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남부지방법원판결

서울남부지방법원 2025. 8. 27. 선고 2023가합107850 판결

주문

1.

피고의 원고에 대한 2023. 8. 1.자 해고는 무효임을 확인한다.

2.

피고는 원고에게 2023. 8. 2.부터 원고가 복직하는 날까지 월 15,000,000원의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3.

소송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4.

제2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이유

1.

기초사실

가.

피고는 아이티 및 소프트웨어 개발·구축사업 등을 영위하는 주식회사이고, 원고는 2021. 6. 28. 상무 직급으로 피고에 입사하여 2023. 8. 1.까지 피고의 재무 총 책임자(CFO)로 재직하여 온 사람이다<2>.

나.

피고는 2023. 7. 27. 인사위원회를 개최하여 2023. 8. 1.자로 원고를 해고한다는 의결을 하였고(이하 '이 사건 해고 처분'이라 한다) 2023. 7. 28. 그 내용을 아래와 같이 원고에게 통지하였다.

다.

원고는 2023. 7. 31. 피고에게 ① 피고의 대표이사 C는 업무 공유를 위한 보고 라인에 있었을 뿐으로 원고는 피고에 근무하면서 상사를 두고 업무를 하지 않았고, ② 부정한 방법으로 회사의 금품을 수수한 사실이 일체 없으며, ③ 피고에 입사하면서 피고가 요구하는 증빙자료를 모두 제출하였으므로 이 사건 해고 처분에 대하여 이의제기를 신청한다는 내용의 이메일을 발송하였다.

라.

피고는 2023. 8. 9. 원고에게 원고가 2023. 8. 1.자로 해고되었고, 위 해고 처분에 대한 재심신청(이의신청) 기간을 연장하여 2023. 8. 16.까지 재심신청 여부 및 이에 대한 소명을 하여 줄 것을 요청한다는 내용의 내용증명을 발송하였고, 위 내용증명은 그 무렵 원고에게 도달하였다. 피고가 위 내용증명을 통해 소명을 구한 내용은 구체적으로 아래와 같다.

마.

원고는 2023. 8. 16. 피고에게 ① 2022. 1. 24. 피고의 대표이사 C의 허락을 받아 거래처에 대한 설 명절 선물로 백화점 상품권을 구매하였고, ② 2021. 6. 28. 입사 당시 인사담당자에게 모든 입사서류를 제출하고 피고에서 이를 철저히 검토하였으며, ③ 피고의 2022년 재무제표는 피고의 직원 D이 작성하여, 원고의 내부검토를 거쳐 C의 승인 후 회계법인이 확정한 것으로, 원고는 자의적으로 영업손실 규모를 키운 사실이 없고, 피고의 재무제표 재검토가 이루어진 경위가 피고의 주장과 전혀 다르다는 내용의 내용증명을 발송하였고, 위 내용증명이 그 무렵 피고에게 도달하였다.

바.

원고가 위와 같이 이메일과 내용증명을 발송하여 이 사건 해고 처분에 대하여 이의를 제기하자, 피고는 2021. 8. 21. 원고에게 2023. 8. 29. 재심 인사위원회가 개최될 예정이라는 재심 인사위원회 출석통지서를 발송하며 원고에게 소명자료를 제출하고및 재심 인사위원회에 출석할 것을 요청하였으나, 원고가 이에 응하지 않아 재심 인사위원회는 개최되지 않았다.

[인정근거] 갑 제1 내지 7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 을 제21, 22, 23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

2.

원고 주장 요지

가.

이 사건 해고 처분은 아래와 같은 이유로 무효이다.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게 이 사건 해고 처분에 따른 해고일자 다음날인 2023. 8. 2.부터 원고가 복직하는 날까지 월 1,500만 원의 비율로 계산한 임금을 지급하여야 한다.

1)

피고는 이 사건 해고 처분 의결을 위한 인사위원회 개최 사실을 사전에 통보하지 않았고, 피고의 취업규칙상 징계를 위한 인사위원회의 구성이 근로자 측에 지나치게 불리하며, 이 사건 해고 처분과 관련하여 인사위원회가 개최되었는지가 불명확하다. 또한 피고는 근로기준법 제26조에 따라 이 사건 해고 처분 30일 전 해고예고를 하지 않았으며, 해고 사유도 모호하게 기재하여 징계처분을 통지하였고, 이의신청 기간을 짧게 정하여 적절한 소명의 기회를 부여하지 않았다.

2)

이 사건 해고 처분에 관하여 정당한 해고사유가 존재하지 않는다.

