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기초사실
원고는 2016. 4. 17. 피고의 민원처리전문직원으로 채용되었고, 2017. 12. 29. 기간제 및 단시간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이하 '기간제법'이라고 한다)에 근거하여 기간제 근로계약을 체결하였으며, 2018. 12. 30. 피고의 민원처리전문직원 인사관리 절차 제2조 제5항의 '무기직 민원처리전문직원'으로 전환되어 현재까지 민원처리전문직원으로 근무하고 있다.
원고의 근무지를 관할하는 피고의 B지원은 정규직인 종합직원 4명과 원고를 포함한 무기직 민원처리전문직원 7명이 민원처리를 담당하고 있다.
청구취지
피고는 원고에게 185,343,467원과 이에 대하여 이 사건 소장 송달일 다음 날부터 갚는 날까지 연 12%의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2호증, 을 제7, 8, 17호증(가지번호 포함), 변론 전체의 취지.
원고의 주장 요지
피고의 민원처리를 담당하는 직원들은 원고가 속한 민원처리전문직원과 정규직인 종합직원으로 구성되어 있고, 해당 직원들은 모두 동일업무를 수행하고 있음에도 피고는 원고를 종합직원과 비교하여 적은 임금을 지급하여 차별하였다. 이는 기간제법과 근로기준법 상의 차별금지규정을 위반한 것이므로 2018년 1월부터 2024년 5월까지 원고에게 부족 지급한 임금 상당의 손해배상을 구한다.
예비적으로, 무기직 민원처리전문직원들 중에서도 정규직과 동일하게 고정상여와 자격수당 등을 지급받는 경우가 있는데, 원고와 정규직 대우 무기직 민원처리전문직원 사이의 차별도 부당하므로 부족 지급분에 대한 손해배상을 구한다.
2018. 12. 30. 이후 기간에 대한 기간제법 위반 여부
기간제법 제8조 제1항은 "사용자는 기간제근로자임을 이유로 해당 사업 또는 사업장에서 동종 또는 유사한 업무에 종사하는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계약을 체결한 근로자에 비하여 차별적 처우를 하여서는 아니 된다."고 규정한다.
그런데 앞서 본 바와 같이, 원고는 기간제 근로자로 피고에서의 근무를 시작하기는 하였으나 2년 남짓 근무 이후에 2018. 12. 30. 무기계약직으로 그 지위가 변경되었고, 이는 기간제법 제4조 제2항에 따라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볼 수 있다.
그러나 기간제 근로자였다가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계약을 체결한 근로자로 전환된 경우 더 이상 기간제법에 따른 기간제 근로자로 볼 수 없으므로(대법원 2015. 10. 29. 선고 2013다1051 판결 등 참조), 기간제법에 따른 차별금지 규정을 적용할 수 없다.
원고의 청구금액은 2018년 1월부터 부족 지급된 임금을 내용으로 하고 있으나, 무기계약직으로 전환된 2018. 12. 30. 이후의 기간에 대해서는 기간제법 위반을 이유로 한 원고의 손해배상 청구 주장은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다만, 2018. 12. 29. 이전 기간 부분에 관하여는 여전히 기간제법 상의 차별금지 위반 여부가 문제되기는 하나, 원고의 전체 근로기간에 대하여 근로기준법 상의 차별금지위반 여부를 먼저 판단한 다음 별도 판단한다.
근로기준법 위반 여부
쟁점
근로기준법 제6조는 사회적 신분을 이유로 근로조건에 대한 차별적 처우를 하지 못한다. 무기계약직 또는 민원처리전문직원 지위가 사회적 신분에 해당하는지, 차별이 존재하는지(정규직인 종합직원을 비교대상 근로자로 볼 수 있는지), 차별에 합리적 이유가 있는지 등을 따져볼 필요가 있다.
사회적 신분 해당 여부
근로기준법 제6조가 차별금지 사유로 정한 사회적 신분은 선천적으로 출생에 의하여 고정되는 지위에 국한되지 않고, 후천적으로 획득하여 사회에서 장기간 점하는 지위를 포함한다. 원고의 무기계약직 또는 민원처리전문직원이라는 고용상 지위는 자신의 의사나 능력 발휘에 의해 쉽게 회피할 수 없고 한번 취득하면 장기간 점하게 되는 성격을 지니는 점과 무기계약직 근로자에 대한 열악한 근로조건과 낮은 사회적 평가가 고착되고 있는 우리 사회의 현실에 비추어 보면 이는 사회적 신분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다(대법원 2023. 9. 21. 선고 2016다255941 전원합의체 판결<1>의 반대의견 참조).
