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인을 징역 4개월에 처한다.
다만 이 판결 확정일부터 2년간 위 형의 집행을 유예한다.
사건정보
서울남부지방법원
판결
사건
2024고단2238
판결선고
2025. 3. 5.
범죄사실
피고인은 서울 성동구 B건물, C호에 있는 D 주식회사(이하 '주식회사' 표기는 생략함) 대표이사로서 상시근로자 2명을 사용하여 소프트웨어 개발업을 운영하는 사용자이다.
사용자는 근로자가 사망 또는 퇴직한 경우에는 그 지급 사유가 발생한 때부터 14일 이내에 임금, 보상금, 퇴직금, 그 밖의 모든 금품을 지급하여야 한다. 다만, 특별한 사정이 있을 경우는 당사자 간의 합의에 의하여 기일을 연장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은 2016. 2. 16.경부터 2023. 7. 31.경까지 위 사업장에서 근무하고 퇴직한 피해자 E의 2023. 7. 임금 6,000,000원과 퇴직금 43,788,564원을 당사자 간의 합의 없이 퇴직일로부터 14일 이내에 지급하지 아니하였다.
증거의 요지
피고인의 일부 법정 진술
증인 E의 법정 진술
E이 작성한 고소장
피해자가 제출한 카카오톡 대화 내용, 피해자가 제출한 계좌 거래내역, 피해자가 제출한 주간 보고 내용, 피해자가 제출 출퇴근 기록 관련 자료
용역계약서
피고인의 주장에 관한 판단
피고인의 주장
피해자는 피고인과 "용역계약"을 체결한 프리랜서이므로, 근로자에 해당하지 않는다.
판단
관련 법리
근로기준법에 따른 근로자에 해당하는지는 계약의 형식이 고용계약인지 도급계약인지보다 그 실질이 근로자가 사용자에 대한 종속적 관계에서 임금을 목적으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한다. 여기에서 종속적인 관계가 있는지는 업무 내용을 사용자가 정하고 취업규칙 또는 복무(인사)규정 등이 적용되며 업무 수행 과정에서 사용자가 지휘 · 감독을 하는지, 사용자가 근무 시간 · 장소를 지정하고 근로자가 이에 구속되는지, 노무제공자가 스스로 비품 · 원자재나 작업도구를 소유하거나 제3자를 고용하여 업무를 대행하도록 하는 등 독립하여 자신의 계산으로 사업을 영위할 수 있는지, 노무 제공을 통해 스스로 이윤을 창출하거나 손실 등 위험을 부담하는지, 보수의 성격이 근로 자체의 대상적 성격인지,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해져있는지, 근로소득세를 원천징수하는지 등 보수에 관한 사항, 근로 제공 관계의 계속성과 사용자에 대한 전속성의 유무와 그 정도, 사회보장제도에 관한 법령에서 근로자로 인정되는지 등 경제적 · 사회적 여러 조건을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한다. 다만, 사용자가 정한 취업규칙 또는 복무(인사)규정 등이 적용되는지,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해져 있는지, 근로소득세를 원천징수하는지, 사회보장제도에 관하여 근로자로 인정되는지 등의 사정은 사용자가 경제적으로 우월한 지위를 이용하여 임의로 정할 여지가 크기 때문에, 그러한 점들이 인정되지 않는다고 해서 그것만으로 근로자가 아니라고 쉽게 단정해서는 안 된다(대법원 2006. 12. 7. 선고 2004다29736 판결, 대법원 2018. 10. 25. 선고 2015두51460 판결 등 참조).
구체적 판단
이 법원이 적법하게 채택 및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면 아래와 같은 사실 또는 사정을 인정할 수 있다.
피해자는 피고인이 지정하는 회사의 복무규율을 따라야 한다(용역계약서 제5조, 피해자와 피고인은 용역계약서상 계약기간 만료 이후에는 별도 계약서를 작성하지 않았는데, 그 이후에도 상당 기간 계약 관계가 지속된 점, 계약 조건에 관하여 별다른 교섭이 없었던 점 등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과 피해자 사이에 용역계약서의 내용과 동일한 내용의 계약 관계를 갱신하고자 하는 묵시적 의사의 합치가 있었다고 보아야 한다). 피해자는 피고인이 지정한 고객사에 출퇴근하며 고객사의 출퇴근관리 시스템으로 복무 관리를 받아왔다.
피해자는 주로 고객사 담당자와 업무에 관한 의사소통을 하였던 것으로 보이기는 한다. 그런데 고객사와 피해자 사이에는 어떠한 계약관계나 법률관계가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고객사에서 피해자에게 업무 지시(또는 요청)를 할 계약상·법률상 근거는 존재하지 않는다. 고객사는 D(피고인)에게 도급(또는 위탁) 계약에 기초한 사무 수행을 요구할 수 있을 뿐이고, 피고인이 피해자에게 계약관계에 기초한 사무 수행을 요청하여야 한다. 다만 대부분의 경우 피고인의 업무지시는 고객사의 요청을 그대로 전달하는 것일 수밖에 없기 때문에, 의사소통의 편의와 효율을 위하여 피고인을 거치는 과정을 생략하고 고객사에서 피해자에게 바로 의사연락을 한 것에 불과하다고 보아야 한다. 따라서 피고인이 고객사 담당자와 의사 연락에 따라 업무를 처리하였다고 하더라도, 본질적으로는 피고인이 피해자에게 업무 지시를 한 것과 다르지 않다.
피해자가 독립하여 자신의 계산으로 사업을 영위할 수 있는 지위에 있었다고 볼 만한 사정은 없다.
피해자가 처리한 업무의 내용, 보수 지급 내역, 보수 책정 근거 등을 종합하여 볼 때, 피해자가 피고인으로부터 지급받은 금원은 피해자가 피고인에게 제공한 근로의 대가로 보아야 한다.
위의 사실 또는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비록 피고인과 피해자 사이의 계약이"용역계약"이라는 명칭을 사용하고 있는 점, 피해자가 사회보장제도에 의하여 근로자로 인정되지 않는 지위에 있었던 점 등을 고려하더라도 피해자는 근로기준법에 따른 근로자에 해당하는 것으로 판단된다.
따라서 이에 반하는 피고인의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법령의 적용
범죄사실에 대한 해당법조
근로기준법 제109조 제1항, 제36조(금품 미청산의 점),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 제44조 제1호, 제9조 제1항(퇴직금 미지급의 점)
상상적 경합
형법 제40조, 제50조
형의 선택
징역형 선택
집행유예
형법 제62조 제1항
양형의 이유
피고인이 지급하지 않은 임금 및 퇴직금의 합계액이 5,000만 원에 이르는 큰 금액이다. 피고인은 현재까지 미지급 임금 및 퇴직금을 지급하지 않고 있다.
다만 피해자의 근로자성에 관하여 법률상 다툴만한 쟁점이 있었던 것으로 보이는 점, 피고인이 이 사건 이전에 형사처벌 받은 전력이 없는 점을 피고인에게 유리한 양형 사유로 고려한다.
그 밖에 피고인의 연령, 성행, 범행의 동기, 수단과 결과 등 형법 제51조 소정의 양형 조건들을 종합하여 주문과 같이 형을 정한다.
판사 서영우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