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남부지방법원판결

서울남부지방법원 2026. 2. 10. 선고 2024가단201141 판결

주문

1.

피고는 원고에게 23,072,080원 및 이에 대하여 2023. 11. 25.부터 2025. 9. 5.까지는 연 5%,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2.

소송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3.

제1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이유

1.

피고의 손해배상책임

가.

손해배상책임의 발생

1)

2021. 8. 13. B, C, 주식회사 D(이하 'D'이라고 한다), E, F 주식회사(이하 'F'이라고 한다), G, H 주식회사(이하 'H'이라고 한다)에 대하여 업무상과실치사죄 등으로 공소가 제기되었고(수원지방법원 안양지원 2021고단1507, 이하 '관련 형사사건'이라고 한다), 수원지방법원 안양지원이 2021. 12. 16. 위 B 등 모두에게 유죄판결을 선고한 사실, 위 판결이 미항소 또는 항소기각판결(수원지방법원 2022노237) 및 상고기각판결(대법원 2023도1658)에 의하여 그대로 확정된 사실은 을 제1호증의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할 수 있거나 이 법원에 현저하다. 확정된 관련 형사사건에서 유죄로 인정된 위 B 등(이하 관련 형사사건에서 위 B 등을 지칭할 때에는 통틀어 '피고인들'이라고 한다)의 범죄사실은 아래와 같다.

<1>

2)

원래 민사재판에 있어서는 형사재판의 사실인정에 구속을 받는 것이 아니라고 하더라도 동일한 사실관계에 관하여 이미 확정된 형사판결이 유죄로 인정한 사실은 유력한 증거자료가 된다고 할 것이므로 민사재판에서 제출된 다른 증거들에 비추어 형사재판의 사실판단을 채용하기 어렵다고 인정되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이와 반대되는 사실을 인정할 수 없다(대법원 2021. 10. 14. 선고 2021다243430 판결 참조). 이 사건에서 확정된 관련 형사사건에서 이루어진 사실판단이 잘못되어 채용하기 어렵다고 볼 만한 특별한 사정은 찾아볼 수 없는바, 이 사건에서도 확정된 관련 형사사건에서 유죄로 인정된 사실을 그대로 인정한다.

3)

갑 제5호증, 을 제3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피고는 이 사건 크레인에 관하여 건설기계장비종합보험을 체결한 보험자인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따라서 피고는 이 사건 크레인의 보험자로서 이 사건 사고로 인하여 망인이 입은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

나.

손해배상책임의 범위 및 제한

1)

이 사건 사고로 인하여 망인이 입은 손해액이 ① 일실수입 94,858,047원<2>, ② 치료비 3,000원, ③ 장례비 5,000,000원인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다(원고의2025. 9. 2.자 청구취지 및 청구원인 변경신청서 2 내지 4쪽, 피고의 2025. 11. 24.자 준비서면 5쪽 참조).

2)

다만, 확정된 관련 형사사건에서 유죄로 인정된 사실에다가 갑 제6호증(한국산

업안전보건공단이 고용노동부 안양지청 소속 근로감독관들과 함께 작성한 이 사건 사고에 관한 재해조사 의견서이다. 그 작성 주체로 보아 피고가 뒤에서 보는 바와 같이 그 주장의 근거로 들고 있는 을 제2호증에 비하여 객관성이 담보되는 자료라고 볼 것이다)의 기재에 의하여 알 수 있는 이 사건 사고의 발생 경위와 내용 등을 더하여 보면, 망인으로서도 낙하물에 의한 위험이 상존하는 이 사건 공사 현장에서 적극적으로 충분한 신호수 배치 및 작업 중단, 보호망 설치 등 필요한 안전조치를 요구하는 등으로 스스로 안전을 확보하여 이 사건 사고를 방지하려는 노력을 하였어야 함에도 이를 소홀히 한 과실이 인정되므로, 피고의 손해배상책임을 망인이 입은 손해액의 90%로 제한함이 타당하다[피고는 을 제2호증(이 사건 사고의 손해사정 중간보고서이다)을 근거로 피고의 손해배상책임을 망인이 입은 손해액의 80%로 제한하여야 한다고 주장한다.그러나 위 중간보고서는 T 주식회사가 피고의 의뢰를 받고 작성한 것으로서 그 기재내용을 그대로 채용하기는 어렵고, 달리 피고의 위 주장과 같이 볼 만한 자료나 사정도 찾아볼 수 없으므로, 피고의 이 부분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2.

