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남부지방법원판결

서울남부지방법원 2026. 3. 17. 선고 2024가단246809 판결

손해배상(기)

주문

1.

피고들은 공동하여 원고에게 20,000,000원 및 이에 대하여 2024. 8. 10.부터 2026. 3. 17.까지는 연 5%, 그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2.

원고의 나머지 청구를 각 기각한다.

3.

소송비용 중 1/2은 원고가, 나머지는 피고들이 각 부담한다.

4.

제1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이유

1.

인정사실

가.

피고 C 주식회사(이하 '피고 회사'라 한다)는 해운대리점업, 해상운송알선업 등을 영위하는 회사이고, 피고 B은 피고 회사의 운항팀 팀장이며, 원고는 피고 회사의 운항팀 사원으로 2023. 3. 27.부터 근무하였다.

나.

원고는 운항팀 팀장인 피고 B의 업무지시를 받으면서 근무를 하였는데, 피고 B은 원고에 대하여 다음과 같은 행위를 하였다.

1)

피고 B은 2023. 9. 14. 새벽시간에 원고에게 자신의 핸드폰을 찾아오라는 사적 심부름을 지시하고, 이를 찾지 못하자 "야! 씨팔"이라는 욕설을 하였다.

2)

피고 B은 2023. 8.경부터 원고에게 지속적으로 반말을 하고 자주 욕설을 하였는데, 특히 피고 회사 사무실에서 공식적인 대화 및 회의 도중에도 피고 B은 원고에게 "너 같은 애는 이 회사에 필요 없다", "일을 이렇게 밖에 못하냐?" 등과 같은 모욕적인 발언을 수차례 하였다. 피고 B은 2024. 2. 14.에도 원고에게 "야, 너는 내 말이 진짜존나 우습지", "안 쪽팔리냐?"라고 말하는 등 폭언을 하였다.

3)

원고는 2024. 3. 27.부터 2024. 3. 29.까지 휴가 중이었음에도, 피고 B은 원고에게 휴가 사용에 대하여 불만을 표시하면서 휴가 중에 업무지시를 하였고, "휴가 반납하고 싶지?", "그러니까 니가 욕을 먹는 거야" 등의 폭언을 하였다.

4)

피고 B은 2024. 4. 1. 피고 회사 직원이 보는 앞에서 원고에게 업무 지적을 하면서 "야이 씨발 너 그냥 가", "야이 씨발 진짜 미쳐버리겠네" 등 큰 소리로 욕설을 하였다.

5)

또한 피고 B은 업무 수행에 있어 원고에게 짧은 마감 시간을 설정하고 "3, 2,1"이라고 카운트다운을 하면서 업무 진행을 압박하였다.

다.

원고는 피고 B의 위와 같은 반말과 욕설, 폭언, 과도한 업무지시 등으로 인하여 괴로워하다가 2024. 4. 19. 원고 소송대리인을 통해 피고 회사 및 고용노동부에 피고 B의 "직장 내 괴롭힘"을 공식 신고(이하 '이 사건 신고'라 한다)하였다(갑 제23호증의 1, 갑 제27호증).

라.

원고가 이 사건 신고를 하자, 피고 회사의 인사담당자인 D 대리는 원고에게 "원고가 팀장님의 해고를 요청했기 때문에 회사는 원고를 해고할 거고 실업급여는 받을 수 있겠네요"라고 말하여 원고가 해고될 수 있음을 알렸다.

마.

피고 회사는 이 사건 신고 이후에도 원고와 피고 B을 실질적으로 분리하는 조치를 제대로 취하지 아니하였고, 피고 B은 이 사건 신고 이후 원고에게 약 80통에 달하는 전화와 문자 메시지를 보내는 등 지속적으로 압박을 가하였다.

바.

피고 회사는 이 사건 신고 이후인 2024. 4. 22. 원고의 업무와 동일한 내용의 신입 채용공고를 게시하였고, 2024. 4. 23.경부터 2024. 4. 29.경까지 피고 회사의 인사담당자 및 피고 회사의 대표이사는 원고에게 "변호사만 배불리는 것이다", "B이 없이는 회사가 돌아가지 않는다" 등의 발언을 하여 피고 B과의 합의를 종용하였다.

사.

피고 회사는 2024. 4. 23. 이 사건 신고에 대한 조사를 의뢰하였고, 조사를 의뢰받은 공인노무사는 행위자 피고 B의 "직장 내 괴롭힘" 사실을 인정하는 조사결과 보고서를 작성하였다(을 제2호증).

아.