차별의 존재 여부(동일비교집단 해당 여부)
근로기준법 제6조에서 말하는 차별적 처우란 본질적으로 같은 것을 다르게, 다른 것을 같게 취급하는 것을 말하며, 본질적으로 같지 않은 것을 다르게 취급하는 경우에는 차별 자체가 존재한다고 할 수 없다. 따라서 근로기준법에서 금지하는 차별적 처우에 해당하기 위해서는 우선 그 전제로서 차별을 받았다고 주장하는 사람과 그가 비교대상자로 지목하는 사람이 본질적으로 동일한 비교집단에 속해 있어야 한다(대법원 2015. 10. 29. 선고 2013다1051 판결 등 참조).
다툼 없는 사실, 을 제3, 8, 9, 12, 13호증, 변론 전체의 취지를 보태어 인정되는 아래와 같은 사정들을 위 법리에 비추어 볼 때, 민원처리전문직원과 종합직은 임용경로에 차이가 있고, 비정규직 근로자를 차별할 의도로 형식적으로만 임용경로를 구분해
놓은 것이라고 보이지 않을 뿐 아니라 종합직 임용경로가 다르게 적용된 것에는 합리적 이유가 있다고 인정되며, 임용경로의 차이에서 호봉과 급여의 차이가 발생한 것이므로, 원고와 공개경쟁시험을 통해 종합직으로 임용된 직원들은 본질적으로 동일한 비교집단에 속한다고 볼 수 없어, 근로기준법 제6조의 차별이 존재한다고 볼 수 없다(대법원 2015. 10. 29. 선고 2013다1051 판결 참조).
채용 목적 상이
종합직원은 금융회사 감독 및 검사, 증권 발행 업무 등 자본시장 관리, 불공정 거래행위 등 조사, 기업회계제도 개선 및 회계감리, 금융민원, 금융교육 등 금융소비자 보호, 금융감독 관련 조사연구, 통계 분석, 금융감독원 내부 경영관리 등 다양한 분야의 업무를 수행하게 할 목적으로 채용되고 있다.
반면, 원고가 해당되는 민원처리전문직원은 민원 관련 단순 사실관계 확인, 민원 및 분쟁 접수 후 접수사실, 진행 상황 등을 전화로 안내, 단순·정형화된 민원·분쟁 처리등의 업무를 수행할 목적으로 채용되고 있다.
채용 절차 상이
종합직원으로 채용되기 위해서는 서류전형 이후 전공에 따른 필기시험을 치르며, 면접은 1차 면접(실무진에 의한 개별면접, 집단토론면접을 통해 문제해결능력, 인성 등을 평가)과 2차 면접(임원의 인성·가치관 등 종합 평가)을 거쳐야 한다.
반면 민원처리전문직원으로 채용되기 위해서는 서류전형 후 면접을 거쳐 선발되는 간소한 절차만 거치면 된다.
평정 제도 상이
종합직원은 아래와 같이 「인사관리규정」 (을 제3호증) 제90조에 의하여 승급심사제도가 적용된다.
반면, 민원처리전문직원에 대하여는 승급심사제도가 없고 「민원처리전문직원 인사관리절차」 (을 제12호증) 제23조에 따른 부서장에 의한 근무성적 평가제도만 존재한다.
업무 관련 대·내외적 책임 상이
금융위원회법 제69조에 따라 실·국장급 부서의 장, 지원 또는 출장소의 장, 금융기관에 대한 검사 · 경영지도 또는 경영관리업무를 수행하는 직원, 금융관계법령에 의하여 증권시장 · 파생상품시장의 불공정거래조사업무를 수행하는 직원, 금융관계법령에 의하여 증권시장 · 파생상품시장의 불공정거래조사업무를 수행하는 직원 등 종합직원은 준공무원으로서 형법 또는 그 밖의 법률에 따른 벌칙 적용 대상이 된다. 또한 공직자윤리법 제3조, 제17조 등에 따라 4급 이상 종합직원은 재산등록 의무가 있고 퇴직시취업제한 대상이 된다. 종합직원은 민원처리전문직원의 업무 처리과정에서 업무 조언, 자문 및 회신문 리뷰 등 지도·감독 업무를 맡아 수행하고 있기도 하다.
반면 원고가 속한 민원처리전문직원은 위와 같은 준공무원의 지위를 가지거나 그에 따른 의무 또는 책임을 부담하지 않는다.
담당 업무 내용 상이
종합직원은 전보인사에 따라 근무장소를 이동하거나 민원과 관련이 없는 부서에서 보직을 맡아 민원처리와 관련 없는 업무도 수행한다. 종합직원은 본원 65개 부서, 11개 지원, 6개 해외사무소에 배치되어 금융위원회법에 따라 금융기관에 대한 감독·검사·제재 업무 등 종합적, 포괄적인 업무를 수행하고(금융위원회법 제24조 제1항<2>, 제37조<3>), 「인사관리규정」 에 근거하여 2~3년 주기의 전보인사에 따라 다양한 업무에 종사하고 있다(을 제3호증 금융감독원 「인사관리규정」 제82조 제1항<4>).