나.

설령 이 사건 해고 처분이 유효하다고 하더라도 피고는 원고에게 '임원퇴직금지급규정'에 따라 퇴직금으로 퇴직 전 3년 동안의 평균연봉(180,000,000원)을 10으로 나눈 금액에 근속연수(2.5년) 곱하고 부사장 직 재직으로 인한 가중치(2.5)를 적용하여 산정한 112,500,000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하여야 한다.

3.

피고의 본안전 항변에 대한 판단

피고는 원고가 2023. 6. 19. 피고의 대표이사인 C에게 같은 해 6월 말까지만 근무하고 잔여 연차를 소진 후 퇴사하겠다는 의사를 표시하고, C가 이를 수리함에 따라 원고와 피고 사이의 근로관계가 이미 종료되었다고 주장하고 있는바, 이는 이 사건 해고처분의 무효 확인 청구에 관한 확인의 이익을 다투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대법원 2004. 7. 22. 선고 2002다57362 판결 등 참조).

을 제1, 20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면 원고가 전남지방노동위원회에 제출한 신청이유서에, 2023. 6.경 피고에게 잔여 연차를 소진하고 퇴사하겠다는 뜻을 밝혔다는 내용을 기재한 사실, 실제로 원고는 2023. 7. 24. 연차 소진을 위한 휴가신청서를 작성하여 피고에게 제출한 사실은 인정되나, 한편으로 원고는 위 신청이유서에 퇴사 의사를 밝힌 직후 피고가 아무런 이유 없이 원고에 대한 강등조치를 하고이 사건 해고 처분을 하였다는 내용을 함께 기재하였고, 피고의 대표이사는 2023. 8.1. 원고가 제출한 휴가신청서를 반려한 사실이 인정되므로 위와 같은 사정들만으로는 원고와 피고 사이의 근로관계가 완전히 종료되었다고 보기 어려운바 원고에게는 이 사건 해고 처분의 무효 확인을 구할 확인의 이익이 있다. 피고의 본안전 항변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4.

주위적 청구에 대한 판단

가.

절차상 하자에 대한 판단

1)

인사회원회 개최 사실 통보 의무 불이행 주장에 대한 판단

단체협약이나 취업규칙에 징계대상자에게 징계혐의 사실을 통지하여야 한다는 규정이 있는 경우에 이러한 절차를 거치지 않은 징계처분을 유효하다고 할 수 없지만, 그러한 규정이 없는 경우까지 반드시 그 사실을 통지하여 줄 의무가 있는 것은 아니므로(대법원 2020. 6. 25. 선고 2016두56042 판결 등 참조), 원고의 주장과 같이 피고가 인사위원회 개최 사실을 사전에 원고에게 통지하지 않았다고 하여 이 사건 해고 처분이 절차적으로 위법하다고 볼 수는 없다(피고의 취업규칙 제61조는 인사위원회에 징계처분 대상자로 하여금 출두하여 혐의 사실에 관하여 소명케 할 권한이 있음을 규정한 조항에 불과하다).

2)

인사위원회 미개최 및 인사위원회 구성의 위법 주장에 대한 판단

을 제21호증의 기재에 따르면 피고가 2023. 7. 27. 피고의 대표이사 C, 사내이사 E이 참여하여 이 사건 해고 처분에 관한 의결을 하였다는 내용의 인사위원회 의사록을 작성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는바, 단지 이 사건 해고 처분에 관한 통보를 하면서 인사위원회 결의의 구체적인 경위를 적시하지 않았다는 사정만으로는, 이 사건 해고처분에 실질적인 인사위원회 개최를 결여한 하자가 있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또한 특정한 방식으로 징계위원회를 구성하도록 규정하고 있는 취업규칙이 없는 한, 근로자 측에 다소 불리한 방식으로 징계위원회가 구성되었다고 하여 징계절차에 위법성이 있다고 보기는 어려운바(대법원 1995. 5. 23. 선고 94다24763 판결 등 참조), 원고의 주장과 같이 대표이사가 2, 3인의 위원을 지명하여 인사위원회를 구성하도록 정한 피고의 취업규칙 제61조 제2항이 징계심의를 받는 근로자에게 다소 불리한 측면이 있다고 하더라도, 그러한 사정만으로는 위 취업규칙 조항에 따라 구성된 인사위원회에서 결의된 이 사건 해고 처분이 위법하다고 보기 어렵다.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3>.

