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남부지방법원판결

서울남부지방법원 2025. 6. 17. 선고 2024가단224526 판결

주문

1.

피고는 원고에게 28,344,000원과 이에 대하여 2024. 11. 1.부터 2025. 6. 17.까지는 연 5%, 그다음 날부터 갚는 날까지는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2.

원고의 나머지 청구를 기각한다.

3.

소송비용 중 20%는 원고가, 나머지는 피고가 각 부담한다.

4.

제1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이유

1.

기초사실

원고는 2014. 9. 1.부터 2023. 12. 31.까지 피고 회사에서 기간제 근로자 또는 무기계약직 근로자로 채권추심 업무 등에 종사하다가 퇴직한 근로자이고, 피고는 신용정보의 이용 및 보호에 관한 법률에서 정하는 신용정보업무를 영위하는 회사이다.

2.

원고의 주장 요지

원고는 원고와 동일한 사업장에서 동종 또는 유사한 업무를 수행한 비교대상 근로자 C 차장과 비교하여 차등성과급을 지급받지 못하는 차별을 받았다. 이는 기간제 및 단시간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 제8조와 근로기준법 제6조를 각 위반한 것이므로, 피고는 원고에게 2020년부터 2023년까지의 기간 동안 비교대상 근로자가 지급받은 차등 성과급 상당액을 지급하여야 한다(원고의 청구권원은 분명치 않으나 법률위반을 이유로 한 청구이고, 근로기준법상의 지연이율을 적용하지 않고 있으므로 손해배상청구로 본다).

3.

피고의 손해배상책임 인정 여부

가.

기간제 및 단시간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 위반 여부

기간제 및 단시간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이하 '기간제법'으로 약칭) 제4조 제2항에 의하면, 2년을 초과하여 기간제근로자로 사용하는 경우에는 그 기간제근로자는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계약을 체결한 근로자로 본다고 규정하고 있다. 원고는 2014. 9. 1.부터 2023. 12. 31.까지 9년이 넘는 기간 기간제 근로계약을 체결하여 왔으므로 2016. 9. 1.부터는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계약을 체결한 근로자로 보아야 한다. 따라서 원고는 더 이상 기간제법의 보호를 받는 기간제 근로자라고 볼 수 없으므로, 기간제근로자에 대한 차별을 금지하고 있는 제8조는 적용되지 아니한다. 따라서 기간제법 제8조 위반을 이유로 한 손해배상청구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나.

근로기준법 위반 여부

1)

무기계약직이 사회적 신분에 해당하는지 여부

근로기준법 제6조는 "사용자는 근로자에 대하여 남녀의 성(性)을 이유로 차별적 대우를 하지 못하고, 국적·신앙 또는 사회적 신분을 이유로 근로조건에 대한 차별적 처우를 하지 못한다."라고 규정한다. 원고는 이 규정을 근거로, 피고가 무기계약직인 원고에게 차등성과급을 지급하지 않은 것이 사회적 신분을 이유로 한 차별적 처우라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므로 먼저 원고의 무기계약직이라는 고용상 지위가 사회적 신분에 해당하는지 여부를 검토할 필요가 있다.

근로기준법 제6조가 차별금지 사유로 정한 사회적 신분은 선천적으로 출생에 의하여 고정되는 지위에 국한되지 않고, 후천적으로 획득하여 사회에서 장기간 점하는 지위를 포함한다. 원고의 무기계약직 근로자라는 고용상 지위는 자신의 의사나 능력 발휘에 의해 쉽게 회피할 수 없고 한번 취득하면 장기간 점하게 되는 성격을 지니는 점과 무기계약직 근로자에 대한 열악한 근로조건과 낮은 사회적 평가가 고착되고 있는 우리 사회의 현실에 비추어 보면 사회적 신분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다(대법원 2023. 9. 21. 선고 2016다255941 전원합의체 판결<1>의 반대의견 참조).