피고 회사는 2024. 5. 16. 징계위원회를 개최하여 피고 B에 대하여 "감봉 6개월"의 징계처분을 하였다(을 제5호증).

자.

원고는 피고 B의 "직장 내 괴롭힘" 등으로 심한 정신적 고통을 겪었으며 결국 우울증 및 불안장애 진단을 받고 지속적으로 정신과 치료를 받고 있다.

차.

원고는 2024. 6. 28. 피고 회사를 퇴사하였고, 현재 실업 상태에 있다.

[인정근거] 갑 제1 내지 30호증, 을 제2, 5호증(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음)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원고의 주장 요지

가.

피고 B은 직장 내에서 자신의 지휘 · 감독을 받는 원고를 지속적으로 괴롭혔으므로 원고에 대하여 근로기준법 제76조의2 위반에 따른 불법행위책임이 있다.

나.

피고 B의 "직장 내 괴롭힘" 행위는 팀장이라는 직무를 수행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불법행위에 해당하고, 피고 회사는 피고 B의 사용자로서 민법 제756조에 따른 사용자 손해배상책임이 있다. 또한 피고 회사는 이 사건 신고 이후에도 피해자인 원고에 대한 적절한 보호조치를 취하지 아니하고, 사직을 강요하고 합의를 종용하는 등 신고를 이유로 불리한 처우를 하는 등 근로기준법 제76조의3을 위반하였으므로 피고 회사는 민법 제750조에 따른 불법행위책임이 있다.

다.

피고들의 이러한 불법행위로 인하여 원고는 극심한 정신적, 신체적 고통을 겪었고, 비자발적으로 퇴사까지 하게 되어 실업 상태에 놓이게 되었는바, 피고들은 공동하여 원고에게 위자료로 40,000,000원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라.

또한 복잡한 법적 쟁점에 대하여 피고 회사와 다투는 것은 원고 개인으로서는 사실상 불가능하여 원고는 2024. 3. 28. 이 사건 신고를 위해 변호사를 선임하고, 그 선임비용으로 5,500,000원을 지출하였다. 따라서 피고들은 공동하여 원고에게 손해배상으로 위 변호사 선임비용 5,500,000원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3.

판단

가.

손해배상책임의 발생

1)

근로기준법 제76조의2는 「사용자 또는 근로자는 직장에서의 지위 또는 관계등의 우위를 이용하여 업무상 적정범위를 넘어 다른 근로자에게 신체적 · 정신적 고통을 주거나 근무환경을 악화시키는 행위를 하여서는 아니 된다.」 고 규정하고 있으므로 사용자 또는 근로자가 직장에서의 지위 또는 관계 등의 우위를 이용하여 업무상 적정 범위를 넘어 다른 근로자에게 신체적 · 정신적 고통을 주거나 근무환경을 악화시켰다면, 이는 위법한 '직장 내 괴롭힘'으로서 피해 근로자에 대한 민사상 불법행위책임의 원인이 된다(대법원 2021. 11. 25. 선고 2020다270503 판결 등 참조).

2)

먼저 피고 B의 책임에 관하여 보건대, 앞서 인정한 피고 B의 언행과 욕설, 폭언들은 그 내용과 경위, 반복성, 원고와 피고 B의 직장에서의 각 지위 등에 비추어 볼 때 피고 B이 원고의 상급자로서의 우월한 지위를 이용하여 업무상 적정범위를 넘어 원고에게 정신적 고통을 주고 원고의 근무환경을 악화시킨 행위로서 이는 위법한 "직장 내 괴롭힘"에 해당한다.

따라서 피고 B은 민법 제750조에 따라 손해배상책임이 있다(피고 B은 원고에 대한 "직장 내 괴롭힘" 행위에 대하여 다투지 아니하고 있다).

3)

피고 회사의 책임에 관하여 본다.

피고 B은 피고 회사에서 근무하던 중 원고에게 "직장 내 괴롭힘"의 불법행위를 하였고, 이로 인하여 원고가 정신적인 고통을 입었다고 볼 수 있음은 위에서 본 바와 같고, 다음과 같은 여러 사정 등을 감안하면, 피고 회사의 피용자로서 지휘 · 감독을 받는 피고 B이 그 사무집행과 관련하여 원고에게 위 불법행위를 하였다고 볼 수 있으므로, 피고 회사는 피고 B의 사용자로서 민법 제756조에 따라 사용자책임을 부담하고, 피고 회사가 위 "직장 내 괴롭힘"과 관련하여 아래와 같은 근로기준법에 반하는 행위를 한 사실 또한 인정되므로 민법 제750조에 따른 불법행위책임 또한 부담한다.

