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채권자들의 신청을 모두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채권자들이 부담한다.
이유
소명사실
이 사건 기록 및 심문 전체의 취지에 의하면, 다음과 같은 사실이 소명된다.
채무자는 산업의 개발육성 등을 통한 금융산업 및 국민경제의 건전한 발전을 위하여 한국산업은행법에 따라 설립된 국책은행이고, 채권자들은 채무자의 직원들이다.
채무자는 2022. 11. 29. 이사회를 소집하여 위기관리 대응 체제 및 지역 균형발전을 위한 조직체계 구축, 효율적인 조직관리를 위한 편제조정을 목적으로 직제규정 개정 안건을 가결하였는데, 그 중 이 사건과 직접적으로 관련이 있는 내용은 기존의 P 부문의 명칭을 'Q부문'으로 변경하고, 'R센터'를 신설하는 것이었다.
채무자는 위와 같이 이사회 결의가 이루어진 날인 2022. 11. 29. 'S조직 개편(안)'이라는 제목의 부서이전 등과 관련된 내부결재 또한 마쳤는데, 그 중 이 사건과 직접적으로 관련이 있는 내용은 기존의 P부문의 명칭을 'Q부문'으로 변경하고, 그 산하의 T부서과 U부서(2022. 7. 7. 이전에는 V부서)을 'U부서'로 통합하고(이하 '통합 후 U부서'이라 한다), 신설된 R센터를 'Q부문'에 편입하며 위 Q부문의 소재지를 W시로 정하는 것이었다(이하 위 이사회 결의 및 내부결재를 통틀어 '이 사건 조직개편 및 부서이전'이라 한다).
이 사건 조직개편 및 부서이전에 따라 본점 T부서에서 근무 중이던 채권자 A, D, F, G, H 중 채권자 H을 제외한 나머지 채권자들 및 본점 U부서에서 근무 중이던 채권자 I, J, K은 2023. 2. 20. 또는 2023. 4. 10.부터 W시 소재 통합 후 U부서로 그 근무장소가 변경되었고, 본점 X부서 등에서 근무 중이던 채권자 C, E, L, B, M, N, O은 채무자의 2023. 1. 13.자 또는 2023. 1. 20.자 전보발령(이하 '이 사건 전보발령'이라 한다)에 따라 현재는 W시 소재 R센터 또는 통합 후 U부서에서 근무를 하고 있다. 이를 표로 정리하면 아래와 같다.
(생략)
채권자들의 주장
채권자 A, D, F, G, H, I, J, K(이하 '제1 채권자들'이라 한다)의 주장 요지
제1 채권자들은 채무자의 이 사건 조직개편 및 부서이전에 따라 근무장소가 W시로 변경되었거나 변경될 예정인바, 이 사건 조직개편 및 부서이전은 실질적으로 제1 채권자들의 근무장소의 변경을 초래하는 '전근'에 해당하는데, 이 사건 조직개편 및 부서이전은 본점의 부산 이전 내지 본점 이전의 개시로써, '한국산업은행은 본점을 서울특별시에 둔다'고 정하고 있는 한국산업은행법 제4조 및 채무자의 정관 제3조 제1항을 위배하여 채무자의 직제규정상 본점에 속하는 부점이자 그 기능적으로도 본점의 업무를 수행하는 부점인 채무자의 Q부문을 W시로 이전하는 내용으로 무효이거나 또는 그 업무상 필요성이 인정되지 않음에도 제1 채권자들에게 심각한 생활상의 불이익 등을 야기하여 정당한 인사권의 행사로 볼 수 없어 무효이므로, 제1 채권자들은 신청취지 기재와 같은 가처분을 구한다.
채권자 C, E, L, B, M, N, O(이하 '제2 채권자들'이라 한다)의 주장 요지
제2 채권자들은 채무자의 이 사건 조직개편 및 부서이전에 기초한 이 사건 전보발령에 따라 직종과 근무장소가 변경되었는데, 이 사건 조직개편 및 부서이전은 위와 같이 한국산업은행법 제4조 및 채무자의 정관 제3조 제1항을 위배하여 무효이므로, 이에 기초한 이 사건 전보발령 또한 무효이고, 설령 그렇지 아니하더라도 이 사건 전보발령은 업무상 필요성이 인정되지 않는 이 사건 조직개편 및 부서이전에 기초하여 이루어진 것으로 제2 채권자들에게 심각한 생활상의 불이익 등을 야기하여 정당한 인사권의 행사로 볼 수 없어 무효이므로, 제2 채권자들은 신청취지 기재와 같은 가처분을 구한다.