반면 민원전문처리직원은 본원의 금융민원국과 지원 등 제한된 부서에 소속되어 근로계약에서 정한 민원 관련 업무만을 수행한다. 민원전문처리직원이 담당하는 업무는 금융민원 상담 및 진행상황 안내, 단순·반복적인 금융민원 처리 등으로, 피고 소속 부
서장(지원장)과 체결한 근로계약에 명시된 업무에 한정된다.
소결
따라서 근로기준법 상의 차별금지 위반을 이유로 한 원고의 손해배상청구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2018. 12. 29. 이전 기간에 대한 기간제법 위반 여부
원고가 기간제 근로자 신분을 유지하고 있던 2018. 12. 29. 이전 기간에 대하여는 기간제법 상의 차별금지 위반 여부가 문제되나, 앞서 본 바와 같은 이유로 기간제 근로자로서의 원고와 종합직 직원들은 동일비교집단이라고 볼 수 없으므로 역시 기간제법상의 차별금지에도 해당하지 아니한다.
무기계약직 사이의 차별 여부
원고의 예비적 주장은 무기계약직 직원들 중 정규직과 동일하게 대우 받는 경우와의 차별을 지적하고 있는데, 이는 근로기준법 상의 차별금지 위반을 주장하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원고는 위와 같은 차별이 사회적 신분을 이유로 한 것이라는 점, 비교집단의 원고와의 동일성, 차별의 합리성 결여 등을 구체적으로 주장·증명하지 못하고 있으므로, 더 나아가 살피지 않더라도 원고의 예비적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결 론
원고의 주위적 및 예비적 청구는 모두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한다.
판사 김동현
1위 전원합의체 판결의 법정의견인 다수의견은 "무기계약직 근로자로서의 고용상 지위는 공무원에 대한 관계에서 근로기준법 제6조에서 정한 사회적 신분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고, 공무원을 본질적으로 동일한 비교집단으로 삼을 수 없다."고 판시하였으나, 해당 판결의 반대의견이 적절히 지적하듯이 "사회적 신분은 비교대상이 누구인지에 따라 달라지는 상대적 개념이라고 할 수 없다." 위 다수의견의 사회적 신분을 상대화한 듯한 판시는 오히려 "공무원을 본질적으로 동일한 비교집단으로 삼을 수 없다."의 문장과 연결이 자연스럽다. 즉, 다수의견은 비교대상 근로자 해당 여부에 대하여 판시한 것으로 새기는 것이 온당하다. 또한 공무원과의 관계에서 무기계약직 근로자를 사회적 신분로 삼을 수 없다는 다수의견의 판시는 상대적 판단을 전제로 하므로 그 자체로 일반적 적용력을 갖는 법리라고 보기도 어렵다. 따라서 이 사건에서 무기계약직의 사회적 신분 여부 판단에 있어서는 위 전원합의체 판결을 적용하여야 할 선례로 보지 아니한다.
2「금융위원회법」 제24조(금융감독원의 설립) ① 금융위원회나 증권선물위원회의 지도·감독을 받아 금융기관에 대한 검사·감독 업무 등을 수행하기 위하여 금융감독원을 설립한다.
3「금융위원회법」 제37조(업무) 금융감독원은 이 법 또는 다른 법령에 따라 다음 각 호의 업무를 수행한다.
1제38조 각 호의 기관의 업무 및 재산상황에 대한 검사
2제1호의 검사 결과와 관련하여 이 법과 또는 다른 법령에 따른 제재
3금융위원회와 이 법 또는 다른 법령에 따라 금융위원회 소속으로 두는 기관에 대한 업무지원
4그 밖에 이 법 또는 다른 법령에서 금융감독원이 수행하도록 하는 업무
4내규 「인사관리규정」 제82조(이동기준) ①직원의 이동은 원칙적으로 동일 부서에서 3년이상 근무한 자를 대상으로 한다. 다만, 조직관리규정상 금융회사 감독, 검사, 인가·허가·승인 심사, 공시 심사, 불공정거래 조사 및 회계감시 업무를 수행하는 부서(이하 "감독·검사부서"라 한다)외의 경우 또는 5급 이하 종합직원(제66조 제7항의 경력직원은 제외한다)에 대해서는 2년 이상 근무한 자를 대상으로 할 수 있다.
사건정보
사건
2024가단258048 임금
원고
A
소송대리인 변호사 오천균
피고
금융감독원
소송대리인 법무법인(유한) 대륙아주
담당변호사 최정진, 현소정
변론종결
2025. 10. 21.
판결선고
2025. 12. 23.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