2)

C 차장을 비교대상 근로자로 볼 수 있는지 여부

원고가 원고의 업무와 C의 업무가 본질적으로 동일하다고 주장하는 데에 대하여, 피고는, 원고와 C은 직함이 '차장'으로 동일할 뿐, 원고는 직제상 "사무직"으로 분류되어 채권 영업 및 추심 업무 관리/지원, 시효도래 점검대상 관리, 위임직 채권추심원의 위촉/해촉 관리, 팀별 수입수수료 정산, 신용조사 보고서 관련 업무 등 구체적인 채권추심 업무를 관리하는 업무를 수행한 반면, C은 직제상 "관리직"으로 분류되어 추심정책 수립 및 운영, 경영계획 및 예산 수립, 대외경쟁채권 위임사 관리 업무, 수수료제도 운영 및 수수료 정산업무, 센터 통계 관리 업무, 개인 신용정보 보호 및 관리 업무 등을 수행하였는바 주된 업무의 내용에 본질적인 차이가 있어 비교대상 근로자로 볼 수 없다고 주장한다.

살피건대, 비교대상 근로자로 선정된 근로자의 업무가 기간제 근로자의 업무와 동종 또는 유사한 업무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취업규칙이나 근로계약 등에 명시된 업무내용이 아니라 근로자가 실제 수행하여 온 업무를 기준으로 판단하되, 이들이 수행하는 업무가 서로 완전히 일치하지 아니하고 업무의 범위 또는 책임과 권한 등에서 다소 차이가 있다고 하더라도 주된 업무의 내용에 본질적인 차이가 없다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이상 이들은 동종 또는 유사한 업무에 종사한다고 보아야 한다(대법원 2014. 11.27. 선고 2011두5391 판결 참조). 이러한 법리는 무기계약직 근로자에 대한 차별 여부를 판단하는 데에도 동일하게 적용할 수 있다.

을 제6호증(피고의 업무분장표)에 의하면, C이 차장 직급으로 근무하던 2018년 당

시 C의 업무는『- 부서 목표(실적) 관리, 추심업무 관리/지원』 , 『- 위임직 위·해촉/ 관리, 수임채권 사후관리(A/S)』 라고 되어 있고, 원고의 업무 역시 『- 민·상사채권 영업 및 추심업무 관리/지원』 , 『- 영업위임직 위·해촉/관리, 수임채권 사후관리(A/S)』로 유사한 부분이 많고, 증인 D의 증언에 의하더라도, 원고와 C은 그 직급의 호칭이 모두 차장이고, 그 업무 역시 실제 채권추심업무를 담당하는 위임직 채권추심인을 관리하는 업무로서 업무의 본질적 내용이 동일하고 차이가 있다면 원고가 관리하는 채권추심인은 일반 민·상사 채권을 추심하는 채권추심인이고, C 차장이 관리하는 채권추심인은 금융채권을 추심하는 채권추심인이라는 점에 불과하다.

그 밖에 을 제3, 9, 10호증 등 피고 제출 증거들에 의하면, 원고와 C의 업무 사이에 사소한 차이가 있을 가능성은 있으나, 비교대상 근로자 인정 여부를 좌우할 만큼 본질적 차이를 발견할 수는 없다.

따라서 C을 원고의 비교대상 근로자로 보아야 한다는 원고의 주장은 타당하다.

3)

차별적 처우의 존재 여부

원고의 급여는 기본급, 직책수당, 월성과급으로 구성되어 있었고, C은 기본급, 직책수당에 차등성과급을 지급받아왔다(다툼 없음). 이러한 급여구조를 이유로 피고는 원고가 지급받아온 월성과급과 C이 지급받은 차등성과급이 상호 동등한 급여로서 차별적 처우가 없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갑 제1, 5호증(가지번호 포함)에 의할 때, 원고가 지급받은 월성과급은 매월 지급되는 돈인 반면, C이 지급받은 차등성과급은 1, 4, 7, 10월 등 분기별로 지급받아온 돈으로 서로 지급시기가 다르고, 그 액수를 보더라도 다음과 같은 차이가 있다.

즉, 원고가 지급받은 월성과급은 '팀 실적급'이라는 명칭으로 지급되었으며, 월 60만 원을 넘지 않았다(갑 제1호증의 1). 원고의 2021년 월급은 기본급 2,490,000원 + 직책수당 400,000원 + 팀 실적급 최대 600,000원 = 최대 3,490,000원이 된다.