판단
이 사건 조직개편 및 부서이전이 한국산업은행법 등을 위반하였는지 여부
이 사건 기록 및 심문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소명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①'본점'이란 어느 법인이나 기업의 사무 또는 영업의 본거지가 되고 업무집행을 맡고 있는 대표이사 또는 대표자를 비롯한 간부 등 최고수뇌부가 주로 근무하고 있는 곳으로 그 활동의 중추가 되는 장소를 의미한다고 봄이 타당한데, 채무자의 조직도, 직제규정, 업무분장세칙 등을 통하여 알 수 있는 채무자의 조직편제, Q부문의 역할 및 관련 사무분장 등을 고려하면, 채무자의 Q부문이 채무자의 핵심적인 의사결정이 이루어지는 곳이라거나 주요 임원들이 통상적인 업무를 수행하는 곳이라고 보기는 어려운바, 채무자의 Q부문이 채무자의 본점에 해당한다거나 본점의 기능을 수행하는 부서에 해당한다고 단정할 수 없는 점, ② 한국산업은행법 제4조 및 채무자의 정관 제3조 제1항에는 '한국산업은행은 본점을 서울특별시에 둔다'고 정하고 있고, 채무자의 직제규정 제11조 제1항은 '본점에는 다음의 부점을 둔다'고 정하면서 그 부점 중 '영업점'으로 Q부문의 산하 조직인 통합 후 U부서 및 R센터를 열거하고 있는 사실이 소명되기는 하나, 위 직제규정 제11조 제1항을 '본점이 소재한 서울특별시에 두어야 할 부점'을 정하고 있는 것이라고 단정할 수 없고, 실제로 위 직제규정상 본점에 두어야 할 부점으로 열거하고 있는 '부' 중 'AE부, AF부, AG부, AH부'는 서울특별시가 아닌 AI시에, '영업점' 중 'AJ 부서'은 W시에 소재하고 있는 것으로 보이는바, 채무자의 Q부문이 반드시 채무자의 본점이 소재하고 있는 서울특별시에 소재하여야 한다고 단정할 수도 없는 점, ③ 채무자의 Q부문 산하에 신설된 R센터는 당초부터 AK을 영업거점으로 하여 AK 지역균형발전을 위한 대내 · 외기관 협업 등을 총괄하고, AK 지역개발금융의 기획, 통할 업무 등을 수행하기 위한 목적으로 신설되었던 것으로 보이는바, 이와 같은 신설 경위, 역할 및 관련 사무분장 등을 고려하였을 때, R센터가 반드시 채무자의 본점이 소재하고 있는 서울특별시에 소재하여야 한다고 보기는 더욱 어려운 점 등을 종합하면, 채권자가 주장하는 사정들이나 제출된 자료들만으로는 이 사건 조직개편 및 부서이전이 한국산업은행법 제4조 및 채무자의 정관 제3조 제1항에 위배되어 무효라는 점이 소명되었다고 보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소명할 자료가 없는바, 채권자들의 이 부분 주장은 모두 이유 없다.
이 사건 조직개편 및 부서이전과 이 사건 전보발령이 권리남용에 해당하는지 여부 1) 관련 법리
근로자에 대한 전직이나 전보는 피용자가 제공하여야 할 근로의 종류와 내용 또는 장소 등에 변경을 가져온다는 점에서 피용자에게 불이익한 처분이 될 수도 있으나 이는 원칙적으로 사용자(인사권자)의 권한에 속하여 업무상 필요한 범위 안에서는 상당한 재량을 인정하여야 할 것이며, 이것이 사용자는 근로자에 대하여 정당한 이유 없이 해고, 휴직, 정직, 전직, 감봉, 그 밖의 징벌을 하지 못한다는 근로기준법 제23조 제1항에 위배되거나 권리남용에 해당하는 등 특별한 사정이 없으면 당연무효라고 할 수는 없다(대법원 1989. 2. 28. 선고 86다카2567 판결, 대법원 1995. 8. 11. 선고 95다10778 판결 등 참조). 이때 전보처분 등이 권리남용에 해당하는지는 전보처분 등의 업무상의 필요성과 전보 등에 따른 근로자의 생활상의 불이익을 비교 · 교량하여 결정하여야 하고, 업무상의 필요에 의한 전보 등에 따른 생활상의 불이익이 근로자가 통상 감수하여야 할 정도를 현저하게 벗어난 것이 아니라면 이는 정당한 인사권의 범위 내에 속하는 것으로서 권리남용에 해당하지 않으며, 나아가 전보처분 등을 하면서 근로자 본인과 성실한 협의 절차를 거쳤는지는 정당한 인사권의 행사인지 여부를 판단하는 하나의 요소라고 할 수 있으나, 그러한 절차를 거치지 아니하였다는 사정만으로 전보처분 등이 권리남용에 해당하여 당연히 무효가 되는 것은 아니다(대법원 2009. 3. 12. 선고 2007두22306 판결, 대법원 2014. 9. 4. 선고 2012다35309 판결 등 참조).