①

민법 제756조에 규정된 사용자책임의 요건인 '사무집행에 관하여'라는 뜻은, 피용자의 불법행위가 외형상 객관적으로 사용자의 사업활동 내지 사무집행 행위 또는 그와 관련된 것이라고 보일 때에는 주관적 사정을 고려함이 없이 이를 사무집행에 관하여 한 행위로 본다는 것이고, 여기에서 외형상 객관적으로 사용자의 사무집행에 관련된 것인지는, 피용자의 본래 직무와 불법행위의 관련 정도 및 사용자에게 손해발생에 대한 위험 창출과 방지조치 결여의 책임이 어느 정도 있는지를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11. 11. 24. 선고 2011다41529 판결 등 참조).

②

피고 B이 피고 회사의 업무를 수행하면서 원고에게 업무를 지시하고 감독하는 과정에서 한 욕설과 폭언, 부당한 업무 지시행위 등이 "직장 내 괴롭힘"에 해당함은 앞서 본 바와 같고, 이는 객관적으로 피고 회사의 사업활동 내지 사무집행 행위에 관련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또한 피고 B은 피고 회사의 다른 직원들이 보는 앞에서 원고의 업무를 지적하면서 욕설과 폭언을 수차례 하였는바, 피고 회사는 피고 B의 위법한 행위를 인지하고 있었거나 충분히 인지할 수 있었다고 봄이 상당하다(피고 회사는, 사무집행 관련성이 없고, 예측가능성도 없어 사용자책임을 부담하지 않는다고 주장하나, 위와 같은 사정 및 판단에 따라 피고 회사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③

피고 회사가 직원들에 대하여 "직장 내 괴롭힘"을 방지하기 위한 충실한 관리 · 감독의무를 다하였다고 볼 만한 증거도 없다. 따라서 피고 회사는 피고 B의 사용자로서 민법 제756조에 따라 사용자책임을 부담한다.

④

근로기준법 제76조의3은 사용자가 직장 내 괴롭힘 발생 사실의 신고를 접수하거나 그 사실을 인지한 경우에는 지체 없이 당사자 등을 대상으로 그 사실 확인을 위하여 객관적으로 조사를 실시하여야 하고(제2항), 사용자는 그 조사 기간 동안 직장 내 괴롭힘과 관련하여 피해를 입은 근로자 또는 피해를 입었다고 주장하는 근로자(이하 "피해근로자등"이라 한다)를 보호하기 위하여 필요한 경우 해당 피해근로자등에 대하여 근무장소의 변경, 유급휴가 명령 등 적절한 조치를 하되, 피해근로자등의 의사에 반하는 조치를 하여서는 아니 되며(제3항), 사용자는 그 조사 결과 직장 내 괴롭힘 발생사실이 확인된 때에는 피해근로자가 요청하면 근무장소의 변경, 배치전환, 유급휴가 명령 등 적절한 조치를 하여야 하고(제4항), 행위자에 대하여는 피해근로자의 의견을 들어 지체 없이 징계, 근무장소의 변경 등 필요한 조치를 하여야 하며(제5항), 사용자는 직장 내 괴롭힘 발생 사실을 신고한 근로자 및 피해근로자등에게 해고나 그 밖의 불리한 처우를 하여서는 아니 된다(제6항)고 정하고 있다. 사용자가 위와 같은 적절한 조치 의무를 위반하여 피해근로자등에게 신체적 · 정신적 고통을 준 경우 이와 같은 사용자의 의무 위반행위는 위법한 것으로 평가되어 피해근로자등에 대한 불법행위가 된다.