한편, C이 지급받은 2021년 월급여는 차등성과급을 제외하고 월기본급과 직책수당을 합하여 3,339,410원 내지 3,457,980원이었음이 인정된다(갑 제5호증). 이처럼 차등 성과급을 제외한 C의 월급여는 대체로 원고의 월급여와 대등한 수준이었고, C은 여기에 추가로 차등성과급을 지급받아왔으므로, 피고가 C에게 지급한 차등성과급을 원고에게 지급하지 않은 것은 원고에 대한 차별적 처우에 해당한다.

4)

합리적 이유가 있는 차별인지 여부

피고는 C에 대하여는 차등성과급을 지급하면서도 원고에 대하여는 이를 지급하지 아니하였는데, 그러한 차별을 합리화할 만한 사정을 찾아볼 수 없다.

5)

소 결

앞서 살펴본 바를 종합해 보면, 피고가 C에게 차등성과급을 지급하면서도 원고에 대하여는 이를 지급하지 아니한 것은 사회적 신분에 따른 차별적 처우를 금지하고 있는 근로기준법 제6조를 위반한 것이므로, 피고는 원고에 대하여 손해배상책임을 진다. 4. 손해배상액수

피고가 원고에게 배상할 손해액은 C이 지급받은 차등성과급 기준을 토대로 산정되어야 한다. 원고는 C이 지급받은 차등성과급은 '기본급 + 직책수당' 해당금액 100%로 책정되었다고 주장하나, 갑 제5호증(C의 차등성과급 명세서) 및 을 제3호증(C의 급여내역)에 의하면, 대략 원고 주장금액에 근접한다고 볼 여지는 있으나 완전히 일치되지는 않는다. 원고가 주장하는 임금 차별금액(기본급 + 직책수당)은 아래 표에서 보는 바와 같고, 피고가 아래 산정식에 관하여 명시적으로 다투지는 아니하는 점, 차등성과급은 개인적 역량이 어느 정도 작용할 수밖에 없는 점, 을 제3호증의 C 급여내역 등 원고의 증명 정도를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민사소송법 제202조의2에 따라 아래 표 산정금액 합계액의 80%인 28,344,000원(= 35,430,000원 × 80%)을 원고의 손해액으로 인정한다. 단위 (원)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게 손해배상금 28,344,000원과 이에 대하여 이 사건 청구취지및 청구원인 변경신청서 송달일 다음 날인 2024. 11. 1.부터 항쟁함이 타당한 이 사건 판결선고일인 2025. 6. 17.까지는 민법에 의한 연 5%, 그다음 날부터 갚는 날까지는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에 의한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위 인정금액을 넘는 원고의 주장은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5.

결 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위 인정범위 내에서 이유 있으므로 이를 일부 인용한다.

판사 김동현

각주1) 위 전원합의체 판결의 법정의견인 다수의견은 "무기계약직 근로자로서의 고용상 지위는 공무원에 대한 관계에서 근로기준법 제6조에서 정한 사회적 신분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고, 공무원을 본질적으로 동일한 비교집단으로 삼을 수 없다."고 판시하였으나, 해당 판결의 반대의견이 적절히 지적하듯이 "사회적 신분은 비교대상이 누구인지에 따라 달라지는 상대적 개념이라¦

각주2) 고 할 수 없다." 위 다수의견의 사회적 신분을 상대화한 듯한 판시는 오히려 "공무원을 본질적으로 동일한 비교집단으로 삼을 수 없다."의 문장과 연결이 자연스럽다. 즉, 다수의견은 비교대상 근로자 해당 여부에 대하여 판시한 것으로 새기는 것이 온당하다. 또한 공무원과의 관계에서 무기계약직 근로자를 사회적 신분로 삼을 수 없다는 다수의견의 판시는 상대적 판단을 전제로 하므로 그 자체로 일반적 적용력을 갖는 법리라고 보기도 어렵다. 따라서 이 사건에서 무기계약직의 사회적 신분 여부 판단에 있어서는 위 전원합의체 판결을 적용하여야 할 선례로 보지 아니한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