임시의 지위를 정하기 위한 가처분은 다툼 있는 권리관계가 본안소송에 의하여 확정될 때까지 채권자가 입을 현저한 손해를 피하거나 급박한 위험을 막기 위하여 또는 그밖에 필요한 이유가 있을 때에 한하여 허용되는 응급적 · 잠정적 처분이고, 이러한 가처분을 필요로 하는지 여부는 당해 가처분 신청의 인용 여부에 따른 당사자 쌍방의 이해득실관계, 본안소송에 있어서의 장래 승패의 예상, 기타의 제반사정을 고려하여야 한다. 특히 이 사건과 같이 본안판결을 통하여 얻고자 하는 내용과 실질적으로 동일한 내용의 권리관계를 형성하는 이른바 만족적 가처분의 경우에는 본안판결 전에 채권자의 권리가 종국적으로 만족을 얻는 것과 동일한 결과에 이르게 되는 반면, 채무자로서는 본안소송을 통하여 다투어 볼 기회를 가져보기도 전에 그러한 결과에 이르게 된다는 점을 고려해 볼 때, 피보전권리와 보전의 필요성에 관하여 통상의 보전처분보다 높은 정도의 소명이 요구된다.
구체적 판단
위 관련 법리에 비추어 제1 채권자들에 대한 이 사건 조직개편 및 부서이전과 제2 채권자들에 대한 이 사건 전보발령이 권리남용에 해당하는지 여부에 관하여 살피건대, 앞서 살펴본 소명사실과 이 사건 기록 및 심문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소명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면, 채권자들이 주장하는 사정들 및 현재까지 제출된 자료들만으로는 채권자들에 대한 이 사건 조직개편 및 부서이전 등이 채무자의 인사권에 기한 재량범위 내에서 정당하게 이루어진 것이 아닌 권리남용에 해당하는 것으로서 무효라고 단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소명할 자료가 없는바, 채권자들의 이 부분 주장도 모두 이유 없다.
이 사건 조직개편 및 부서이전이 '산업의 개발 · 육성, 사회기반시설의 확충, 지역개발, 금융시장 안정 및 그 밖에 지속가능한 성장 촉진 등에 필요한 자금을 공급 · 관리함으로써 금융산업 및 국민경제의 건전한 발전에 이바지한다'는 채무자의 설립 목적(한국산업은행법 제1조 및 채무자의 정관 제2조)에 배치된다고 보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채권자들이 주장하는 사정들 및 제출된 자료들만으로는 지방경제활성화 및 AK 지역 균형발전을 위한 금융업무 등을 담당하는 통합 후 U부서 및 신설된 R센터를 산하 조직으로 두고 있는 Q부문의 소재지를 W시로 이전함으로써 AK 지역을 성장거점으로 하여 지역 균형발전을 선도하겠다는 채무자의 경영상 판단이 합리성을 결여한 것이라거나 그 필요성이 인정되지 아니한다고 쉽사리 단정할 수 없다(채권자들은 조직개편에 따른 부서이전이 채무자의 이사회 결의가 아닌 내부결재를 거쳐 이루어졌으므로 위법하다는 취지로도 주장하나, 채무자의 정관 제34조 제2항 단서는 '상법에서 정한 이 사회의 권한 중 지점의 설치, 이전 또는 폐쇄에 관한 사항은 회장에게 위임한다'고 정하고 있는바, 채무자 회장의 결재를 통하여 Q부문의 소재지를 W시로 정한 것이 위법하다고 단정할 수도 없다).
