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남부지방법원판결

서울남부지방법원 2023. 8. 17. 선고 2022노1880 판결

주문

피고인의 항소를 기각한다.

이유

1.

항소이유의 요지

가.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1)

피고인은 E과 보험모집인 위촉계약서 및 프리랜서 계약서를 작성하였고, 사업소득세율을 적용하여 원천징수하였다. E은 개인사업자이지 근로자가 아니므로 피고인이 E에게 공소사실 기재와 같은 연차수당과 퇴직금(이하 ‘퇴직금 등’이라 한다)을 지급할 의무가 없다.

2)

설령 E이 근로자라고 하더라도, 피고인이 E에게 퇴직금 등을 포함하여 다른 근로자보다 높은 월 급여를 지급한 점, 피고인이 E에게 초과 지급하여 E으로부터 반환받아야 할 임금 상당액이 피고인의 미지급 퇴직금 등을 초과하는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피고인이 E에게 퇴직금 등을 지급하지 아니한 데에 상당한 이유가 있으므로 피고인에게 근로기준법위반죄 등에 대한 고의가 없다.

나.

양형부당

원심의 형(벌금 200만 원)은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

2.

판단

가.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주장 – 받아들이지 않음

1)

E의 근로자 해당 여부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계약의 형식이 고용계약인지 도급계약인지보다 그 실질에 있어 근로자가 사업 또는 사업장에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하고, 여기에서 종속적인 관계가 있는지 여부는 업무 내용을 사용자가 정하고 취업규칙 또는 복무(인사)규정 등의 적용을 받으며 업무 수행 과정에서 사용자가 상당한 지휘·감독을 하는지, 사용자가 근무시간과 근무장소를 지정하고 근로자가 이에 구속을 받는지, 노무제공자가 스스로 비품·원자재나 작업도구 등을 소유하거나 제3자를 고용하여 업무를 대행케 하는 등 독립하여 자신의 계산으로 사업을 영위할 수 있는지, 노무 제공을 통한 이윤의 창출과 손실의 초래 등 위험을 스스로 안고 있는지, 보수의 성격이 근로 자체의 대상적 성격인지,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는지 및 근로소득세의 원천징수 여부 등 보수에 관한 사항, 근로 제공 관계의 계속성과 사용자에 대한 전속성의 유무와 그 정도, 사회보장제도에 관한 법령에서 근로자로서 지위를 인정받는지 등의 경제적·사회적 여러 조건을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한다. 다만,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는지, 근로소득세를 원천징수하였는지, 사회보장제도에 관하여 근로자로 인정받는지 등의 사정은 사용자가 경제적으로 우월한 지위를 이용하여 임의로 정할 여지가 크기 때문에, 그러한 점들이 인정되지 않는다는 것만으로 근로자성을 쉽게 부정하여서는 안 된다(대법원 2006. 12. 7. 선고 2004다29736 판결 등).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실 또는 사정, 즉 ① E은 피고인의 지시에 따라 직원 교육 및 관리 등 회사 업무 전반을 총괄하는 영업지원 팀장 업무를 수행하였고, 피고인에게 업무보고를 한 점, ② 피고인이 E에게 매월 정액의 급여를 지급하여 온 점, ③ 근로소득세가 아니라 사업소득세를 원천칭수하였다는 등의 사정은 사용자가 경제적으로 우월한 지위를 이용하여 임의로 정할 여지가 큰 점, ④ 피고인도 수사기관과 원심에서는 E이 근로자임을 인정하였던 점을 종합하여 보면, E은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노무를 제공한 근로자에 해당한다고 봄이 타당하다. 따라서 피고인의 이 부분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2)

피고인의 고의 유무

사용자와 근로자가 매월 지급하는 월급이나 매일 지급하는 일당과 함께 퇴직금으로 일정한 금원을 미리 지급하기로 약정(이하 ‘퇴직금 분할 약정’이라 한다)하였다면, 그 약정은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제8조 제2항 전문 소정의 퇴직금 중간정산으로 인정되는 경우가 아닌 한 최종 퇴직 시 발생하는 퇴직금청구권을 근로자가 사전에 포기하는 것으로서 강행법규인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제8조에 위배되어 무효이고, 그 결과 퇴직금 분할 약정에 따라 사용자가 근로자에게 퇴직금 명목의 금원을 지급하였다 하더라도 퇴직금 지급으로서의 효력이 없다고 할 것이다(대법원 2010. 5. 20. 선고 2007다90760 전원합의체 판결 등 참조).

퇴직금 지급의무의 존부 및 범위에 관하여 다툴 만한 근거가 있는 것이라면 사용자가 그 퇴직금을 지급하지 아니한 데에는 상당한 이유가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이어서 사용자에게 법<1> 제31조, 제9조 위반죄의 고의가 있었다고 인정하기 어렵다고 할 것이고, 퇴직금 등 지급의무의 존부 및 범위에 관하여 다툴 만한 근거가 있는지 여부는 사용자의 지급거절이유 및 그 지급의무의 근거, 그리고 사용자가 운영하는 회사의 조직과 규모, 사업 목적 등 여러 사항, 기타 퇴직금 등 지급의무의 존부 및 범위에 관한 다툼 당시의 여러 정황에 비추어 판단하여야 할 것이며, 사후적으로 사용자의 민사상 지급책임이 인정된다고 하여 곧바로 사용자에 대한 법 제31조, 제9조 위반죄의 고의가 인정된다고 단정해서는 안 될 것이다(대법원 2007. 6. 28. 선고 2007도1539 판결, 대법원 2011. 10. 13. 선고 2009도8248 판결 등 참조).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실 또는 사정을 종합하면, 피고인이 E에 대한 퇴직금 등의 지급의무의 존부와 범위에 관하여 다툴 만한 근거가 없어 이를 지급하지 않은 데에 정당한 이유가 있다고 보기 어려우므로, 피고인에게 퇴직금 등 미지급에 대한 고의가 있었다고 인정할 수 있다. 피고인의 이 부분 주장도 받아들이지 않는다.