⑤

그런데 원고가 이 사건 신고를 하자, 피고 회사의 인사담당자인 D 대리는 원고에게 "원고가 팀장님의 해고를 요청했기 때문에 회사는 원고를 해고할 거고 실업급여는 받을 수 있겠네요"라고 말하여 원고가 해고될 수 있음을 고지한 사실, 피고 회사는 이 사건 신고 이후에도 원고와 피고 B을 실질적으로 분리하는 조치를 제대로 취하지 아니하였고, 피고 B은 이 사건 신고 이후 원고에게 약 80통에 달하는 전화와 문자 메시지를 보내는 등 지속적으로 압박을 가하였는데, 피고 회사는 피고 B에 대하여 재발방지를 위한 적절한 지휘 · 감독을 하지 아니한 사실, 피고 회사는 이 사건 신고 이후 인 2024. 4. 22. 원고의 업무와 동일한 내용의 신입 채용공고를 게시하였고, 2024. 4.23.경부터 2024. 4. 29.경까지 피고 회사의 인사담당자 및 피고 회사의 대표이사는 원고에게 "변호사만 배불리는 것이다", "B이 없이는 회사가 돌아가지 않는다" 등의 발언을 하여 피고 B과의 합의를 종용한 사실, 원고는 피고 B의 "직장 내 괴롭힘" 등으로 심한 정신적 고통을 겪었으며 결국 우울증 및 불안장애 진단을 받고 지속적으로 정신과 치료를 받다가 피고 회사를 퇴사한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은바, 위 인정사실을 위 법리에 비추어 보면, "직장 내 괴롭힘" 피해를 당한 원고를 보호하기 위하여 피고 회사는 근로기준법상 적절한 보호조치를 취하여야 할 의무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위반하였고 불리한 처우를 하였다고 봄이 타당하고, 이러한 피고 회사의 의무 위반행위및 피고 B의 위법행위로 인하여 원고에게 심각한 정신적 고통이 발생하였다고 할 것이므로, 피고 회사는 원고에 대하여 이러한 근로기준법상 의무 위반행위에 따른 불법행위 손해배상책임을 부담한다.

4)

앞서 본 피고들의 각 불법행위의 경위, 이로 인하여 발생한 원고의 손해 내역등을 고려하면, 피고들의 각 불법행위는 객관적으로 관련공동성이 있다고 인정되므로, 피고들은 원고에게 발생한 손해를 공동하여 배상할 책임이 있다.

나.

손해배상책임의 범위

1)

위자료

이 사건 불법행위의 내용과 정도, 이로 인해 원고가 겪었을 정신적 고통, 원고와 피고 B의 직장 내 지위와 관계, 불법행위 이후의 정황, 피고 B에 대한 징계처분의 수위 그밖에 원고가 피고 회사에서 퇴사하여 실업 상태에 놓여있는 점, 원고가 우울증및 불안장애 진단을 받고 지속적으로 정신과 치료를 받고 있는 점 등 이 사건 변론에 나타난 제반 사정을 종합하여, 원고에 대한 위자료를 20,000,000원으로 정한다.

2)

변호사 선임비용

원고는, 이 사건 "직장 내 괴롭힘"을 신고하기 위하여 변호사를 선임하였고 그 선임비용으로 5,500,000원을 지출하였으므로 피고들은 공동하여 변호사 선임비용 상당의 손해배상책임이 있다고 주장한다.

살피건대, 변호사강제주의를 택하지 않고 있는 우리나라에서는 원칙적으로 불법행위나 채무불이행 자체와 변호사 비용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있음을 인정할 수 없고(대법원 1978. 8. 22. 선고 78다672 판결 등 참조), 다만 변호사 비용의 지출 경위와 내역, 소송물의 가액, 위임업무의 성격과 난이도 등에 비추어 보아 변호사 없이는 소송수행이 불가능하다고 보이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는 피해자나 채권자가 지출한 변호사 보수는 상당인과관계가 있는 손해로 볼 수 있다.

이 사건에 돌아와 보건대, 근로기준법상 "직장 내 괴롭힘" 신고는 근로자가 직접 할 수 있고, 실제 많은 근로자들이 변호사의 도움 없이 신고를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이는 점, 근로자 개인으로서는 도저히 수행할 수 없는 복잡한 법률적 쟁점이 있다고 보기도 어려운 점, 또한 근로자가 고용노동부에 "직장 내 괴롭힘" 신고를 하면, 고용노동부는 근로감독관을 배정하여 회사에 대한 객관적인 조사를 시행하고 있는 점 등을 참작하여 보면, 원고가 제출한 증거 및 원고가 주장하는 사정만으로는, 이 사건 신고의 경우 변호사 없이는 그 업무 수행이 불가능하다고 보기 어렵다.

따라서 원고가 주장하는 변호사 선임비용은 피고들의 불법행위와 상당인과관계가 있는 손해로 볼 수 없다. 결국 원고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다.

소결론

따라서 피고들은 공동하여 원고에게 손해배상으로 20,000,000원 및 이에 대하여 원고가 구하는 바에 따라 이 사건 소장 부본 송달 다음 날인 2024. 8. 10.부터 피고들이그 이행의무의 존재 여부나 범위에 관하여 항쟁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인정되는 이 판결 선고일인 2026. 3. 17.까지는 민법이 정한 연 5%, 그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이 정한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4.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위 인정범위 내에서 이유 있으므로 이를 인용하고, 나머지 청구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주채광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