채무자는 제2 채권자들의 지역적 연고와 생활근거지, 원거리 근무이력 유무, 업무수행능력, 전문성, 부서 이동 희망 여부, 희망직무와의 연관성, 지역인재 의무 근무기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이 사건 전보발령을 하였던 것으로 보이고, 채권자들이 주장하는 사정들 및 현재까지 제출된 자료들만으로는 이 사건 전보발령 대상자의 선정과 관련하여 합리성이 결여되었다고 보기는 부족하다.
채무자의 인사세칙 제41조 및 인사운용기준 제15조 제5항에는 본점과 지점 사이에 순환근무와 원거리근무를 전제로 하는 규정을 두고 있고, 실제로도 채무자의 직원들 중 상당수는 본점 소재지인 서울특별시가 아닌 지방에 소재하고 있는 지점에서 근무하고 있는 것으로 보이며, 정기인사 등을 통하여 수도권(본점)과 지방(지점)간의 순환근무 또한 상당한 수준으로 이루어지고 있는 것으로 보이는바, 채권자들로서도 원거리 근무가능성에 대하여 충분히 예측할 수 있었을 것으로 보이므로, 채권자들이 주장하는 생활상 불이익은 통상 직장인으로서 예측할 수 있고 감수해야 할 정도의 것이라고 볼 여지도 상당하고, 채권자들의 원거리근무가 영구적인 것이라고 볼 만한 사정도 존재하지 아니한다.
채무자는 원거리근무자들에 대하여 기본이전비 및 실비를 지급하고, 숙소 등을 제공하거나 주택구입 및 임차를 위한 대출을 지원하며, 단신 부임 월 교통비 등을 지급하는 등 상당한 복리후생 지원을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이는바, 채권자들의 생활상 불이익을 최소화하기 위한 조치를 취하고 있다고 봄이 타당하고, 채무자는 일부 채권자들에 대하여 이 사건 조직개편 및 부서이전 등 전 · 후로 고충상담을 실시하였던 것으로 보이며, 설령 채무자가 채권자들과 사전에 충실한 협의를 하지 아니한 채 이 사건 조직개편 및 부서이전 등을 단행하였다고 하더라도 앞서 본 바와 같이 이 사건 조직개편 및 부서이전 등의 업무상 필요성이 없다고 단정할 수 없고, 채권자들의 원거리 근무가 통상 직장인으로서 예측할 수 있고 감수해야 할 정도의 것이라고 볼 여지가 상당한 이상 위와 같은 사정만으로 이 사건 조직개편 및 부서이전 등이 무효라고 보기는 어렵다.
나아가 채권자들에 대한 이 사건 조직개편 및 부서이전 등이 채무자의 재량권의 범위 내에서 정당하게 이루어진 것인지 여부는 본안소송에서 충실한 사실심리와 면밀한 증거조사를 통하여 신중하게 판단되어야 할 것으로 보이고, 채권자들이 이 사건 조직개편 및 부서이전 등으로 인하여 입었다고 주장하는 심각한 생활상의 불이익 등에 대해서는 관련 본안소송 및 금전배상 등을 구하는 별도의 소송을 통해 그 손해를 회복할 방법이 마련되어 있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본안소송에 앞서 시급히 가처분으로 이 사건 조직개편 및 부서이전 등의 효력을 정지하지 않을 경우 채권자들에게 회복할 수 없는 손해가 발생할 우려가 있다고 단정하기도 어렵다.
소결론
따라서, 이 사건 조직개편 및 부서이전 또는 이 사건 전보발령이 무효라는 취지의 채권자들의 주장은 모두 이유 없으므로, 채권자들의 이 사건 신청은 그 피보전권리가 소명되었다고 볼 수 없고, 앞서 본 바와 같이 본안소송에 앞서 시급히 가처분으로 이 사건 조직개편 및 부서이전 등의 효력을 정지하지 않을 경우 채권자들에게 회복할 수 없는 손해가 발생할 우려가 있다고 단정하기도 어려우므로, 그 보전의 필요성 또한 소명되었다고 볼 수 없다. 나아가 채권자들의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기각하는 이상 위 신청이 인용되는 것을 전제로 하는 집행관공시명령 신청 역시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결론
그렇다면, 채권자들의 이 사건 신청은 모두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
2023. 6. 29.
판사 김우현(재판장) 김진호 조약돌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