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남부지방법원판결

서울남부지방법원 2024. 6. 21. 선고 2023고정1105 판결

주문

피고인은 무죄.

이유

1.

공소사실의 요지

피고인은 서울 구로구 B건물 C호에 위치한 주식회사 D(E 구로점) 대표로서 상시근로자 20명을 사용하여 요식업을 경영하는 사용자이다.

사용자는 근로자가 사망 또는 퇴직한 경우에는 그 지급사유가 발생한 때부터 14일 이내에 임금, 보상금, 그 밖의 모든 금품을 지급하여야 한다. 다만, 특별한 사정이 있을 경우에는 당사자 사이의 합의에 의하여 기일을 연장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은 위 사업장에서 2022. 7. 25.부터 2022. 7. 29.까지 주방사원으로 근로하다 2022. 9. 1.에 퇴직한 F의 2022년 7월 임금 239,870원을 당사자 간 지급기일 연장에 관한 합의 없이 퇴직일로부터 14일 이내에 지급하지 아니하였다.

2.

판단

형사재판에서 범죄사실의 인정은 법관으로 하여금 합리적인 의심을 할 여지가 없을 정도의 확신을 가지게 하는 증명력을 가진 엄격한 증거에 의하여야 하므로, 검사의 증명이 그만한 확신을 가지게 하는 정도에 이르지 못한 경우에는 설령 유죄의 의심이 가는 사정이 있더라도 피고인의 이익으로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23. 1. 12. 선고 2022도11245, 2022보도52 판결 등 참조).

임금 등 지급의무의 존재에 관하여 다툴 만한 근거가 있는 것이라면 사용자가 그 임금 등을 지급하지 아니한 데에는 상당한 이유가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이어서 사용자에게 근로기준법 제36조, 제109조 제1항 위반죄의 고의가 있었다고 인정하기 어렵다고 할 것이고, 임금 등 지급의무의 존부 및 범위에 관하여 다툴 만한 근거가 있는지 여부는 사용자의 지급거절이유 및 그 지급의무의 근거, 그리고 사용자가 운영하는 회사의 조직과 규모, 사업 목적 등 제반 사항, 기타 임금 등 지급의무의 존부 및 범위에 관한 다툼 당시의 제반 정황에 비추어 판단하여야 할 것이며, 사후적으로 사용자의 민사상지급책임이 인정된다고 하여 곧바로 사용자에 대한 근로기준법 제36조, 제109조 제1항 위반죄의 고의가 인정된다고 단정해서는 안 될 것이다(대법원 2007. 6. 28. 선고 2007도1539 판결, 대법원 2011. 10. 27. 선고 2010도14693 판결 등 참조).

나.

구체적 판단

이 법원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알 수 있는 아래와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면, 피고인이 공소사실 기재와 같이 F에게 임금을 지급하지 아니한 데에 상당한 이유가 있다고 할 것이어서, 검사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피고인에게 임금 미지급의 고의가 있었음이 합리적인 의심을 할 여지가 없을 정도로 증명되었다고 보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①

F은 2022. 7. 25. 공소사실 기재 사업장(이하 ‘이 사건 사업장’이라 한다)에 입사하여, 같은 해 7. 25., 7. 26., 7. 28., 7. 29. 총 4일 근무하다 2022. 7. 29. 피고인에게 일방적으로 사직의사를 밝혔고, 이에 피고인이 거부의사를 표시하였으나 F은 2022. 7. 30.부터 이 사건 사업장에 출근하지 않았다.

②

피고인과 F 사이에 2022. 7. 25.자로 작성한 근로계약서 제4조는 ‘임금은 매월 1일부터 매월 말일까지를 정산하여 익월 5일에 근로자에게 직접 또는 통장으로 지급한다’고 규정하고 있고, 제7조는 ‘근로자는 퇴사하고자 하는 경우 퇴직 희망예정일 30일전에 사용자에게 사직서를 제출하여 승인을 받아야 한다. 다만, 퇴직승인을 득하지 아니한 상태에서 무단결근하는 경우 민법 제660조를 적용 무단결근일부터 1개월 동안 결근 처리 후, 퇴사처리 할 수 있다(제1항), 근로자의 갑작스런 연락두절 또는 무단결근이 연속하여 2일 이상 지속되는 경우 업무가 진행될 수 없거나 자진퇴사에 해당하므로 당연퇴직 처리한다(제3항 3호)’고 규정하고 있으며, 피고인과 F이 같은 날 작성한 ‘근무시 설명사항 확인 및 동의서’에는 “중도퇴사시 퇴직금 및 급여 등 모든 일체의 금품에 대한 정산은 익월 급여일에 지급 받는 것에 동의한다. 지급된 유니폼 및 신발 등은 입사일로부터 6개월 이전에 퇴사할 경우 급여 공제에 동의한다(주방-유니폼, 신발등/ 홀 –유니폼)”는 기재가 있다.

③

F은 이 사건 사업장의 주방에서 조리업무를 담당하였고 피고인은 2022. 7. 27. F이 사용할 유니폼과 신발을 합계 102,060원에 구매하였는바, 피고인으로서는 입사일로부터 6개월 이전에 퇴사한 F에 대한 급여를 정산함에 있어 위 근무시 설명사항 확인 및 동의서에 따라 유니폼 등의 구입비용을 공제할 수 있었다. F은 수사기관 및 이 법정에서 위 금액의 공제 여부는 상관없다는 취지로 진술하였으나(그에 따라 검사는 제3회 공판기일에서 공소장 공소사실 기재 미지급 임금 액수를 341,930원에서 239,870원으로 변경하였다), 피고인으로서는 임금 지급의무의 범위에 대하여 다툴 만한 근거가 있었다 할 것이다.

④

한편 F 진술에 의하더라도 F은 피고인에게 임금지급을 요구한 사실이 없고(수사기록 19쪽, 증인신문조서 9쪽), F은 피고인에게 직접 계좌번호를 알려주거나 퇴사 후 이 사건 사업장에 온 적도 없어, 피고인으로서는 근로계약서에 기재되어 있는 F의 주소지에 찾아가서 현금으로 지급하는 것 외에는 미지급 임금을 지급할 방법이 없었던 것으로 보이는데, 현실적으로 피고인이 근로자의 주소지로 찾아가 임금을 현금으로 지급하는 것을 기대하는 것은 어렵다 할 것이다.

⑤

F은 이 사건 사업장의 실장에게 A4 용지에 수기로 자신의 계좌번호를 적는 방법으로 피고인에게 계좌번호를 알려주었다고 하나, 이 법정에서 실장이 누구인지 기억나지 않는다고 증언하였고, 달리 F이 피고인에게 계좌번호를 알려주었다는 사실을 인정할 근거자료가 없다.

3.

결론

그렇다면 피고인에 대한 공소사실은 범죄의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하므로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에 따라 무죄를 선고하고, 형법 제58조 제2항 단서에 따라 판결의 요지를 공시하지 아니한다.

판사 정성화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