①

피고인은 근로계약 체결 당시 월 임금 700만 원에 연차수당과 퇴직금을 포함시키기로 E과 구두로 합의하였다고 주장하나, E은 그러한 합의를 한 적이 없다고 진술하고 있고, 피고인과 E이 퇴직금 분할 약정을 체결하여 급여 이외에 퇴직금 명목의 금원을 특정하여 매월 실질적으로 지급하였다고 인정할 만한 자료도 없다. 뿐만 아니라 설령 퇴직금을 월 급여에 포함하여 지급한다는 약정이 있었다고 하더라도 퇴직금 지급으로서의 효력이 없으므로 피고인의 퇴직금 지급의무가 부인되지 않는다.

②

피고인은, E이 근로자임을 전제로 소득세 및 4대 보험료를 원천징수하지 않고 사업소득세율을 적용하여 원천징수하였는데, 이로 인하여 초과 지급한 임금 상당액 36,552,140원(공판기록 56쪽 참조)의 부당이득 반환채권을 자동채권으로 하여 E의 19,655,946원의 퇴직금 등 채권과 상계할 수 있는 예외적인 경우에 해당하므로(이른바 ‘조정적 상계’), 피고인이 퇴직금 등을 지급하지 아니한 데에 상당한 이유가 있었다고 주장한다.

③

그러나 피고인의 E에 대한 퇴직금 지급의무 발생 당시 피고인이 원천징수의무자로서 과세관청에 E의 근로소득세 및 4대 보험료를 납부한 사실을 인정할 만한 자료가 없으므로, 피고인의 손해발생이 없어 E에 대한 부당이득반환청구권의 성립을 인정할 수 없고, 따라서 피고인이 퇴직금 등을 지급하지 아니한 데에 상당한 이유가 있다고 볼 수도 없다(설령 피고인의 부당이득반환청구를 일종의 사전구상권 행사로 보더라도, 피고인이 E에 대한 원천징수의무자라 하여 E의 부탁으로 보증인이 된 자라고 볼 수는 없고, 달리 피고인이 E에 대하여 원천징수세액에 대한 사전구상권이 있다고 볼 법적 근거가 없다).<2>

④

E의 채용 경위, 업무 내용 등에 비추어 볼 때, 피고인은 근로계약 체결 당시부터 E을 종속적인 관계에 있는 근로자로 인식하고 있었고, 사업소득세를 원천징수한 것도 피고인이 그 지위를 이용하여 임의로 정한 것을 E이 소극적으로 받아들인 것에 불과한 것으로 보인다.

나.

양형부당 주장 – 받아들이지 않음

양형부당은 원심판결의 선고형이 구체적인 사안의 내용에 비추어 너무 무겁거나 너무 가벼운 경우를 말한다. 양형은 법정형을 기초로 하여 형법 제51조에서 정한 양형의 조건이 되는 사항을 두루 참작하여 합리적이고 적정한 범위 내에서 이루어지는 재량 판단으로서, 공판중심 주의와 직접주의를 취하고 있는 우리 형사소송법에서는 양형판단에 관하여도 제1심의 고유한 영역이 존재한다. 이러한 사정들과 아울러 항소심의 사후심적 성격 등에 비추어 보면, 제1심과 비교하여 양형의 조건에 변화가 없고 제1심의 양형이 재량의 합리적인 범위를 벗어나지 아니하는 경우에는 이를 존중함이 타당하며, 제1심의 형량이 재량의 합리적인 범위 내에 속함에도 항소심의 견해와 다소 다르다는 이유만으로 제1심판결을 파기하여 제1심과 별로 차이 없는 형을 선고하는 것은 자제함이 바람직하다(대법원 2015. 7. 23. 선고 2015도3260 전원합의체 판결 참조).

원심판결

선고 이후 새롭게 양형에 참작할 만한 특별한 정상이나 사정변경이 없고, 그밖에 피고인의 연령, 성행, 환경, 범행의 동기, 수단과 결과, 범행 후의 정황 등 이 사건 변론에 드러난 모든 양형조건을 종합하면, 원심의 양형이 너무 무거워서 재량의 합리적인 범위를 벗어났다고 보이지 않는다. 따라서 피고인의 양형부당 주장도 받아들이지 않는다.

3.

결론

피고인의 항소를 기각한다.

판사 맹현무(재판장) 송현직 박현진

각주1) 구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2011. 7. 25. 법률 제10967호로 전부개정되기 전의 것)

각주2) 대법원 2022. 9. 29. 선고 2020다237124(본소), 2020다237131(반소) 판결 및 제1심판결인 서울중앙지방법원 2017가합566032(본소), 2018가합573440(반소) 판결 참조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