3)

해고 예고를 하지 않았다는 주장에 대한 판단

해고의 예고를 하지 아니하였다고 하더라도 해고의 정당한 이유를 갖추고 있는 이상 해고의 효력에는 영향이 없는 것이므로(대법원 1998. 11. 27. 선고 97누14132 판결 등 참조), 설령 원고의 주장과 같이 피고가 이 사건 해고 처분을 사전에 예고하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그러한 사정만으로는 이 사건 해고 처분이 위법하여 무효라고 볼 수 없다. 원고의 이 부분 주장도 이유 없다.

4)

징계처분 통지서의 해고사유 기재가 모호하다는 주장에 대한 판단

사용자는 해고통지서에 근로자의 처지에서 무엇 때문에 해고되는지 알 수 있을 정도로 사유를 구체적으로 적어야 하나, 근로자가 이미 해고사유를 잘 알고 거기에 충분히 대응할 수 있는 상황이었다면 짧게 간략히 기재하였더라도 위법한 해고통지라고 할 수 없다(대법원 2014. 12. 24. 선고 2012다81609 판결 등 참조).

피고가 원고에게 보낸 징계처분 통지서에 원고가 구체적으로 어떠한 업무지시를 위반하였는지, 언제, 어떠한 경위로 금품을 수수하고 증빙서류를 제출 요청에 불응하였는지가 드러나 있지 않은 사실은 앞서 기초사실에서 본 바와 같다.

그러나 갑 제4, 5호증, 을 제11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① 원고는 2023. 7. 31. 피고에게 이 사건 해고 처분에 대한 이의신청 메일을 보내, 피고가 징계사유로 지적한 업무지시 위반 및 증빙서류 제출요청 불응 행위와 관련하여 구체적인 근거를 들어 자신에게 C의 업무지시에 따라야할 의무가 없고, 피고의 증빙서류 제출 요청에 응할 필요성이 없다고 반박하였던 점, ② 피고의 직원 D은 2023. 7. 19. 원고에게 "법인카드 사용 관련 확인 요청"이라는 제목의 메일을 보내 2022. 1. 24. 법인카드로 구매한 상품권에 대한 상세내역을 제출하도록 요청하였고, 이에 대하여 원고가 "22년 1월 분의 사용 증빙을 내라는 말씀이신가요? 지금에 와서요?", "또 트집 잡아서 어떻게 해 볼 요량인가요?"라고 항의하였던 점 등에 비추어 볼 때 피고가 징계처분 통지서를 보내기 전부터 원고와 피고 사이에 징계사유가 된 사안에 관하여 다툼이 있었기 때문에 원고가 충분히 이 사건 해고처분의 당부를 판단하여 이의를 제기할 수 있었던 것으로 보이는바,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볼 때 징계처분 통지서의 해고사유가 다소 모호하다는 사정만으로는 이 사건 해고 처분에 관한 피고의 징계처분 통지가 위법하다고 볼 수 없다. 원고의 이 부분 주장 역시 이유 없다.

5)

이의신청기간이 짧다는 주장에 대한 판단

징계처분에 대한 재심절차는 징계처분에 대한 구제 내지 확정절차로서 원래의 징계절차와 함께 전부가 하나의 징계처분절차를 이루는 것으로서 그 절차의 정당성도 징계과정 전부에 관하여 판단되어야 하므로, 원래의 징계처분이 그 요건을 갖추었다 하더라도 재심절차를 전혀 이행하지 않거나 재심절차에 중대한 하자가 있어 재심의 효력을 인정할 수 없는 경우에는 그 징계처분은 현저히 절차적 정의에 반하는 것으로서 무효라고 할 것이다(대법원 2010. 5. 27. 선고 2010두1743 판결 등 참조).

피고가 2023. 2. 28. 원고에게 이 사건 해고 처분을 통보하면서 이의신청기간을2023. 7. 29.부터 2023. 7. 31.까지로 정한 사실은 앞서 기초사실에서 본 것과 같고, 갑 제10호증의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따르면 피고의 취업규칙 제62조 제1항은 "직원이 징계처분에 불복할 경우 징계통보를 받은 날로부터 15일 이내에 재심을 청구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는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그러나 갑 제5, 6, 7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따르면 원고가 2023. 7. 31. 이 사건 해고 처분에 대한 징계처분 통지서를 수령하고 피고에게 이의를 신청하는 메일을 보낸 사실, 피고가 2023. 8. 9. 보낸 내용증명에 원고가 위 징계처분 통지서를 수령한 날로부터 16일 후인 2023. 8. 16.까지 재심신청 기간을 연장한다는 취지의 내용증명을 보낸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그렇다면 앞서 인정한 사실만으로는 이 사건 해고 처분에 관한 재심절차에 중대한 하자가 있다고 보기 어렵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나.