원고의 구상권

가.

구상권의 발생

1)

산업재해보상보험법(이하 '산재보험법'이라고 한다) 제87조 제1항 본문은 "근로복지공단(이하 '공단'이라고 한다)은 제3자의 행위에 따른 재해로 보험급여를 지급한 경우에는 그 급여액의 한도 안에서 급여를 받은 사람의 제3자에 대한 손해배상청구권을 대위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여기서 '급여를 받은 사람의 제3자에 대한 손해배상청구권'은 공단이 지급한 보험급여와 동일한 성질의 것에 한한다(대법원 2002. 4. 12. 선고 2000다45419 판결 참조). 다만, 급여를 받은 사람이 아닌 다른 유족의 제3자에 대한 손해배상청구권은 대위하여 행사할 수 없다(위 대법원 2000다45419 판결 참조).

2)

갑 제1, 2, 4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산재보험법에 따라 고용노동부장관으로부터 산업재해보상보험 업무를 위탁받은 법인인 원고가 이 사건 사고를 업무상 재해로 인정하여 2023. 11. 24.까지 망인의 처 S에게 산재보험법에 따른 요양급여 3,000원, 장례비 16,334,840원, 유족급여 187,200,000원 등 보험급여를 지급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따라서 원고는 산재보험법 제87조 제1항 본문에 따라 그 보험급여액의 한도 내에서 그 보험급여와 성질이 동일한 망인의 피고에 대한 청구권을 대위하여 행사할 수 있다.

나.

구상권의 범위 및 제한

1)

공단이 제3자의 불법행위로 재해근로자에게 보험급여를 한 다음 산재보험법 제87조 제1항에 따라 재해근로자의 제3자에 대한 손해배상청구권을 대위할 수 있는 범위는 제3자의 손해배상액을 한도로 하여 보험급여 중 제3자의 책임비율에 해당하는 금액으로 제한된다. 따라서 보험급여 중 재해근로자의 과실비율에 해당하는 금액에 대해서는 공단이 재해근로자를 대위할 수 없으며 이는 보험급여 후에도 여전히 손해를 전보받지 못한 재해근로자를 위해 공단이 종국적으로 부담한다고 보아야 한다. 이와 같이 본다면 산재보험법에 따라 보험급여를 받은 재해근로자가 제3자를 상대로 손해배상을 청구할 때 그 손해 발생에 재해근로자의 과실이 경합된 경우에, 재해근로자의 손해배상청구액은 보험급여와 같은 성질의 손해액에서 먼저 보험급여를 공제한 다음 과실상계를 하는 '공제 후 과실상계' 방식으로 산정하여야 한다.

또한 산업재해가 산재보험 가입 사업주와 제3자의 공동불법행위로 인하여 발생한 경우에도 공단이 재해근로자의 제3자에 대한 손해배상청구권을 대위할 수 있는 범위는 제3자의 손해배상액을 한도로 하여 보험급여 중 제3자의 책임비율에 해당하는 금액으로 제한됨은 위와 같다. 따라서 공단은 보험급여 중 재해근로자의 과실비율에 해당하는 금액에 대해서 재해근로자를 대위할 수 없고 재해근로자를 위해 위 금액을 종국적으로 부담한다. 재해근로자가 가입 사업주와 제3자의 공동불법행위를 원인으로 가입 사업주나 제3자를 상대로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경우에도 그 손해 발생에 재해근로자의 과실이 경합된 때에는 '공제 후 과실상계' 방식으로 손해배상액을 산정하여야 한다.

다만 위와 같이 공동불법행위로 산업재해가 발생하여 공단이 제3자를 상대로 재해근로자의 손해배상청구권을 대위하는 경우에는, 순환적인 구상소송을 방지하는 소송경제적인 목적 등에 따라 공단은 제3자에 대하여 산재보험 가입 사업주의 과실비율 상당액은 대위 행사할 수 없다. 그러므로 공단은 '공제 후 과실상계' 방식에 따라 보험급여에서 재해근로자의 과실비율 상당액을 공제한 다음, 여기서 다시 재해근로자가 배상받을 손해액 중 가입 사업주의 과실비율 상당액을 공제하고 그 차액에 대해서만 재해근로자의 제3자에 대한 손해배상청구권을 대위할 수 있다.

