검찰 진술), 피해자는 이 사건으로 부담하게 된 채무 등으로 인하여 법원에 파산 신청을 한 것으로 보이는 점(서울회생법원 2020하단100056, 2020하면100056) 등을 종합하여 보면, 피고인이 C의 실질적인 운영자로서, 피고인 지시로 업무를 처리하는 직원인 피해자를 이 부분 공소사실 기재와 같이 기망하여 이에 속은 피해자로부터 돈을 편취한 것으로 충분히 인정할 수 있다.
따라서 이 부분 사기의 점에 관한 원심판단에 피고인이 지적하는 사실오인 내지 법리오해의 잘못이 없다.
공소사실 제1항 기재 사기 관련 주장 – 받아들임
이 부분 공소사실의 요지
피고인은 2018. 12.경 파주시에 있는 C 사무실에서, 피해자에게 "회사 운영비가 없으니 회사 명의로 신용보증기금에 대출을 받아 달라, 곧 제주도 풀빌라 건축공사 계약금이 들어올 것이니 내가 다 갚겠다."라고 거짓말하였다.
그러나 사실 피고인은 피해자로부터 대출금을 받더라도 이를 개인적으로 소비할 생각이었으므로 변제할 의사나 능력이 없었고, 회사 운영 계좌로 입금한 다음 대출금을 운용하여 위 회사에 수익을 발생시킬 의사나 능력이 없었다.
피고인은 이와 같이 피해자를 기망하여 이에 속은 피해자로 하여금 2018. 12. 21. 신용보증기금에서 2억 원의 대출을 받도록 한 다음 피해자로부터 이를 교부받아 편취하였다.
원심의 판단
원심은 위 제3의 가. 1)항 기재와 같은 이유로 이 부분 공소사실도 유죄로 판단하였다.
당심의 판단
사기죄는 타인을 기망하여 착오에 빠뜨리고 그로 인하여 피기망자(기망행위의 상대방)가 처분행위를 하도록 유발하여 재물 또는 재산상의 이익을 얻음으로써 성립하는 범죄이다. 따라서 사기죄가 성립하려면 행위자의 기망행위, 피기망자의 착오와 그에 따른 처분행위, 그리고 행위자 등의 재물이나 재산상 이익의 취득이 있고, 그 사이에 순차적인 인과관계가 존재하여야 한다. 그리고 사기죄의 피해자가 법인이나 단체인 경우에 기망행위로 인한 착오, 인과관계 등이 있었는지는 법인이나 단체의 대표 등 최종 의사결정권자 또는 내부적인 권한 위임 등에 따라 실질적으로 법인의 의사를 결정하고 처분을 할 권한을 가지고 있는 사람을 기준으로 판단하여야 한다.
따라서 피해자 법인이나 단체의 대표자 또는 실질적으로 의사결정을 하는 최종결재권자 등이 기망행위자와 동일인이거나 기망행위자와 공모하는 등 기망행위임을 알고 있었던 경우에는 기망행위로 인한 착오가 있다고 볼 수 없고, 재물 교부 등의 처분행위가 있었더라도 기망행위와 인과관계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 이러한 경우에는 사안에 따라 업무상횡령죄 또는 업무상배임죄 등이 성립하는 것은 별론으로 하고 사기죄가 성립한다고 볼 수 없다(대법원 2017. 9. 26. 선고 2017도8449 판결).
이러한 법리에 비추어 이 사건을 보건대, C은 신용보증기금의 보증으로 2018. 12. 20. D은행으로부터 운전자금 2억 원을 대출받았고, C과 신용보증기금의 신용보증약정 당시 C의 대표자인 피해자의 연대보증 입보가 면제되었다(공판기록 80쪽 이하, 수사기록 12, 13쪽). C의 실제 운영자인 피고인의 의사에 따라 회사 명의로 대출을 받았고, 피해자가 이로 인하여 어떠한 피해(적어도 앞서 살핀 것처럼 이 사건 공소사실 제2항 편취금 중 8,000만 원 부분의 경우와 같이 피해자가 법적으로 금융기관에 주채무자와 동일한 채무를 부담하는 연대보증인이 되는 등의 사정을 말하고, 단지 C 내부의 회계 처리상 대표이사인 피해자의 가수금으로 기재된 정도의 사정만으로는 구체적으로 피해자에게 어떤 피해가 발생한 것으로 보기는 부족함)를 받았다는 자료가 없는 이상, 피고인이 위 대출과 관련하여 피해자에게 어떠한 기망행위를 하였다거나, 그로 말미암아 피해자가 착오에 빠져 그에 따른 처분행위를 하였다는 점을 인정하기 어렵다(결국, C의 실제 운영자를 피고인으로 인정하면서도 이 부분 공소사실을 유죄로 본 원심 판단은 그 자체로 다소 모순임). 따라서 이 부분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한 원심판결에는 사실오인 또는 법리오해의 잘못이 있으므로, 피고인의 이 부분 주장은 받아들인다.
근로기준법위반 관련 주장 – 받아들이지 않음
원심의 판단
원심은, 'I, H의 수사기관 및 원심 법정에서의 진술, 이들의 제출한 자료 등 여러 증거에 의하면, I은 2019. 6. 1.부터 2019. 11. 16.까지, H은 2019. 7. 1.부터 적어도 2019. 12. 1.까지는 근무한 사실, I에게 지급하지 않은 임금은 765만 원, H에게 지급하지 않은 임금은 750만 원인 사실, 피고인은 이들에게 일부 비용 등의 명목으로 돈을 준 적은 있으나 위 임금을 지급하지는 않은 사실이 각 인정된다.'는 이유로 이 부분 공소사실을 유죄로 판단하였다.
당심의 판단
원심이 설시한 위와 같은 사정들에다가, 원심이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따라 인정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① I은 원심에서 9월 중 그만두겠다고 하였으나 피고인이 회사에 다른 계획이나 큰 일이 있는 것처럼 하면서 일단 있어보라고 해서 계속 근무했다는 취지로 증언한 점, ② H은 원심에서 2019. 9. 5.경 피고인으로부터 받은 150만 원은 피고인이 빌려간 200만 원 중 일부를 돌려준 것이라고 증언한 점, ③ 피고인이 위 근로자들에게 임금 중 일부로서 조금씩 지급하였다고 주장하는 금원에 대하여, I과 H은 자재비 등 다른 명목으로 받은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고, 이를 임금의 지급으로 볼 자료는 부족한 점을 종합하여 보면, 이 부분 공소사실을 유죄로 판단한 원심의 판단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할 수 있고, 거기에 피고인이 지적하는 사실오인이나 법리오해의 잘못이 없다.
결론
피고인의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항소는 일부 이유 있고, 나머지 유죄 부분에 관하여 다시 형을 정하여야 하므로 원심판결은 모두 파기되어야 한다. 따라서 피고인의 양형부당 주장에 관한 판단을 생략한 채 제364조 제6항에 따라 원심판결(이유무죄 부분 포함)을 파기하고 변론을 거쳐 다시 다음과 같이 판결한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