실체적 하자에 대한 판단

1)

이 사건 해고 처분의 사유가 된 구체적 비위사실

근로자의 어떤 비위행위가 징계사유로 되어 있는지는 구체적인 자료들을 통하여 징계위원회 등에서 그것을 징계사유로 삼았는지 여부에 의하여 결정되어야 하고, 그 비위행위가 정당한 징계사유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취업규칙상 징계사유를 정한 규정의 객관적인 의미를 합리적으로 해석하여 판단하여야 한다. 취업규칙은 노사 간의 집단적인 법률관계를 규정하는 법규범의 성격을 갖는 것이므로 명확한 증거가 없는 한 그 문언의 객관적 의미를 무시하게 되는 사실인정이나 해석은 신중하고 엄격하여야 한다(대법원 2021. 11. 25. 선고 2019두30270 판결 등 참조).

피고는 ① 2022. 1. 24. 법인카드를 사용하여 800만 원 상당의 백화점 상품권을 무단으로 구매한 행위, ② 2021. 6.경 허위의 이력서를 제출하였다고 의심되는 정황이 있어 2023. 8. 9. 피고가 진위 확인을 위하여 증빙자료를 요청하였음에도 이를 거부한 행위, ③ 근로계약서의 내용과 달리 잦은 지각과 무단 조기퇴근을 일삼은 행위를 이 사건 해고 처분의 사유가 된 비위사실로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앞서 든 증거들을 종합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① 이 사건 해고 처분에 관한 징계처분 통지서에는 원고의 사규 위반 행위에 관하여 추상적으로 "상사의 정당한 업무지시에 대한 위반, 부정한 방법으로 회사의 금품을 수수, 각종 증빙서류 제출요청 불응"만이 기재되어 있을 뿐이고, 지각이나 무단 조기 퇴근 등은 문제삼지 않았던 점, ② 피고의 취업규칙 제59조 제12항은 "지각, 무단조퇴, 무단외출, 근무지이탈, 결근 등 기타 근무 성적이 불량한 자"를 징계대상자로 정하고 있음에도 이 사건 해고 처분에 관한 징계처분통지서에는 위 규정이 기재되어 않는 점, ③ 이 사건 해고 처분 이전에 원고와 피고 사이에 원고의 출퇴근시간 준수 여부에 관한 논의가 있었다고 볼만한 정황을 찾아볼 수 없는 점 등을 종합하여 볼 때, "근로계약서의 내용과 달리 잦은 지각과 무단 조기퇴근을 일삼은 행위"는 이 사건 해고 처분을 의결할 당시 고려되었다고 볼 수 없고, 피고는 2022. 1. 24. 법인카드를 사용하여 800만 원 상당의 백화점 상품권을 무단으로 구매한 행위와 2021. 6.경 허위의 이력서를 제출하였다고 의심되는 정황이 있어 2023. 8. 9. 피고가 진위 확인을 위하여 증빙자료를 요청하였음에도 이를 거부한 행위만을 이유로 이 사건 해고 처분을 의결하였다고 봄이 타당하다. 한편 원래의 징계처분에서 징계사유로 삼지 아니한 징계사유를 재심절차에서 추가하는 것은 추가된 징계사유에 대한 재심의 기회를 박탈하는 것으로 되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허용되지 않고(대법원 1998. 5. 22. 선고 98다2365 판결 등 참조), 징계처분을 다투는 소송에서 당초의 징계사유 이외의 사유를 징계사유로 주장할 수 없으므로(대법원 1994. 10. 25. 선고 94다26448 판결 참조), 출퇴근 시간 준수 여부 등 근무성적에 관한 부분을 제외한 나머지 징계사유가 정당한지 여부만 나아가 살펴본다.

2)

이 사건 해고 처분에 정당한 사유가 존재하는지 여부

사용자의 근로자에 대한 해고는 정당한 이유가 없으면 무효이고(근로기준법 제27조) 그러한 정당한 이유가 있다는 점은 사용자가 주장 입증하여야 한다(대법원1992. 8. 14. 선고 91다29811 판결 등 참조).