공단이 재해근로자의 손해배상청구권을 대위할 수 있는 범위는 가해자의 손해배상 범위 내로 제한된다. 따라서 보험급여가 재해근로자의 동일한 성질에 해당하는 손해배상액보다 크거나 같은 경우에는 '과실상계 후 공제' 방식이나 '공제 후 과실상계' 방식에 차이가 없다(대법원 2022. 3. 24. 선고 2021다241618 전원합의체 판결 참조).

2)

확정된 관련 형사사건에서 유죄로 인정된 사실에다가 갑 제6호증의 기재에 의하여 알 수 있는 이 사건 사고의 발생 경위와 내용 등을 더하여 보면, 산재보험 가입사업주인 D은 이 사건 공사의 수급인이자 사업주로서, H은 D로부터 이 사건 공사 중 일부('철근콘크리트공사')를 하도급받은 관계수급인이자 위 일부 공사의 사업주로서 각 이 사건 공사 근로자의 산업재해를 예방하기 위하여 필요한 안전조치를 함으로써 사고를 미연에 방지할 의무가 있었음에도 위 의무를 다하지 못한 과실이 있고, 이러한 과실도 이 사건 사고 발생의 원인이 되었다고 보아야 하며, 그 과실비율은 30%로 봄이 타당하다[피고는 을 제2호증을 근거로 D의 과실비율을 50%로, H의 과실비율을 30%로 보아야 한다고 하면서, D과 H의 과실비율을 합하여 산재보험 가입 사업주의 과실비율을 정하여야 한다는 취지로 주장한다. 그러나 ① 앞서 본 바와 같이 을 제2호증의 기재 내용을 그대로 채용하기는 어렵고, 달리 피고의 위 주장과 같이 볼 만한 자료나 사정도 찾아볼 수 없다. ② 앞서 본 법리대로 원고의 구상권의 범위를 정하려면 산재보험 가입 사업주의 과실비율 상당액을 공제하여야 한다. 그런데 이 사건에서 산재보험가입 사업주는 D이고, H은 이 사건 공사의 사업주인 D로부터 이 사건 공사 중 일부를 하도급받은 관계수급인인바, H의 과실도 전체적으로 함께 평가하여 위와 같이 산재보험 가입 사업주로서 D의 과실비율을 정한 것이다(즉, D과 H의 과실비율을 별도로 산정한 다음 이를 합한 수치를 산재보험 가입 사업주의 과실비율로 보게 되면 산재보험가입 사업주의 과실비율을 중복하여 합산하는 결과가 된다). 따라서 피고의 이 부분 주장 역시 받아들이지 않는다].

다.

소결론

1)

이상과 같이 원고가 피고를 상대로 구상금으로 청구할 수 있는 금액을 산정하면 아래 표 기재와 같다(원 미만 버림).

(단위:원)

2)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게 23,072,080원 및 이에 대하여 보험급여 최종 지급일 다음날인 2023. 11. 25.부터 2025. 9. 2.자 청구취지 및 청구원인 변경신청서 송달일임이 기록상 명백한 2025. 9. 5.까지는 민법이 정한 연 5%,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이 정한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3.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있으므로 이를 인용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이학영

각주1) Q은 관련 형사사건에서 무죄판결을 선고받아 그대로 확정되었다.

각주2) 피고의 2025. 11. 24.자준비서면 5쪽 기재 내용은 피고가 "망인이 입은 일실수입액이 [위 '94,858,047원'에서 망인의 처 S의 상속분(중국 상속법에 따른 1/3)을 반영한] '31,619,349원(= 94,858,047원 × 1/3)'인 사실"을 다투지않는다는 것이나, 망인의 처의 상속분은 손해배상책임의 범위 및 제한 부분이 아니라 뒤에서 보는 바와 같이 구상권의 범위 및 제한 부분에서 반영되어야 할 사항이다. 다만, 위 기재 내용은 피고가 망인의 처의 상속분을 반영함에 있어 순서상 오류를 범한 것에 지나지 않는바, 전체적으로 보아 피고가 원고 주장의 일실수입액을 다투지 않는 취지이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