을 제8, 11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보면, 원고가 2022.1. 24. 피고의 법인카드로 800만 원 상당의 백화점 상품권을 구매한 사실, 피고의 직원이 2023. 7. 19. 원고에게 위 백화점 상품권의 구매경위를 소명하달라고 요청하자, 원고가 "1년 반 전 내용에 대해 증빙을 무슨 수로 할 수가 있죠?"라고 답변하였을 뿐, 아무런 소명자료를 제출하지 않은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그러나 앞서 든 증거들에 갑 제13호증, 을 제10호증의 각 기재를 더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① 피고는 2024. 2. 이전까지 회당 30만 원을 초과하는 구매 내역에 대하여 사전에 대표이사의 결재를 받도록 하고 이에 관한 지출품의서를 작성하는 등으로 회사 자금의 지출을 엄격하게 관리하여 왔고, 원고는 피고의 법인카드 사용액을 월별로 비교하여 증감사유를 분석한 뒤 이를 대표이사 등에게 보고하기도 한 점, ② 그럼에도 피고는 원고가 2022. 1. 24. 백화점 상품권을 구매하면서 지출한800만 원에 대하여 약 1년 6개월 동안 아무런 소명을 요구하지 않고 있던 중 이 사건 해고 처분일로부터 8일 전인 2023. 7. 19. 원고에게 위 백화점 상품권의 사용처에 관한 자료를 요구한 점, ③ 원고가 피고의 상무, CFO 내지 부대표로 재직하면서 피고의 회계업무를 총괄한 점에 비추어 볼 때 원고의 주장과 같이 원고가 피고의 대표이사 C의 사전 승인을 받아 위 백화점 상품권을 구매하고, 설 명절 선물로 거래처에 교부하였을 가능성도 충분히 존재하는 점, ④ 피고는 원고에게 구체적으로 어떠한 경력을 확인하기 위하여 어떠한 자료의 제출을 요청하였는지 전혀 특정하지 않은 채로 막연히 원고가 각종 증빙서류를 변조하거나 허위기재하였다는 주장만을 반복하고 있고, 이에 대하여 원고는 피고의 담당자들이 업무를 인수인계하는 과정에서 자료를 누락하였을 뿐이라고 주장하고 있는 점 등을 종합하여 볼 때, 위 인정사실만으로는 원고가 2022. 1.24. 법인카드를 사용하여 800만 원 상당의 백화점 상품권을 무단으로 구매하였다거나, 이력서의 진위 확인을 위한 피고의 증빙자료 요청을 부당하게 거부하였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으므로, 이 사건 해고 처분에 정당한 사유가 있다고 볼 수 없다. 결국 이 사건 해고 처분은 근로기준법에 위반하는 부당해고로서 무효이고, 피고가 이를 다투고 있는 이상 확인의 이익도 있다.

다.

미지급 임금 청구에 대한 판단

갑 제2호증의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보면, 피고가 원고에게 근무기간 동안 급여로 매월 15,000,000만 원(180,000,000원/12개월 )을 지급하기로 정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는바, 피고는 원고에게 이 사건 해고 처분 당시 근로관계 종료일로 지정한 다음날인 2023. 8. 2.부터 원고가 복직하는 날까지 월 15,000,000원의 비율로 계산한 급여를 지급할 의무가 있다(원고의 주위적 청구를 인용하는 이상, 예비적 청구에 관하여는 따로 판단하지 않는다).

5.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주위적 청구는 모두 이유 있어 인용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박정길(재판장) 김창수 김시정

각주1) 당초 피고는 예비적 청구로 임원퇴직금 112,500,000원에 해고예고수당 15,000,000원을 더한 127,500,000원의 지급을 구하였으나 제1회 변론기일에 해고예고수당에 대한 청구를 철회하였다.

각주2) 피고가 2023.6. 15. 발행한 재직증명서에는 원고의 '소속'이 부대표로 기재되어 있다.

각주3) 원고는 인사위원회 심의 시간이 30분에 불과하다거나, 인사위원회 회의록에 의결사항이 "징계사유에 대해 20237. 31.까지 소명되지 않을 시 해고 통보"라는 문구가 기재되어 있음을 이유로도 인사위원회의 의결에 하자가 있다고 주장하나, 단순히 심의시간이 짧다는 이유만으로 심의에 따른 의결이 무효라고 볼 수는 없고, 피고가 발송한 징계처분 통보서에 이의신청기간이 2023. 7. 29.부터 2023. 7. 31.까지로 기재되어 있는 점에 비추어 볼 때 위 인사위원회 회의록의 문구는 이의신청 기간을 보장하는 취지의 문구로 보이는바, 피고는 인사위원회의 의결내용대로 징계 절차를 진행하였다고 할 것이므로 원고의 위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